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 계절마다 옷장정리하기 귀찮다
미클루드는 겨울에서 여름 옷으로 옷장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귀찮았다
미클루드:플라지의 귀찮니즘이 옮아버렸어
티산:벌써 그러면 안된다구? 그보다 얼마나 좋아 입을 옷들 다 꽉 차있고…
스페그스:옷을 사기 전까지는 맨날 그대의 옷장을 볼때마다 플라이(파리)가 날아다니니 매우 걱정했다네
미클루드는 여태까지 옷장에 옷이 별로 없었고 스스로도 크게 신경쓰지 않아,
교복말고는 가지고 있는 옷 한 벌만 입는 이른바 한벌숙녀 였다
그래도 티산과 스페그스의 도움으로 옷이 늘어나 미클루드는 다양한 옷을 입게 되었지만
어째 비슷한 옷만 입는 단 벌 숙녀가 되었더라
티산:보라색 상의와 미니스커트 그리고 스타킹 뿐이네 이런 것만 너무 입지 마
네가 어디 만화 캐릭터야?
미클루드:스페그스도 가죽 자켓 맨날 입잖아
스페그스:훗 every same으로 보여도 색다른 스타일이라네
티산:얘는 이미 포기했어
스페그스:잠깐 뭘 포기하는건가?
스페그스는 알아서 옷을 잘 입지만 패션 센스에 관해서는 이미 글러먹었기에
어차피 자기 취향으로 입는 거니 티산은 참견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티산과 스페그스는 미클루드의 옷장을 정리해주었다
물론 미클루드도 같이 정리한 것이다 본인의 옷장이기 때문이다
티산:자 다음번에는 네가 알아서 하는 거야 알겠어?
미클루드:ㅇㅇ 다음번에도 잘 부탁해
티산은 미클루드의 뻔뻔함에 화가 치밀어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는 미클루드에게 헤드락을 걸었다
미클루드는 바닥을 치는 신호를 주면서 괴로워하였다
티산:알아서 하는거야 can do it?
미클루드:끄어어어어어어….! yes i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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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그스도 옷장 정리를 해야만 했다
무엇보다 미클루드가 도중에 도와 달라 부탁하였기에 도중부터 나온 것이었다
참고로 티산은 미리 옷장 정리를 끝맞쳤다
스페그스:자 그럼 마이 아머 클로젯을 정리해볼까?
그녀는 마당에서 저번에 사 놓았던 갑옷을 씻기고 있었다 티산은 이를 보며 질려 하였다
스페그스의 말로서는 “아머(옷)”이라 했으면서 진짜로 갑옷을 사오고 버리지도 않고 애지중지 잘 가꾸고 있었다
티산은 마당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갑옷을 씻기는 스페그스를 무시하고서 나중에 옷장을 정리할 때 도와줘야겠다 생각하였다
티산:에휴…..됐다….
플라지와 서풀도 이 맘 때 즈음 옷장 정리를 하고 있었다
옷장 정리를 할 때마다 먼지가 날리기에 모두가 방문과 창문을 열어 놓는다
때문에 티산은 슬며시 플라지와 서풀의 옷을 보는데 어째서인지 같은 옷이 여러개 인 것처럼 보이더라
티산:어라 뭐지? 내 눈이 이상한가?왜 같은 옷이 여러 장인 것처럼 보이는 거지? 분명 다 다른 옷일텐데….피로해서 그런가?
마지막으로 방이 너무나도 너저분하고 또한 냄새까지 지독하기가 심한 익스쿠의 방을 들여다 보았다
티산은 방독면을 쓰고서 방안을 둘러보니 늘 그랬듯이 엉망진창 이었다
익스쿠:아따…..정리할거 많다 많아….이걸 언제 다 정리해 놓나?
현재 익스쿠가 가지고 있는 옷은 너무 많았다
같이 살고 있는 동생들의 옷 갯수 다 합쳐도 그 이상으로 많이 가지고 있었다
속옷과 여름 옷 그리고 겨울 옷, 집에서만 입는 옷은 물론이요
체크남방무늬 옷 25벌과 남캐코스프레 옷 136벌, 여캐코스프레 옷 144벌, 퍼리슈트 98벌, 그 외 기타등등의 옷 54벌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옷장에 넣기에는 양이 너무 많으니 평소에 익스쿠의 방 아래에 있는 지하창고에다가 넣다가 필요할 때 꺼내 입는다
하지만 이렇게 옷이 너무 많이 있으면 점점 못 입게 되거나 안 입는 것들이 생겨나기 마련 때문에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익스쿠:음…..역시 퍼슈트 몇 개는 버려야겠다 곰팡이도 피고 무엇보다 세탁을 깜빡 한게 한두 개가 아니네…..
능력으로 얼마든지 복원할 수 있고 다시 재활용 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옷 정리가 안되니…
좋아 여기서 부터 여기까지 전부 버리는 수밖에….
티산:뭔 그리 옷을 많이 가지고 있어?
익스쿠:아 티산 도와줄 수 있어?
티산:오빠 방안에 들어가지 않는 정도에서는 도와줄 수는 있어
티산은 익스쿠의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지독한 냄새가 나고 너저분하면서
동시에 먼지도 날려 방안에 들어서기가 단번에 꺼려질 정도로 더러웠다
때문에 방문 앞에서만 서 있을 뿐 들어가지는 않았다
익스쿠:어….안 도와주겠다는 뜻이겠구나…..
티산:안도와주기보다는 못 도와주지 기왕 옷 정리 하는 김에 '이사'하지 그래?
익스쿠:'청소'가 아니라?!
티산:아니 벽지 전체 누리끼리한거 안 보여? 이 집에 처음 들어왔을 때 원래 이 방안은 하얀색 벽지였잖아?
익스쿠:아….그랬었던가?
티산:그렇다구! 증말 이번에는 제대로 청소까지 다하도록!
익스쿠:에잉…….그럼 별수 없지 그림자 분신술!
익스쿠는 능력을 사용하여 3명으로 늘어나 방 청소 까지 싹다 하기 시작하였다
티산은 익스쿠가 열심히 정리, 청소를 하는 걸 보니 이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티산:후…..지친다
티산은 방독면을 벗고 거실에서 앉아 쉬었다
에어컨을 쓰기에는 모든 방에 먼지를 내보내야 되서 대다수의 문과 창문들이 열어져 있다, 대신해서 선풍기를 켰다
태양빛 내리 쬐는 날 기온은 38도, 밖에 나가면 타 죽을듯한 날씨
티산:하……여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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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스페그는 원단을 꺼냈다
때깔은 하늘색이면서 조금 오래된 비단이었다
티산:어? 왠 비단?
스페그스:아 낭랑에게 부탁 받은 거라네 중국에 있는 친구가 선물로 주었기에
뭔가 이 비단으로 만들고 싶은 게 있다나 뭐라나…
티산:흠….그렇다면 복원 시켜놔야 되겠구나 내가 해줄게
스페그스:아 그럼 부탁함세…..
미클루드:잠깐 기다려!
갑자기 미클루드가 나타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 비단에 손을 대려던 티산의 팔을 붙잡았다
티산과 스페그스는 미클루드가 갑자기 나타난 거에 깜짝 놀랐다
티산:우왓! 미클루드?
스페그스:무슨 문제 있는가?
미클루드:이 비단 저주 받은 비단이야
티산:뭐 진짜?
스페그스가 가지고 온 비단이 저주 받은 비단이라고 하였다
미클루드는 이 비단을 가지고 온 스페그스에게 추궁하듯이 물어보았다
미클루드:보다 저주 받았던 비단이야 이미 누군가가 저주를 받은 상태라는 거지, 스페그스 어디서 가져왔다고 했지?
스페그스:아…..낭랑이 중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받았다고 하더라….
미클루드:그렇다면 스페그스 넌 아무런 이상 없어?
스페그스:없다만?
미클루드:그럼 낭랑은? 평소와 다른 점은 없었어?
스페그스:음….다른 점이라면….아……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대화 해버렸다....
스페그스는 옷장 정리 끝나고서 낭랑을 만나러 갔을 때 낭랑은 자연스럽게 중국어로 스페그스에게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사는 곳이 한국이고 낭랑은 한국인인데 갑자기 중국어로 인사를 하니 그 누구라도 위화감이 있었을텐데
스페그스가 중국인이었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그녀가 멍청해서였는지
자연스럽게 이상해진 낭랑하고 대화하고서 위화감을 하나도 눈치채지 못하면서 낭랑이 부탁한 비단을 받고 집으로 가지고 온 것이었다
이 사실을 들은 미클루드와 티산은 스페그스를 하찮게 바라보았다
미클루드:......너 바보지?
티산:저기….스페그스 여기 한국이야
스페그스:스읍………………쥐구멍에라도 숨어버리고 싶어지는군
스페그스는 태연한척 당당한 자세를 취하며 얼굴을 붉혔다
낭랑의 이상을 눈치 못챈 것을 매우 수치스럽게 여겼다
하지만 수치스러움보다 중요한 건 낭랑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
미클루드가 추측하길 저주받은 하늘색의 비단은 본래 목관 안에 담겨있었을 것이며,
낭랑은 목관 안에 담겨진 비단을 만지고서 저주에 걸렸을 거라 하였다
미클루드:원령이 들어간 저주라서 낭랑이 중국어를 한 이유가 그 원령에게 빙의 당해서였겠지
스페그스:그럼 지금 당장 돌아가야겠군!
미클루드:아니 잠깐 준비하고 가자 보통 원령이라면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지 않아 왜냐하면 스페그스 너에게 저주가 걸리지 않았으니까
일반적인 원령 이라면 대다수에게 저주를 걸겠지 이건 목적이 뚜렷해 오래된 비단의 복원….,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지만…한번 이야기를 나누는 수밖에 없겠군….
티산:그럼 심각한 저주가 아니란 거야?
미클루드:아니 심각한 거 맞아 다른 사람들이 만지면 불행한 일을 겪게 만들어서 목적을 이루도록 만드는 저주야
아마 스페그스는 비단을 받고 집으로 가는 것이 티산에게 복원하러 가는 것이라 저주가 그렇게 착각 해주었기에 걸리지 않은 걸지도 몰라
티산:그럼 목적에 맞는다면 복원해도 상관없다는 소리잖아?
미클루드:그렇다고 해서 저주 받은 물건을 함부로 건들어서는 안돼, 위험하니까….그럼 스페그스, 티산 둘 다 나갈 준비해
티산:잠깐 나는 왜?
티산은 귀신을 무서워한다 때문에 이번 일에 가급적이면 관여하고 싶지 않았으나
미클루드는 티산도 꼭 같이 따라와야 한다고 하였다
이유는 비단을 새것처럼 바로 복원 할 수 있는 사람이 티산이기 때문이다
미클루드:넌 원령 하고의 협상 카드야 잔말 말고 따라와
티산:어우…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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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그스의 포탈을 통하여 가게로 도착했다
낭랑이라면 지금 집으로 돌아 갔을 테지만 현재 원령에게 빙의 되어 있기에
약속을 기다리는 듯이 아직도 가게에 있었다
미클루드:실례합니다 거기 멋대로 우리 스페그스의 친구에게 빙의하신 원령 분, 있습니까?
낭랑은 작업대 앞에서 재봉틀을 키고 있었다
그리고 어째서 인지 손가락 끝에서 상처가 생겨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재봉틀 기기를 멈추고 하늘색 비단을 가지고 온 소녀들을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왔구나?”
티산과 스페그스 그리고 미클루드는 각자 능력을 사용할 준비를 하며 경계하였다
원령에게 빙의된 낭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저벅저벅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미소를 지었다
티산은 뒤로 물러나 겁을 먹고
스페그스는 빙의 당한 낭랑을 걱정하였고
미클루드는 더욱더 침착하게 앞장섰다
그러자 원령은 낭랑의 목소리로 애원하듯 말하길
“...........손구락 아파 붕대 있어요?”
진짜 울면서 애원 하고 있었다
손가락 아프다고 애원하며 붕대나 약 같은게 있냐고 맥아리 없이 물어보더라
그러자 소녀들은 긴장이 풀리고 다리 힘도 풀려져 옛날 명랑만화 마냥 넘어져 버렸다
어두운 방안에 전등 불을 키며 약상자를 가지고 온 스페그스
낭랑의 손가락에 약을 바르며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미클루드는 그녀가 치료 받는 사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였고
티산은 미클루드의 뒤에 숨어서 아직도 벌벌 떨며 경계하였다
미클루드:그래서 너 뭔데?
란리안:소저요? 소저는 란리안(藍蓮)이라고 재봉사 이옵니다
미클루드:무슨 원한 때문에 이 사람의 몸에 붙은 건데?
란리안:소저는 형부에게 옷을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저 비싸게 산 하늘색 비단을 복원 시켜 새 옷을 만들어주고자 하였습니다
미클루드:댁 어느나라 사람인데?
란리안: “송”이요
티산:송나라 시기면 고려시대?
미클루드:수도는?
란리안:임안부(오늘날 항저우)로 천도된지 2년이요
스페그스:1131년인가?
란리안의 사연은 이러하였다
란리안의 언니의 남편은 무관(武官)이었는데 매일 입는 옷이 군복이라 사복이 별로 없다고 그녀의 언니로부터 편지가 왔다고 한다
그래서 큰맘 먹고 형부를 위해 옷을 만들려고 수도까지 가서 비단 사고 귀성하던 길 산사태에 휩쓸려 죽어버렸다고 한다
란리안:전쟁으로 수도까지 천도 되서는 전장에 자주 나가시는 형부를 그리워 하는 울 언니가 후회하지 않도록 도와주려 했는데
나중에 둘이서 나들이 갈 때 꼭 입은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언니를 슬프게 만들어 버린 이 부끄러움을 어찌 할 바 못하여 원령이 되었사옵니다
스페그스:안타까운 사연이로군
미클루드:안타까운 사연이고 그게 너의 한(恨)이기도 하지만 옷 제작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미 시대는 천년도 지났어
란리안:그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하늘의 운명인지 저는 저희 언니의 영혼을 찾은 것 같더라고요…
스페그스:뭣이 잠깐 그렇다면…..!
티산:어머 대박 진짜야?
란리안:네, 지금 이분은 저의 언니의 환생인 것 같아요….
스페그스와 티산은 란리안의 이야기를 듣고서 운명적인 만남에 축하를 하고 기뻐해주었다
하지만 미클루드는 이를 다행이라 생각 안 했다 깊은 고민에 빠진 잠시 미클루드는 란리안에게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하였다
란리안:시간이요?
미클루드:응….이번 건 너의 한을 풀어줄 수는 있지만 그만큼 어렵거든…..
란리안:그렇군요….그래도 저는 기쁘게 생각해요 제가 바라던게 지금 에서야 이루어질 수 있다는게….
미클루드:그래…..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일주일 간 조용히 있어줘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면….그때 꼭 나와줘
란리안:고맙습니다 선녀님들….
스페그스:어? 우리가?
란리안:어머 아니신가요? 마음씨도 곱고 신묘한 도술을 부릴 줄 아는 거 같아서 선녀님이라 생각했는데….
티산:음….비슷한걸지도?
그리하여 티산은 하늘색 비단을 깨끗하게 복원 시켜주고 란리안은 그동안 뿌려 놓았던 저주를 거두었다
일주일 뒤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게 되었다
티산은 이제 더 이상 자기가 참견할 일은 없어졌다고 생각하였다 만 그 생각을 들은 미클루드는
티산이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았음에도 나중에 도와 달라 할 때 도와주라고 하였다
미클루드:티산 이번일이 내가 해결할 일이고 네가 참견할 일이 사라졌을지언정 도와줄 때는 도와줘
티산:윽!……으……알았어…최대한 무섭지 않은 상황에서만….
스페그스:하하! 이렇게나 온순한 귀신을 만났는데도 무서워 하다니….
티산:그치만…..!
그러다 스페그스는 미클루드의 무기력한 표정을 보았다
평소에도 무기력한 표정이지만 그래도 나름 여유가 있는 얼굴이었다
허나 그녀는 오늘따라 여유가 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스페그스는 이에 미클루드에게 또 다른 문제가 있는가 물었지만 미클루드는 아무 일도 아니라 대답할 뿐이었다
스페그스:거 미클루드 혹시 아직 심기가 불편한 게 있는가?
미클루드:아니….아무것도 아니야
그렇게 아무 일도 아니었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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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 지난 밤
오늘도 이차사가 주기적으로 왔다
요새 저승에서 할 일이 많아지고 또 티산이 신코의 정체를 알아버린 소식이 전해지고나서 업무가 개편되었기에 오는 날이 뜸해졌다
이차사는 어제 업무가 너무 힘들어서 미클루드에게 잠시 쉬는 걸 허락 받고자 그녀의 방으로 창문에 들어서자 마자 쓰러지며 하소연 하였다
이차사:미클루드 나 어제 힘들었어…..
미클루드:네가 힘들다고 해서 내가 힘들었냐?
이차사:그냥 위로해줘…..흑흑….
미클루드:그래 오늘도 수고가 많아 이번에는 내가 먹을거 사줄게
이차사는 미클루드가 지갑을 연다는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기가 잘못 들은 건지 착각할 수도 있어 미클루드에게 재차 물어보니
미클루드가 오늘 밤 야식을 사주겠다 말하였다
이차사:누가 내가?
미클루드:내가
이차사:ㅏ,ㅣ 내가?
미클루드:그래 내가
얼마나 이차사에게 얻어먹었는지 보다 얼마나 이차사의 돈을 털었는지
이차사는 두 귀로 듣고도 의심을 하였다
이차사:뭐? 진짜?
미클루드:진짜면 아니면 뭐겠어 따라 나와 오늘 너에게 맛있는 만찬을 즐기게 해줄 거니까…
미클루드는 이차사를 데리고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이차사는 매우 피곤했지만 미클루드가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니 모르는 사람 따라가는 것처럼 따라갔다
편의점에 도착하니 미클루드는 컵라면과 봉지라면 아이스크림과 과자 등등 많은 걸 바구니에 담아 계산을 하였다
이차사는 이렇게 많이 먹지 못한다고 부담스러워 했는데 미클루드는 괜찮다고 하였다
미클루드:이렇게 계산이요
이차사:야 미클루드 나 이렇게 많이 못먹어
미클루드:괜찮아 나도 먹을거니까
평소의 미클루드의 식사량이 얼마나 하면 스모선수보다 더 많이 먹을 정도였다
물론 많이 안 먹어도 배부르다고는 하지만 항상 입이 심심하다며 먹는 일이 자주 많다고도 한다
미클루드도 같이 먹을거라는 말에 이차사는 당연하면서도 미클루드가 일반 여자 아이 하고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렇게 맛있는 야식을 즐기면서 미클루드는 이차사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미클루드:다음주 토요일 시간있어?
이차사:아…..역시 뭐 시키려고 이러는 거구나, 세상엔 공짜는 없지…
미클루드:만약 잘되면 너에게 휴가를 써 달라 부탁해볼게….
이차사:오 진짜?
미클루드:응 무조건 적으로
이차사:네가 그렇게 나한테 큰 보상을 주는 걸 보니 꾀나 심각한 일이겠구만……
뭐 상관없어 휴가를 위해서 라면….,그래서 무슨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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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였다
미클루드는 여기서 부터 용기를 내야 했다
이번 일은 이차사에게 매우 무리가 가는 일이다
또한 이번 일이 끝나면 이차사가 사신으로서 일할 수 있을 지가 문제였다
란리안을 만난 다음날이자 이차사를 만나기전 어젯밤에
미클루드는 익스쿠와 함께 저승에가서 시왕중 한 명에게 차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결정하였다 지금 이 순간 이차사에게 부탁하기로
하지만 막상 말하면 이차사가 단호히 거절할 수 있다
때문에 천천히 설득하고자 만들도록 이차사하고 이 세계의 저승사자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미클루드:근데 이차사 넌 어떻게 저승사자가 됐는지 기억 안나지?
이차사:맞아, 나는 한 때 죄인 이었다는 사실만 알지, 내가 전생에 어땠는지는 몰라 그래도 끔찍한 형벌받는것보다는 나아….
미클루드:그럼 자신의 과거(전생)를 기억하는 차사들을 본 적 있어?
이차사:........,있어 특히 아는 선임이 우연히 자기 과거를 보게 되었다가 끝내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악귀가 되었지…..
미클루드:그렇다고 해서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대표적인 저승사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지
그들은 그 당시에 몇몇 시왕들이 스카웃하며 데려가는 시대였기에 악귀가 되지 않고 차사 일을 하고 있는거고,
한이 있든 말든 간에 강제적으로 말이지….
이차사:어찌됐든 큰 죄를 지은 자가 아닌 어느 정도의 죄를 지은 자만 선택이 주어지고
과거를 안고 죄인이 될지 기억을 잃고 차사가 될지 운명을 정하지
이로서 알 수 있는 건 나 같은 저승사자들은 그저 한(恨)을 잃어버린 죄인이야
그래도 내가 중죄인이 아니라는 건 감사하는데 정말로 난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딴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이차사는 탄산 음료를 마시며 헛웃음 지었다
미클루드는 이다음 본론을 얘기하고 자 하였다
이차사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자기를 싫어해 버리든 상관없었다
미클루드는 그저 눈앞에 있는 일을 해결할 뿐이었다
미클루드:알고 싶어?
이차사:......뭐를?
미클루드:너의 과거…..
이차사:......................
이차사는 잠시 아무말도 안 하였다
지금 미클루드가 하는 말에 농담이 없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한숨을 쉬며 저승사자가 해서는 안될 행동규칙을 읊었다
이차사:하나, 사적인 이유로 영혼을 가져가면 안된다 적패지(赤牌旨)에 적힌 영혼만 가져간다
둘, 가능한 자신의 전생을 확인하고서 따지지 마라 차사직은 자기가 선택한 운명이기 때문이다
셋, 이승에 일에 간섭하지 마라 특수한 이유 외에는 가급적으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
넷, 둘과 셋을 위반하지 않는 한 과거를 기억한 차사들은 현재 이승에 연이 깊은 영혼과 간섭하지 말 것
마지막 다섯 이 위의 규칙을 위반할 시 저승은 일절의 책임을 지지 않으며
운명을 뒤바꿀 정도로 이치에 어긋난 행위를 행사할 시 이에 따라 해당 차사에게 책임을 묻게 된다
미클루드:..........
이차사:미클루드….넌 나에게 무슨 부탁을 하려는거니?
이차사의 손은 떨고있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무거웠다 역시 선 넘는 부탁이기 때문이다
미클루드:네가 거절해도 괜찮아 선택은 자유고 내가다 책임을 질테니까….,
거절할 경우 그저 그 원령을 어떻게든 설득해서 저승으로 보내면 되니까…
이차사:하……그런 소리가 아니잖아……
미클루드:이 말을 내뱉고서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풀리지 않을 거잖아?
이차사:그렇긴하지….그렇다고 해서 나보고 어떡하라는 거야?
이차사는 화를 냈다
미클루드는 이를 알고 있음에도 마음이 아파왔다 그래도 받아들였다
이번 일로 사이가 벌어져도 상관없다고 이차사에게 너무 많은 고생을 시켰다
미클루드:탓하고 싶으면 날 탓해, 미워하고 싶으면 미워해도 돼 분을 풀고 싶은만큼 원망해도 좋아
이차사:아냐…..죄를 지은 사람은 나야….나는 죄를 지었고 형벌이 무서워 차사직을 하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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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기억을 잃어버린 자라면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뭐든지 할 것이다
하지만 저승사자들은 반대다 기억을 잃은 이유가 죄에 따른 형벌 대신으로 왔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에
또 기억을 되찾을 경우 이에 따른 단점과 피해 그리고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냥 저승사자로 일하고 있다 이걸로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차사들은 자신의 과거를 궁금할지언정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이차사는 미클루드로부터 강제적으로 기억을 되찾을 선택을 받게 되었다
“강제적인 선택지는 선택이 아니다” 이는 기억을 잃고나서 저승사자 일을 한지 몇백년이나 지난 경험으로 얻은 깨달음이다
저승사자 일을 시작하였을 무렵 기억들을 되찾은 차사들이 악귀가 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후회만 느끼는 괴물”로 보였다
자기도 기억을 되찾으면 저리 될까 궁금하기만 하고 잊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에 그 기억이 떠올리니 자기 자신을 잃게 될까 두려웠다
그래도 차사가 되는 순간을 떠올렸다
“우리 저승사자들도 죄인이다”
이차사:그래……알았어 부탁을 받아들일게 내 이승의 책임을 지도록 하지
미클루드:괜찮겠어?
이차사:응
미클루드:만약 위험하다 싶으면 끝나고 나서 이번 일의 대한 기억을 지울게…
이차사:아니….그런 배려는 필요없어…
미클루드:뭐?
이차사:내가 말했잖아 이승의 책임을 져야지 나는 차사로서 과거를 기억할거야
게다가 규칙도 과거를 알아서는 안된다는 말도 없으니까….
미클루드:........오히려 그러라고 만든 규칙인거 같아
이차사:윗대가리들의 뜻을 누가 알겠어? 이제 잔말 말고 들려줘 내 이야기를….
미클루드:그럼 들려줄게….
이차사: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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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사 본명 리구이예(李桂葉) 직업은 무관(武官) 죄목은 직무유기
정확히는 적임에도 알고서도 적을 살려줘 버린 죄와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린 죄가 있음
상세 내용,
산적토벌중 포로를 잡을 기회가 생겼으나 상대가 자기보다 아직 어리며 또 굶주리고 야윈 아이였기에
또 자기에게도 저 나이 때의 또래의 아이가 있기에 무심코 자비를 베풀어 살려줘 버렸다
그리고 5년후 자라난 그 아이는 리구이예의 아내가 살고있는 마을을 불태웠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아버린 피고 리구이예는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여 스스로의 목숨을 끊음…
한 때의 실수이긴 해도 그 피해가 커서 유죄라 판단 했으나 그 실수 빼고는
평소에 나라를 지키는 일 만큼은 잘 했기에 정삼참작으로 형벌이 줄어들었고
선택지가 주어졌다 형벌을 받을 건지 기억을 지우고 사신으로 일을 할 건지
이차사는 그 기억을 떠올리고서 자신의 눈을 가렸다
눈물이 고이는데 흐르지 않는 건 이미 오래전에 흘리고 남은 눈물이 쥐어 짜며 간신히 나온 눈물이라서
어제와도 같은 일이라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 지난 일이다
더 이상 울어봤자 의미 없는 일, 이차사는 마음을 먹고 미클루드에게 물었다
이차사:언제부터라고 했지?
그리하여 나흘 뒤
낭랑과 이차사, 란리안, 그리고 미클루드와 스페그스는 낭랑의 차를 타고 현재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낭랑은 작년 폐병원 촬영 때 미클루드와 스페그스가 능력자라는걸 알고 나서
미클루드가 한 원령의 한(恨)을 풀기 위해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말만 믿고 차를 몰고 있었다
또 그 때 이차사라는 저승사자도 만났기에 뭔가 오컬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구나 싶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낭랑:아유 사신도 고생이네요
이차사:아….예
스페그스:그보다 낭랑 지금 이 상황 너무 잘 받아들이는 거 아니야? 옆에는 사신 뒤에는 귀신이라고?
낭랑:아….뭐….그럴수 있지!
조수석에 앉은 이차사도 뒷좌석에 앉은 란리안도 지금 한을 풀으러 가는 차를 타는 시간이 매우 어색하였다
이유는 이번 일을 위해 어젯밤 란리안과 이차사는 둘 다 이승 사람이 아니므로 서로에게만 정체를 밝히며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고
란리안은 이야기를 듣고 이차사의 죄 때문에 어느 정도 화가 났으나 자기 죽고 난 후의 일이며 고의도 아니며 한번 눈감아주기로 하였다
이차사는 말 한마디 할 때마다 미안하다는 말을 여러 번 말하며 사죄하였지만 란리안은 눈감아줬을 뿐 용서는 안 했다
끝나면 저승사자의 일을 제대로 하라고 그 마지막 발언 이후 대화를 끊었으며
그 일이 있고 나서 다음날 다시 만나니 어색하였다
무엇보다 낭랑에게 이차사하고 란리안이 전생에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까지 얘기하면 이차사는 저승사자의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고 란리안은 미련이 남아 계속 구천을 떠 돌게 될 것이다
또한 시간이 흐르고 윤회를 통해 전생의 가족이었고 환생으로 현재를 살고 있는 낭랑은 영혼이 같을지언정 결국 타인이다
그녀의 운명을 위해 간섭하지 않는 게 좋은 것이었다
때문에 고속도로를 지나는 동안 둘 다 말수가 적었다
낭랑:자…이제 슬슬 도착이다
이들이 작은 차량에 올라타서 고속도로를 지나 도착한 곳은 어느 화려한 꽃이 가득한 꽃밭길 공원
주차장에서 내려와 공중 화장실에서 미리 준비된 하늘색 비단으로 만든 이차사의 옷과
익스쿠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낭랑의 옷을 각각 이차사와 낭랑에게 건네주었다
둘은 공중 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 입고 나와 나들이 할 준비를 끝마쳤다
낭랑:어때?
스페그스:아주 뷰티풀하군!
미클루드:이차사 준비 됐어?
이차사:응…..준비 됐어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이차사는 낭랑의 손을 잡았다
낭랑은 이에 개의치 않았는데 미클루드로부터 들은 원령의 한(恨)이
두 남녀가 이 무협지에 나오는 옷을 입고 연인처럼 나들이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걸로 들었기에
오히려 낭랑이 연인스러운척 연기를 적극적으로 해주었다
스페그스는 멀리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들고서 저 둘이 나들이 하는 모습을 찍어주었다
이차사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얼굴을 보며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느꼈다
그녀의 전생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 그 마음이 목구멍까지 올라갔으나
끝내 참고서 자연스럽게 연인 인척 행동하였다
그렇게 10분 스페그스가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이차사:이제 끝났나 봐요 돌아갑시다
낭랑:잠깐 기다려 봐요 고개 좀 숙여 주실 수 있나요?
이차사는 낭랑의 말에 따라 고개를 숙였다
낭랑은 그의 머리 위에 화관을 만들어 올려놓고서 그의 모습을 보고 만족스러워 하였다
낭랑:음….나쁘지 않네
이차사:뭡니까?
낭랑:직업병이요 나중에 화관하고 어울리는 옷을 디자인 해야 되니까요
이차사:거 요새 듣기로 피곤을 달고 사신다던데 좀 쉬엄쉬엄 사세요 과로는 건강에 안 좋으니까요
낭랑:ㅎㅎ 알겠습니다!
이차사는 어리둥절 했지만 낭랑의 미소를 보니 그녀의 장난이 오랜만에 귀여워 보였다
하지만 절대 자기가 아는 여인은 아니란 걸 다시금 깨달았다
자신의 실수로 죽어버린 것 때문에
자기는 아직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 죄책감을 잃지 않기로 결심 하였다
이차사:(미소를 다시 보고 더 이상 내가 아는 네가 아니란 걸 이제야 알았어
그러니 이 사람을 통해 전할게 미안하오, 지켜주지 못해서…..)
봄의 끝자락에서 아름다운 옷을 걸친 두 연인은 꽃길 위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산책하였다
한편 다른 저승사자가 찾아와 란리안을 데리러 왔다
저승사자 시스템과 규칙상 차사들 중 자기 가족과 관련된 차사들을 보내지 않는다
때문에 이차사와 낭랑이 돌아오기 전 란리안은 사진을 챙기며 떠나갈 준비를 하였다
란리안:감사합니다 미클루드님 스페그스님….더 이상 여한은 없어요
미클루드:내세에 가서도 행복하길….
스페그스:그래도 혹시 남길 말은 있는가?
란리안:그러면 이차사님께 한마디를………
란리안은 미클루드와 스페그스에 이차사에게 전할말을 남기며 떠났다
이차사와 낭랑은 스페그스와 미클루드가 있는 곳으로 오더니 미클루드는 원령은 이미 떠났다고 알려주었다
낭랑:어? 그래? 그럼 다 끝난 거니?
미클루드:끝났어요 그리고 사진도 찍어 보냈고요 이제 옷 갈아입어도 좋아요
낭랑:알았어
스페그스:그래서 어땠는가? 모델로서 처음 경험한 기분은?
낭랑:색다른 기분이야 덕분에 새로운 옷 디자인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아주 좋은 경험이야
이차사:아…..힘들었다
이차사도 옷을 다시 갈아입으려고 공중화장실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던 순간 미클루드는 그의 옷 소매를 부여잡고 란리안이 전할 말이 있다고 하였다
이차사:뭔데?
미클루드:란리안이 너한테 전해 달래 "저승사자의 일을 잘하고 과로로 쓰러지지 말래
내세가 있으면 다시 또 만나자" 네
이차사:그러냐?......걍 미워하지….
계속 미워 할 줄 알았고 그랬으면 바랬다 하지만
란리안도 꽃길을 산책하는 이차사와 낭랑을 보며 무얼 보고 깨달았는지
미련도 없이 이차사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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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나서 그날 밤 이차사는 저승으로 돌아가 보고서를 올렸다
이번 일에 대한 시말서가 없다는게 알고 있음에도 놀라웠지만
그래도 다른 많은 업무가 있었고 일하기도 귀찮아 힘들어 하였다
이차사:내세라….계약일이 언제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