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케모노카타리,
사춘기라는 괴이한 폭풍
*바케모노가타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후 시리즈를 배제하고 바케모노가타리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라라기 코요미는 괴이증후군에 걸린 소녀들과 마주친다.
구르고 썰리고 피를 토해가며 괴이증후군을 해결한다.
어떻게 살아있냐고? 그는 흡혈귀 비슷한 무언가니까.
사춘기. 신체가 성장함에 따라 성적 기능이 활발해지고 2차 성징이 나타나며 생식기능이 완성되기 시작하는 시기
사전상의 뜻이 이렇다는 거고 우리가 느꼈던 사춘기는 성장기에서 감정적으로 큰 변화가 생기는 때였죠.
바케모노가타리는 이 사춘기에서 오는 감정적인 요동을 ‘괴이’라는 소재로 치환합니다. 바케모노가티리 이후에 나오는 모노가타리 시리즈는 이런 색깔이 옅어지지만요.
아라라기 코요미는 작품이 시작된 시점에서 이미 괴이증후군을 한 번 겪은 인물입니다. 키스샷과의 한바탕 소동 이후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었죠.
초인적인 재생능력과 괴이를 끌어당기는 기묘한 힘을 얻게 된 코요미는 학교생활을 하며 괴이증후군에 걸린 소녀들을 만납니다.
센죠가하라 히타기는 자신이 지닌 심각한 고민을 다른 존재에게 떠맡기다 자신의 무게를 잃어버리고,
하치쿠지 마요이는 원혼이긴 하지만 복잡한 가정사로 인해 고통 받다 홀로 행동, 불의 사고를 겪어 길을 잃죠.
칸바루 스루가는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다 사랑하는 이의 연인을 질투하게 되고 잘못된 소원을 걸어 괴이증후군을 겪습니다.
센고쿠 나데시코는 특이하게 여자아이들 무리에서 정치를 당하다 저주를 당하게 됩니다. 반전은 저주를 건 것은 차인 남학생 이었다 정도?
하네카와 츠바사는 남들에게 보여주는 나와 스스로를 철저히 분리한 끝에 숨겼던 성격이 폭발하는 괴이를 만들어냅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괴이라는 설정에 판타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조금 파고들면 이들의 사연이 현실과 그리 멀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춘기 혹은 살아가다보면 한 번쯤 마주칠 수 있는 사연들이죠.
그럼 이런 사연들이 한데 묶어놓는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네, 아라라기 코요미 하렘이라는 별칭으로 알 수 있듯 한데 묶는 키워드는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느껴봤을 만한 감정이고 이게 얼마나 인생을 뒤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는 모두 알 것입니다.
감정이 아주 민감한 사춘기 때의 사랑은 보통 순수하게 표현되지만 순수한 것이 언제나 착하다와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큰 변화가 있는 사춘기에 가장 거대한 감정인 사랑. 괴이(사춘기)증후군에 제일 걸 맞는 소재일 것입니다.
히타기는 사랑을 알기 전 까지 전 자신의 짐을 위탁해왔습니다. 문제가 있음을 알았지만 주변에 말할 사람이 없었고 끙끙 앓던 끝에 뒤틀린 성격을 가지게 되었죠.
마요이는 어린 나이 부모님이 이혼을 하면서 정상적인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였고 결국 어머니를 갈망하다 괴이가 되어버립니다.
스루가는 이룰 수 없는 짝사랑에 결국 나쁜 짓을 하고, 나데시코는 일방적으로 받게 된 사랑에 휘둘리게 되죠.
츠바사는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다 가장 가까웠던 사랑마저 눈앞에서 놓칩니다.
그 때 우리의 주인공 아라라기 코요미가 나타납니다.
코요미 특유의 변태적인 행동과 잇신의 서술 폭주 덕분에 놓치기 쉽지만 코요미는 적어도 바케모노가타리에서 만큼은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키카드로서 역할을 합니다.
물론 오시노 메메의 도움을 받지만 코요미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메메도 움직일 이유가 없었을테니 결국 코요미가 해결사가 되는 셈이죠.
잊기 쉽지만 사춘기에서 겪게 되는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수학문제 마냥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실 원인마저 돌아보면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많죠.
코요미가 괴이를 해결하는 방식도 비슷합니다. 악귀를 성불 시키는 사제 깔끔하게 괴이와 그에 따른 문제를 지워내지는 못 합니다.
대신 괴이로 인해 뒤틀린 문제를 빼내고 그 틈에 자신이 들어가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히타기는 얼핏 해결된 것 같지만 원인이었던 가정사가 해결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요미를 비롯한 버팀목이 생겼고 마요이도 성불은 실패했지만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스루가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남겼지만 고민을 진득하게 들어줄 존재가 생겼고, 나데시코는 자신의 사랑을 찾았네요.
사춘기라는 폭풍은 막을 수 없습니다. 중2병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되돌아보면 부끄러운 흑역사로 남기도 하죠.
하지만 사춘기가 단순히 어린 날의 기억으로만 남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생을 좌지우지할 커다란 사건 혹은 지울 수 없는 상흔으로 남는 경우도 있죠.
사랑이라는 크나큰 고비가 올 수도 있고 그건 마음에 콕 박혀 영원히 뺄 수 없는 가시가 될지도 모릅니다.
츠바사처럼 스스로를 숨기고 솔직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바에야 그냥 시원하게 질러버리는 거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 주위에 공허하게 빈 공간을 대신 채울 존재가 있을지 모르니까요.
사춘기는 청소년기에 국한된 거 같지만 요즘 필자가 하는 꼬라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거 같습니다.
오춘기, 육춘기를 보내고 있는 모두에게 바케모노가타리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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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른다서서섯
바케모노가타리까지는 연출도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 가면 갈 수록 잇신식 서술폭주랑 섹드립만 늘어가는 느낌이라 이후 작품들은 미묘하긴 합니다. 그래도 캐릭터들은 매력있지만요 | 24.01.14 09: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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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는 끝없이 나오고 있다죠. 애니가 오와리모노가타리에서 끊어진 것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24.01.14 09: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