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영화나 게임 혹은 만화 등 어떤 매체든 절망적인 분위기를 다루는 작품을 참 좋아하는데 오래간만에 취향에 딱 맞는 게임이 출시되어 참 기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각각 아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주관적).
1. 영화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초반 시퀀스에서 센티넬에게 대항하던 뮤턴트들이 능력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하나둘씩 목숨을 잃는 모습이 '절망' 그 자체였죠. 특히 뮤턴트들의 은신처로 향하는 운송함에서 수백 기의 센티넬이 한꺼번에 튀어나와 공격을 시작하는 장면은 소름끼치도록 두려운 모습이었습니다.
2. 게임 - 소울 새크리파이스
이름 없는 마법사가 각종 마물과 심지어 함께한 동료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예정된 세계의 파멸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입니다. '추체험'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이전에 희생됐던 제물들(파멸로부터 세계를 구하기 위해 싸웠던 마법사)의 사념을 대리 체험하고 그들이 남긴 기록을 하나씩 파헤치면서 구원자로 각성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종일관 쓸쓸한 BGM이 잔잔하게 흐르고 이전 마법사들이 남긴 기록 또한 피할 수 없는 파국을 앞두고 홀로 싸워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묘사하는 쓸쓸한 내용 뿐이라 크게 몰입하면서 즐겼습니다.
3. 만화 - 베르세르크
극초반 시퀀스에서 33 원정대가 육지에 당도하자마자 궤멸적인 타격을 입는 씬은 베르세르크의 '일식'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 씬에서 등장하는 몬스터가 베르세르크의 일식 장면에서 등장하는 이형의 존재와 마주쳤을 때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정을 주는 것 같아요.
이 게임도 위 작품들과 비슷하게 절망적인 분위기와 쓸쓸하고도 멋진 BGM을 조화롭게 구성한 덕분에 몰입해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패링이랑 회피는 도무지 손이 못 따라가는 게 슬프네요 ㅠㅠ (뷔땅... 뷔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