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군
소설 " 유의전 " 을 포함하여 다른 소설에도 설정으로나마 나오는 용인데 ,
원래 전당강을 담당하던 용왕이었지만
무려 천계에서 하강한 장군과 언쟁을 벌이다 크게 다투었고 ,
그 과정에 너무 빡친 나머지 산 다섯 개와 그 일대에 홍수를 일으켜버림
한낱 하계의 미물 우두머리인 용왕 나부랭이가 다른 이도 아니고 ,
천계에서 하강한 장군에게 대들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비범하고 엄청나면서도 중죄에 해당하는 일이었지만
( " 서유기 " 에도 나오고 , 다른 소설도 그렇지만
아무리 지상에서 용왕이네 어쩌네 해도
결국엔 하계에서 사는 미물 우두머리 취급인 경우가 흔함 )
형님인 동정호의 용왕이 " 제 아우좀 살려주십쇼 " 하는 식으로다가
손이 발이 되도록 대신 죽어라 빌어서 감금형으로 끝남
그렇게 감금 상태로 조용히 지내나 했지만
동정호 용왕에게 인간 서생인 " 유의 " 가 소식 하나를 전달하는데 ,
자기 딸내미가 경하군의 차남에게 계집종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고 ,
그 차남이라는 놈은 하녀들과 색정에 빠져 자신의 딸을 거뜰떠도 안 보며 ,
시부모들은 아들내미만 옹호하면서 아예 쫓아냈다는 소식이었음
당연히 동정호의 용왕은 미친듯이 통곡하며 울었고 ,
( 원문 보면 " 이게 다 노부의 잘못이다 " 면서 서럽게 울어제낌 )
용궁 내에서도 ' 어찌 그런 일을 우리 공주님이 겪는단 말이냐 ' 라고 하면서
다들 하나같이 자기가 일을 당한 것마냥 구슬피 울었는데 ,
한참 통곡하던 동정호의 용왕이 아차 싶어서 겨우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 다들 울음을 그쳐라 , 전당군이 알까 두렵도다 ' 라고 주변을 다스렸지만 ,
" 방금 뭐라고 지껄였느냐 ?
우리 금지옥엽 조카한테 경강의 그 잡것들이 감히 그따위로 굴었단 말이지 ?
이 찢어죽여도 모자랄 같잖은 것들이 ,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하였구나 ! "
이미 전당군은 이 소식을 훤히 다 들은 뒤였고 ,
자신을 겹겹이 옭아메고 있던 굵디 굵은 사슬을 썩은 지푸라기 끊어내듯 가볍게 ,
그리고 모조리 한 방에 다 끊어낸 뒤에
천둥과 벼락 , 서리와 우박을 온 몸에 휘감은 채로 격노하여 경강으로 날아갔음
당연히 동정호의 용왕과 용궁의 모든 이들은 걱정했고 ,
일개 인간이 보기에도 경악스러운 엄청난 광경을 본 " 유의 " 는 벌벌 떨었으나
잠시 후에 전당군은 별 일 있었냐는 듯이 태연하게 돌아왔음
그러자 동정호의 용왕이 대체 뭘 얼마나 조졌고 , 얼마나 박살냈는지 묻는데 ,
' 경하군 휘하의 용왕군 육십만을 전부 조졌고 , 그 일대 농경지 팔백 리를 아작냈으며
그 경경을 다스리는 경하군의 차남은 아예 잡아먹어버렸다 ' 고 말함
근데 이건 천계에서도 ' 정당한 일이니 죄를 묻지 아니하겠으며
그 전에 죄도 덜어주겠다 ' 하여 , 죄가 가벼워진 셈이라서 잔치가 벌어짐
뭐 대충 이렇게 성질머리가 급하다 못해
분노하면 눈깔이 뒤집혀지는 양반이다보니
타 소설에서도 동정호 용왕이 나올 때 전당군이 언급되면
직접적으로 와서 깽판을 놓거나 괴롭히는 대신에 간접적으로 깔짝거리는
뭐 그런 식으로 괴롭히는 모습으로 나오곤 함
참고로 , 가끔가다 전당군의 인간형 모습을 팬아트로 그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
실제 " 유의전 " 에서도 머리칼을 늘어뜨린 미장부의 모습으로 나옴
( 잔치 벌일 때 , 이렇게 인간 모습으로 둔갑하여 참석했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