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릭스 : 미라의 고백(강풀식 독백)
"내 이름은 미라.
어릴 때부터 좀… 시끄러운 애였다."
어른들이 말하길,
"금쪽이야, 금쪽이…"
하지만 나는 그런 이름 듣는 게 더 짜증났어.
그냥 내 방식대로 살아간 것뿐인데.
하고 싶은 말 하고,
하고 싶은 일 하고,
억울한 거 있으면 말하고.
그게 그렇게 문제야?
"학교에선 문제아라고 불렸지."
말투가 거칠다고,
여자애답지 않다고,
선생님들이 부모님한테 상담을 몇 번을 했는지 몰라.
근데 그걸로 고쳐지는 성격이 아니었어.
나는 그런 애였고,
지금도 그런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아.
불량한 애들도?
걔네도 나한텐 안 건드렸어.
내가 먼저 주먹을 쓰진 않지만,
맞고만 있는 성격도 아니거든.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본 ‘브라이트 시스터즈’ 뮤직비디오.
그게… 날 멈춰 세웠어.
‘저기 있는 애들도
분명 나처럼 어딘가 상처를 안고 살아왔겠지.’
근데 무대 위에선,
너무 당당하더라고.
멋지고, 화려하고,
무언가를 지키듯 노래하더라.
그걸 보면서,
처음으로 생각했어.
‘아, 나도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
"그 뒤로는 틈만 나면 케이팝 들었지.
심심할 때,
답답할 때,
외로울 때.
그 음악이 내 가슴을 두드려줬어.
"너 괜찮아."
"너도 할 수 있어."
"네 목소리를 내도 돼."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거든.
"그러다 우연히 길가 포스터를 봤어."
‘헌트릭스’ 멤버 오디션.
뭐… 말 안 해도 알겠지?
바로 지원했다.
당당하게.
부모님은 난리도 아니었어.
“네가 무슨 아이돌이냐.”
“제발 그만 좀 튀어라.”
이런 말, 수도 없이 들었지.
근데 나는 말했어.
“이건…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이야.”
"그리고… 합격했다."
그렇게 루미를 만났고,
조이를 만났어.
처음엔 걔네들도 좀…
내 성격에 당황했겠지.
말도 퉁명스럽고,
표현도 잘 안 하니까.
근데 이제는 다 알아.
루미는 내겐 동생 같고,
조이는…
내가 챙기고 싶은 또 다른 동생이야.
(물론 얘가 나보다 나이 많을 수도 있지. 근데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나는 팀에서 ‘상여자’, ‘큰언니’로 불려."
누가 힘들면 대신 나서고,
누가 억울하면 먼저 손 내밀고.
한 번은 콘서트 도중,
마귀들이 관객석을 습격했는데
눈앞에서 팬이 다칠 뻔했어.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
무대에서 바로 뛰어내렸어.
누가 뭐라든,
그 순간엔 그게 맞다고 느껴졌어.
그 일로 좋은 미담도 생겼다고 하더라고.
근데 그런 거,
신경 안 써.
나는 그냥…
누굴 지키는 게 익숙한 사람이야.
"나는 겉으론 쎄 보일지 몰라도…"
표현이 서툴 뿐이지.
사람 마음 모르는 거, 아니야.
루미가 혼자서 울고 있을 때,
조이가 억지로 웃고 있을 때,
나는 다 알아.
그냥 말 안 할 뿐이지.
"그래서 결심했어.
이 둘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 거야.
루미도, 조이도.
나한텐 하나뿐인 동생이자 동료야.
셋이 함께라면—
나는 세상에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내 이름은 미라.
문제아, 상여자, 큰언니, 퉁명스러운 리더.
그게 나야.
하지만 그 누구보다,
내 사람은 지키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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