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https://www.pixiv.net/artworks/104782875
번역: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4526753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그런 말이 있다. 손쓸 방법이 없는 곤경에 처했을 때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지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좀 나쁘게 말하자면 이미 세상 망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뉘앙스는 좀 다르지만.
본래 교사라는 입장에 있는 나는 구원까지는 아니더라도 곤경에 처한 학생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존재가 되고 싶었고, 그렇게 행동하고자 한다.
그런 나에게 지금. 평소와 반대로 학생이 내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었다. 아니, 손 위에서 옮겨지고 있었다.
“서, 선생님? 크기가 왜 그래…”
“아하하, 글쎄? 뭐 이상한 걸 먹은 기억은 없는데. 미카가 찾아줘서 다행이야! 아까부터 등교하는 다른 학생들한테 짓밟힐 뻔했거든.”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나를 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미카.
“근데 용케 알아봤네?”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이건 어쩌면 사, 사….”
“사?”
“아, 아냐! 사람이 아침이라 많아서 힘들다구! (마, 말 못 해… 사랑의 힘이라니. 농담이라도 선생님한테 그런 말 하면 미움받을 테니까. 으, 으으… 나도 참 쑥맥이라니까.)”
미카의 말대로 그녀가 날 보호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누군가의 신발 밑창에 얼룩으로 남았을 것이다. 학생의 발 밑에서 평생 살아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섬뜩하다. 총알에 꿰뚫리는 것보다는 거대한 질량에 짓눌리는 게 더욱 잔인하다… 왠지 미카가 얼굴이 좀 빨간데 괜찮은 걸까.
“미카? 얼굴이 빨간데 열이라도 있어?”
“어! 괘, 괜찮아!”
그러자 내 몸이 비틀거리며 미카의 양손 중심에서 왼손으로 굴러 떨어진다. 미카는 오른손을 들어올려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려고 부채질하기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높은 위치에서 부웅 하고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게 느껴졌다. 그녀의 손으로 만들어낸 바람조차도 지금의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그런 체험으로 인해 내 입이 열렸다.
“미카, 지금 내 키가 몇 cm쯤 될까.”
“어? 글쎄…”
내 키를 재어 보려는 듯이 펼쳐진 미카의 커다란 엄지와 검지를 보고 순간 움찔했다.
“내 손바닥보다 작으니까, 5센티미터 정도 아닐까.”
5cm. 그 숫자를 듣고 나는 절망했다. 정말로 사람, 아니면 식물이나 벌레에게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는 눈앞의 학생에게 부탁을 했다.
“미카, 부탁할게. 잠시만이라도 좋으니까 나 좀 도와주지 않을래?”
“다, 당연하지! 나한테 맡겨!”
활짝 웃으며 대답해 주는 미카를 보며 가슴이 따뜻해지던 그 순간 학교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예비종일까.
“이제 가야겠다! …아!”
“미카? 왜 그래?”
(어, 어떡하지… 선생님을 들고 걸으면 위험하겠지? 근데 이 교복 주머니 같은 거 없는데… 근데 또 가방 안에 넣으면 향수 같은 물건에 깔릴 수도 있고… 부, 부끄럽긴 한데…)
미카는 몇 초 동안 쩔쩔매나 싶더니 작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뭔가 결심한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부드럽게 손을 들어올렸다.
“선생님, 미안! 힘들겠지만 조금만 참아 줘!”
“어? 뭐, 뭐 하려고.”
나를 얼굴 앞까지 들어올리더니 미카는 자신의 목덜미 옷깃을 잡아당겨 밀착된 교복과 피부 사이에 미세한 틈새를 만든다. 그러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를 잡고 있던 손끝을 툭 놓았다. 휙 하고 그 공간을 향해 거꾸로 떨어지는 내 몸. 아름다운 쇄골을 기점으로 매끄러운 미끄럼틀에 휩쓸려 그대로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점점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고 주위가 비좁아진다. 그리고 몰캉, 하고 내 발끝이 뭔가 부드러운 것 사이에 끼이는 느낌이 들면서 확 잡아당긴 옷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호, 혹시 여기… 미카의…
“선생님, 최대한 천천히 걸을 건데 흔들리면 미안해.”
내 우려는 적중했다.
퍽, 퍽 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흔들리는 주위의 벽. 나는 지금 바로 미카의 거대한 두 쌍둥이 언덕의 입구에 있는 것이다.
평소에 만날 때도 그 흉부는 옷 위로 툭 튀어나와 언제나 자기주장을 했다. 평소에도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사이즈. 지금 5cm인 내게 미카의 가슴은 거대하다는 말조차 모자랄 정도였다.
미카가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쿵 하고 충격이 전해진다. 그 충격의 대부분은 그녀의 두 언덕에 흡수되고, 가슴의 흔들림이 되어서 내 주위를 뇌진탕이 일어날 만큼 격하게 흔들어댄다.
“자, 잠깐! 몸이 가, 라앉…”
미카의 걸음에 맞춰 내 몸은 미카 가슴의 골짜기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처음에는 발 끝부분만 들어갔지만 어느새 하반신 전체가 두 언덕에 감싸여 압도적이고, 저항할 수 없는 압력이 두 다리를 꽉 조인다.
“큭, 안 되겠어. 이대로는…”
애써 팔을 뻗어 뭐라도 잡으려 했지만 아름다운 미유(美乳) 사이, 거친 부분이나 주름 하나 없는 깨끗하고 매끈매끈한 피부에 잡히는 곳 따위가 있을 리 없었고 그저 손과 팔꿈치에 몰캉 하고 부드러운 탄력만이 돌아올 뿐이다. 그러는 사이에 출렁♡ 하고 격렬하게 파도치는 두 젖에 내 몸이 또 한 단계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빨려 들어갈수록 점점 강해지는 미카의 향기.
“미카, 도, 도와줘…”
그리고 마침내 물컹, 머리 끝까지 골짜기 속에 갇혀버린 내 목소리는 이제 나 자신에게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카의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또각또각 힐 소리를 반주 삼아 우아하게 머리를 휘날리며 아름답게 걷는 미카. 실제로 옆에서 보면 가슴이 그렇게 마구잡이로 흔들리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5cm 난쟁이다. 여자아이의 가슴골에 완전히 잠겨버릴 만한 크기인 것이다. 그런 나에게 여자아이의 걷는다는 행동은 놀이기구 수준을 넘어선 일종의 흉기였다. 배가 폭풍에 휘말린다 해도 이렇게까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여차하면 배 위에서는 바다로 날아갈 가능성이라도 있겠지만 이곳은 가슴 안이다. 비좁다 싶을 만큼 빡빡하게 채워진 골짜기에서 밖으로 내던져질 일은 없다. 그렇기에 미카는 나를 이곳으로 들여보낸 것이다.
(으, 으으… 부끄러워. 나 땀 냄새 안 나겠지? 괜찮겠지? 선생님이 야한 애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으~~~. 얼굴이 뜨거워!)
부끄러움에 얼굴을 양손으로 누르기도 하면서 계속 걸음을 옮기는 미카. 그런 미카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출렁! 물컹♡ 하면서 사방팔방, 상하좌우에서 번갈아 가며 공격해 오는 엄청난 압력에 몸부림치는 나. 내 작은 존재를 꼬집어서 알려주려 해도 손가락 끝까지 빨아들이려는 듯 부드러운 벽이 압도적인 힘을 가한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어둠 속의 흔들림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랬을 터였다.
하지만… 나를 감싸는 것은 안도감과 쾌락이었다.
가슴골 샌드위치 사이에 짓눌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다 . 그런 내가 격렬한 파도 속에서 간신히 들이마신 공기는 미카의 가슴골이라는 탈출구 없는 공간 속에 갇혀 서서히 체온으로 데워진, 매혹적인 플로럴 향기였다. 아주 달콤하고 또 달콤한 꽃의 유혹.
냄새라는 것은 따뜻한 공간일수록 분자가 확산되어 주위로 쉽게 퍼져나간다고 한다. 사람의 피부로 따뜻해졌음에도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이 공기는 모두 나에게로 내려와 나를 둘러싼 채 폐로 들어오는 것이다. 진한 향기는 전혀 희석되지 못한 채 내게 직접 전달되었다.
아로마 테라피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꿈을 꾸는 기분이다. 나도 모르게 온몸에서 힘을 빼고 몸을 맡기고 싶어지는, 포용력 넘치는 향기다. 이런 향기에 저항할 수 있는 인간이 있을 리 만무하다.
더 이상 자율신경이 기능하지 않을 만큼 망가져버린 나. 휘청대는 나 자신의 하복부를 제어할 수조차 없이 쾌락에 이끌려 미세하게 허리가 움직였고, 거대한 계란 같은 이 행성을 아주 살짝 움푹 들어가게 했다가 이내 엄청난 힘에 맞아 궤도를 이탈해 버린다. 거칠게 휘둘러보아도 금세 다시 단단함을 되찾는다. 정상적인 사고 따위는 버려졌다. 미카의 땀 한 방울로 흘러내린 작은 얼룩이 몇 개 만들어졌을 때 내 힘은 거의 다 떨어졌다.
그런 나는 이미 미카가 등교해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 어라…? 감촉이…)
미카는 당황했다. 가슴골 속에 가둔, 가둘 수밖에 없었던, 작아진 그 사람의 움직임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직접 피부에 닿으면 5cm짜리 작은 존재라 해도, 비록 자신의 가슴골 안에 있어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그 존재를 느낄 수 있다.
그 존재는 계속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어느새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에, 어어어어, 어쩌지!? 혹시 선생님 망가진 거 아냐!?)
소리를 지르면서 지금이라도 당장 옷을 벗어던지고 자기 가슴을 확인하고 싶었던 미카. 하지만 지금은 수업 중이다. 그럴 수는 없었고, 갈 곳을 잃은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슬쩍 주위를 둘러본다.
(서, 선생님? 선생님~. 괜찮아…?)
자신의 가슴을 가볍게 펜으로 눌러 본다.
(크아아아악!)
미카에게는 사소한 움직임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선생에게는 그 의미가 컸다. 미카가 자리에 앉아서 겨우 흔들림이 사라지고 진정된 줄 알았더니 갑자기 주위의 압력이 강해진 것이다. 아까 걸어다닐 때처럼 흔들리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강력한 힘은 선생의 폐에서 공기를 모두 밀어내어 버린다. 하지만 선생은 미카의 의도를 파악할 수도 없었고, 지친 나머지 몸을 움직여서 어필할 수도 없었다.
미카는 이번에는 자기 가슴을 책상 위에 올려 본다. 둥 하는 묵직한 소리가 선생에게도 전해졌고, 빡빡한 가슴골이 한 단계 더 조여온다. 어떻게든 선생의 반응이 돌아왔으면 했지만 자신의 행동이 오히려 선생의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이다.
심지어.
“미카 양? 듣고 있나요?”
“네, 네에!”
“그럼 2번 문제의 답을 칠판에 써 주세요.”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지 교사 로봇에게 지적을 당한 미카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선다. 힘차게 일어나면서 생긴 흔들림에 선생은 또 한번 크게 흔들린다.
터벅터벅 앞으로 나와 분필을 들고 판서를 하기 시작하는 미카. 한쪽 팔을 들어올리자 그 팔이 옆가슴을 눌러 미카의 가슴골을 압박한다. 게다가 큰 가슴이 칠판에 닿아서 말랑거리더니 모양이 바뀐다. 가슴골과 그 안의 선생에게는 정면과 측면에서 동시에 힘이 가해졌다.
“읏차…”
판서를 하면서 생기는 미세한 움직임은 격렬한 흔들림과는 또 다른 미약한 진동을 지속적으로 선생에게 전달한다. 전신을 마사지하듯 살살 흔들리는 공간 속에서 선생은 아, 아, 아, 아, 그런 이상한 소리를 냈지만 그 소리의 크기는 판서하는 소리보다 작다.
“...정답입니다. 수업에 좀 더 집중해 주세요.”
“네~.”
의욕 없어 보이는 대답을 하더니 미카는 입가를 약간 늘어뜨린 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 버렸다.
(히, 힘들어… 미카아…)
한쪽 팔은 접고 다른 쪽 팔은 세우는 동작.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그 움직임은 의외로 커다란 가슴을 압박한다. 그렇기에 괴로워하는 선생과, 그런 줄도 모르고 불만으로 가득 찬 미카.
(칫. 혼났어. 선생님이었으면 칭찬해줬을 텐데… 흥이다!)
뺨을 부풀리고 있을 때가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던 미카는 그 뒤로도 한동안 계속 턱을 괴고 있었다.
“으음, 미카? 저기…”
“쉿! 선생님, 조용히 해…”
마침내 가슴골 감옥에서 풀려났다 싶었더니 나는 어딘지 모를 차가운 곳으로 내려졌다. 미카 뒤쪽을 보니… 여학생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
“보면 안 돼!!”
쿵 하더니 바닥이 심하게 흔들린다. 내가 내려진 곳은 탈의실 안에 있는 사물함 같았다. 다른 학생들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미카가 힘껏 몸을 앞으로 내밀었고, 거대한 몸이 내 눈앞을 뒤덮었다.
꾸욱… 밀어넣으려는 것처럼 사물함 내부로 들어오려 하는 거대한 미카 가슴. 하지만 옆가슴이 걸려서 끼긱, 끼긱 하고 사물함 전체가 듣기 싫은 소리를 낸다.
그리고 더욱 기묘한 광경은 사물함 바닥에 놓인 미카의 밑가슴이었다. 추욱… 하고 옆으로 퍼지는 가슴이라는 광경은 압권이었다. 저렇게 거대한 것이 이렇게 간단히 모양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낀다. 만약 미카의 가슴이 한 뼘이라도 더 작았더라면 가슴이 사물함 내부로 침입해서 나를 깔아뭉갰을 것이다.
“미카 양? 왜 그러세요?”
“아, 아하하, 미안해. 좀 넘어졌어.”
“그래요? 얼른 옷 안 갈아입으시면 체육시간에 늦어요. 그럼 먼저 실례할게요.”
쿵쿵대는 무거운 땅울림이 몇 차례 들리더니 문이 철컥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미카는 후우… 하고 숨을 내쉬더니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나도 옷 갈아입어야지… 선생님, 보면 안 돼.”
“아, 안 봐!”
케이프를 벗으며 그렇게 말하는 미카에게 소리를 친 뒤에 옷을 갈아입는 그녀에게서 빙글 몸을 돌린다. 뒤에서 스륵 하고 옷이 마찰되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내 위에 무거운 천이 잔뜩 덧씌워졌다.
“크엑.”
나 여기 있는데. 치워지는 텐트 속에 갇힌 듯한 기분을 느끼며 어떻게든 천 속에서 튀어나온다.
…그 순간.
출렁♡!!
“...엇, 커...”
눈앞에서 거대한 쌍둥이 언덕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방금 막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브라에서 해방되었다는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작은 방이라면 한번에 박살낼 수 있을 듯한 거대한 가슴이 흔들리는 광경은 너무나도 자극적이고 감각적이었다.
굳어버릴 것 같은 몸을 어떻게든 움직여 나는 사물함 안에 던져진 옷 속으로 숨어든다. 그럼에도 쿵쾅대는 심장 소리는 멎지 않는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아름다운 피부가 눈에 아른거리며 사라지지 않았다.
조금만 더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했다. 이 가랑이 사이를 감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 바람이 무색하게도 천이 휙 치워진다.
“서, 선생님… 다, 됐어.”
미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그곳에는 자신의 두 가슴을 한쪽 팔로 가린 채 서 있는, 상반신을 탈의한 미카가 있었다.
“미, 미미미미카!?”
“크, 큰 소리 내지 마…”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고개를 푹 숙이는 미카. 왜 그런 차림이냐고 말하려던 순간 미카가 한쪽 팔을 사물함 앞으로 내밀었다. 그 손에는 따끈따끈한 온기가 남은 분홍색 반구, 거꾸로 뒤집힌 막 벗은 브라가 놓여 있었다.
“어? 뭐, 뭐야?”
“체육시간에는 많이 움직여야 되고, 가슴골에 있어도 위험할 것 같으니까… 여기라면 안 떨어질 것 같아서.”
“어, 응? 에, 뭐?”
무슨 소리야, 얘는? 어, 그럼 얘는 지금 나보고 이 방금 벗은 브라에 뛰어들라는 거야? 열기가 남아있는 이 촉촉한 여자애 속옷에? 이런 예쁜 여자애 속옷에? 아니, 아니아니아니아니.
“아, 안 돼 무리야 무리!”
“~~~! 나도 부끄럽다구! 마음 단단히 먹어!”
그러더니 미카는 살짝 몸을 옆으로 비틀어 몸 전체가 사물함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가슴을 가린 팔의 손이 내게 닿을 정도로 가까워지더니 그 손끝으로 내 등을 툭 밀었다.
“우와아아아!”
푹신한 느낌과 함께 거꾸로 떨어진 곳은 섬세한 레이스로 장식된, 어른스러움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아직 남아있는 미카의 온기와 어지러울 정도로 달콤한 향기. 여기 있으면 안 된다. 진짜 안 된다니까! 다행히 밟을 만한 곳이 많으니 잘하면 탈출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땅이 쿠구궁 흔들리더니 나는 그 자리에서 튕겨나왔다.
“아야야…”
그림자가 드리운다. 위를 올려다보니 거대하기 짝이 없는, 무슨 운석 같은 완만한 윤곽이 빛을 가리고 있었다. 그게 학생의, 그 미소노 미카의 밑가슴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기까지 나에게는 몇 초의 시간이 필요했다.
사고가 과열되는 와중에도 그 가슴 운석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떨어지고 있었다. 도망쳐야 한다는 사실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 세상의 종말이라 할 만한 광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아니, 설령 움직일 수 있다 해도 그 짧은 시간 내에 도망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이 공간은 미카의 가슴으로 전부 덮어지는, 그저 브라 속일 뿐이다. 내가 탈출할 시간보다 몇 배는 더 빠른 시간 내에 미카는 속옷을 입어버리고 말았다.
아아, 별의 부름이라는 게 이런 모습이구나. 그런 감상을 마지막으로 남긴 뒤, 커다란 덩어리가 나를 짓눌렀다.
꾸우우우욱♡
(아, 아니 잠깐만! 나 방금 뭐 한 거지!? 아무리 방법이 없다지만 선생님을 브라에 가두고 그대로 입어버리다니! 하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데… 호, 혹시 애 같아 보이진 않았을까!? 부끄러워…)
어쨌거나 선생 입장에서는 생사를 넘나들 지경이라 그럴 겨를도 없었지만, 미카는 부끄럽다느니 속옷 디자인이 어쩌니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때부터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 이어졌다.
가슴골 사이에 있었을 때는 공간 전체가 자신을 휘젓는 감각이었다면, 이번에는 브라라는 벽을 뒤에 둔 채로 수없이 미카 가슴 프레스에 두들겨맞는 감각이다. 착용할 때도 내장이나 폐에서 공기를 전부 밀어내버릴 듯한 위력이었는데 기세를 몰아 쿵!! ♡ 하고 휘둘릴 때면 이제는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고, 그저 한없이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또한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체육은 걷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렬한 움직임이다. 당연히 가슴의 흔들림도 그에 비례해서 몇 배가 넘는 위력을 자랑했고, 비록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는다 해도 압도적인 스피드와 질량, 그에 걸맞지 않는 부드러움이 수없이 반복되며 내 팽팽해진 고간을 거듭해서 후려쳤다. 철퍼덕 거칠게 내던지고, 힘껏 옆구리를 문지르고, 통째로 뽑아내려는 듯한 밑가슴의 파도. 아무리 싸고 또 싸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거의 고문이나 다름없다. 생지옥이다. 산 채로 죽이고 있다.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체육 시간이 이어질수록 점점 짙어지는 미카의 냄새. 밑가슴에서 새어나오는 땀이 나를 익사시킬 기세로 몰려들어 몸은 이미 흠뻑 젖어버렸다. 달리기를 하느라 공간이 흔들릴 때면 땀이 찰박 튀었고, 예상치도 못한 움직임에 땀이 입 속으로 들어갔다. 재빨리 뱉어내려 해도 바로 위에서 쿵♡ 밑가슴이 나를 짓누른다. 그건 마치 나더러 마시라고 명령하는 것 같았고, 거역할 수 없었던 나는 꿀꺽 삼키는 소리를 낸다.
그랬더니 어땠냐 하면. 온몸을 맴도는 수분. 기분 좋은 짠맛. 김이 피어오르는 미카 가슴 사우나의 귀중한 수분이란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선물과도 같은 천상의 맛이다.
촉감. 미카의 부드러운 피부와 압도적인 젖의 질량. 상승하는 그녀의 체온.
청각. 퉁 퉁! 흔들리는 가슴의 소리, 찰박찰박 튀는 땀 소리.
미각. 소금기와 신맛이 한데 섞인 땀 맛.
후각. 그녀 본연의 플로럴 향기에 더해지는, 운동해서 막 흘린 땀 향기.
시각. 어둠 속에 홀연히 들어오는, 희미한 빛 속에 떨어져 오는 가슴 피부.
오감 전부를 미소노 미카가 채워 나간다. 미소노 미카밖에 생각할 수 없다.
가장 마지막 순간, 땀에 온통 젖은 밑가슴이 내 하복부를 성대하게 폭발시킨 뒤 나의 의식을 거둬들였다.
“선생님! 선생님!”
“아, 미카…”
“다, 다행이다아… 선생님, 의식을 잃었어.”
나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뜬다. 고개를 들어보니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선생을 내려다보는 미카가 있다. 케이프를 입지는 않았지만 거의 교복으로 갈아입은 것 같다.
“미, 미안해. 나 때문에.”
“아니, 응. 괜찮아… 하하하.”
말할 수는 없다. 음란한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몇 번이고 싸 버렸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미카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내가 쌌던 것들을 다 모아도 저 땀 한 방울만큼도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흥분이 밀려오려는 것을 선생은 황급히 고개를 흔들어 잠재웠다.
“선생ㄴ…”
“미카 씨?”
“끼야앙!”
선생과 미카만 있었던 탈의실에 누군가 들어온다. 갑작스러운 제3자의 등장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미카는 크게 당황했는지 몸을 부둥켜안은 채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면 손바닥 위에 있던 선생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다. 겨우 진정이 됐다 싶었더니 갑자기 엄청난 G가 몸에 걸려왔고, 향하게 된 곳은 민소매를 입은 미카 가슴, 케이프 없음. 모기가 콱 무는 것처럼 선생은 미카의 옆가슴을 꼬집었다. 몰캉 하고 가라앉는 마시멜로와 같은 부드러움은 건재했다.
강하게 말하자면, 마침 그곳이 민소매 겨드랑이였다는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왜, 왜 그러시죠, 그런 소리를 다 내시고…”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아하하… 힉!”
“미, 미카 씨? 정말 괜찮으세요?”
“으, 응! 괜찮아 괜찮아!”
(선생님~~~! 움직이지 마! 간지러워!)
그런 미카의 마음 속 외침은 들리지 않는다. 동시에.
(미카! 빨리 옮겨줘! 여기 증기가아아악)
이제 막 체육시간이 끝난 미카의 몸. 민소매 부분에서는 미묘하게 축축한 공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평범한 사이즈였다면 신경 쓸 필요도 없을 정도였지만 지금의 선생에게는 얼굴이 증기로 축축하게 젖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선생은 있는 힘껏 그만하라고 항의했다. 이리저리 손이 닿는 대로 마구잡이로 움직인다.
(그만하라니까! 진짜!!)
퍽!!
“아.”
미카가 중얼거린다. 선생이 어지간히 제멋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손이 나가 버렸다. 그 결과 선생의 몸은 미카의 옷과 맨살의 경계에 딱 끼어버린 것이었다.
상상해 보자. 방금 막 체육시간이 끝난 여고생. 신진대사가 활발한 어린 여고생, 옆가슴과 옷 사이로 머리만이 들어가버린 그 상황을 말이다.
미묘하게 남아있는, 로션처럼 미끌거리는 땀. 매끄러운 맨살. 튀어나온 옷과 그 피부 사이에 억지로 머리가 집어넣어진 순간.
그것은 천국이고, 극상의 쾌락이었고, 또한 죽음이었다.
(마, 망했다아아아! 이제 가슴은 그만하려고 했는데에에! 선생님~~!)
“미, 미카 씨? 땀이 엄청난데요…”
“괘, 괜찮아… 아닌가, 금방 갈게. 응? 알았지?”
“그, 그렇군요.”
학생이 나간다. 그 모습을 확인한 뒤 미카는 자기 가슴과 옷 사이에 끼인 선생을 끌어당겼다.
“선생님, 미안! …숨을 안 쉬잖아!? 도와줘, 나기 쨩, 세이아 쨩~!!”
“구호!!!”
“너 말고~!!”
그 뒤 눈물이 맺힌 미카와 천장을 부수고 들어온 미네 단장. 구호기사단까지 끌려간 선생은 어찌저찌 해서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하네요.
![[블루아카,소설] 커다란! 미카 가슴! 행복 가득!_1.jpg](https://i2.ruliweb.com/img/25/02/28/1954b42ee024df8a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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