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에서는 위촉오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황건적의 난에서 시작해서 적벽대전에서 모든 스토리가 마무리 되기 때문이며, 이때는 삼국의 기초조차 생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후한 멸망 후 가장 먼저 국가의 기반을 닦은 위조차도 적벽대전 시점에서는 조조가 왕은 커녕 공에도 오르지않은 시점입니다. 적벽대전은 208년이고 조조가 위공에 오른건 213년이니 5년이나 남았죠. 오히려 조조가 정식으로 승상에 오른게 208년 8월이니 적벽대전은 조조가 승상이 되고 불과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즉, 적벽대전 시점에는 조조의 세력조차 '위'라는 명칭이 등장조차 하지 않은 시점인 것입니다.
이런 시대적 시점을 반영한 덕인지 오리진에서는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들이 써오던 '위촉오'라는 진영표현을 쓰지 않고 '조조', '손가', '유비'라고 표현할 뿐입니다. 수장의 이름을 대신 사용한 것이죠.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IF스토리'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배경이 되기 때문입니다. IF스토리는 조조나 손가처럼 신경좀 써서 만들었다는 것도 있지만 유비처럼 정말 성의없이 만들었다 싶은것도 보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삼국지정사 및 연의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게임내 텍스트와 대사를 꼼꼼히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조조진영 IF스토리의 의미
조조진영 IF스토리는 직관적이고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달성 난이도는 3개 세력중에 가장 어렵지만 그로 인해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플레이어들이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습니다. 천명전투(천명변화가 일어나는 전투)도 '아 여기서 이랬다면'이라는 조조와 위나라 팬들이 바라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첫번째 천명전투은 완성 탈출전은 전위를 살리는 것이죠. 8분 이내에 완성내 장수, 장천, 가후, 호거아를 모두 쓰러뜨리면 되는데 전위는 허저와 함께 조조의 호위무사를 맡았던 인물입니다. 충성심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조조를 따른 하후돈이나 하후연, 조인, 조홍 같은 이들조차 혀를 내두를 수준의 인물이죠. 이 인물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은 조조의 고질병 중의 하나인 '의심병'이 도질 가능성을 그만큼 줄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조는 그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면서 젊었던 시절의 호방함과 관대함을 나이가 들면서 잃게 되고 그게 순욱과 순유, 양수와 같은 이들의 죽음을 부르고 장송이 스스로 바치려고 한 파촉을 물리친 미래를 보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게임적으로는 허저외에 전위가 항상 조조 옆에 있으므로 인해서 조조가 패할 가능성을 획귀적으로 줄여줍니다. 이는 마지막 천명전투인 적벽대전에서 주인공이 조조의 안위를 그만큼 덜 신경쓰고 화계를 막는데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두번째 천명전투인 백랑산 전투에서는 곽가를 살려야 합니다. 4분내에 서쪽 갈림길에 있는 백란을 찾아내서 처리하면 됩니다. 원역사의 곽가는 원씨잔당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강행군과 추위에 시달리다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습니다. 곽가의 지모에 대해서는 KOEI사의 삼국지 시리즈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96~99까지 나올 정도로 최정상급 참모로 표기되고 연의에서는 적벽대전에 패한 조조가 '곽봉효가 살아있었다면 내가 이렇게 처참하게 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한탄했다고 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 조조의 참모입니다.
의미적으로도 그렇고 인게임 상에서도 곽가가 살아있다는 것은 당연히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이를 뒤집을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위의 생존과 비교했을 때 보다 직관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천명전투인 적벽대전은 전위와 곽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곽가는 유비-손권의 연합군의 화계를 파악하고 이를 방비하기 위한 계책을 내어야 하며, 주인공이 이를 실행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동안 전위는 허저와 함께 조조를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화계를 막고 적벽대전을 승리한 조조 진영의 IF시나리오 의미는 명확합니다. '천하통일'이죠. 이 시점 량주의 마등과 한수도 남아있고, 한중의 장로도 남아있고, 파촉의 유장도 남아있긴 하지만 이들의 역량은 유비와 손권에게 크게 못미치므로 유비와 손권 세력을 정리했다는 것은 조조 살아생전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할 가능성을 높여준 것입니다.
상술했듯이 전위가 생존하여 허저와 함께 본인을 지킬 것이므로 쓸데없는 의심병도 없을 것이고, 적벽대전에서 승리하여 그 누구도 조조의 공적에 의심을 품지도 않아 공적을 부풀리기 위해 억지로 위공에 오를 일도 없을 것이므로 순욱이나 순유 같은 참모들을 잃을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조에게 반기를 들었던 마등이나 유장등도 자발적으로 복속할 가능성도 생겼으니 사실상 천하통일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손가세력 IF스토리의 의미
손가 역시 IF시나리오 자체는 손권과 오나라팬들의 바램대로 잘 구성되었다고 봅니다. 손가를 일으킨 손견과 손책이라는 걸출한 영웅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손견을 살릴 수 있는 3장의 양양 전투에서는 황개가 손견에게 도착하기 전에 빠르게 장각의 환영을 물리치고 손견에게 먼저 도달해야 합니다.
손가는 초기에 손견을 잃으면서 가신들이 뿔뿔히 흩어지고 아직 어렸던 손책과 그 형제들은 원술에게 몸을 의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게임에서는 손견이 살아도 죽은 것으로 하고 이렇게 진행되긴 하지만(손견 살았다고 이후 스토리를 모두 다시 만들 수는 없으니깐 어른의 사정입니다) 원래 손견이 죽지 않았다면 손가가 흩어지지도 손책이 원술의 장수처럼 부려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오군 진압전에서는 손책을 살려야 하는데 서쪽 숨겨진 길의 끝에 숨어있는 백란을 빠르게 찾아내서 제거하면 됩니다.
연의에서는 간신히 원술의 마수를 벗어나 새롭게 세력을 일구고 유요, 왕랑등을 물리치고 태사자 등을 영입하면서 세를 떨치던 손책이 갑작스럽게 죽으면서 이를 계승한 손권이 이후 수많은 반란을 진압하고 이탈하는 휘하들을 다독이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게 됩니다. 손책이 생존했다는 것은 이런 미래를 예방한 것이지요. 물론 인게임에서는 손견때와 마찬가지로 어른의 사정으로 별로 달라지는게 없어 보입니다.
조조측은 전위와 곽가라는 중요하지만 스토리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변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전위와 곽가가 이후 스토리나 군략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정도의 변화만으로 가능했지만 손가는 수장이 교체되는 문제이므로 어른의 사정으로 죽던말던 똑같이 흘러가게 표현한 부분은 아쉽지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손가의 IF 시나리오에는 추가적인 설명과 설정이 붙습니다. 바로 허도의 황제르 손견-손책이 협력해서 구출하고 손가가 조조 대신 황제의 권위를 획득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협천자(황제를 등에 업고 위세를 부리는 것)는 위험하지만 그만큼 큰 명분을 줍니다. 유비처럼 명분과 인의를 중시하는 인물들에게는 '황제의 명'이라고 하는 것만으로 상대가 알고도 따를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바로 협천자의 결과인 것입니다. 연의에서도 조조가 이를 이용해서 유비에게 원술을 토벌하도록 명했고, 이는 오리진에서도 스토리로 구현되어있죠.
손가가 적벽대전에서 승리하고 협천자를 성공했다는 것은 조조를 대신하는 권위를 손가가 누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게임에서는 이미 군주가 손권이기에 손견과 손책은 이를 돕는 입장으로 나오나 이정도만 되어도 조조라는 대적을 물리치고 황제라는 천하에서 가장 큰 명분을 손을 넣은 손가가 그만큼 천하통일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조의 IF시나리오와 달리 조조는 적벽에서 패했을 뿐 아직 하북의 지배력이 견고한 상태이며(물론 황제를 잃어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음), 동맹으로 싸웠던 유비역시 건재하기에 조조 IF시나리오처럼 가만히 있어도 천하가 굴러들어오는 상황은 아니겠지만 원역사에 비해서는 몇걸음 더 천하통일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유비진영 IF스토리의 의미
사실 유비진영 IF시나리오는 정말 욕나올 정도로 성의가 없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조나 손가처럼 누구를 살리는 것도 아니고 팬들의 열망을 반영한 시나리오도 아니고 갑자기 '장판에서 조조를 물리쳤다고? 그래서 뭐?'라는 갑툭튀 시나리오처럼 보일 정도로 성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비진영의 천명전투는 단 한번이며 장판전투에서 유비가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조조를 물리쳐서 퇴각시키면 됩니다. 다른 진영과 비교했을때 쉬울 뿐 아니라 아예 '승리조건'에 명시까지 되어있어서 '이거 정말 천명전투 맞나?'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천명변화 이후 나오는 대사와 텍스트를 읽어보면 유비진영 IF스토리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유비와 촉나라 팬들이 바란 IF 스토리는 '유표가 준다고 할 때 그냥 형주 받지' 라는 부분일 것입니다. 이는 실제로 제갈량도 권한 부분이며 인게임내에서도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의 IF는 삼국지8 리메이크에서도 유비 진영으로 해당시대 플레이하면 IF로 분기할 수 있을 정도로 KOEI 제작진도 잘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장판전투일까요? 그건 이 게임이 삼국지가 아니라 삼국무쌍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의 활약으로 장판에서 조조의 대군단을 물리치고 조조를 물러나게 만들면 이후의 텍스트와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유비가 형주를 얻게' 됩니다. 즉, 유표가 물려준 형주를 유비가 받은 것과 동일한 결과가 된다는 것이죠. 다만 전투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이걸 유표가 주는걸 바로 받지 않고 '장판에서 승리하여 얻었다'라는 연출이 되었을 뿐입니다.
형주를 유비가 얻었다는 의미는 지대합니다. 적벽대전 당시 유비는 근거지가 강하에 불과한 약소세력으로서 사실상 손권측에 기생하는 것과 다를바 없는 모습을 보여야 했으나 형주를 얻고 시작하는 유비는 손권과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형주의 여러 인재와 토지의 비옥함을 생각하면 오히려 대등이상이죠.
거기다가 원래 형주를 얻지 못한 유비와 제갈량이 적벽대전 이후 오를 상대로 온갖 사기와 협작질에 가까운 수법으로 형주를 빼았고, 그게 불씨가 되어 이후에도 온갖 불화가 있다가 결국 관우까지 죽게 되는 미래를 생각한다면 유비와 손권이 관계를 맺기전에 형주를 유비가 차지했다는 것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는 알 수 있습니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에서도 형주와 파촉을 기반으로 유비가 세를 이루는 것이 원안입니다. 실제로는 유비가 형주를 얻지 못하고 형주남부만 이후 간신히 얻은 뒤 그것조차 오나라에서 빌리는 형태로 불안정하게 파촉으로 진출하다가 방통을 잃게 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형주가 본인의 것이 아니기에 이를 지키기 위해서 제갈량과 관우, 장비, 조운과 같은 오래된 가신들을 본거지에 남겨둘 수 밖에 없었고 '뒤가 없는 무리수'에 배팅한 결과 방통 등을 잃게 되지 않았을까요? 유비가 첨부터 형주를 얻었다면 이런 부분이 없어졌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유비의 IF 스토리는 정말 성의없게 만들어졌지만 그 의미는 다른 두 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삼국의 정립을 보다 유비와 촉에게 유리하게 할 수 있으며 이후 발생할 여러가지 불행할 미래를 없앴다고 할 수 있죠. 혹자는 '차라리 서서가 안떠나는 스토리나 만들지'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전 서서가 유비에게 남았다고 한들 크게 달라질건 없다고 봅니다. 제갈량과 방통이 있는 유비에게 서서가 할 수 있는 일은 '참모1' 정도였을 테니깐 비록 성의는 없어 보여도 '형주를 얻는다'라는 스토리상의 의미는 크다고 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세줄 요약
1. 각 진영의 IF스토리는 모두 해당 진영이 '천하통일'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2. 각 진영의 IF스토리를 수행함으로서 당장의 불행한 결과는 물론이고 미래에 발생할 불행한 결과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3. 유비진영 IF스토리는 성의가 없지만 의미는 있다.
후한 멸망 후 가장 먼저 국가의 기반을 닦은 위조차도 적벽대전 시점에서는 조조가 왕은 커녕 공에도 오르지않은 시점입니다. 적벽대전은 208년이고 조조가 위공에 오른건 213년이니 5년이나 남았죠. 오히려 조조가 정식으로 승상에 오른게 208년 8월이니 적벽대전은 조조가 승상이 되고 불과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즉, 적벽대전 시점에는 조조의 세력조차 '위'라는 명칭이 등장조차 하지 않은 시점인 것입니다.
이런 시대적 시점을 반영한 덕인지 오리진에서는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들이 써오던 '위촉오'라는 진영표현을 쓰지 않고 '조조', '손가', '유비'라고 표현할 뿐입니다. 수장의 이름을 대신 사용한 것이죠.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IF스토리'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배경이 되기 때문입니다. IF스토리는 조조나 손가처럼 신경좀 써서 만들었다는 것도 있지만 유비처럼 정말 성의없이 만들었다 싶은것도 보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삼국지정사 및 연의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게임내 텍스트와 대사를 꼼꼼히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조조진영 IF스토리의 의미
조조진영 IF스토리는 직관적이고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달성 난이도는 3개 세력중에 가장 어렵지만 그로 인해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플레이어들이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습니다. 천명전투(천명변화가 일어나는 전투)도 '아 여기서 이랬다면'이라는 조조와 위나라 팬들이 바라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첫번째 천명전투은 완성 탈출전은 전위를 살리는 것이죠. 8분 이내에 완성내 장수, 장천, 가후, 호거아를 모두 쓰러뜨리면 되는데 전위는 허저와 함께 조조의 호위무사를 맡았던 인물입니다. 충성심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조조를 따른 하후돈이나 하후연, 조인, 조홍 같은 이들조차 혀를 내두를 수준의 인물이죠. 이 인물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은 조조의 고질병 중의 하나인 '의심병'이 도질 가능성을 그만큼 줄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조는 그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면서 젊었던 시절의 호방함과 관대함을 나이가 들면서 잃게 되고 그게 순욱과 순유, 양수와 같은 이들의 죽음을 부르고 장송이 스스로 바치려고 한 파촉을 물리친 미래를 보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게임적으로는 허저외에 전위가 항상 조조 옆에 있으므로 인해서 조조가 패할 가능성을 획귀적으로 줄여줍니다. 이는 마지막 천명전투인 적벽대전에서 주인공이 조조의 안위를 그만큼 덜 신경쓰고 화계를 막는데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두번째 천명전투인 백랑산 전투에서는 곽가를 살려야 합니다. 4분내에 서쪽 갈림길에 있는 백란을 찾아내서 처리하면 됩니다. 원역사의 곽가는 원씨잔당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강행군과 추위에 시달리다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습니다. 곽가의 지모에 대해서는 KOEI사의 삼국지 시리즈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96~99까지 나올 정도로 최정상급 참모로 표기되고 연의에서는 적벽대전에 패한 조조가 '곽봉효가 살아있었다면 내가 이렇게 처참하게 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한탄했다고 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 조조의 참모입니다.
의미적으로도 그렇고 인게임 상에서도 곽가가 살아있다는 것은 당연히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이를 뒤집을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위의 생존과 비교했을 때 보다 직관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천명전투인 적벽대전은 전위와 곽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곽가는 유비-손권의 연합군의 화계를 파악하고 이를 방비하기 위한 계책을 내어야 하며, 주인공이 이를 실행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동안 전위는 허저와 함께 조조를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화계를 막고 적벽대전을 승리한 조조 진영의 IF시나리오 의미는 명확합니다. '천하통일'이죠. 이 시점 량주의 마등과 한수도 남아있고, 한중의 장로도 남아있고, 파촉의 유장도 남아있긴 하지만 이들의 역량은 유비와 손권에게 크게 못미치므로 유비와 손권 세력을 정리했다는 것은 조조 살아생전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할 가능성을 높여준 것입니다.
상술했듯이 전위가 생존하여 허저와 함께 본인을 지킬 것이므로 쓸데없는 의심병도 없을 것이고, 적벽대전에서 승리하여 그 누구도 조조의 공적에 의심을 품지도 않아 공적을 부풀리기 위해 억지로 위공에 오를 일도 없을 것이므로 순욱이나 순유 같은 참모들을 잃을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조에게 반기를 들었던 마등이나 유장등도 자발적으로 복속할 가능성도 생겼으니 사실상 천하통일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손가세력 IF스토리의 의미
손가 역시 IF시나리오 자체는 손권과 오나라팬들의 바램대로 잘 구성되었다고 봅니다. 손가를 일으킨 손견과 손책이라는 걸출한 영웅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손견을 살릴 수 있는 3장의 양양 전투에서는 황개가 손견에게 도착하기 전에 빠르게 장각의 환영을 물리치고 손견에게 먼저 도달해야 합니다.
손가는 초기에 손견을 잃으면서 가신들이 뿔뿔히 흩어지고 아직 어렸던 손책과 그 형제들은 원술에게 몸을 의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게임에서는 손견이 살아도 죽은 것으로 하고 이렇게 진행되긴 하지만(손견 살았다고 이후 스토리를 모두 다시 만들 수는 없으니깐 어른의 사정입니다) 원래 손견이 죽지 않았다면 손가가 흩어지지도 손책이 원술의 장수처럼 부려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오군 진압전에서는 손책을 살려야 하는데 서쪽 숨겨진 길의 끝에 숨어있는 백란을 빠르게 찾아내서 제거하면 됩니다.
연의에서는 간신히 원술의 마수를 벗어나 새롭게 세력을 일구고 유요, 왕랑등을 물리치고 태사자 등을 영입하면서 세를 떨치던 손책이 갑작스럽게 죽으면서 이를 계승한 손권이 이후 수많은 반란을 진압하고 이탈하는 휘하들을 다독이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게 됩니다. 손책이 생존했다는 것은 이런 미래를 예방한 것이지요. 물론 인게임에서는 손견때와 마찬가지로 어른의 사정으로 별로 달라지는게 없어 보입니다.
조조측은 전위와 곽가라는 중요하지만 스토리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변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전위와 곽가가 이후 스토리나 군략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정도의 변화만으로 가능했지만 손가는 수장이 교체되는 문제이므로 어른의 사정으로 죽던말던 똑같이 흘러가게 표현한 부분은 아쉽지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손가의 IF 시나리오에는 추가적인 설명과 설정이 붙습니다. 바로 허도의 황제르 손견-손책이 협력해서 구출하고 손가가 조조 대신 황제의 권위를 획득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협천자(황제를 등에 업고 위세를 부리는 것)는 위험하지만 그만큼 큰 명분을 줍니다. 유비처럼 명분과 인의를 중시하는 인물들에게는 '황제의 명'이라고 하는 것만으로 상대가 알고도 따를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바로 협천자의 결과인 것입니다. 연의에서도 조조가 이를 이용해서 유비에게 원술을 토벌하도록 명했고, 이는 오리진에서도 스토리로 구현되어있죠.
손가가 적벽대전에서 승리하고 협천자를 성공했다는 것은 조조를 대신하는 권위를 손가가 누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게임에서는 이미 군주가 손권이기에 손견과 손책은 이를 돕는 입장으로 나오나 이정도만 되어도 조조라는 대적을 물리치고 황제라는 천하에서 가장 큰 명분을 손을 넣은 손가가 그만큼 천하통일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조의 IF시나리오와 달리 조조는 적벽에서 패했을 뿐 아직 하북의 지배력이 견고한 상태이며(물론 황제를 잃어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음), 동맹으로 싸웠던 유비역시 건재하기에 조조 IF시나리오처럼 가만히 있어도 천하가 굴러들어오는 상황은 아니겠지만 원역사에 비해서는 몇걸음 더 천하통일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유비진영 IF스토리의 의미
사실 유비진영 IF시나리오는 정말 욕나올 정도로 성의가 없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조나 손가처럼 누구를 살리는 것도 아니고 팬들의 열망을 반영한 시나리오도 아니고 갑자기 '장판에서 조조를 물리쳤다고? 그래서 뭐?'라는 갑툭튀 시나리오처럼 보일 정도로 성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비진영의 천명전투는 단 한번이며 장판전투에서 유비가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조조를 물리쳐서 퇴각시키면 됩니다. 다른 진영과 비교했을때 쉬울 뿐 아니라 아예 '승리조건'에 명시까지 되어있어서 '이거 정말 천명전투 맞나?'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천명변화 이후 나오는 대사와 텍스트를 읽어보면 유비진영 IF스토리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유비와 촉나라 팬들이 바란 IF 스토리는 '유표가 준다고 할 때 그냥 형주 받지' 라는 부분일 것입니다. 이는 실제로 제갈량도 권한 부분이며 인게임내에서도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의 IF는 삼국지8 리메이크에서도 유비 진영으로 해당시대 플레이하면 IF로 분기할 수 있을 정도로 KOEI 제작진도 잘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장판전투일까요? 그건 이 게임이 삼국지가 아니라 삼국무쌍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의 활약으로 장판에서 조조의 대군단을 물리치고 조조를 물러나게 만들면 이후의 텍스트와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유비가 형주를 얻게' 됩니다. 즉, 유표가 물려준 형주를 유비가 받은 것과 동일한 결과가 된다는 것이죠. 다만 전투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이걸 유표가 주는걸 바로 받지 않고 '장판에서 승리하여 얻었다'라는 연출이 되었을 뿐입니다.
형주를 유비가 얻었다는 의미는 지대합니다. 적벽대전 당시 유비는 근거지가 강하에 불과한 약소세력으로서 사실상 손권측에 기생하는 것과 다를바 없는 모습을 보여야 했으나 형주를 얻고 시작하는 유비는 손권과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형주의 여러 인재와 토지의 비옥함을 생각하면 오히려 대등이상이죠.
거기다가 원래 형주를 얻지 못한 유비와 제갈량이 적벽대전 이후 오를 상대로 온갖 사기와 협작질에 가까운 수법으로 형주를 빼았고, 그게 불씨가 되어 이후에도 온갖 불화가 있다가 결국 관우까지 죽게 되는 미래를 생각한다면 유비와 손권이 관계를 맺기전에 형주를 유비가 차지했다는 것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는 알 수 있습니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에서도 형주와 파촉을 기반으로 유비가 세를 이루는 것이 원안입니다. 실제로는 유비가 형주를 얻지 못하고 형주남부만 이후 간신히 얻은 뒤 그것조차 오나라에서 빌리는 형태로 불안정하게 파촉으로 진출하다가 방통을 잃게 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형주가 본인의 것이 아니기에 이를 지키기 위해서 제갈량과 관우, 장비, 조운과 같은 오래된 가신들을 본거지에 남겨둘 수 밖에 없었고 '뒤가 없는 무리수'에 배팅한 결과 방통 등을 잃게 되지 않았을까요? 유비가 첨부터 형주를 얻었다면 이런 부분이 없어졌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유비의 IF 스토리는 정말 성의없게 만들어졌지만 그 의미는 다른 두 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삼국의 정립을 보다 유비와 촉에게 유리하게 할 수 있으며 이후 발생할 여러가지 불행할 미래를 없앴다고 할 수 있죠. 혹자는 '차라리 서서가 안떠나는 스토리나 만들지'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전 서서가 유비에게 남았다고 한들 크게 달라질건 없다고 봅니다. 제갈량과 방통이 있는 유비에게 서서가 할 수 있는 일은 '참모1' 정도였을 테니깐 비록 성의는 없어 보여도 '형주를 얻는다'라는 스토리상의 의미는 크다고 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세줄 요약
1. 각 진영의 IF스토리는 모두 해당 진영이 '천하통일'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2. 각 진영의 IF스토리를 수행함으로서 당장의 불행한 결과는 물론이고 미래에 발생할 불행한 결과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3. 유비진영 IF스토리는 성의가 없지만 의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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