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통증&허리 디스크로 입원했는데(수술은 아님)
난 서울, 엄마네는 지방인데 엄마네 내려와서 입원.
병원 외관이 너무 노후되서 아 그냥 서울로 갈까...
싶었지만 이미 내려온거 번거로우니 그냥 입원함.
의외로 외관과 달리 내부는 한번 고쳤는지
병실 2인실에 깔끔했고 병실 안에 환자도 나 혼자라
생각보다 편하겠다 싶었으나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입원 3일 사이 연달아서 펑펑 터짐.
1. 식사는 점심&저녁만 백반주고 아침은 컵라면 준다함.
생판 첨 듣는 시스템이지만 입원 환자가 나 포함 셋 이라
그런갑다 하고 넘겼음. 어차피 난 아침은 안 먹기도 하고.
2. 에어컨 밤 12시 이후엔 안켜짐.
정확히는 방안 온도를 내려줄 수준의 냉기가 안 나오고
선풍기 바람같은게 나옴. 그나마11시쯤 돌려서 시원하면
그 뒤부턴 벽걸이 선풍기 틀면 자기 어려운 수준은 아님.
근데 선풍기 소음이 오짐.
3. 원장이 개꼰대임.
사실 이 글을 쓰는 제일 큰 원흉인데ㅋㅋㅋ 한 10년 동안 허리 디스크 살짝 도진 뒤 부터 병원 몇 군대 입원해봤는데 살다살다 이런 사람 이런 병원 처음봄. 말투에서 부터 꼬장꼬장함이 느껴져서 첨 입원 할 때 부터 쎄하다 싶긴 했는데 에어컨도 너무 틀지 마라고 몇 번이고 언급하면서 눈치 주는 듯한 뉘앙스라 이것도 황당했고(추워서 그래 추워서!를 항상 말 끝에 붙임.) 입원 3일차에 내일은 점심 병원 밥+물리치료 받고 3시쯤 10분 거리인 엄마네 가서 저녁 먹고 샤워하고 6시 전에 들어오겠다고 데스크 간호사한테 3시간 외출 허가받는데 갑자기 원장이 튀어나오더니 왜? 외출하려고??라고 따지듯이 물음. 그래서 상황 설명했더니 약간 못 마땅한 듯한 표정으로 "그럼 기왕 간 김에 그 수염, 수염도 좀 싹 면도하고 와!"
.....???
첨에 듣고 뜬금없이 무슨 상사가 부하 직원한테 얘기하듯 말해서 순간 멍 때렸는데 같이 데스크에서 그 말 들은 남직원이랑 간호사도 살짝 당황하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음. 오죽하면 남직원이 "아... 근데 이 분 수염 기르고 계시는 상태 같은데..." 라고 말해주심. 그럼에도 "아니 수염이 좀 그 너무 많고 시커매서 인상이 무서워보여! 그래서 그래!"
.....?????;;;
내가 지금 머리를 길러서 묶고 옆머리는 싹 날린 맨번 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근래에 살이 올라서 침착맨st로 수염을 길러서 턱라인을 가리니까 좀 수습이 됐음. 오히려 싹 밀면 턱살 얼굴살이 도드라져서 살찐티가 팍 남. 그런 상황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수염 꼭 좀 밀고오라고 ㅋㅋㅋㅋㅋ 갑자기 20년 전 유년기 시골 동네 개꼰대 영감님들 생각이 스쳐감. 화가 나기보다는 황당해서 뭐라 받아치기도 뭐해서 어색한 헛웃음만 치고 나왔는데 오전에 들은 말이 오후까지도 생각할 수록 빡침.
4. 새벽에 화재 경보기 울림.
입원 3일차인 오늘. 새벽 1시 반쯤 잠들었는데 새벽 4시에 갑자기 복도에서 따르르르르르르르릉 굉음 소리가 울려서 화들짝 깸. 뭐지??? 하고 1분 정도 비몽사몽 하다 헐... 이거 화재경보기 아냐??? 하고 슬쩍 복도 문을 열었는데 굉음만 더 크게 울리고 딱히 불 나거나 그런건 아니었음. 혹시 아랫층이나 윗층인가 싶은데 무섭기도 하고 원장이 건물 4층에 개인 자택에서 상주하고 있고 간호사는 따로 상주해있지 않는 병원이라(이것도 특이했음. 보통은 반대임.) 뭐 기다리면 원장이 나와서 수습하겠지... 하고 10분을 기다려도 아무도 나오지도 않고 굉음도 멈추지 않음. 이대로는 잠도 못 자고 불안하기도 해서 ㅈ같지만 나라도 해결해야겠다 싶어서 급히 유튜브로 경보기 끄는 법을 찾아서 대략 방법을 숙지하고 밖으로 나가서 경보기 위치 확인, 밸브 열고 정지버튼을 누르려 했는...데 왜 버튼이 없지...? 야발 뭐야 왜 유튜브랑 틀림???ㅋㅋㅋㅋㅋ 개시끄러운 경보기 앞에서 쩔쩔매다 방으로 돌아와서 재검색해보고 다시 나와서 확인해봐도 역시 내가 끄려는 경보기엔 버튼이 전혀 없음. 그렇게 약 20분이 흐름. 건물 구조가 좀 특이해서 무작정 4층 가봐도 왠 사무실만 있고 원장 집 입구를 모르겠음. 원장 번호도 모름(안 알려줬거든) 결국 답이 없다 싶어서 119 부름. 10분 뒤 소방대원 네 분 오셔서 지하1층~4층 샅샅이 뒤져서 가스샘이나 화재같은 이상 없는지 확인→4층에서 조작기? 찾아서 정지 버튼 누름. 원인은 근래에 비가 많이 옴+오래된 건물이라 경보기에 습기가 많이 차서 그게 원인인 것 같다 하시고 가심. 그렇게 4시에 깨서 5시에 소동은 수습됐고 그 동안 원장도 내 옆방 입원한 할머니 두 분도 코빼기도 안 보임. 노인들은 이정도로 잠귀가 어두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나도 다시 자야하는데 위에 적은대로 여긴 12시가 넘으면 에어컨이 안 나옴. 소동으로 온 몸이 땀에 절었는데 에어컨이 안 나옴. 울며 겨자먹기로 선풍기 틀고 땀 좀 가신 담에 누웠는데 생전 처음겪은 트러블+한 번 깨면 재취침을 잘 못해서 그대로 7시까지 빌빌대다 겨우 잠듦. 근데 원장이 환자 체크를 매일 아침 8시 40분에 함. 1시간 반 쯤 잤는데 방문을 시밤쾅 열고 들이 닥치더니 "아니 젊은 사람이 뭔 잠이 이렇게 많아~ 엥? 에어컨은 왜 안 틀었어??(틀지 말라며 ㅅㅂ)" ㅇㅈㄹ 하면서 잠을 깨웠고 "아니 원장님... 아까 새벽에..." 라고 하자 "어어, 119 왔대며? 습기 땜에 비상벨 울렸다고? 연락 받았어~" 아니 그걸 아는 인간이 잠이 많다고 핀잔부터 맥이냐곸ㅋㅋㅋㅋㅋ 살짝 빡이 치는 와중에 "아 저 진짜 새벽에 그거 땜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라고 하니까
"아니 그럼 나라도 부르지 그랬어!?"
"모르는데 어떻게 불러요???"
뭔ㅋㅋㅋㅋㅋ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개빡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아 번호 안 말해줬나?? 그럼 적어줄께!"
하더니 달력 한 장을 북 찢어서 갑자기 번호를 써줌.
아니 저교... 저한테만 특별히 알려주지 말고...
각 병실마다 비치된 전화기에 붙여놓던지 하라고요.....
진짜 불이나 비상 상황이면 어쩔뻔했냐고 영감탱이야..
무튼 그러더니 "무튼 뭐 껐음 더 자지 못 잤어??"라길래
"한 번 깨면 빨리 못 자는 편이고 119도 오고 그래서..."
"어이구~~~예민한 편이네 젊은 친구가ㅎ"
이러더니 병실 문 쾅 닫고 나감.
지금 진지하게 서울 병원으로 옮길까... 고민중.
근데 실비 보험 3일 이상 입원시 입원 수당 나와서
이거 중간에 병원 갈아타도 여기서 입원한 3일치도
옮긴 병원에 이어서 입원 날짜로 쳐주는지 아닌지
혹시 손해보는 짓 되는건 아닌지 싶어서 조심스러움.
무튼 너네는 시골 외진 병원은 절대 입원 하지 마라...
꼭 도심에 외관 깨끗한 병원 수소문해서 찾아가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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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없는 외지인이 수염을 기르던 말던 왜 두 번이나 밀고와! 꼭 밀고와! ㅇㅈㄹ하는건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음ㅋㅋㅋ 오늘 안 밀고왔는데 내일 아침에 회진와서 엥? 왜 안 밀었어?? 이럼 나 싸울거 같아... | 24.07.25 23:30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