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출처 : 칼부림
1617년 음력 2월 조선에 나가다(羅可多)라는 여진인이 귀부해왔다. 그는 귀순해 오면서 당시 후금의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몇 가지 진고했는데 이 중 하나는 후금과 요동아문간에 발생한 월경인 문제였으며 또 하나는 후금의 식량문제에 관련한 소식이었다. 평안병사 이시언은 이에 대해 보고를 하면서 후금인들이 변경으로 접근해 오면서 식량과 생필품을 요청할 경우 그것에 대한 대처가 힘들 것이니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1나가다는 이후 조선의 기록상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한편 1618년 음력 10월 후르하계 동해 여진 암반 나카다(nakada)가 다른 암반 7명과 함께 후금에 귀부를 해왔다. 그들은 1백여호의 사람들을 데려와 귀부했는데, 그 1백여호는 나카다와 일곱 암반들이 통솔하는 모든 가호는 아니었으며 그들의 본래 세거지에 남아 있던 이들 역시 다수 존재했다. 누르하치는 이들의 귀부를 크게 환영하며 연회를 베풀고 갖가지 물화를 주어 이들을 후금에 정착시켰다.2
기록을 살펴보다보면 이 나카다가 1617년 음력 2월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와 동일인물이라는 추정이 떠오를 수 있다.3 그러한 추정의 기본적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이름의 유사성이다.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의 기록상 이름(羅可多)는 여진인명을 조선식으로 음역한 것이다. 이 이름의 본래 여진식 표기는 나이카다 혹은 나카다로 유추된다. 즉,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와 동일한 이름, 최소한 동일한 어원의 이름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둘째로,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가 조선에 귀부한 당시의 상황이다. 당시로부터 얼마 전 후금은 동해 여진의 보지리가 일으킨 난을 평정하고 그 난에 참여한 암반들을 허투 알라로 호송했다. 누르하치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을 다시 방면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면의 이유는 아직 채 후금에 귀부치 않은 동해 여진인들에게 항복을 설득하기 위함과 동시에 당시 후금의 식량사정으로 추측된다.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가 당시 후금에 복속되었던 '보지리의 난' 참여자인지는 불확실하나 가능성 자체는 존재한다. 보지리의 난은 후르하계 암반들이 십수명 이상 참여한 대규모 반란이었기 때문에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 역시도 이 때 복속되었다가 다시 방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1618년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가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라고 추정하는 견해의 경우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가 본래 세거지로 돌아가지 않고 방면 직후 조선에 귀부했고, 그러다가 다시 상황을 살펴 후금에 재귀순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추정의 경우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가 본래 세거지로 돌아가지 않고 조선에 귀부한 이유가 뒷받침이 되어줘야 하는데, 이 경우 당시 동해 여진 역시도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차라리 조선에 몸을 의탁하고자 했을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이는 당시 후금인들이 누르하치의 지시에 따라 변경에 나아가 식량을 찾거나 원조받았던 행보와 일맥상통하다고 할 만 하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추정이 사실일까? 필자는 이것이 이름의 연관성과 당시의 상황에 지나치게 의존한 추론에 가까운 것 같다고 판단한다.
첫째로 1617년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의 본래 이름이 나카다 혹은 나이카다등으로 추정되며 그렇기에 1618년 당시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와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말해보자면, 사실 당시 여진-몽골인들 중에는 동명이인이 무척 많았다. 이는 일반 평민 계층은 물론이고 지배층 계층에도 통용되었다. 예컨대 누르하치의 14남 도르곤의 이름은 서민에게 쓰이기도 했다. 도르곤의 이름 어원 자체가 오소리이다보니 폭넓게 쓰인 것이다. 나카다 역시도 충분히 동명이인이 존재할 수 있는 이름이다. 예컨대 '나카다'와 같은 어원을 가진 것으로 판단되는 '나이카다'라는 이름은 초반기 누르하치의 생애에서도 등장하였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보자면 이름이 같다고 하여 무조건 동일인물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둘째로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와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의 세력 규모 차이이다.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의 경우 기껏해야 11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귀부했다.4 이는 가호 구성원을 최소 수치로 잡아도 2가호 내지는 2.5가호 정도로 계산된다. 아주 크게 보자면 나카다의 일가 식솔들, 즉슨 하나의 가호의 구성원들에 불과할 수도 있다. 반면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의 경우 1백여호의 사람들을 데리고 귀순해왔다. 물론 이들 중 일부는 다른 암반들의 통솔하 인민들이겠으나, 단순 계산만으로도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의 통솔하 인민은 12.5 가호로서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의 통솔하 인민들보다 훨씬 많다. 뿐만 아니라 1618년 음력 10월의 귀순 당시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가 귀순한 여덟 암반 중 대표로 취급된 만큼 그가 통솔한 인민의 수는 다른 암반들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감히 무리의 구성원 수를 마음대로 추정하기란 힘든 문제이나, 나카다의 휘하 가솔은 20여호는 되었을 것으로 추론된다.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의 통솔하 인민은 그가 후금에 데리고 온 이들이 끝이 아니었다. 앞서 서술했듯 나카다가 본래 살던 곳에도 나카다 휘하 백성들이 다수 남아 있었다. 이런 것을 보자면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의 통솔하 인민은 무척 수가 많았으며,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다. 이렇게 통치 세력의 규모부터 큰 차이가 나므로, 두 사람이 동일인물일 가능성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셋째로 이시언의 보고 기록상에서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가 '건주위에 살던 사람', 즉슨 '후금인'으로 서술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는 후르하 사람이었고, 1618년 후금에 귀부하기 전까지는 후금인이라고 할 수 없었다. 당시의 조선이 여진 세력의 구분에 미숙했다는 것을 인지하긴 하여야 겠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가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와 동일인이라면 최소한 조선측에 스스로를 '건주인'으로 소개치는 않았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자면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가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였을 가능성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넷째로 조선 조정에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의 움직임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가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이며, 1618년에 후금에 귀부하기 위해 1백여호에 달하는 사람들, 그리고 암반들과 함께 움직였다면 그러한 움직임은 이시언이 최초에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의 귀순을 보고해왔듯 평안병사 혹은 감사에 의해 즉각적으로 조정에 보고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록을 보자면 조선 조정에 이와 관련한 보고가 올라온 것이 파악되지 않는다. 이를 보건대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는 조선의 경내가 아니라 조선의 눈이 미치지 않는 먼 곳, 즉슨 조선 경내 바깥의 후르하 계열 여진 세력의 주 세거 지역에 거주하다가 후금에 귀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보자면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가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일 가능성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논거들을 통해 필자는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가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와 동일인물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필자는 그저 기록에 남은 이름의 유사성과 시기의 우연찮은 일치로 말미암아 발생한 추론으로 본다.
1.조선왕조실록 광해군 9년 음력 2월 13일
2.만주실록 천명 3년 음력 10월 20일
3.이하부터 나가다는 '조선에 귀부한 나가다', 나카다는 '후금에 귀부한 나카다'로 칭함
4.조선왕조실록 광해군 앞과 동일, 建衛住胡 羅可多等十一名, 歸順來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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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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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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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역알못인 제가봐도 동일인이라는건 이름가지고 너무 억측한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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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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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3.02 19:2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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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벼림공허
중출시 | 23.03.02 19:3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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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드립 치려했는데 늦었어 | 23.03.02 19:4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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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역알못인 제가봐도 동일인이라는건 이름가지고 너무 억측한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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