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잘못되었어...!"
어둠의 신의 힘을 빌려 다크니스의 마음을 어지럽혀 시큐리티 포스의 내부를 뒤흔들려던 플루토스는 예상 외의 전개에 당황했다. 시큐리티 포스의 썩은 사과가 되기는 커녕 오히려 그걸 발판으로 정신적인 성숙을 이뤄내고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플루토스는 이미 자신이 생각했던 최악의 가정 이상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안 되겠군... 지금은 이 도시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남은 인원이라도 추스려서 퇴각할 수밖에 없나..."
결국 생각 이하로 실망스러운 소득을 거둔 플루토스는 이 이상의 공격은 무의미하다는 판단 하에 남은 조직원들을 물리기로 했지만 지금 애프터라이프의 중핵 중 행방을 파악할 수 없는 페르세포네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이 자신 뿐이란 것을 발견한 플루토스는 이번 공격이 궤멸적인 실패를 거뒀다는 결론을 내리고, 통한의 눈물을 속으로 흘리며 어중이떠중이가 되어버린 남은 조직원들을 데리고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
"그렇군. 어둠의 신이 있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었나..."
"죄송해요... 저희가 좀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는데..."
시큐리티 포스의 수장, 글레이브는 어둠의 신 일당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었던 곳에서 그 흔적만을 발견한 윈과 윈다 자매의 보고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애프터라이프가 섬기고 따르는 어둠의 신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지 못 한 것에 아쉬움을 느꼈지만 그래도 시큐리티 포스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 우선 애프터라이프의 협력자로 꼽히는 탈옥수, 닥터 헤이트의 진짜 정체가 정령들 사이에서도 특히 위험한 인물로 여겨지는 '알레이스터'라는 인물이라는 것과 현재 어둠의 신이 다소 무리하게 도시에 쳐놓은 어둠의 결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영혼 수급과 신의 강림으로 인해 상당히 약해진 상태라는 것, 브레이크가 정말로 신의 그릇으로 칭해지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했고, 진위 여부와는 별개로 알레이스터가 어둠의 신과 관련해 짜놓은 여러 플랜들을 확보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별 말을. 오히려 여러분들같은 정령사 일행들이 우리와 함께 싸워준 것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네."
"별 거 아니에요. 그저, 어둠의 신이 이 곳까지도 파괴하게 둘 수는 없었거든요."
그와는 별개로 시큐리티 포스가 거둔 또 다른 성과가 있었다. 바로 애프터라이프의 중핵이라 할 수 있는 일곱 눈과 세 심장 중 하나를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생각치도 못 했던 어둠의 신의 재림을 틈 타 도시의 수많은 시민들과 듀얼리스트들의 영혼들을 제물로 바치려던 애프터라이프였지만 시큐리티 포스와 대회 참가자들, 정령사들이 손을 잡고서 그들에 맞선 끝에 애프터라이프의 계획을 저지하고 핵심 인물이라 할 수 있었던 일곱 눈과 세 심장의 일원을 체포함으로서 애프터라이프의 세력을 다시 한 번 크게 약화시킬 수 있었다.
*
"놈이 말한 그 가설이란게 도대체 뭐길래... 젠장."
애프터라이프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독방들 중 하나에 갇힌 스틱스는 카론이 말한 '가설'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싶어 고민하고 있었다. 자신이 패해 갇혀버린 것은 이제 어쩔 수 없지만 죽을 땐 죽더라도 그것 하나만은 어떻게든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을 찾아올 기미는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그를 직접 찾아가 물어볼 처지도 아니었기에 갑갑하지만 지금은 스스로 알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다... 끝났어..."
스틱스가 갇힌 독방의 맞은 편 독방에 갇힌 마카리아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희망없는 자신의 삶을 구원해준 어둠의 신이 자신에게 아무런 답도 주지 않는 것부터, 그를 위해 수많은 영혼들을 바쳐온 인과의 대가로서 자신의 삶을 나락으로 떨궈버린 스트에게 패해 독방에 쓸쓸하게 갇히는 것으로도 모자라 자살을 위해 숨겨뒀던 권총 한 자루와 코카트리스 독약마저 빼앗겨버린 그녀에겐 이미 살고 싶은 마음은 어디에도 없었다. 눈물도 말라 더 이상 감정도 제대로 표출할 수 없었던 마카리아는 식사마저 거부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얼룩지고 더럽혀진 자신의 삶을 조용히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 나도 한물 다갔군. [카운터 카운터]라니..."
그 옆에는 오르쿠스가 시대의 흐름은 커녕 그 한정적인 발동 조건 때문에 쓸모가 없어진 [카운터 카운터]에 생각 이상의 강렬한 카운터를 얻어맞는 순간을 떠올리며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일곱 눈 최고의 사냥꾼이자 어둠의 신을 적대하는 어리석은 듀얼리스트를 다수 사냥해왔던 자신이 그런 쓸모없는 카드에 당해 이런 독방에 처박혔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고, 이제 자신도 한 물 다갔다는 생각에 허무함마저 든 그는 사실상 듀얼에 대한 최소한의 열정과 어둠의 신을 향한 신앙심 모두를 자신의 어둠 속으로 처박아두고 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그 맞은 편에는 멜리노에가 브레이크를 잡아내지도 못 하고서 도리어 그의 몸을 빌려 강림한 신에 의해 모든 힘을 상실한 것에 분노하고 있었다. 애프터라이프의 불운을 끊어내기는 커녕 도리어 어둠의 신을 대적하는 또 다른 신의 등장을 허용했다는 생각으로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은 이제 바깥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몸인 것도 알고 있었기에 화를 삭이다가도 다시 터트리는 감정의 반복이 이어지고 있었다.
"다 이겼다고 생각했건만... 오히려 엉망이 되었군."
멜리노에의 독방 옆에는 디스가 있었다. 시큐리티 포스에게 패하고, 그 옆의 바람의 그릇으로 인해 자신이 품은 물의 정수가 해방된 것 때문에 무력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도 그렇지만 기껏 어둠의 신이 재림하여 자신들의 적에게 신벌을 내리나 싶었더니 그들의 대대적인 반격에 도리어 애프터라이프가 패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이름 뿐인 물의 그릇인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었다. 이제 자신은 어찌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 디스는 더 생각하기도 싫었기에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디스가 갇힌 독방 맞은 편에 있던 신 자그레우스는 그 와중에도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없는 어둠의 신을 향해 말없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고, 그 옆에 있는 2대 카론은 대부분의 시간에는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
"끝까지 잔인한 녀석이군요, 그 알레이스터라는 녀석은."
한 편, 마린은 화장 준비를 마친 마르가리타의 차가운 손을 쥐고 있었다. 자신과 동기였고 그리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주의 평화를 위해 힘내겠다며 의욕적으로 나서던 그녀가 지금은 무력하게 갇혀있는 세라피스에 의해 살해당하고, 그 시신은 모종의 알 수 없는 수단을 통해 알레이스터가 인계받아 자신이 처음으로 탄생시켰다고 여겨지는 [마기스토스 세인트 아이와스]가 깃들어진 상태로 세라피스의 빈 자리를 채웠다가 오르쿠스와 손을 잡았던 태그 듀얼에서 패한 이후, 자신의 주인에게 사죄하는 말과 함께 자신의 영혼을 파괴함으로서 도로 차가운 시신이 되어버렸다.
"그러게 말이다. 세라피스 놈도 용서할 수 없다만, 우리의 소중한 요원의 시신을 자기 꼭두각시로 부리다니. 참으로 악질인 놈이다."
마르가리타의 시신 옆에는 세투스가 있었다. 시큐리티 포스의 요원들이 죽어나가는 일은 애프터라이프와의 싸움을 통해 여러 번 목격해왔음에도 그 죽음이 안겨주는 슬픈 감정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질 않았다. 하지만 그 죽음에 언제까지고 목을 맬 수는 없었다. 그게 설령 자신의 뒤를 맡길 수 있을 정도의 맹우일지라도, 죽은 사람은 보내줘야만 했었다.
"안타깝지만, 이제 그녀를 보내줄 시간인 것 같군."
"알고 있습니다..."
마린은 이미 식어버린 마르가리타의 손을 몇 초 정도 더 잡아주고서 겨우 그 손을 놓아주었지만 그 위로 눈물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동기였던 요원의 죽음은 슬픈 일이었고, 그녀의 한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어렵게 찾아낸 어둠의 신을 섬기는 여러 사신의 제단들을 대대적으로 공격하는 계획인 '플랜 어벤지'를 성공하겠다 다짐하는 마린이었다.
*
"그나저나, 이번 대회는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음..."
SEM 사의 CEO, 오벨은 어둠의 신의 공격으로 인해 엉망이 되어버린 도시인 '리나 시티'를 바라보며 제 7회 SEM 컵의 앞날을 묻는 여비서의 질문에 답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무기한 연기를 생각하고 있네."
*
시큐리티 포스의 감시망을 벗어나 남은 생존자를 이끌고 돌아온 플루토스가 가장 먼저 접한 것은 그동안 여러 조직을 흡수하며 휘하에 집어넣었던 애프터라이프의 나머지 조직원들의 영혼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어둠의 신의 모습이었다. 그 옆에 있던 알레이스터와 페르세포네는 다소 지친 모습으로 겨우 돌아온 플루토스를 반겨주고 있었다.
"연락 못 받아서 미안해. 하지만 그 브레이크인지 뭔가하는 녀석의 몸을 빌려 나타난 아케루스 때문에 우리를 위해 무리하시던 우리의 신께서 상당히 쇠약해지는 바람에 급한대로 우리 조직원들의 영혼을 먹여서 그 쇠약함을 달래고 있었지."
"참 당황스럽더군요. 일이 이 지경이 된 것도 그렇지만 그 아케루스라는 존재의 계시라도 받은건지 정령사 자매가 우리의 거처를 찾아내어 추적하는 바람에 적잖게 손해를 봤습니다."
예상치 못 한 실책이나 뜻밖의 변수로 인해 점점 계획이 틀어지던 와중에 생각치 못 했던 어둠의 신의 재림을 틈 타 대대적으로 벌였던 공격은 결과적으로는 대실패였고, 오히려 아케루스의 개입이라는 더 고약한 변수를 창출하는 꼴이 되었으며 그 와중에 신의 눈을 모두 잃어버리고 심장마저도 하나를 잃는 크나큰 손실을 입고 말았기에 애프터라이프는 시큐리티 포스의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정복의 과정에서 조직원들을 많이 구해뒀던 덕분에 어둠의 신에게 필요한 영혼의 수는 꾸역꾸역 확보하긴 했지만 이로 인해 애프터라이프에서 가용 가능한 인원이 상당히 줄어들어 자칫하면 진짜로 애프터라이프가 붕괴할 수도 있었다.
"괜찮느니라. 비록 생각치 못 한 일로 홍역을 치렀다고는 하나..."
그러나 애프터라이프의 조직원들의 영혼을 먹어치우며 회복에 성공한 어둠의 신은 기운을 차렸는지 얼마 남지도 않은 애프터라이프의 신도들과 알레이스터를 향해 몸을 돌리며 자신의 귀환을 선언했다.
"나는 다시 돌아왔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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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챕터 4로 넘어가기 전의 짤막한 막간 정도로 가볍게 써봤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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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챕터로 넘어가는거라면, 한번 더 각 캐릭터의 상황을 정리해보고, 릴레이 팬픽 홍보도 해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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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무 생각없이 써낸 캐릭터가 생각 외의 좋은 취급을 받아 너무 기쁩니다.... 저도 재참가를 고려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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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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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 번 날잡고 캐릭터 정리 등을 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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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편 같은 느낌의 일상 에피소드 몇 개 이후에 클라이막스로 갈 준비를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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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온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거라면, 한번 더 각 캐릭터의 상황을 정리해보고, 릴레이 팬픽 홍보도 해보면 좋겠네요. | 22.06.30 00: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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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러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일상편 몇 편이랑 총집편으로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해서 많은 유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해야겠죠. | 22.06.30 0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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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 번 날잡고 캐릭터 정리 등을 해봐야겠군요 | 22.06.30 08: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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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편 같은 느낌의 일상 에피소드 몇 개 이후에 클라이막스로 갈 준비를 해야겠군요 | 22.06.30 08: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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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무 생각없이 써낸 캐릭터가 생각 외의 좋은 취급을 받아 너무 기쁩니다.... 저도 재참가를 고려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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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겠읍니다. | 22.06.30 08: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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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월
이제 아마 클라이막스로 갈 준비를 하겠죠 | 22.06.30 15:5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