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에서 '1_394'가 연재하는 소설. 장르는 판타지에 가상현실이 섞여 아카데미, 크툴루,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가 나타난다. 연재되지 얼마않아 빠르게 인기를 끌었고, 독자는 물론 다른 작가들에게도 평이 좋은 수작이다.
감상:
TRPG라는 이름을 가지고는 있지만 가상현실이 더 테마에 가까운게 아닐까?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여러 이야기, 여러 장르를 뽐낼수 있는 점은 좋은 선택같다. 작가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여럿 풀 수 있도록 테마를 영리하게 선택한 것 같다.
테마가 아니더라도, 주인공이 작품에서 자탑주와 대담할 때 나왔듯, 작가는 소설에서 어떤 요소가 재미를 주는지 잘 분석했다고 본다. 로맨스, 역경과 고난, 그리고 유머. 적절한 연애라인을 형성하고, 시련과 극복 성장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주고, 유머를 통해 중간중간 무게를 덜어준다. 거기에 유머와 비극과 닿으면 아이러니를 발생하며 깊이를 더해준다.
정석적인 재미를 계산해서 설계하는 타입의 작가일까? 알 수 없겠지만 이를 알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작가가 능수능란한 것만은 알 수 있다.
평가:
1.캐릭터
이 작품은 주인공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소설이다. 일단 주인공의 광기가 특히 주요한 포인트이다. 광기, 미친 짓. 다시말해 작품의 보편적인 감성에서 다른 캐릭터들이 주인공의 행동을 예측불가능함에서 나오는 파격을 나타낸다.
주인공의 미치광이 같은 행동에서 주변인들은 커다란 당황을 느낀다. 또 보통 미친짓이 사건을 키우는 반면 주인공의 미친짓은 스토리의 해결에는 가까워진다. 이 양립이 사람들이 당황하거나 짜증나도 제재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된다.
물론 반대로 이런 미친 짓에서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주변인이 딴지를 걸거나 화내지만, 주인공은 태연하게 사고를 더 벌이거나 가라치고 넘긴다. 광기는 이렇게 익살스러움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그런면에서 주인공의 광기는 캐릭터의 매력뿐만 아니라 스토리의 메인이 되는 요소로서 특징잡혀 있다.
물론 주인공에게는 광기뿐만 아니라 진지한 떡밥. 머릿속에 있는 '그것'과 잊어버린 기억, 다른 인격 등 여러 신비적 요소 또한 있다. 이런 진지한 부분은 평소의 가볍고 광기넘치는 면모와 좋은 대비가 된다.
주연 히로인들도 각각 강한 캐릭터성에 큰 매력이 있다. 자탑주의 경우 소동물 같은 소심한 성향과 반대되는 파괴적인 능력과 깽판. 그리고 어두운 과거와 중첩된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핑발레즈의 경우는 대놓고 레즈라고 커밍아웃하거나 변태짓을 하는 모습. 주인공에 버금가는 광기를 보이며 작품의 유머를 더한다. 동시에 단순한 개그캐릭터가 아님을 암시하는 상징을 쥐어줘서 너무 가벼워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히로인으로서 꽁냥대는 모습을 보여주며 작품에서 로맨스를 진행시킨다. 그러한 로맨스는 캐릭터간의 시너지를 늘리고, 독자가 캐릭터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쌓게 한다.
조연의 경우 지속적으로 등장은 하나 일단은 자신들이 가장 중심이 되는 세션에서 주로 나온다. 각 조연들은 세션에서 각자의 사연과 감정선을 가지고 활약한다.
2.스토리
기본적으로 여러 세션에 걸친 TRPG 시나리오와 외부에서 진행되는 커다란 줄기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각 세션은 조연들을 비롯해 세션에 중심이 되는 인물의 감정과 정신에 크게 작용하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각 세션마다 해당 조연이 주인공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조연들은 세션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처한 현실, 과거를 회상하고, 자기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의 상처를 메꾼다. 물론 하나부터 둘까지 죄다 주인공이 만든 가상현실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변화는 극적으로 사람을 바꾼다. 그 과정을 통해 독자는 각각의 캐릭터가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에 이입하고 몰입할 수 있다.
또 이러한 구조는 각 세션마다 각각의 기승전결, 새로운 주제, 새로운 설정으로 진행되기에 각 세션마다 새로 다른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내준다. 이러한 세션은 각각의 기승전결이 있으므로 소설의 지루함을 완화시켜주며, 설령 해당 세션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다른 세션에서는 괜찮을지 모르므로 독자가 떠나는 걸 막기에 좋다.
동시에 진행되는 커다란 외부구조는 소설이 중구난방해지는 것을 막아주며, 작가가 창조한 독자적 세계관을 전개해간다. 각 세션은 어느정도 다른 창작물에서 따온 성향이 넣어질 수 있다. 크툴루, 무협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세션 밖의 이야기는 오롯이 작가 자신의 것이다. 그러니 본 작품은 다양한 주제, 다양한 매체를 첨가하면서도 작가 고유의 색도 넣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외부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유머를 잔뜩 첨가해서 세션 중간 중간마다 쉬어가는 텀을 준다. 세션 내부가 진지하고 무겁더라도, 외부는 별개의 이야기이니 한없이 가벼워져도 괜찮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물론 최근에 들어서는 반대로 외부의 이야기가 진지하고 무거워지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세션 내부의 이야기를 가볍게 무게를 낮춰서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3.배경 및 설정
작품의 배경은 특징없는 평범한 판타지 세계로 보인다. 어느정도 발달한 행정체계를 가졌지만, 과학은 발전하지 않았고 마법이 발전한 전형적인 세계. 아카데미가 있고 마탑이 있고 제국과 교황이 있는 그런 세상.
마법은 화염, 대지, 얼음, 셋에 환영마법과 흑마법, 거기에 종교적인 술식 정도. 단순하고 정석적이지만 환영마법의 평가가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어느 의미에서는 이렇게 평범하게 설정해놓았음에도 그토록 독창적인 이야기를 쓴다고 볼 수도 있다.
좀 색다른 점은 우화와 승화라는 개념이다. 감정, 경험, 마력 등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변화시켜 사용하는 우화와 변화화다 못해 물들어 아예 고정된 승화. 이 두 개념은작품에서 큰 개념으로 다뤄진다. 주인공의 가상현실을 통해 조연들이 얼마나 충격적인 경험을 한 것인지, 이 우화를 통해 확연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작가가 작품 중심에 둔 배경으로 신이 있다. 현재 작품에는 악신과 여신이 나오며 작품 줄거리에 큰 떡밥으로 던져지고 있다. 악신의 경우 주인공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고, 여신의 경우 조연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풀어나갈 이야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4.필력
전체적으로 유머스럽게 문맥이 구성되어있으며, 대화와 상황을 통해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다. 그를 위해서라도 많은 상황묘사들이 들어가는 편이다.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해 많이 설명한다.
작품에서는 주연들―특히 주인공―의 헛소리와 미친 행동들 속에서 상식의 파격을 통해 웃음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섹드립이라든가 신체접촉도 많이 나온다. 어떤 부분에서는 일본 만화와도 유사한 코드가 아닐까? 다만 그 과정이 우연히 벌어진 일이아니라, 작정하고 벌어진 일이라는 것은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또한 따지자면 분위기를 완화시키고 캐릭터간의 친밀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건전함을 준수하기 위해서인지 주인공에게 성욕억제장치라는 기이한 마법이 걸려있다던가, 상대방 종족이 서큐버스라던가 하는 추가 억제 장치들까지 설정해놓는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인지 대부분의 지문에서 유머가 녹아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지한 지문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연의 정신적 극복을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고통과 절망에 대한 서술은 필수적인 법. 작가는 그러한 고통이나 두려움, 절망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그리고 진중하게 서술한다.
개인적인 종합평가 ★★★★
작가의 영감, 교육, 시장조사 중 어느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까 궁금한 작품. 독자들의 니즈에도 잘 맞고 작품의 전개나 대화문도 창의적으로 미쳐(?)있다. 각 세션, 챕터마다 기승전결이 잘 짜여있고, 해당 챕터가 끝나더라도 조연들이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며 끊임없이 등장한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가볍게 볼 수 있으면도 수작인 작품. 재밌게 보고있다.
![TRPG보다는 가상현실.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리뷰_1.jpg](https://i2.ruliweb.com/img/24/07/20/190cbbb3883547ca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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