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을 테라포밍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지구의 35% 정도밖에 안 되는 중력도 문제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기겠죠.
과거에는 화성에도 나름 두터운 대기가 있었다고 하지만, 화성의 약한 중력과 태양풍으로 인해 다 날아가버리고, 지금 남아있는 건 지구의 0.6% 정도에 불과한 매우 희박한 이산화탄소의 대기 뿐입니다.
그래서 인류의 유인 화성 탐사를 계획할 때에는 대기가 없는 것과 거의 동일하게 돔 형태의 거주지를 만들거나, 아니면 지하로 땅굴을 파고 들어가 거주지를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화성을 테라포밍하기 위해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메탄, 플루오린 같은 온실기체를 살포하고, 핵폭탄 같은 것으로 인위적으로 온도를 높혀 화성을 '금성화' 하는 것이 정설로 취급되고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굳이 화성 '전체'를 테라포밍해야 할까요?
화성에는 태양풍을 막아줄 자기장이 없고, 대기를 단단히 붙들어 둘 중력도 약해서 저렇게 두터운 온실기체로 화성을 감싸 테라포밍해봤자 저 상태를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공급하고, 계속해서 온도를 올려줘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냐고요?
자! 그건 바로!
화성의 대가리(극지방)의 뚜껑을 따는 겁니다!
(대규모 저지대 분지 조성)
이렇게!
1억개의 핵을 터트리든, 자동화 건설기계로 오토를 돌리든, 일단 극지방 뚜껑을 따서 약 300km의 크레이터를 만드는데 성공하기만 하면! 여기엔 상당한 장점이 생기게 됩니다.
1. 자연스러운 대기 조성 효과
물은 낮은 곳에 고입니다. 대기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화성의 극지방에 대규모 '저지대'를 조성할 경우 기존에 있던 화성의 이산화탄소 대기와 새로 투입한 온실가스가 자연히 이쪽에 고이면서 대기압 형성에 압도적인 유리함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육불화황 같은 무거운 기체를 살포한다면 표준대기압을 조성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죠.
그리고 표준대기압이 조성된다면 화성에서의 야외활동은 극도로 간편해지게 됩니다.
우주복도 필요 없이 산소마스크만 끼고 외출이 가능하고, 대규모 농장이라도 비닐하우스만 치면 만들 수 있게 됩니다.
2. 태양풍 회피
이렇게 극지방에 뚜껑을 따면 대기를 날려보내는 태양풍도 정면으로 받지 않게 됩니다. 설령 태양풍으로 대기가 날아가더라도 화성 전체를 테라포밍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에 불과하겠죠.
화성 주변의 태양풍 경계
( https://sci.esa.int/web/mars-express/-/45529-solar-wind-boundaries-around-mars )
심지어 귀찮은 태양 방사능도 피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네요.
3. 아직 따뜻해
지구보다는 못하지만, 화성의 맨틀은 1300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https://www.thescienceplus.com/news/newsview.php?ncode=1065592161680331 )
그리고 그 말은 땅을 파고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온도가 올라간다는 거죠.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거주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대기를 조성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는 이러한 분지의 온도 유지에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필요한 건 오직 적당한 온도가 될 때까지 화성 극지방의 표층을 걷어내는 것 뿐입니다.
4. 태양을 숭배하는 세 가지 방법
기존의 테라포밍 계획으로는 부족한 태양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우주 거울을 통해 화성에 태양빛을 집중한다거나 하는 막대한 노력과 유지비용이 필요한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극지방 분지 계획에서는 일단 분지 형성만 성공하면 어차피 온도는 지열로 확충하기 때문에 그다지 많은 태양빛이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도 거주민의 정신건강이나 다른 이유로 최소한의 햇빛을 받기 위해 세 가지 방법 정도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과 같은 위성 거울입니다.
24시간 주기의 반사판을 장착한 극궤도 위성을 통해 화성의 하루를 정의하고 주민들의 생활리듬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위성의 밝기는 달빛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죠.
둘은 분지 가장자리에 링처럼 대규모 태양 반사판을 설치해서 분지 안쪽으로 태양빛을 반사시키는 것입니다.
저렴한 방법으로 대규모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성의 모래폭풍으로 인한 유지보수 문제가 있고, 어차피 이렇게 태양빛을 반사해봤자 그 밝기가 그다지 크지 않을 거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셋은 아예 핵발전 초거대 조명을 설치하는 겁니다.
마치 경기장을 조명으로 비추는 것처럼, 분지 바깥쪽에 설치한 대규모 조명등으로 분지 내부를 비추는 거죠.
핵연료 수급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우리는 분지를 만들기 위해 화성의 지표를 수십~300km 정도 날려버린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연료로 쓸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없다면... 뭐, 아쉬운 거죠.
전기는 지열발전이나 태양광에 의존해야겠네요.
이처럼 화성 극지방(혹은 태양풍 영향이 크지 않다면 적도) 분지 조성 계획은 별다른 단점 없이 상당한 이점으로 가득합니다.
심지어 저런 대규모 공사가 부담된다면 깊은 협곡을 만들어 거기에 이산화탄소를 가두는 것부터 시작해도 되죠.
그리고 이후 여유가 될 때마다 협곡의 범위를 늘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분지를 만들면, 별다른 유지노력 없이 반영구적인 거주환경이 조성된다는 장점이 제일 큽니다.
어쩌면 버섯이나 이끼 같은 것들이 자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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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테라포밍하기 VS 지구 주요 국가들이 협업하여 지구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저도 화성 테라포밍은 쓸데없는 낭비라 생각하긴 하지만, 요즘 지구 꼬라지 보면 '이러다 싹 다 뒤지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 | 25.10.04 13:36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