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라이소는 교역량으로는 현재는 칠레 제 2의 항구입니다. 수도인 산티아고에서 한시간 밖에 안 걸리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파나마 운하가 설립되기 전까지는 남미 최대의 항구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영국과 이태리, 독일 이민자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었고, 그로 인해 스페인의 영향이 컸던 남미의 다른 도시들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파나마 운하의 건립으로 쇠퇴기를 잠시 걸었는데 덕분에 집값이 싸져서(?) 예술가들이 많이 정착하게 되며 이는 발파라이소가 보헤미안적인 문화를 형성하는데 크게 이바지 합니다. 칠레 노벨문학상 수상자(1971년)인 파블로 네루다의 생가도 여기에 있죠. 2003년에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헤리티지 사이트에 등록이 되고, 파나마 운하에 들어가지 못하는 큰 배들이 다시 여기 정착하게 되기도 하고, 칠레의 식재료 수출이 활성화되고 크루즈 선박들의 정착지로 인기를 끌게 되어 다시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 발포(Valpo - 로컬 사람들이 발파라이소를 부르는 애칭)가 와이프의 고향입니다.
*** 4일차 (계속) ***
점심을 먹기 위해 페루 음식점 프렌차이즈인 사존 나즈카(Sazón Nazca)로 향합니다. 갑자기 왠 페루 음식? 하시겠지만 여기 정말 맛있거든요. 올 때마다 들리는데 인기가 많아서 여기저기 분점이 있지만 빅토리아 광장 옆의 이 곳이 제일 맛있다고 장인어른이 말해주십니다.
여기 오기 전 장인어른이 병원에 잠시 들리셔야 했는데 장인어른이 주차를 좀 삐딱하게 하시고 먼저 가버리셔서 저희가 짐 챙기고 나서려고 할 때 하필 주차 요원분이 오셔서 벌금 안 내려면 차 좀 다시 대라고 하시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모는 수동 차라서 제가 좀 낑낑거리자 와이프가 한국 사람이라 수동을 못해 호호 이렇게 말했는데 주차 요원분이 화색이 도시더니 혹시 한국 관련 뭐 있으면 하나 주면 벌금 면해주겠다고 해서 빼빼로하고 얼굴 마스크 팩을 드렸네요. 장인어른이 나중에 말씀하시길 가게 같은데서 일하는데 K드라마 틀어놓고 보는 사람들 많다고 하시는데 자기도 예전에 병원 어디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대기줄이 있었는데 무슨 계기로 사위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까 K드라마 이야기가 나왔다가 15분만에 들어가라고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 문화의 파워가 실감나는 순간들입니다.
김이 올라오는 갓 나온 따끈한 빵에 나온 소스를 발라 먹습니다. 옆에 시킨 음료는 치차 (Chicha)라는 포도를 발효시킨 남미 술입니다. 달콤한 맛에 계속 마시다가는 훅 갑니다.
최애 칵테일중 하나인 피스코 사워. 피스코 사워는 페루하고 칠레가 누가 오리지날인지 분쟁이 있는데 두 나라에서 만드는 방식이 약간씩 다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달걀 흰자 거품이 들어간 페루식을 좋아해서 맨날 와이프한테 피스코는 페루산이 짱이라고 놀리는데 와이프도 사실 마추피추 마을 기차역 맞은편 2층 식당에서 같이 마셨던 피스코가 넘사벽이었던 기억이 있어서 분을 삭이면서 넘어가는 게 일상이었죠. 하지만 며칠 후에 인생 피스코를 마시게 되는 일이 생기네요. 어쨌거나 여기 피스코는 여느때처럼 강합니다.
스테이크에 해산물이 들어간 랍스터 크림으로 만든 소스를 들이부었네요.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유카 (카사바) 튀김. 유카는 버블티에 들어가는 타피오카를 만드는 전분을 뽑아내는 뿌리 채소인데 씹으면 달고 맛있습니다. 와이프는 세비체라는 해산물 샐러드를 시켰네요. 소스에 들어가는 레몬향이 강한데 저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장인어른은 고기와 리조또가 같이 나오는 음식. 한때 정육점을 운영하셨던 분이라 고기가 없으면 식사가 아니라고 하실 정도입니다 (아니 근데 항구 도시가 고향인 분이...) 옆에 식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음식 사이즈가 꽤 큽니다.
식사를 하고 있자면 이렇게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시는 분들이 가끔 들어와서 연주를 합니다. 딸아이가 정신놓고 구경중이네요. 이러다가 밴드 따라다니는 그루피 되는거 아니냐고 했다가 등짝 스매싱이 날아옵니다. 관심을 보이면 테이블까지 와서 연주해주시기도 합니다. 연주가 끝나면 몇백페소에서 천페소까지 팁을 드립니다 (천페소부터 지폐가 있어서 한 장 드리면 편하네요).
가게 밖에 있는 메뉴인데 손가락으로 가리킨게 제가 시킨 메뉴입니다.
밥을 먹고는 바로 옆에 있는 빅토리아 광장으로 갑니다. 여기를 바로 바라보는 리플리라는 백화점에 들려서 침구를 좀 사야해서 입니다. 여기는 약간 위험하다고 휴대폰 털리고 싶냐면서 어서 집어넣으라고 와이프가 그러네요.
쇼핑을 마치고 다시 올라왔습니다. 봄이라 그런지 야생화가 여기저기 많이 피어있고 꽃향기도 많이 납니다. 4일차는 여기까지 하고 쉬기로 합니다.
*** 5일차 ***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니 좋습니다. 2주동안 머물테니 식재료를 사러 나가기로 합니다.
동네 고양이. 보이는 차는 쌍용 무쏘인 듯 합니다?! 여기는 각종 나라의 차들이 들어와 있어서 차를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거리에는 야생 고양이나 개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펑크는 안 죽었어! 내 등에! 이 가슴에! 하나가 되어 살아가!
벽화의 도시라는 이명도 있는 발포답게 어디를 가도 벽화나 그래피티가 보입니다. 진짜 어디로 눈을 돌려도 벽화나 그림, 그래피티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보시면 알겠지만 발포는 산악 지형인지라 또 다른 이름은 하체 운동이 부실한 자를 말살하는 도시가 되어야 될 거 같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도로까지 걸어서 내려가봅니다.
칠레도 일본처럼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에 속한 나라라 일본만큼 (아니면 더욱 자주) 지진이 일어나는 나라입니다. 거기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서(?) 진도 6 정도 이하는 지진이 아니라 흔들거림 정도로 친다고... 실제로 유튜브 올라오는 경비 비디오 같은 걸 보면 작은 지진에는 막 흔들거려도 자기 하던 일 그냥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어쨌거나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집을 다시 짓고 하는게 꽤 일상적인 일인 거 같습니다. 저 제일 위에 집들은 와이프가 어렸을때부터 있던 집들이라고 하네요.
이 정도 경사는 누워서 떡먹기 (그냥 눕습니다)
여기쯤이면 거의 다 내려 왔네요. 다음날에 왔을때는 이 나무들이랑 야생화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걷는 길이 한결 편했습니다. 현재 시장이 도심 정리를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칠레의 이마트같은 줌보(Jumbo). 엄청 크고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줌보 발파라이소점이라고 적혀있네요. 캐릭터가 코끼리인데 코끼리 인형도 팔고 왼쪽 가게 안쪽에 보면 큰 인형 사진찍으라고 전시도 해놨습니다.
쇼핑 전에 먼저 아침을 먹습니다. 츄라스코 3장을 달걀하고 같이 빵에 끼워주는 샌드위치인데 츄라스코는 보통 브라질 바베큐를 연상하시겠지만 칠레에서는 츄라스코라고 하면 저렇게 양념이 된 고기를 얇게 썰어서 샌드위치에 넣을 용도로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간이 조금 쎈 데 빵하고 같이 먹는 거라 밸런스 좋고 맛있습니다. 커피는 말리 커피 브랜드인데 말리 커피 맛있네요.
줌보 식당에서 창문 밖 길 건너로 보이는 와이프가 다녔던 대학. 발파라이소 교황청립 카톨릭 대학교(Pontificia Universidad Católica de Valparaíso)입니다. 칠레에서 세번째로 오래된 대학이고 법학과가 특히 유명합니다. 당연히 졸업생중에서는 정치인도 많습니다. 다른 날에 가보기로 합니다.
크리스마스 장식품이나 과자등을 벌써 전시하기 시작했네요. 아직 10월 말인데 참 빠릅니다. 심지어 캐롤을 틀어놨네요.
와이프한테 남반구는 크리스마스가 여름인데 눈이랑 겨울을 노래하는 크리스마스 캐롤들이랑 어떻게 매치가 되는거냐고 하니까 주님의 생일을 축하하는 건데 눈이랑 무슨 상관? 이라는 답변을 듣고 충격을 받았네요 ㅎㅎ 여기는 대강 주님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가 주가 된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고요한밤 거룩한밤 이런 노래들도 가사가 직접적으로 눈하고는 관련이 없네요. 그저 북반구에서만 살고 미디어에 길들여진 내 생각의 한계였을 뿐.
그런데 반대쪽에서는 아직 할로윈 상품도 팔고 있고...뭔가 매치가 안되지만 그러려니 합니다. 할로윈은 원래 미국 행사고 여기는 카톨릭 휴일인 11월 1일 모든 성일 축일 (El Día de Todos los Santos) 이 휴일입니다. 그리고 11월 2일이 영화 코코에 나왔던 위령의 날인데 멕시코가 유명하지만 다른 나라들에서도 각자의 방법으로 위령의 날을 지냅니다 (칠레에서는 11월 2일은 휴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할로윈도 최근 유명해지고 젊은 층을 상대로 전파가 많이 되고 있어서 왠지 코스플레이 하면서 파티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미국 문화를 싫어하시고 영어 울렁증이 있으신 장인어른은 싫어하시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남미식 만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엠파나다. 집에서 해먹을 수 있게 냉동으로 팝니다.
제가 칠레에서 제일 좋아하는 초콜렛 바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헤이즐넛이 들어간 사네누스를 꼽을텐데요, 사네누스 맛 요구르트 간식이 나와 있어서 아침으로 먹을 겸 집어들었습니다. 칠레에는 이런 요구르트 간식 (약간 고체화된 요구르트)들이 많이 나와 있네요.
아보카도를 만져 보시면 아시겠지만 딱딱하고 어떻게 먹어야 할지 감이 안 오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며칠 놔두면 물렁해지면서 먹기 좋을 때가 옵니다. 이때 껍질째 반으로 자른 다음 껍질을 숟가락으로 발라내고 슬라이스로 먹던지 잘게 갈아서 빵에 발라먹던지 하는 건데요 (소금 간을 적당히 합니다). 여기는 당장 오늘 먹을 수 있는 것/내일이나 모레 먹을 수 있는 것/좀 더 지나야 하는 것 등으로 세분해서 팔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아보카도 사랑은 진짜에요.
신선한 나머지 냉장고에 넣을 필요가 없는 팩우유들이 줄을 서서 진열되어 있네요.
이 나라도 술에는 진심이라 마트 한 쪽이 그냥 술 진열입니다. 칠레라면 유명한 자국 와인부터 맥주나 다른 술들도 많습니다.
떼레모또는 지진이라는 뜻인데 화이트 와인 + 파인애플맛 아이스크림 + 시럽을 섞은 칠레산 칵테일입니다 (재료가 술이 아닌게 많이 보이는데...). 이름이 지진인 이유는 달콤한 맛에 술술 들어가다보면 어느새 지진이 난 거 처럼 걷기기 힘들어져서라고 하네요 (술취하면 땅이 올라와서 면상을 강타하는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보네요 ㅎㅎ). 보통은 집에서들 타 마시는데 미리 만들어져서 나오기도 하네요.
공식이 말아주는 잭앤코크. 7% 정도이고 왠지 김빠진 맛이 났습니다. 공식이 뭘 알아!
빈티지 병에 담긴 콜라. 코카콜라등의 소다 계열은 남미가 확실히 맛있습니다.
줌보 중간에서 찍은 사진. 반대편으로도 저만큼 갑니다.
식재료들을 잔뜩 사들고 이제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가는 택시값 얼마 한다고 그걸 아끼겠다고 걸어 올라가는거에 동의한 과거의 나의 뒤통수를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순간입니다. 애기도 짊어지고 양손에 짐도 들고 바람은 서늘한데 땀은 한여름 수준으로 흘리면서 올라갑니다.
냉장고에 식재료를 정리를 하고 잠시 숨을 고른다음 다시 다른 언덕 쪽으로 내려갑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칠레 국회의사당입니다. 국회가 수도인 산티아고가 아니라 여기 있는 것은 지방분권을 위해서라고 합니다...만 다른 정부 청사들이 내려가질 않아 국회만 덩그러니 있고 결국 국회 의원들이 이동하는 돈만 더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건물 내 투어도 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북쪽으로 길을 건너면 바로 앞에는 고속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아침에 내려갔던 내리막길 옆에 있던 학교입니다. 운동장이 건물 옥상에 있는 구조더군요. 사진 옆에 단어 SE...아닙니다 (엄근 진지).
시내쪽으로 다시 내려와서 발포의 명물인 트롤리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립니다. 트롤리 버스 정류장이 트롤리 버스처럼 생겼네요 ㅎㅎ 뒤에 보면 아까 아침에 봤던 대학 건물이 보입니다.
트롤리 버스가 등장하네요. 뒤에 안테나같은 걸로 전기를 공급받아서 가는 버스입니다. 앞에는 지나가는 노선과 가격표가 있네요. 원래 칠레 전국에 있었으나 이제는 발포에만 남아서 명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왼쪽 좌석에 앉아서 발파라이소를 관통하는 메인 도로를 산 쪽으로 바라봅니다. 이 정반대로 바라보면 바다 쪽을 보게 됩니다. 줄서 있는 노란 택시들이 인상적이네요. 그런데 메인 도로 이름이 아르헨티나 거리(...).
메인 도로가 넓은데 날에 따라 장이 섭니다. 마침 오늘이 장이 서는 날이네요. 메인 도로가 긴 만큼 장도 긴데 과일부터 옷가지 생필품 안 파는게 없습니다.
도서관이 멋있네요.
브리티쉬 아치입니다. 칠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서 여기 사는 영국 사람들이 기부했다고 합니다. 아치 위의 빅토리아 라이언이 멋있네요.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기부한 로물루스 레무스가 늑대의 젖을 빨고 있는 조형물도 있습니다. 이 도시에 영국와 이태리의 영향이 어땠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트롤리 버스에서 내려서 약간 걸어가면 나오는 시비까 광장 (Plaza Civica). 여기도 크래프트 마켓이 서 있습니다.
팔자 좋은 거리의 개.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쓰다듬어주기도 하는 등 기분이 좋아보이네요.
(사진은 구글 맵 펌)
사진을 못 찍어서 퍼왔는데 대강 이런 느낌의 광장입니다. 바로 정면에 보이는 갈색 건물은 발파라이소 시청인지 도청인지 건물입니다. 그래서 광장 이름이 "시빅" 광장인 듯 하네요. 발파라이소는 도시명이기도 한데 근처의 행정 구역까지 포함하는 지역도 이름이 발파라이소이기 때문에 (경기도 경기시라는 느낌?) 확실하게는 모르겠네요.
발파라이소 시청? 도청? 옆으로 돌아가면 꾸밍이라는 관광지틱한 곳이 나옵니다. 여기를 또 올라갈거에요. 사실 여기는 주말 밤에 오면 이것이 보헤미안이다 희망편! 같은 느낌으로 분위기 살아나는 곳입니다만 우리는 이제 애기가 있어서 밤에는 올 수가 없어요 흑흑
와이프가 자주 먹던 튀긴 생선 요리 가게. 위의 지도에 15번 가게네요.
그런데 메뉴에 한국식 소스?와 생선 튀김이 있어서 혹시 들어가는 코리안 소스 뭐냐고 물어보니까 스리라차랑 레몬...지구-31의 한국입니까 아주머니
와이프가 젊은 나날을 불살랐다던 술집.
팔레스타인을 위한 마치(행진) 아아 이것은 마치...
칠레는 팔레스타인 이민 인구도 꽤 되어서 반유대적인 성향을 숨기지 않는 편인 나라입니다.
옛날 사람들도 너무 걸어서만 이 언덕들을 올라가는건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중간중간 푸니쿨라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발포에서는 아센솔(Ascensor)이라고 하는데 (엘리베이터같은 느낌) 도시 꽤 여러군데 있어요. 그 중의 하나를 타고 올라가기로 합니다. 빅토리아 여왕 아센솔이군요. 사실 아센솔 입구는 파라솔 옆으로 돌아가야 하고 입구는 기념품 가게입니다. 칠레 남부의 원주민인 셀크남(Selkʼnam) 모양 입간판이 아이스크림을 판촉중이네요.
100 페소 내고 편하게 올라가기 VS 평생 다리 알박히기
줄서서 기다리면서 아까 사온 튀긴 생선을 열어봅니다. 실하네요.
타고 올라가면 이런 느낌
위에서 보이는 광경입니다. 여기는 알레그레 언덕(Cerro Alegre)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왼쪽에 보이는 초록 지붕 교회는 발파라이소 초대 루터회 교회(1897년 건립)이며 남미 개신교 교회중에서는 처음으로 종탑이 첨부된 교회라고 하네요.
너는 이미 빠져 있다라는 의미인가...
가는 길에 줄서있는 레스토랑들 앞에서는 호객행위가 있었는데 해산물이 먹고 싶어서 좀 비싸보였지만 엘 떼랏(El Terrat)이라는 여기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1층/2층은 카페고 3층이 식당이라고 해서 또 계단을 한참 올라갑니다만...
...그럴 가치가 있었네요. 이 식당의 뷰가 최고의 뷰지.
저녁이라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5시 경) 아무도 없어서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저희가 앉자마자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카페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QR코드 메뉴를 열어봅니다. 스텝이 영어를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저는 IPA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라고 해서 먹어봤습니다. 해산물하고 잘 어울리네요.
와이프가 시킨 참치 타타키. 산티아고랑 비교해보기 위해 시켰는데 그냥 관광지 레스토랑 음식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맛있었습니다. 칠레 식재료의 신선도는 세계 제이이이일!
저는 세비체를 시켰는데 물론 맛있었지만 배를 채우기에는 조금 부족했습니다. 옆 테이블을 보니 고기 요리를 시켰으면 정말 맛있었을 거 같은 비주얼의 요리가 나와서 만약 다음에 또 온다면 그걸 시켜봐야겠습니다.
밥을 먹고 나와서 골목을 나와 약간 아래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나오는, 와이프 사촌이 경영하는 로스마리노(ROSMARINO)라는 레스토랑입니다. 오늘은 문을 닫아서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도 소개하겠지만 여기는 진짜 미슐랭 스타 받아도 안 아까운 곳입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각종 벽화들. 손오공인가...
자네 이름이 혹시 더피인가
왼쪽 아래 보이는 빨간 버스? 같은 그림이 있는 곳에 가면...
저 강아지가 회전하면 뒷면에는 메탈리카/키스 공연을 가야 될 거 같은 강아지 그럼이 그러져 있네요. 여기는 로컬 예술가 5명이 모여서 공방을 차린 거라고 하는데 그 중에 한 명이 2019년에 있었던 큰 시위때 아까 보셨던 국회의사당 위에 거대한 강아지가 똥을 싸는 그림(...)으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수첩과 스티커를 하나 사서 나왔습니다.
나와서 하얀 건물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이렇게 산책하기 좋은 테라스가 나옵니다. 사람들이 앉아서 담배도 피고 이야기도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다른 날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테라스의 끝까지 걸어가면 또 다른 레스토랑이 나옵니다. 와이프와 처음 연애할때 여기 와서 밤 늦게까지 아래쪽에 꾸밍 지역에 사람들 구경하느라 정신 팔렸던 기억이 나네요.
신지! 이 호텔에 묵어라! (...) 근데 이 호텔 이런 색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페인트를 새로 칠했나봅니다.
포토스팟으로 유명한 피아노 계단입니다. 저희 앞에서도 한 팀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서로 단체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돌아돌아 내려오는 길. 바로 앞에 보이는 저 집에 자전거는 어떻게 올라간거지?
심오한 자세군요.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프레디 머큐리를 보니 영국식 펍인가 봅니다 (이 말을 할 때까지 뒤에 영국 국기는 못 봄)
다 내려와서 지나가는 길에 들린 스테파니 베이커리. 1949년부터 시작했다고 적혀있네요. 굉장히 작은 곳입니다만 분위기가 좋아요. 와이프는 학생때 여기가 좀 가격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나쁘지 않다고 하네요. 서는 곳에 따라 공기가 달라지는...
마침 선거철이라 선거운동하는 차들도 보이고 포스터도 많이 보입니다.
지나다니다 들어가는 동네 교회 1. 크게 유명한 교회도 아니고 그냥 동네 교회인데 몇 백년 됐다고 합니다. 이러니 이태리를 갔을때 와이프는 교회에 크게 감명받지 못하는 게 이해가 됩니다. 하기야 한국도 뭐 몇 백년씩 된 절이 뒷산에 있으니 어디 다른 나라 가서 그 정도 오래된 절이면 크게 감명 받지 못하는 것과 비슷할 거 같네요.
그냥 열려 있어서 들어가서 혼자만의 명상의 시간을 가지던지 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천주교가 일상화된 나라의 모습이라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미는 천주교 교회 기념일들에 맞춰 여행을 하면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기억나는건 페루에서 부활절을 보냈을 때네요.
까를로스 밴 뷰런 병원. 원래는 산 후안 데 디오스 병원이라는 이름이었는데 1906년에 있었던 큰 지진으로 병원이 파손되고 많은 사람이 죽자 미국인의 자손인 까를로스 밴 뷰런이라는 은행가가 병원장 자리를 맡고 이후 20년 동안 사비를 털어서 병원을 증축하게 되고 칠레 처음으로 응급실을 만드는 등의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까를로스 밴 뷰런은 자신이 모은 엄청난 부를 사람들을 돕는데 썼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의 사후 업적을 기리기 위해 병원 이름이 그의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해가 지는 시간이네요.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왔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하게 만드는 석양. 하지만 들고 다니면 플라이떼들한테 뺏기겠지 ㅠㅠ
출출해지니 간식을 꺼내봅니다. 트렌시또는 원래는 초콜렛인데 브라우니 쿠키로도 만들어져 나왔네요. 원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차 그럼이 그려져 있어야 되는데 점차 기차 그럼은 없어지고 이름만 남았다는 트렌시또...또르륵 하지만 맛있어서 다 먹었습니다.
치즈맛 라미따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짭짤하고 맛있네요. 맥주랑 술술 들어갑니다.
대각선으로 접어서 열면 한쪽에 있는 시리얼이 다른 요구르트쪽으로 떨어져 섞이는 간식. 중간에 작은 숟가락이 들어있습니다. 간단한 아침으로 좋네요. 하지만 시리얼이 양이 적어서 위 사진에 보이는 작은 초코 크리스피 백을 하나 더 사서 나중에 채워 넣습니다.
낮에 샀던 사네누즈는 결국 또 나중에 또 사게 됩니다. 왼쪽의 간식은 아이 몫.
*** 6일차 ***
크루즈 선박이 들어와있네요. 옆에 빌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항구쪽으로 구경가볼까 했지만 오늘은 친척들을 만날 선약이 있습니다.
줌보가 있는 쇼핑몰로 다시 향합니다. 줌보 뒤쪽에는 이렇네요.
산 길을 돌아 내려오는 콜렉티보(Colectivo)들. 일반적인 택시하고는 다르게 정해진 길을 따라 도는 형식인데 정해진 길 어디서든 타거나 내릴 수 있습니다. 보통 루트와 가격표는 앞 유리에 적혀있는데 사람이 모일때까지 언덕 아래서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이 모이면 출발하는 형식이라 일반 택시를 기대하시면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제발 콜렉티보 좀 타고 올라가자고 와이프한테 말했는데 동전이 없다는 핑계로 매일 걸어 올라갔습니다.
줌보 옆에 있는 파리스(Paris)라는 옷을 파는 백화점으로 왔습니다. 산티아고 날씨만 보고 여름 옷만 가져왔다가 발포 날씨하고 차이가 너무 나서 추워서 입을 옷을 찾아야 했습니다. 할로윈이라고 장식을 저렇게 해놨네요.
옷 쇼핑을 하고 장인 어른이 줌보 옥상 주차장에서 픽업을 해주셨습니다. 여기가 숨겨진 포토존이라고 맘껏 사진 찍으라고 하시길래 대강 시내를 돌아보는 비디오를 찍었는데 스크린샷을 올려봅니다.
발파라이소 교황청립 카톨릭 대학과 국회의사당. 아르헨티나 거리입니다.
커다란 야자수들이 인상적이네요. 따라가면 항구가 나오는 이 길의 이름은 브라질 거리(...)
항구가 보이네요. 오른쪽에는 기찻길도 보입니다. 항구까지 가는데는 사실 전철을 타고 가는게 사실 더 편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다쪽을 본 정경. 이쪽은 현재 보수 공사를 진행중입니다.
집에 잠시 들러서 쇼핑한 걸 내려놓고 친척들을 만나러 다시 나갑니다. 더워서 산 아이스크림인데 발파라이소에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이라고 하네요. 한 입 베어먹을 시간도 없이 또 나섭니다.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바로 옆 도시인 비냐 델 말 (Viña del Mar)이라는 해양 휴양지 도시로 왔습니다. 여기는 약간 부촌답게 거리도 예쁘고 깔끔하고 그러네요. 발파라이소가 약간 거칠거칠한 면이 있다면 여기는 좀 샤방한 느낌?
와이프 사촌과 친척 어른을 만나러 Boca Chica라는 여성들만 일한다는 카페로 왔습니다.
칠레의 저녁은 사실 우리처럼 저녁밥을 많이 먹는게 아니라 온세(Once)라고 하는 티타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경우 온세는 빵과 버터, 아보카도, 햄과 치즈등을 가지고 가족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곁들여 빵을 먹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당일 저녁에 먹을 빵과 아보카도를 그날 사는 사람이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빵이 신선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틀에서 삼일 정도 놔둬도 괜찮습니다). 또는 위처럼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도 온세라고 해도 되겠네요. 그래서 처음엔 저도 아니 왜 이 사람들 저녁을 안 먹지? 그랬는데 이제는 적응을 했습니다.
와이프의 사촌이 여기를 오자고 한 이유는 엠파나다가 맛있는데 특히 만할이 들어간 엠파나다가 있다고 해서입니다. 음식이 나왔는데 와이프 사촌의 어머님(호칭이 복잡하네요)은 아이를 돌보시고 싶어하셔서 카페를 걸어다니는 아이와 놀아주십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감사하게도 다 이해를 해주시네요.
꾸덕한 치즈 맛있쪙!
제가 시킨 엠파나다는 치즈와 햄이 들었던거 같네요. 짭짤하니 맛있었는데 만할이 든 엠파나다는 사실 너무 달아서 혀가 힘들었습니다.
든든히 먹고 나와서 전철역까지 산책. 여유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휴먼? 사람들이 저한테 칠레에서 사는 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길래 발파라이소 이사올까? 라고 하면 다들 손사레를 치면서 비냐로 가서 살라고 하더군요(...)
닌텐도 게임 음악 공연도 했나 보네요 (마리오 이미지가 없는 걸 보면 정식 라이센스는 아닌가봅니다). 아래쪽에 진격거 콘서트는 올해인지 작년인지 모르겠습니다.
스벅 분위기.jpeg
지나가면서 들린 동네 교회 2
파이프오르간까지 완-벽.
나오면서 걸려 있는 예수상의 발에 손을 대고 흐느끼시는 아저씨도 있었습니다. 삶이 힘드신 걸까요.
꽤 유명하다는 무슨 박물관이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보수공사를 위한 모금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철 역에서 플라이떼들이 요금을 안 내고 뛰어 넘어서 들어가는 걸 봤네요. 저러다가 이제 가방을 하나 훔쳐서 다시 나오고 이런 다고 하길래 식은 땀 흘리면서 휴대폰을 꼭 앞 주머니에 넣은 걸 5분 마다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의 석양이 너무 아름다워서 잠시 꺼내서 급하게 사진 한 장 찍었네요. 비냐는 아름다운 도시인데 너무 사진을 못 찍어서 다른 날에 더 찍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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