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여행하다 만나서 결혼까지 하게 된 와이프와 만난지도 10년. 이제 첫 딸아이가 갓 돌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처갓집에 인사를 드릴겸 해서 칠레에 2주 좀 넘게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캐나다에 살고 있어서 직항으로는 10시간이 조금 넘게 걸립니다만 중간에 콜롬비아에서 갈아타는 비행기편을 선택해서 아이가 좀 고생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돈 조금 더 들더라도 무조건 직항으로 가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중간 중간 고유명사나 지역 이름은 스페인어 이름을 병기하겠습니다.
*** 1일차 ***
고맙게도 장인어른과 처제가 산티아고 공항에서 만나서 픽업을 해줍니다. 장인어른 차에 있는 춤추는 예수님 모형이 신나게 흔들어 주시네요. 수도인 산티아고 데 칠레(Santiago de Chile, 이하 산티아고)에 3일 정도 먼저 머무르고 이후 와이프의 고향인 발파라이소(Valparaíso)로 향하는 일정입니다. 발파라이소는 산티아고에서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아마도 칠레에서 제일 유명한 항구 도시입니다.
산티아고는 분지 지형으로 도시 거의 어디서나 안데스 산맥의 산들이 보입니다. 처음에 스노우보드 타겠다고 무턱대고 날아갔던 때가 기억나네요. 남반구의 10월은 보통 따뜻한 봄입니다만 산티아고는 여름 느낌이 벌써 조금 나네요.
프로비덴시아(Providencia)라는 동네의 마누엘 몬뜨(Manuel Montt) 지하철 역 근처에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잡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프로비덴시아는 산티아고를 가로지르는 길이기도 하지만 산티아고 내의 구역 이름이기도 합니다 (종로구 종로 5가 같은 관계인가?). 산티아고는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피해 동쪽으로 도망갔다라는 말이 있는데(...) 동쪽인 프로비덴시아는 그 말대로 꽤나 깔끔하고 안전한 편입니다.
칠레의 국민 음식이라고 하면 꼼쁠레또(Completo)라는 핫도그에 아보카도와 마요네즈, 사우어크라우트와 토마토등을 얹은 음식이 있는데, 도미노라는 체인점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피자 체인 아님? 하고 물어봤더니 칠레에서는 이쪽 도미노가 먼저라고... (물론 도미노 피자도 칠레에 들어와 있습니다) 사진을 찍은건 프랑크라는 새로 나온 메뉴로 브리오쉬 빵에 콘프레이크와 아보카도 치즈 바베큐 소스등이 들어있었네요. 긴 비행 끝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입니다.
저녁에 와이프는 처제랑 놀러 나가고 저는 장인어른과 아이를 보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칠레는 신발을 실내에서 신는 문화권인데, 와이프 가족은 다행히도 그렇지 않아서 아이가 잠들고나서 숙소 바닥을 먼저 둘이서 청소했습니다. 여행하시는 분들은 간이 슬리퍼등을 가져오시는게 좋겠네요.
*** 2일차 ***
던킨 도너츠가 할로윈이 다가오는 시기에 맞춰 도넛들을 재미있게 바꿔놨네요. 칠레에는 만할(manjar)이라고 하는 우유 베이스로 만든 카라멜 소스 재료가 있습니다, 맛은 카라멜 캔디 맛 생각하면 비슷하실거에요. 아르헨티나등 다른 나라에서는 둘세 데 레체라고 불리기도 하죠. 하지만 여기서 둘세 데 레체라고 하면 눈으로 심한 욕 들을 겁니다. 칠레랑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하고 일본 같은 느낌이거든요. 여하간 대부분의 간식 판매점에는 만할이 들어간 뭔가가 있는데 역시 칠레 던킨 도너츠에도 만할이 들어간 도너츠가 있네요. 아침에 도넛 하나 물고 아이스 커피 하나를 들고 코리아타운으로 향합니다.
코리아타운은 빠트로나또(Patronato)라는 지역에 있는데 빠트로나또 지하철 역 입구는 저렇게 장식되어 있네요.
그런데...일요일인 것을 깜빡했군요. 국민의 80%가 넘는 비율이 천주교인 남미 국가들에서 작은 가게들은 일요일에 대부분 문을 닫지요. 코리아타운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습니다. 거리에는 슈퍼주니어가 이전날 공연을 했던 포스터가 붙어있네요. 슈퍼주니어는 남미에서는 거의 Kpop의 대선배같은 존재감을 뿜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전날 공연도 15000석 아레나 공연이 거의 다 매진된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아냐면 와이프와 처제가 진성 엘프(슈주 팬클럽)라... 이전날 저녁 놀러 나갔던 것도 슈퍼쇼 10을 보러 간 거였지요.
(feat. 와이프 폰 사진)
어쨌든 어딘가 문을 연 곳으로 가서 점심을 먹자고 해서 꼬스따네라 센터라는 곳으로 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갈아타는 역 이름이 갤럭시 AI역이라고 되어있네요? 원래 역 이름은 또발라바(Tobalaba)역인데 삼성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2월부터 역 이름을 갤럭시 AI역으로 바꾸고 역 안의 광고를 전부 삼성 폰 광고로 채웠다고 합니다 (재력 ㄷㄷ). 와이프가 지하철역에서 휴대폰 꺼내면 털리니까 꺼내지 말라고 해서 사진을 못 찍는 바람에 삼성 오피셜 홍보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잘도 휴대폰 보는데 내가 너무 뜨내기처럼 보였나...) 역 안에도 전부 갤럭시 AI 역이라고 아예 원래 역 이름 위에 스티커를 덮어 씌워 놨습니다. 참고로 지하철 역은 다 저렇게 빨간 다이아몬드가 3개 있는 마크로 표시합니다.
(사진은 위키 백과 펌)
꼬스따네라 센터(Cenco Costanera)는 약간 롯데타워 같은 존재인데 3층까지 쇼핑몰이 있어서 선물도 살 겸 쇼핑을 좀 했습니다. 왠만한 브랜드들은 다 들어와있고 칠레만의 브랜드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안에는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아니 할로윈도 안 지났는데 벌써?
쇼핑을 마치고 4층의 푸드 코트에 올라가서 엘 아뽀네스라는 일본 음식점 프렌차이즈에 갑니다. 보통의 스시도 팔지만 여기서는 닛케이 스시라는 걸 시켜서 먹어봅니다. 닛케이 스시는 페루에 이민간 일본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페루식 스시인데 페루 음식 재료를 사용하고 특유의 소스를 끼얹는 등 일반적인 스시와는 식감과 맛이 다릅니다. 굉장히 맛있으니 기회가 되면 드셔보길 바랍니다.
집에 와서 쉬면서 저녁에 숙소 와이파이로 포켓몬 고를 하는데 뜬금없이 무려 갤럭시가 스폰서하는 아이템을 하늘에서 뿌려주네요. 여기서만 하는건지 국제적으로 하는건지는 모르겠는데 아까 지하철 역도 그렇고 진짜 홍보에 지극 정성입니다 ㄷㄷ
*** 3일차 ***
장인어른과 처제는 먼저 발파라이소로 돌아가고 저희는 와이프 친구를 만나서 몰 빠르께 아라우꼬(Mall Parque Arauco)라는 쇼핑몰로 향합니다. 사실 이 쇼핑몰은 아라우꼬 공원이라는 좋은 공원 옆에 있는데 공원은 오늘은 패스. 와이프한테 스페인어로 철자가 Mall이면 발음이 말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칠레에서는 의외로 영어 단어를 그대로 차용한 발음을 쓰는 단어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아침에는 택시를 타고 갔는데 돌아보고 다른데를 들렸다가 날씨가 좋아서 오후에 한 번 더 걸어서 갔습니다 (사진은 택시 안에서 찍음). 걸어서 가는 길은 넓고 한적한 느낌에 조경도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남미라면 무조건 좀 잘 못 살고 치안이 안 좋다는 편견을 가지실 수도 있겠지만 칠레는 남미 경제의 중심지중의 하나인데다가 산티아고는 대도시에요. 게다가 여기는 앞서 말한 꼬스따네라 센터보다 더 "동쪽"입니다 ㅎㅎ 여기서 더 동쪽으로 가면 라스 꼰데스 (Las Condes, 근데 저기 이름이 하필...), 조금 더 북쪽에는 비따꾸라(Vitacura) 등 더 좋은 동네들도 있습니다. 중간에 비따꾸라를 잠깐 갔다왔는데 길거리 자체가 아예 여유넘치는 느낌을 주는 게 또 달랐습니다.
걸어서 오는 길에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그룹이 여기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신호 대기중 옆에서 들었네요. 요즘 미국에서 칠레로 이민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이민가기 어렵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문화적인 충격이 크지 않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영어도 약간씩 통하는데다 치안도 그닥 나쁘지 않고 살기 편하면서 건강 보험이 잘 되어있고 다른 나라로 여행가기도 쉬운 점등을 다 고려하면 그들에게 칠레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하네요.
칠레에서는 매년 연말 텔레톤(Teleton)이라고 TV방송사에서 뇌성마비 아이들을 위한 모금 방송을 하는데, 텔레톤은 역사가 꽤 깊은 전통적인 모금 행사로 연예인들도 참가하고 하는 방송입니다.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나가는 시티투어 버스에 꼼쁠레또 사진이 큼직하게 그려져 있군요.
여기는 시티투어 버스 정류장. 아라우꼬 공원 쇼핑몰 정류장인듯 합니다. 중요 관광지만 둘러볼려면 시티투어 버스도 나쁜 선택은 아닌 거 같네요. 사진은 아르마스 광장 옆에 있는 산티아고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인거 같습니다.
여기는 각종 상가들과 레스토랑들, 영화관같은 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복합 고급 쇼핑몰입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판매 준비중인 것 같군요.
읭? 어그 신상이 한국이랑 관련이 있었나하고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찾아봤더니 빅 스프링 에너지라고 SS25 켐페인을 한국 배경으로 찍었었네요. 한국 관련이 핫하긴 하다는 걸 또 한번 느낍니다. 그런데 SS25면 봄/여름인데...하기야 여긴 이제 봄이니까?
날씨가 좋아서 안에 들어가지 않고 여기 왼쪽에 보이는 세씨봉이라는 카페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앉았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정면에 보이는 루이뷔통이나 구찌같은 브랜드들이 줄서있고 에스컬레이터 아래쪽으로 가면 실내 쇼핑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나옵니다. 규모가 꽤 큽니다.
점심 스페셜 메뉴중 하나인 참치 육회 (타타키) 샐러드. 양도 나쁘지 않고 굉장히 신선한데 가격이 9900 페소 (대략 만 오천원, 1000페소가 1500원 정도입니다). 정확하게 육회는 아니고 약간 소스에 버무러져 있는데 상큼한 것이 샐러드랑 같이 시킨 패션프루트 레모네이드랑 잘 어울립니다. 우리 입장에서야 참치 육회가 만오천원? 이지만 현지인 기준으로는 비싼거 맞습니다. 샐러드도 아보카도가 들어있습니다. 이 나라의 아보카도 사랑은 진심이에요.
돌아와서 숙소에서 찍어본 프로비덴시아 거리 사진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한국 길거리 음식점이라고 하는 따쑴이라는 곳도 봤는데 차 안에서 금방 지나가서 사진을 못 찍었네요.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남은 음식들을 먹어야 해서 다음 기회로 미룹니다. 코리아타운이 아닌 곳에도 한국 음식점들이 생긴다는 건 그만큼 인기나 수요가 있다는 거겠죠.
프로비덴시아는 메인 거리인 만큼 바쁘고 사람들도 많이 다녔습니다. 특히 프로비덴시아 지역을 지나는 프로비덴시아 거리는 (말하기 힘드네요...) 밤 늦게까지 상점들이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도 해가 저문 후에도 많이 다니고 하네요. 저 초록 간판의 가게가 바인거 같은데 주말이라 빔까지 바쁘더군요.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산티아고 왔을때 센트럴 스테이션 근처에 밤에 갔다가 역 앞 길거리에 쇼핑카트에서 바베큐해서 파는 정체 불명의 꼬치구이 고기를 사먹었을 때와의 느낌과는 천지차이입니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요...
숙소에서 간단히 저녁대신 먹는 음식. 첫날 간 도미노에서 남은 튀김 음식들과 선물로 받은 알파오레스(Alfajores)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아우스트랄 깔라파테 에일 맥주입니다. 아우스트랄 양조장은 칠레 남쪽에서 제조하는 양조장인데 한때 빙하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깔라파테(Calafate)는 블루베리 비슷한 열매로 칠레/아르헨티나 남쪽인 파타고니아(Patagonia)에서만 나는 열매인데 깔라파테를 먹으면 파타고니아로 돌아오게 된다는 민담도 있습니다. 저도 먹었지만 언제 다시 가보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ㅠㅠ
저 맥주를 처음 먹었을때 인생에서 베스트블레테렌 12 다음으로 맛있는 맥주라고 생각했었는데 일단 약간 묵직한 베스트블레테렌하고는 정 반대로 가벼운 청량감이 올라오면서 지나치지 않은 과일향과 홉이 적당하게 맞춰진게 에일임에도 라거에 가깝지 않나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제가 너무 좋아해서 장인 어른이 갈 때마다 4개들이 한 박스씩 사주시네요. 그런데 역시 맛있는 맥주는 숨길 수 없는지 2022년 월드 베스트 맥주 과일향 맥주부문 칠레 우승자라고 스티커가 붙어버렸습니다. 나만의 작은 맥주였는데...
알파오레는 칠레 전통 간식인데 초코파이같은 비주얼이지만 더 단단하고 속에는 잼이나 만할이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견과류까지 들어있으니 맥주하고 너무 잘 어울리네요.
*** 4일차***
숙소에서 보이는 산크리스토발 (San Cristóbal) 언덕위에 있는 마리아상. 산티아고 어디서나 보인다는 저 마리아상의 아래에는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작은 채플이 있습니다. 저기 올라가면 산티아고 시내가 다 보여서 좋은 관광코스에요.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고 케이블카나 푸니쿨라를 타도 됩니다. 단 분지 대도시인 산티아고에서는 스모그가 일어날 확율이 높으니 날씨 확인하시는게 좋습니다.
처음에 산티아고 왔을때 저길 걸어서 올라갔는데 왠 동네 개가 같이 올라가주더군요. 제가 헥헥대면 앞에서 기다려주고 올라가는 길도 미리 올라가서 따라가기만 하면 편했는데 다 올라가서 감사의 표시로 마침 있던 과자를 줬더니 아니 이런 거나 먹으라고? 하는 표정을 짓고는 툴툴대며 가버렸습니다(...).
장인 어른이 아침 일찍 와주셔서 산티아고를 뒤로 하고 발파라이소로 떠납니다.
산티아고 도시 중심에도 작은 강이 흐르는데요, 밤새 비가 와서 물 색깔이 영 좋지는 않네요. 프로비덴시아를 뒤로 한채 프로비덴시아 거리를 따라 서쪽으로 갑니다.
산 세바스티안 대학. 만약 산티아고를 처음 방문하신다면 이 대학에서 강을 건너 남쪽에 있는 바케다노 광장(Plaza Baquedano) 근처로 숙소를 잡으시면 산 크리스토발 언덕(Cerro San Cristobal),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산타루시아 언덕(Cerro Santa Lucia), 라스따리아 지역(Barrio Lastarria), 모네다 궁(La Moneda), 중앙 시장(Mercado Central)/야채 마켓(Mercado la Vega), 미술 박물관(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 코리아타운이 있는 빠뜨로나또 등등 구경할만한 스팟들이 다 여기서 걸을 수 있는 거리 안에 있어서 편하고, 밤에는 약간의 위험만 감수한다면(?) 근처 파티오 베야비스타(Patio Bellavista)라는 오픈마켓 같은 곳에서 술마시면서 경치 감상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닥 위험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현지인들의 의견은 또 다르니까요. 또한 지하철을 타는게 어렵지 않으므로 제가 자리잡은 마누엘 몬떼 역 근처나 일반적으로 프로비덴시아 지역에 자리 잡으시면 치안이 조금 더 좋고 동쪽까지 돌아보기 편합니다만 도보 여행으로 얻는 것도 있기 마련이죠.
그런데 정말 제가 말리는 건 아르마스 광장 기준으로 서쪽에 숙소를 잡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주위에 없는데 갑자기 짧은 휘파람 소리가 두어군데서 들려온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미 표적이 되었으므로 재빨리 택시를 잡던지 뭔가 열려있는 가게로 들어가서 도움! 을 요청하시던지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위 플라이떼 (Flaite)들이라고 불리는 불량배들이 나타나서 캐피탈리즘으로 무거워진 우리의 어깨와 주머니를 가볍게 해 줄 것입니다.
솔로 여행하시고 냄새나 소음, 시설에 민감하지 않으시다면 아르마스 광장 바로 남쪽 건물 6층에 있는 호스텔을 가시면 광장을 내려다보는 저녁 뷰가 참 멋있습니다.
도시를 나와서 중간에 들린 휴게소에 파는 마실 음료들. 당연히 콜라나 사이다도 많지만 프로틴이 든 물...은 도대체 무슨 맛일지 궁금하네요. 원래 이런 거 보면 하나 집어드는 성격인데 오늘은 패스.
휴게소에서도 할로윈 스페셜로 과자등을 판매중이고 장식도 해놨네요. 위에 달려있는 꼼쁠레또 광고가 인상깊습니다. 여기서 왼쪽에는 조리된 음식을 파는 장소가 크게 있습니다.
파는 간식들의 종류도 다양하네요. 익숙한 것들부터 잘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오른쪽 아래의 트렌시또, 슈퍼8, 촉맨정도면 국민 간식입니다. 이런 매대가 한 3개 정도 늘어서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겉표지에 뭔가 검은 딱지들이 붙어 있는데 각각 당 함량 높음, 칼로리 높음, 불포화지방 함량 높음, 소금 함량 높음의 경고입니다. 칠레 사람들도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어서 정부에서 실시하는 방침인데 사람들은 오히려 저게 많이 붙어 있을수록 맛있는 음식이라고 농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침으로 먹는 달걀/베이컨 빵과 오렌지 주스/요구르트. 요구르트는 아이 주고 나머지는 제가 다 먹었습니다. 올때마다 느끼는건데 저는 "칠레 식재료의 신선도는 차원이 달라" 병에 걸려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고향의 맛.jpeg 참고로 칠레 맥도날드에는 아보카도가 들어있는 햄버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네요). 이 나라의 아보카도 사랑은 진심이에요.
국도에 중간중간 있는 시골 버스 정류장입니다. 몬가몬가한 일이 벌어질 거 같지는 않네요.
저기 보이는 강? 같은 곳은 사실은 호수입니다만 보통은 비가 잘 안와서 말라 있다고 합니다 (지나다니면서 호수를 본 기억이 없었는데 그래서인가...) 이 근처에는 2년 전에 큰 불이 나서 모든게 다 타버렸다고 하는데 지금 보시는 모든 초록색은 2년만에 다시 생긴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드디어 발파라이소에 도착합니다. 대강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나서기로 합니다.
발파라이소부터는 다음편에 쓰겠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온 가족이 아파버리는 바람에 정신이 없네요. 그나마 아이는 좀 괜찮아져서 다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