인조실록33권, 인조 14년 8월 2일 계유 2번째기사
대신과 비국 당상, 양사 장관을 인견하였다. 상이 이홍주(李弘胄)에게 하문하기를,
"요즈음 오랑캐의 동정은 어떠한가?"
하니, 대답하기를,
"저들이 필시 화의가 이미 단절된 것을 알고 있을 것인데, 마호(馬胡)는 8월에 다시 온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군대를 거느리고 오면 싸울 수 있으나 마호가 예물만을 가지고 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겠는가?"
하니, 대사간 윤황(尹煌), 승지 이덕수(李德洙)가 아뢰기를,
"화의를 물리친 후에 서변(西邊)에 부방한 군사가 모두 한번 싸워보기를 원한다 합니다. 병가의 승패가 어찌 전적으로 강하고 약한 데 있겠습니까. 만약 지금 다시 기미할 계책을 세운다면 인심이 모두 해이해질 것입니다."
하였다.
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인조는 "올테면 와봐라 싸워주마!" 하고 신하는 "거 우리가 약골이라지만
약골이라고 어찌 맨날 지겠습니까 한판 붙어보죠!" 라며 군신이 하나되어 청나라에 대한 가슴 끓는 항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나옴
그럼 승정원 일기의 기록은 어떨까?
상이 이르기를, “저들이 병마를 거느리고 나온다면 싸워야 하겠지만, 단지 - 두서너 자 원문 빠짐 -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하니, 이홍주가 아뢰기를, “- 두서너 자 원문 빠짐 -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고, 김신국이 아뢰기를, “반드시 물화(物貨)를 추가로 보상 받기 위해 -
몇 자 원문 빠짐 - 온 것일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나 또한 이것이 핑계 대는 말임을 알지만, 한번 왕복 - 원문 빠짐 -
지금 국력이 쇠약해져 모든 일에 있어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적(敵)을 상대하면서 적의 - 원문 빠짐 - 모르는 채 시간만 허비하고 있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있어 오활하다고 하겠다.” 하니, 이식이 아뢰기를, “오늘날의 우환은 병력 문제에 있지 않고 식량 문제에 있습니다.
지금 비록 산성(山城)으로 들어가 지키면서 험지에 웅거하며 스스로 보호한다 하더라도 산성에 비축되어 있는 것도 그다지 넉넉하지 않으니, 적들이 만약 올해 나온다면 그래도 - 원문 빠짐 - 지탱할 수 있지만, 만약 편사(偏師)를 조성할 계획이라면 산성의 식량이 완전히 - 원문 빠짐 - 소모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올겨울이 닥치기 전에 내지(內地)의 비축분을 수송하여 - 원문 빠짐 - 성에 채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고,
김신국이 아뢰기를, “식량의 비축이 비록 적지만 내년 봄까지는 바닥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오늘날 경들의 소견이 모두 잘못되었다. 이러한 때에 - 몇 자 원문 빠짐 - 단절하지 않는다면, 그래도 전일(前日)과 같을 수는 있다. 만약 군사를 움직인 뒤라면 - 몇 자 원문 빠짐 - 화의를 강정(講定)함에 있어 우리 측 기세가 이미 꺾여 전일만 못할 것이니, - 두서너 행 원문 빠짐 -
이미 천조(天朝)에 주문(奏聞)하였는데, 천조의 - 원문 빠짐 - 관원이 연속해서 - 두서너 자 원문 빠짐 - 매우 불편합니다. 이번 부총(副摠)의 일에 대해 형세(形勢)를 두루 진달하여 곡절을 알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였다. 이홍주가 아뢰기를, “우리 병력으로는 적을 감당할 형편이 전혀 되지 못하는데, 지금 대의(大義) - 원문 빠짐 - 단절하였으니, 진실로 다시 수호(修好)할 리가 없습니다.
오랑캐가 만일 군사를 내어 공격하지 않고 전처럼 - 원문 빠짐 - 우호를 유지한다면, 우리의 오늘날 형편으로는 통렬하게 단절할 수 없다는 뜻을 부총에게 - 원문 빠짐 - 운운하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공격당하는 일이 만약 올해 생긴다면 그래도 한번 싸워 볼 만합니다. 그러나 - 원문 빠짐 - 승리한 뒤에는 전화(戰禍)가 끊이지 않을 것이 더욱 염려스럽습니다.
- 몇 자 원문 빠짐 - 오늘날 재신(宰臣)들은 원래 병사(兵事)를 모른다. 군량이 얼마쯤이어야 싸울 수 있는지, 성지(城池)가 어떠해야 지킬 수 있는지를 알지도 못하면서 모르는 것을 억지로 갖다대며 바로 계획하여 - 원문 빠짐 - 이런데도 쳐들어오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성지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한 데다 장수도 모자라 - 원문 빠짐 - 전쟁에서의 승리를 나는 알지 못하겠다.
국초(國初)에 소추(小醜)들에 대한 경우에도 오히려 - 몇 자 원문 빠짐 - 이 막강한 적들은 중국에서도 상대하기 어려운 데다가 스스로 지키면서 - 두서너 자 원문 빠짐 -” 하니, 이덕수가 아뢰기를, “인심이 굳게 뭉치면 성곽과 같습니다. - 두서너 자 원문 빠짐 - 올해 척화(斥和)한 뒤로 부방한 포수들은 모두 한번 싸워 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몇 자 원문 빠짐 - 병가(兵家)의 승패가 어찌 강약에만 달려 있겠습니까.” 하고, 이식이 아뢰기를, “이는 유생(儒生)들의 - 원문 빠짐 - 입니다. 전쟁할 도구는 과연 아직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하고, 이홍주가 아뢰기를, “만약 - 원문 빠짐 - 정묘년(1627, 인조5)과는 형세가 다른 듯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적들이 쳐들어온 뒤에는 여러 - 원문 빠짐 - 모두 알게 될 것이다.”
승정원일기에서 언급된 위 대화는 오히려 몇몇 신하들이 현실감 없이 "약골이 뭐 맨날 진답니까 한판 붙어봅시다!" 운운하는걸
일부 현실감각 있는 신하와 인조가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고 경고하고 있다
이렇듯 실록은 거짓말은 안 하는데 편집은 하는 걸 알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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