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과 보낸 한 철
아버님 뵙기를 단골 고객님 뵌 듯하며, 어머니와 마주할
때에는 이벤트에 당첨된 듯하라. 부인을 대할 때에는 신규
고객님 발굴하듯 하고, 사춘기 자식과 대화할 때는 경쟁사
에 뺏긴 고객님 대하듯 하라. 철없는 남동생 얘기를 들을
때에는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속다짐을 하고, 친구를 대
할 때는 연락 끊긴 고객 대하듯 하라. 이웃집 아주머니를
대할 때는 불만 많은 고객을 대하듯 하고, 그 아주머니가
키우는 개와 길거리에서 맞닥뜨렸을 때는 주먹다짐을 각오
하라. 혹, 미술 전시회에서 온 고객을 만나거든 고갱니머럼 대
하고, 이도저도 아닌 고객은 호갱님 대하듯 하라. 이는 너
와 네 사업이 곤란과 역경에 빠지지 않기 위함이니라.
써칭 포 캔디맨
송기영, 민음의 시 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