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병이거나 그저 치기일지라도 저런 인문학적 성찰로 나아갈법한 과도기가 있어야 내면의 풍파가 좀 진정되지 않을까 생각을 함
저번학기에 미학 수업을 들었는데, 난 예술이 정말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해. 한 인간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어 찰나의 사고, 나아가면 감정, 나아가면 행동, 더 나아가면 생활까지 바꾸는 힘이 있어.
그리고 이제 오타쿠짓을 초딩때부터 해왔어가지고 여러 현탐, 번민, 고뇌 등등도 많이 했는데 탈덕을 할 수가 없더라고. 왜 탈덕을 못 할까? 같은 생각 안하고 그냥 이렇게 살다가 가끔씩 혼자 스트레스나 받을 운명인가보다 했음. 근데 수업 레퍼런스로 읽은 논문에 이런 구절이 있었어.
'...인간들이 가상을 불신했던 이유는 가상이 인공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가상에 대한 열망은 더 커졌고, 이러한 노력으로 가상 세계가 구축되었다. 아도르노가 말한 가상의 구제가 현실화되어 가상은 이제 실재처럼 작용한다...‘
나는 지금도 저 문장이 내게 감정적으로 준 여파가 어떤 문학, 명언, 실제로 살면서 보고 들은 말들보다 더 크다고 생각해. 저 중2병 친구도 그저 고뇌하는 중일 뿐이고, 더 깊은 답을 찾다 보면 저 인싸친구들이 됐고 한 곡조나 뽑자는 답을 찾은 것처럼, 내가 그냥 하던 씹덕질 계속 하자는 답을 만든 것처럼, 저친구도 답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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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안 하면 그 고민에 쓸 시간을 다른 곳에 투자한다는 것도 되지만 동시에 그 고민에 쓰일 정신적 자원을 다른 곳에 투자한다는 말도 되니까 | 23.06.24 04:4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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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고민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형태로 나름 다들 고민을 하고 있더라구 | 23.06.24 04:4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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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 앞에선 안 보인다는 건가 우리 엄마가 늘 밝고 넉살좋아보여도 외할아버지 돌아가신날 내 앞에서 주체못하고 울던게 기억나 | 23.06.24 04:4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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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그래서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더라 | 23.06.24 04:4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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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빠삭한게 아니라.. | 23.06.24 04:4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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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사람은 여러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 철학 좋아하는 갸루도 있을 수도 있겠지? | 23.06.24 04:45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