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는 모든 30mm 제품을 구입해본 것이 아니며 미구입 제품은 조립설명서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으므로 일부 틀린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19년, 반다이가 야심차게 도색할 필요도 없이 자유로롭게 빌드가 가능하다! 라는걸 홍보하며 30MM을 런칭했습니다.
알토, 포르타노바처럼 초기형 제품들은 그래서 다양한 색상으로 발매가 되었죠. 하지만 라인업이 늘어나면서 색놀이가 감당이 안되었는지 사진의 알토 그레이 컬러처럼 일부 컬러 제품은 극소량 생산하거나 종적을 감췄습니다.(...)
그럼에도 30MM의 본질인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은 현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반다이에서 발매하는 전용 옵션 파츠들, 서로 호환가능한 관절 구조, 확장성 높은 3mm 조인트 등 빌드나 개조 편의성은 이만한게 없을 정도죠.
다만 높은 확장성에 비해 그 자유를 발목 잡는 문제가 있어 이에 대해 몇가지 풀어보고자 합니다.
1. 형편없는 고정성의 허리
스피나티오 나이트 타입의 상체
포르타노바 스페이스 타입의 상체
30mm의 관절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지구연합/바이런 계열의 프레임과 맥시온 계열의 프레임으로 나뉘는데, 어차피 둘 다 답이 없는 편이라 큰 의미는 없습니다. 우열을 따지자면 지구연방/바이런 계열 프레임이 구조적으로 상체 고정성이 좀 더 좋고 그나마 뒤로 좀 덜 젖혀지는 정도겠네요.
이미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체와 하체의 연결을 담당할 허리 관절이 폴리캡을 사용하는 이중 볼관절입니다. 폴리캡 쓰는 것까진 그렇다 치는데 진짜 문제는 폴리캡을 물어서 고정해야할 파츠들에 일부 빈공간이 있어 신품이어도 폴리캡이 고정력을 온전히 발휘하는게 불가능 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조립 직후에 상체 잡으면 걸쳐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이후 폴리캡이 마모가 되면 상체를 잡고 들었을 때 폴리캡이 빠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나마 휴지심이나 니트릴 장갑같은걸 찢어서 넣어 보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안에 퍼티를 채워 매꾸자니 사포질 하기 까다로운 부분이라....
특히 맥시온 계열 관절은 순정상태에서도 상체를 잡으면 허리가 하체 무게를 못견딜 정도라 그 자체로는 개조에 적합하진 않습니다. 다행이라면 맥시온 계열은 대부분 상체의 백팩 조인트가 범용 2축 3mm 가 아니서 별도 호환 파츠가 없는 한 확장성이 제한되어 무거워질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이겠네요.
지구연합/맥시온 계열은 사정이 좀 낫습니다만, 이쪽은 HG를 자주 조립해보신 분들이라면 익숙한 구조라 한 번에 알아보실 듯합니다.
HG 육전형 짐 등 허리를 앞으로 크게 숙이는게 가능한 HG에서 자주 보이는 관절인데, 구조적으로 거의 동일해 한 번 맞물리면 꽤 타이트한 고정성을 보여줍니다만 앞으로 잘 빠져버린다는 문제도 공유해서 약간의 보강은 필요합니다.
참고로 지구연합/바이런 계열과 맥시온 계열 프레임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습니다만, 일부 제품은 출신 세력 관계 없이 다른 세력 프레임을 쓰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지구연합의 포레스티에리는 맥시온 계열 프레임을 사용합니다.
2. 꽤 타이트한 어깨/상박
이쪽은 지구연합/바이런 계열 프레임에서 두드러지는 문제인데, 어깨 관절 암핀(사진 상 B5 파츠) 쪽 고정성이 복불복인 경우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타이트한 경우가 많고, 때문에 팔 하박 잡고 회전시키다 파손되는 이슈가 종종 있었습니다. 참고로 C형 관절은 덮개를 씌워놔도 가동축 외의 텐션에는 취약합니다.
초기 제품들에 이 문제가 두드러지는데, 바스키로트 이후부터 해당 프레임을 쓰는 제품에선 좀 개선이 된 모양입니다. 다만 그래도 관절이 좀 타이트하니 조작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약간 갈아내는 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맥시온 계열 프레임은 일반 건프라와 같은 구조라 스무스하게 잘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건 따로 번호를 따로 뺄까하다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프레임 계열이 다를 경우 어깨아머 호환이 안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 B3파츠의 원형 축의 형상이 약간 달라서 들어가긴 하는데 어깨 아머를 들어올려주는건 안됩니다. 다만 B3 파츠의 C형 축 자체는 규격을 공유하니 어깨 아머 교환시 맞는 계열의 파츠가 필요합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딱히 티가 나지 않는 파츠라 결합할 때 잘 안들어가진다 싶으면 한 번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3. 허벅지 고정성은 더더욱 답이 없다.
이제 악명 높은 다리로 넘어갑니다.
고관절과 허벅지 연결을 폴리캡으로 고정하는데, 이쪽은 프레임 계열 상관없이 고정성이 형평 없습니다.
1번 허리 관절에서의 문제점과 마찬가지로 폴리캡을 고정해줄 파츠가 일부 비어있어 폴리캡을 충분히 잡아주질 못하는데, 이게 정도가 좀 심해서 조금이라도 노후화가 진행될 경우 흔들었을 때 다리가 종이마냥 팔랑거리는걸 볼 수 있습니다. 이쪽도 종이 같이 뭘 좀 쑤셔넣어서 억지로 고정력을 늘리는 것 외엔 답이 없습니다. 직립이 제대로 안되는 가장 큰 문제는 전 저 폴리캡 관절로 보고 있습니다.
4. 어깨 관절을 발목으로 대용할 수는 있지만...
맥시온 계열 프레임의 경우, 어깨 관절 볼 조인트와 발목의 볼조인트 규격이 동일합니다. 따라서 발목 관절이 부족할 경우 어깨 관절로 대용이 가능한데, 문제는 어깨 관절쪽 암핀은 3mm 처럼보이지만 약간 규격이 작습니다. 그렇다보니 3mm 핀을 끼우면 하얗게 뜹니다.
참고로 맥시온 계열 프레임의 발목 관절은 동일한 파츠를 사용하지만 지구연합/바이런 제품은 대체적으로 폴리캡으로 연결하나 그렇지 않은 제품도 많습니다. 개조용으로 구매할 땐 구매 전에 조립 설명서를 먼저 살펴보고 어떤 방식인지 숙지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5. 어쨋든 C형 관절
30mm에 관심 없는 분들도 반다이의 C형 관절은 많이 겪어 보셨을테니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긴한데, 그래도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듯 하네요.
수성의 마녀 이후 주요 기체에도 C형 관절을 넣어주면서 반다이의 C형 관절이 많이 발전했느니 하는 의견이 꽤 있습니다만, 저도 이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럼에도 이걸 굳이 문제 삼는 건, C형 관절의 태생적인 문제점 때문으로, 갈려나가는데 과장 약간 보태 하루 이상을 소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편적으로 제품 조립 후 이것 저것 체크하거나, 혹은 멋진 포즈를 잡아보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여 보실텐데, 이 때 고정성의 대부분을 잃어버립니다. 특히 스탠드도 없이 세워두면 더더욱.... C형 관절이 발전했다고 하는건 그 갈려나가기까지의 시간이 기존보다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파손 위험성도 적어졌을 뿐 C형 관절은 여전히 요주의가 필요한 관절입니다.
그나마 순정 상태에서는 꽤 버텨주긴 합니다만, 길어봐야 일주일이려나요.. 다행인 점은 뒷쪽에 덮는 형식으로 감싸주는 파츠가 있어 보강 작업을 하는데 용이하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론 니트릴 장갑을 찢어 끼워주는걸 추천드리지만 실력이 있으실 경우 순접 코팅이 가장 확실합니다. 파손위험이 적어졌을 뿐 과하게 보강하면 C형 파츠 특유의 낮은 내구도 문제 때문에 하얖게 뜰 수 도 있으니 주의 하시길 바랍니다. 가능한 스탠드에 올려두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관절 보강펜, 마커형 마감제, 바니쉬 같은건 발라봤자 금방 다시 갈려나갑니다. 순접을 이쑤시개로 극소량 콕콕 찍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있습니다.
이상으로 30MM을 커스터마이징 하면서 겪은 단점들입니다. 개인적으로 고정성이 높은건 그만큼 파손 위험도 높아 제가 텐션을 조정할 수 있는 고정성이 낮은 편을 선호하는 편인데, 30MM은 그 정도가 과해 오히려 보강을 해줘야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조립자체는 명성에 걸맞게 30분 내외면 끝납니다만, 조립 이후에 하는 보강 작업까지 합치면 적은 부품수임에도 어지간한 HG 이상의 작업 시간을 가져갑니다.
그럼에도 30MM이 매력적인 이유는 HG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높은 호환성에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무릎 관절 커버만 떼어내다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의외라고 할 정도의 호환성을 가지고 있어 상상력이 허락하는 한 나만의 작품을 마음껏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기존 발매된 제품이 마음에 안든다면 옵션 조인트들을 조합해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상당량의 HG 제품과의 호환성을 가져 HG쪽에서 30MM을 역수입하는 작례도 있습니다. 반다이가 제시하는 "만드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을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며,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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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제들도 그렇지만 특히 저 3번은 진짜 아이디어 낸 사람이 사실은 코토부키야에서 파견한 산업스파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할 정도로 욕나오는 방식입니다. 건프라에서도 과거에 몇 번 시도해봤다가 욕만 쳐먹고 완전히 퇴출해버린 방식을 대체 무슨 생각으로 30MM에 재도입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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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볼관절의 경우 앞뒤로 결합해서 조여주는 방식이고, 입구 쪽이 볼관절보다 약간 좁아서 잘 빠지지는 않습니다. 보통 매뉴얼에서도 폴리캡을 미리 넣어두고 허벅지 조립을 하도록 하고 있기도 하구요. 근데 그럴거면 처음부터 축관절을 쓰지 대체 왜... | 25.08.14 08: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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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해서 저 볼관절 방식이 허벅지 가동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입니다. 그냥 설계한 사람들이 태업했다고밖에 볼 수 없어요. | 25.08.14 08: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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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다면 커스터마이징의 확장성이겠죠. 축관절로 만들면 축관절로밖에 다른 파츠와 조합이 되지 않지만, 처음부터 축관절 베이스에 볼관절을 덫씌우는 방식이면 필요에 따라 볼관절이 들어가는 다른 파츠와 사용해도 되고, 볼관절 파츠를 제거해서 축관절로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 25.08.14 08: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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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MM 시리즈의 존재 의의가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라고는 하지만, 뭔가 무한한 확장성을 대가로 프라모델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고정성과 내구성을 포기해버린 거 같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강하네요 | 25.08.14 08:5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