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윽... 괴, 굉장하네."
숙소에서 보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니 입이 떨어져 다물 줄을 잊어버린 베르드와 아일렌. 왕궁의 모습은 말 그대로 휘황찬란하고 어찌나 닦았는지 태양 빛이 난반사하여 눈부신 자태를 뽐내 함부로 발을 떼지 못 할 정도였다.
"밤 중에는 몰랐는데 이 정도 일 줄은..."
"조금은 정숙하시길. 왕궁은 지엄한 곳 입니다."
가린의 지적에 두 요정은 금세 몸가짐을 고쳤다. 그녀를 따라 왕궁의 복도를 천천히 걸어갔다. 복도를 따라 늘어진 장식들이 하나같이 예술적 가치를 뽐내고 있었고, 여기저기 근위병들이 보초를 서고 있어 그 위용을 여지없이 뽐내고 있었다. 베르드는 이리저리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아일렌은 압도되는 긴장감에 눈치만 이리저리 살필 뿐이었다.
어느덧 응접실에 도착해 마련된 자리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가린은 문 앞에 자리잡아 보초서듯 서 있었고, 바깥의 또박또박한 발자국 소리가 문 앞에서 멈추는 것을 듣고는 문을 열었다. 그 곳에는 유리가 도착해있었다.
"제 시간에 맞추셨군요. 오늘도 늦으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일렌은 어제 아침의 기억이 떠오른 듯, 퉁명스레 한마디를 던졌다.
"어제는 멋대로 일찍 오신 것 아니셨습니까?"
유리는 두 팔을 벌려 부정했다.
"멋대로 라니요? 베르드 꼬마가 문 열어줬다구요?"
"내가 열어줬어!"
"하아..."
유리는 오자마자 그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한껏 배에 힘을 주고 아일렌들을 맞이한 것이었다. 아일렌은 그 덕분에 긴장감이 좀 덜어졌지만 복장은 자주 입던 복장이 아니라 불편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굳어 있는 아일렌의 표정을 보고는 피식 웃고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자, 긴장 푸시고. 곧 왕을 알현하게 될 것이니 하고 싶은 말은 어서 정리해 두시지요. 괜히 뭐하나 빠뜨리지 말고. 이번 회의는 에레모스 왕국 재상인 펠브란트(Felbrandt) 께서도 합석하니까 오늘 이야기할 안건은 왕을 비롯해 잘 이야기 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물론 저는 당신을 지지하니 부족하면 옆에서 도와드리지요. 걱정말고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하면 됩니다."
"으음..."
베르드가 갑자기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고는 눈을 반짝반짝 밝히며 같이 들어가겠다는 표정을 짓자 유리가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의 방향을 돌리며 말했다.
"그동안 베르드 꼬마는 가리아나와 같이 이곳에 있으면 되니까 기다려."
베르드가 시선을 유리에게 돌리고는 표정이 뾰루퉁해졌다.
"나도 같이 들어가면 안돼?"
"같이 들어가면 가리아나가 맛있는거 안 줄걸?"
뾰루퉁은 어느샌가 사라졌다.
"뭐 줄거야 언니?"
"잠깐만."
가린은 베르드의 물음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응접실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더니 각종 쿠키나 다과품을 가져와 나열했고, 그것을 본 아일렌마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괴, 굉장하군."
"우와......!"
그들이 놀라는 것도 잠시, 가린이 다과를 가리키며 친절히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공물로 들여온 것도 있고, 이곳 라티오스의 명물도 있지요. 전쟁이 이제 막 종료된 시점이라 양이 좀 부족하지만 아직 남은 것이 많으니 부족하지는 않을 겁니다. 베르드양, 같이 학습해볼까요?"
"네!!"
아일렌은 회의장에 들어가기 전에 수제 초콜릿을 하나 집어들어 맛보고는 그 황홀한 달콤함에 잊었던 정신을 다잡았다. 너무 놀라 벙찐 표정으로 유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 이것은... 대체..."
아일렌은 그 맛과 향에 상당히 놀란듯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유리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초코의 도시! 라티오스의 명물인 라티시에(Lattisiett)의 정수이지요. 동그란 초코 뭉치 안에 깊고 농후한 향을 위해 초고농축 벌꿀을 소량 넣어서 만든 그들의 시제품이라고 하나? 꽤나 멋진 작품인데 양산되려면 이것 저것 쳐내야할게 많더군요. 초고농축 벌꿀을 만드려면 적어도 사흘은 꼬박 농축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고급 상품을 단숨에 고르다니 눈썰미가 제법이군요."
유리의 설명도 은근 머리속에 잘 들어오니 새삼 그가 왜이리 자랑스러워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요정 세계에서도 맛보지 못한 맛과 향이었기에 너무나 특별했다.
"정신이 잠시 빠져있었는데 입에 넣자마자 정신을 되찾게 만들 정도로 어처구니없이 진한 달콤함과 말끔한 꽃향이군요. 입술에서부터 코 안쪽까지 그 향이 광범위하게 느껴져서 놀랐습니다. 달콤한 것은 둘째치고. 꽃을 뭘 쓰길래 꿀에서 이런 향이..."
"그것이 에델바이스께서 만든 세계의 선물인 것이지요. 다른 것이 있겠습니까? 자. 그럼 들어가 봅시다. 왕께서 기다리고 있으니."
꿀꺽.
달콤했던 입안에 슬슬 다시 쓴 맛이 감돌기 시작했고, 긴장으로 침을 삼키며 유리가 가는 길을 따라 커다란 회의장에 들어갔다.
회의장 공간 안에는 집중을 위한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향초의 향이 사방에 얕게 깔려있었고, 보안을 위한 방음의 준비가 만연하게 되어있어 고요함이 극에 달하는 방이었다. 암실과 같은 회의장에 촛불이 건너건너 밝히고 있었고 비어있는 두 자리와 사람이 앉아있는 두 자리가 있었으니, 그중 아일렌은 사방이 바라보는 듯한 정중앙의 자리가 자신의 자리라 여겼다.
유리가 헛기침을 조용히 두세 번 한 후, 고했다.
"유리아스. 객을 모시고 회의장에 참석합니다."
고요하고 차분한 어조의 목소리가 회의장을 조용히 채워나갔다.
"들어와 자리를 잡거라."
"예."
유리는 고개를 숙이고는 아일렌을 중앙의 자리에 안내하고는 왼쪽의 빈 자리에 착석했다.
앉아 있는 왕의 모습은 말끔했지만 촛불의 은은하게 퍼져 비춰진 눈빛은 탁한 느낌이었다. 마치 지병을 앓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그 눈빛은 수많은 전장을 돌아다니며 생긴, 살가운 냉정을 품은 것이라 여겨졌다. 날렵해 보이나 제법 키도 크고 왕자로서 손색이 없다고 여겨지는 유리보다도 큰 풍채와 압도적인 분위기가 아일렌의 눈빛을 사로잡았다. 빈틈이 없어 보이는 모습. 그야말로 밤낮으로 사방을 지키고 있는 굶주린 사자와도 같았으니, 이 모습이 진정한 왕의 풍채라.
아일렌은 속으로 감탄하였다.
"그대. 이름은?"
아일렌이 자리를 잡자마자 들려오는 엄숙하고 무거운 왕의 질문이었다.
"아일렌이라고 합니다."
"그런가."
왕이 일어섰다.
"짐은 크라우스 데 라티오스 에레모스(Craus de Ratios Eremos)라고 하오. 왕이 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이전부터 이 주변을 다스리고 정복전쟁에서 하나의 대륙의 왼쪽인 아스테랄의 지역 일부 중 가장 강한 세력의 우두머리였으니 사실상 왕이었지. 그러나 왕위 즉위의 조건은 모두 갖추었지만 에레모스의 라이벌 격인 갈론드 세력을 중앙에서 군트랄로 몰아내는 마지막 정복전쟁을 너무 오래끌어서 늦어버렸다네. 아스테랄의 왼쪽 지역은 아직 완벽하게 흡수하진 못했지만 우리측 세력이 워낙 월등하니 사절단을 각지에 보내 힘을 합치기 위해 권고 중이라네. 상황이 상황이고, 마물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니 모일 세력은 모여야지."
말이 권고지, 거대한 몸집으로 누르는 일방적인 상황이었다. 권고 당하는 상황 속에도 그들은 안과 밖으로 맞서는 상황이었겠지만 대부분의 세력은 흡수합병될 상황이었으니, 사실상 아스테랄의 패자는 에레모스가 당연했다.
왕은 이어서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쪽은 왕국 재상, 펠브란트 라사 뒤폰가르드(Felbrandt Rasa Dupongard)라고 하지. 젊은 나이에 재상이 되었지만, 선임자가 지병으로 갑자기 요절하는 바람에 빠르게 그의 후임으로 재상자리에 올랐지. 젊긴 하지만 매우 유능하고 국가 정세를 훤히 꿰뚫고 있으니 펠브란트야 말로 이 회의에 적임자라고 생각하네. 유리아스는... 뭐, 본인이 데려왔으니 잘 알 것이라고 보오. 워낙에 말 많고 발빠른 자식놈이니 그대가 혹여 난처하진 않았나 싶네만."
아일렌은 왕의 말에 긍정하듯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쯧. 난처하긴 했나보군. 대신해서 사과드리지."
왕이 직접 사과를 하자 놀라며 답했다.
"아, 아닙니다. 왕자께서는 남이 할일을 직접 발벗고 뛰신 것이었으니 어찌 그것을 민폐라 하겠습니까? 같이 지내본 경험자로서 느낀 것은, 정말로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 직접 뛰어다니는 행동력에 감탄할 정도 였습니다."
유리는 낯뜨거운 소리를 듣고는 자신감 있는 미소로 왕을 쳐다보았다. 왕은 그럼 그렇지 싶은 표정으로 답했다.
"하지만 무작정 아침 일찍부터 모습을 숨기고, 있는 둥 없는 둥 하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놀래켰을 것이었으니 처음 겪는 사람은 대개 놀라기 마련이지. 하물며 내부에 공범이라도 있다면 배신감까지 들겠으니 어찌 민폐가 아니겠는가?"
아일렌은 모든 일들이 착착 맞아 떨어지는 왕의 이야기에 그저 입을 연채 바라볼 뿐이었다. 왕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내 성정을 빼다박은 놈이니 아는 것이 당연하오. 눈에 훤하군."
일국의 왕 치고는 굉장히 유쾌하니 얼떨떨 하면서도 익숙치 않아 아일렌은 혼란스러웠다. 보는 눈이 적어서 그런지 엄숙, 근엄함 보다는 본래의 성격이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런 왕을 바라보며 물었다.
" 왕자의 행동거지는 아무래도 좋으나 한 나라의 왕께서 직접 소개를 자청하고 길게 설명하시는 모습을 보아하니 너무 뜻밖입니다. 이러시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왕은 그의 질문에 골똘히 생각해 보았지만 자신은 그저 가장 편한 방법을 고수했을 뿐이었다.
"내가 스스로 이러는 것이 편해서 그렇소. 이 사실은 왕실의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오늘 회의장은 간소하고 비밀스럽게 연 것이지. 왕이란 근엄할 필요는 있지만, 무거울 필요는 딱히 없다고 생각하오. 게다가 우리는 오늘부터 앞으로의 일을 도모하는 친구가 될 것이오. 이 세계에는 당신의 힘이 필요하오."
아일렌은 고개를 들고 그의 얼굴을 다시 보았다. 왕의 풍채. 회의장에 출입하고나서 보였던 압도적인 인상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신뢰를 내비치는 중후한 미소가 보였다. 확실히 그 남자의 아버지였다. 일생동안 험난한 세상을 헤쳐 진하게 쌓인 노련한 몸짓과 자애로운 미소. 왕자는 그에 비해 어릴 뿐이었지 왕과 거의 판박이였다. 왕자의 앞으로의 행보가 은근 기대되는 모습에 저절로 고개숙여지게 되었다.
아일렌의 깊은 바닷 속과 같은 푸른 눈동자와 마주친 왕은 속으로 무언가를 느꼈다.
' 그의 속은 깊구나. 전장을 돌아다닌 눈은 아니지만 뭔가... 그에 필적한 세상을 살아온 것 같군. 대체 그가 살아온 곳은 어떤 세상인 것이지? '
왕은 생전 처음보는 요정이란 존재를 눈앞에 두고 자신들과 비슷한 동질감을 느꼈다. 그가 전장을 거닐던 존재가 아니라는 것 쯤은 자잘한 행동거지와 정리한 옷 매무새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잘 접혀진 깃과 말끔한 얼굴색. 그리고 마무리 매듭. 인간과는 다르다는 것은 익히들어 예상은 했지만 눈빛의 깊이감 만큼은 남달라보였다.
밤하늘. 새벽공기의 고요함. 어둠 속 이파리 끝에 맺힌 이슬처럼 짙게 머금은 눈망울.
자신들이 헤쳐온 세상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일렌.
그 역시 젊지만 자신들과 비슷한 느낌의 세상을 헤쳐왔다는 것을 왕 만큼은 미세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곧 회의를 시작하려는 듯, 근엄함을 내세우며 아일렌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세계수 이스밀디르(Esmildir) 출신의 이존재(異存在). 요정, 아일렌이여. 회의에 앞서 간단한 질문해도 괜찮겠나?"
아일렌은 왕의 엄숙한 질문에 눈을 차분히 감고 뜨며 시선을 마주했다.
"말씀하십시오."
"요정이란 존재는 잘 모르겠으나 그대의 눈빛을 보면 마치 우리들과 비슷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니 신비로운 것 같소. 인간이 아닌 존재를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협력적인 것도 그렇고. 우리를 돕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일렌은 그저 음유시인으로서 자유롭고 싶었다. 인간의 세상은 이미 전쟁통이었지만 요정의 세상이 아닌 세상에서 슬픔이 존재하는 곳을 다니며 노래하고 싶었다. 그의 세상의 일부는 이미 곪아터진 상황이었고, 그것을 피해 인간 세상으로 도피하듯 빠져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마냥 돌아다녀서는 자신이 과연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결정적으로 유리와의 이야기가 한몫했다.
어느 한 곳에 뿌리내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베르드와 같은, 오갈 데 없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아이들과 만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을 겪으며 노래해 왔지만 마치 세상은 상처받기 위해 존재하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프라우라에 도착하게 되면서 그의 생각은 변하게 되었고 노래와 음악을 벗 삼아 지내는 것도 좋았지만 자신이 가진 지식과 능력을 활용해 가르치고, 그 가르침을 널리 퍼뜨리길 바라는 마음이 생겨났다.
"이곳에 오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만, 제 생각은 간단합니다. 세상의 안녕을 위하여."
왕은 그의 간단명료한 한 마디에 미소가 지어졌고, 자신들과 생각하는 것의 크기와 깊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자신이 지키는 것, 수호하는 것 역시 간단하지 않지만, 아일렌은 달라 보였다. 그의 눈빛과 같이 깊고 섬세했다.
"하나 더 묻겠다."
"말씀하시지요."
왕은 계속해서 분위기를 어지럽히지 않으며 그에게 물었다.
"지금부터 하는 회의는 펠브란트 재상에 의해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간단하면서도 단순한 의문이 남았다. 비록 이 회의는 작지만 역사 속에 거대하게 남을 것이므로 그대의 본명을 회의록에 남기고자 한다. 묻겠다. 그대의 진정한 이름을 가르쳐주겠나? 모름지기, 알 수 없는 세계에서는 진명을 감출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나, 요정이여?"
아일렌은 엄숙해진 분위기 속에 왕에게 고개를 숙였다. 중요한 자리이며, 거짓이 없는 엄숙한 자리였기에 그동안 자신이 숨겨온 이름을 밝히고, 요정과 정령들의 대표로서 서기로 마음먹었다.
"고민은 이미 끝냈습니다. 아일렌이란 이름은 거짓이 아닌 본명이며, 지금 이자리에서 밝히는 것은 인간들과 같이 사용하는 요정족 본가의 이름입니다. 에레모스의 왕께서 말씀하셨듯, 미지의 세계에서 그동안 굳이 밝히지 않았지만 인간의 역사. 그리고 세상 역사의 한 획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밝혀드리지요."
왕이 물었다.
"이름을 말하라."
아일렌이 답했다.
"마이라(Myra). 아일렌 마이라 라고 합니다."
(8) Myra(나의 아들). 끝.
* 마이라(Myra)는 이 세계관 요정족 언어로 나의(My) 아들(Ra) 이라는 뜻 입니다.
** 괜찮으시다면 활협전 팬픽도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https://bbs.ruliweb.com/game/86690?search_type=subject&search_key=%ED%8C%AC%ED%94%BD
** 활협전 팬픽, 마이라를 번갈아가며 연재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활협전 팬픽의 차례.
정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