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로자 절망편 : STRINGS OF R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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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 귀환(帰還)
붉은 하늘 아래, 실의 비가 내렸다.
드레스로자는 다시 그 남자의 발소리를 들었다.
도플라밍고:
“이 냄새… 그리웠군.
눈물, 피, 거짓 평화.
내가 떠난 동안, 누가 왕이었지?”
병사들이 떨며 대답한다.
병사: “리쿠 돌드 3세 폐하가 통치를…”
도플라밍고: “폐하? 그 단어 참 듣기 좋군.”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병사의 몸이 허공에 매달렸다.
보이지 않는 실이 목을 휘감고, 비명 대신 웃음소리가 터진다.
도플라밍고:
“자, 드레스로자.
쇼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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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막 — 왕의 최후(王の最期)
왕궁의 종이 마지막으로 울린다.
리쿠 왕은 검을 손에 쥐고 성문 앞에 섰다.
리쿠:
“난 네가 만든 피의 역사를 멈출 것이다.”
도플라밍고:
“멈춘다고? 그럼 넌 내 손에 맞춰 춤추는 거군.”
실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온다.
리쿠의 검이 꺾이고, 몸이 무너진다.
피가 바닥을 적신다.
도플라밍고:
“정의 따위는 왕의 환상이다.
세상은 인형극이야. 줄을 잡는 자가 신이지.”
리쿠 돌드 3세, 붉은 실에 꿰뚫린 채 무너진다.
그날, 왕국의 태양은 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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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막 — 실의 도시(糸の都)
도플라밍고의 실은 도시 전체를 덮었다.
하늘조차 그에게 묶였다.
사람들은 서로의 움직임조차 자유롭지 못했다.
도플라밍고(방송으로):
“이제 모든 시민은 내 ‘공연단’의 일부다.
노예가 아니다. 배우다.
웃어라, 그것이 명령이다.”
거리는 ‘미소 훈련소’로 바뀌고,
거짓 웃음을 못 짓는 자는 실에 찔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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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막 — 왕녀들의 굴욕(王女の嘲笑)
광장 한가운데, 새 무대가 세워진다.
비올라와 레베카는 가면을 쓴 채 실에 매달린다.
그들의 얼굴엔 하얀 분장과 붉은 미소.
도플라밍고:
“드레스로자의 상징은 웃음이지.
그러니 왕녀들이 앞장서 웃어야겠군.”
그의 손짓 하나에,
비올라의 팔이 허수아비처럼 움직이고,
레베카의 몸이 인형처럼 흔들린다.
그들의 눈은 웃고 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군중은 침묵했다.
병사들만이 억지로 박수를 쳤다.
도플라밍고:
“봐라. 진짜 평화는 공포 위에서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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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막 — 인형, 퀴로스(操り人形)
왕의 장례식이 끝나기도 전에,
퀴로스가 실험체로 끌려갔다.
그의 오른팔은 금속으로 대체되고,
신경줄기엔 실이 연결됐다.
도플라밍고:
“넌 좋은 꼭두각시가 될 거야.
사위라면 장인의 뜻을 이어야지.”
그 말에 퀴로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장인어른…”
하지만 그 목소리는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기계음이 섞인 울음소리가 실 위로 흩어졌다.
이후, 그는 시민들 앞에서
“국가 보안 인형 1호”로 불리며 도플라밍고의 명령에 복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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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막 — 웃는 왕국(笑う王国)
도플라밍고는 매일 아침 방송했다.
“오늘도 행복한 미소로 하루를 시작하자.
울음은 반역이다.”
아이들이 실로 된 장난감을 안고 놀았다.
노인들은 입꼬리를 실로 묶어 웃는 척했다.
하늘조차 도플라밍고의 손끝에 흔들렸다.
비올라와 레베카는 매일 광대 쇼를 해야 했다.
그들의 웃음은 ‘국가의 자부심’으로 편집돼 송출됐다.
백성들은 그 웃음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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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막 — 왕의 묘(王の墓)
밤.
비올라가 몰래 왕의 무덤 앞에 선다.
가면을 벗은 얼굴엔 분장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비올라:
“아버지…
이 나라는 더 이상 살아있지 않아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실 하나를 잡아당긴다.
하지만 실은 끊어지지 않는다.
손끝이 피가 나도, 끊어지지 않는다.
그때 뒤에서 도플라밍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름답군.
슬픔조차 예술이야.
계속 울어줘. 그래야 내 왕국은 완벽해지거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였다.
그게 살아남는 법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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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막 — 조커의 왕좌(ジョーカーの玉座)
왕궁의 옥상, 바람은 멎었다.
도플라밍고는 실로 만든 왕좌에 앉아 있었다.
그 아래엔 수많은 인형들이 절을 하고 있었다.
도플라밍고:
“세상은 실로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 줄을 잡고, 누군가 움직인다.
그게 진리야.”
그는 웃었다.
천 개의 실이 하늘로 솟았다.
그 실 끝마다 이름이 달려 있었다.
리쿠, 비올라, 레베카, 퀴로스…
그리고 ‘드레스로자’.
도플라밍고:
“절망은 가장 완벽한 예술이다.
이 왕국은 이제 내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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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막 — 침묵(沈黙)
도시는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다.
노래도, 웃음도, 울음도 없었다.
모두 실에 연결된 인형처럼,
숨만 쉬는 조각상이 되었다.
하늘 위 실타래가 붉게 타올랐다.
마지막 남은 자유조차 불태우며,
드레스로자는 완벽히 조용해졌다.
나레이션:
“드레스로자는 살아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걸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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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막 — 에필로그 : 붉은 실의 하늘
광장은 비어 있었다.
도플라밍고만이 그 위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
도플라밍고:
“자, 웃어라.
그게 너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인간의 표정이다.”
그가 하늘로 손을 뻗는다.
실들이 번개처럼 흩어지고, 도시를 감싼다.
빛, 소리, 숨, 사랑—
모든 게 실에 묶여 무너진다.
그리고 남은 건 하나,
도플라밍고의 웃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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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 “절망은 끝이 아니다.
그건 단지, 누군가의 완벽한 무대일 뿐이다.” — 도플라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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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면, 이 절망편을 그대로 각본 형식(시나리오 스타일로 대사 중심)으로 다시 편집해줄 수도 있어.
지금은 완전 서사판인데,
“도플라밍고 중심 영화 각본 버전”으로 바꾸면 완성도 엄청 높아질 거야.
그걸로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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