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대충 알고 계실 것입니다. 교토 애니메이션은 소수정예로 스탭을 운영하는 곳이라 최악의 시나리오가 확실하다면, 교토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전반에 대한 대체 불가능한 인재들과 그들이 만든 지적 재산이 완전히 소산되어 없어진 것이니까요. 오모토 타츠키 선생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노력하고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 주었던 애니메이터들이 어찌 이런 끝을 맞아야 하는가?"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오죽하면 주일한국대사관에서조차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공식적으로 위로문을 올렸고 고노 다로 외무상에게 위로의 말을 전달했을 정도니까요. 적절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말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켄타우로스 로난이 하는 말이었죠. "언제나 아무 잘못 없는 무고한 사람들이 첫번재 희생자야."
전 고등학교 3학년 1학기를 처음 시작하는 날이었던 2003년 2월 18일, 그 때에 제가 보았던 광경이 대구광역시 중앙로에서 화산이 폭발한 것처럼 연기가 마구 솟아오르는 광경이었죠. 이미 16년도 더 지난 일이고, 제가 피해를 겪은 것은 더욱 아니지만 저 날짜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중입니다.
더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따름입니다. 뭘 생각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