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나같은 소시민을 위한 기회야!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않을거야!
라는 착각이 사람들을 가상화폐의 늪으로 빠트리는 것 같다.
나도 그랬다.
공부도 없이 남들 한다길래, 제일 오른적 없어보이는 코인에 50만원을 넣어보았다.
근데 몇십분이 채 되지않아 10%의 이득이 생겼다.
이렇게 쉽게? 내가 한것이라곤 키보드 몇번 마우스 몇번 두드렸을 뿐이었다. 물론 기분이 좋았다. 적어도 사려던 게임소프트 하나는 살수 있으니까.
하지만 점점 욕심이 생겼다.
5만원을 벌고 기뻐하던 내가, 어느새 차 한대 뽑을 정도의 금액을 상상하고 있었다. 아니 목표하고 있었다.
그런데 갈수록 애가 탔다. 조금씩 돈을 벌고있는것은 맞지만 내가 가진 시드머니로는 오히려 "기회비용을 손해보고 있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점점더 예상했던것보다 많은 돈을 걸고,
점점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버거형들 일어나면 항상 변동이 크다는 얘기에 새벽 3~4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특히나 잠들기전 매수하거나 매도하면 다음날 걱정에 악몽을 꾸기까지 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심한 정부 규제안과 동시에 떡락이 일어났다. 지식도 경험도 없던 나는 패닉에 빠져 간신히 원금은 잃지않고 아슬아슬하게 익절한 상태로 모든 코인을 매도했다.
그리고 그 이후 며칠간 더욱 빠지는 금액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과 동시에 공포감을 느꼈다.
리플에 이오스에 퀀텀에, 각각 고점에 물려있다는 사람들의 개시글을 보며 그게 나였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결과적으로 존버를 햇다면 지금 시점에서 예상보다 많은 돈을 벌었을거다. 하지만 후회가 없다. 그 기간동안 코인판 안에 계속 춤춰댔다면 내머리 내몸어딘가에 악성세포가 하나쯤 자라났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도 후 그날 바로 모든 원화를 출금했다.(빗썸이 미쳐서 아직도 못받았지만) 그리고 그나마 조금 벌었던 돈으로 처음 사려던 게임소프트를 주문했다.
그제서야 난 간만에 숙면을 취할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내인생에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것이다"라는 마음이 날 몰아세웠던 것 같다.
연봉보다 빠르게 올라가는 전세값에 대한 공포와 나혼자 뒤처진다는 생각이 가상화폐를 내인생의 유일한 기회로 규정 지었던 거다. 사실 내 인생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또 어떤 기회들이 찾아올지 모르는데.
난 다시 가상화폐를 하지 않을것 같다.
아니 장담은 못하겠다. 마치 카지노에 놀러가듯 일종의 스릴을 느끼기 위해, 10만원 돈으로 듣보코인에 집어넣어두고 2년뒤를 상상하며 흐뭇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더이상 가상화폐에 내어주고 싶지가 않다. 아니 정확히 도박같은 삶을 살고 싶지가 않다.
나처럼 코인판을 하루 빨리 떠나라는게 아니다.
이번만이 당신의 유일한 기회가 아니니, 인생을 걸지 말라는 얘기만 해주고 싶다. 남에게 권하지도 말고.
말이 길었음.
다들 손해 안보고 아프지말고 잘 지내길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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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애들보다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있는돈 없는돈 끌어다가 올인하는 애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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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애들보다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있는돈 없는돈 끌어다가 올인하는 애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일뿐.... | 18.01.15 22: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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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토끼
땡큐. | 18.01.15 22: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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