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강아지와 90일 미국 자전거여행] Day5~6 느리더라도 꾸준한 게 최고란다.

[pokipaw]

1편(Day 1~3)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802

2편(Day 4)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806



'대단한 모험기는 아닐 수도 있다. 매일이 불확실하고 두려운 길로 떠나는 모험인 동시에

그저 하루끝에 무사히 잘 곳을 찾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더없이 행복했던 소소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Day5

록포트 - 채나혼 주립공원(Channahon State Park)

33km

다음날 아침



어젯밤 신세진 집의 개와 포키.

포키는 다른 강아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도망가기 바쁘다.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하는데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간식 봉투를 주셨다.

아저씨는 이미 출근하신 뒤였다.

8시 라이딩 시작.

오늘 갈곳도 정하지 못했고 유심도 아직 사기 전이라 인터넷도 사용할 겸 졸리엣 근처 웬디스로 향했다.

문이 닫혀 있길래 문 앞에 앉아 포도랑 오렌지랑 아주머니가 주신 초코간식을 먹고 있는데 점원이 보이기에 물어보니 열 시에 문을 연다고 한다.

열 시가 되어 안으로 들어가서 칠리를 시켜 놓고 인터넷을 했다.

그런데 입맛이 없어 음식이 영 들어가질 않았다. 점원에게 물을 달라고 했더니 얼음 가득 채운 물을 주었다.

처음엔 강아지 출입이 안된다고 해서 밖에 잠시 둘 수밖에 없었는데

밖에 날씨가 너무 덥다며 데리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덕분에 포키도 시원하게 휴식.

드디어 유심을 샀다. 데이터 6기가에 50달러정도 했던 것 같다.

오늘은 가까운 채나혼 주립공원에서 캠핑을 하기로 했다.

너무 더워서 지치고 얼음물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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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트레일에서 포키를 잠시 내려주었다.

냄새 맡느라 정신 없어서 잘 따라오지도 않는다. 나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차 다니는 도로는 자전거 타기는 좋은데 차들이 신경쓰이는 반면,

바이크트레일은 한적하지만 울퉁불퉁해서 달리기 힘들다.

캠핑장에 도착하면 시원한 얼음물은 없으니 바로 널브러져 사과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달렸다.

그러나 실상은, 캠핑장 도착하면 바로 널브러지기는 커녕,

1. 자전거 세우고 포키 내려주기

2. 돗자리 어느 가방에 있는지 찾아서 깔기

3. 사과 찾기

4. 캠핑장 요금 계산하기

5. 포키 주위에 꼬이는 벌레 쫓기.

부터 한 뒤에야 비로소 사과를 먹을 수 있다.

바로 자전거 내팽개치고 사과 한 입 베어 무는 건 한낱 바람일 뿐이다.

마침내 사과를 먹고 있는데 옆 텐트에 있던 노부부가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포키가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탓인지

아무거나 베고 자버리는 모습에 괜한 고생시키는 게 아닌지 미안해졌다.

오후 5시가 지나니 선선하니 기분이 좋아졌지만, 곧 모기들이 활동하기 시작했다.

컵라면 먹으려고 처음으로 가스를 켜보려는데 너무 오랜만에 해보려니 스토브를 가스에 연결을 잘 못하겠어서

저 멀리에 있는 텐트에 가서 물어보는데 그들도 해보더니 안되니까 이따가 스테이크 구울건데 그거 먹으라고 한다.

오오 정말?? 좋아!

텐트로 돌아와 왜 안부르지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스테이크 접시를 가져다 줬다. 저쪽으로 오고 싶으면 언제든 웰컴이라며.

그들이 주고 간 스테이크와 무려 차!가!!운!!! 콜라를 들고 찜통같은 텐트 안으로 들어가 손전등을 켜고 먹었다.

차가운 콜라라니.. 거기에 맛있는 스테이크, 나초, 샐러드까지. 이 순간 세상 부러울 거 없이 행복하다.

배부르지만 언제 또 볼 수 있는 음식일지 몰라서 남김없이 다 먹었다.

Day6

채나혼 주립공원 - 일리니 주립공원(Illini State Park)

54km

 

아홉시 출발.

오늘도 역시나 덥고, 바이크트레일은 너무 힘들다.

차가 없고 그늘져서 좋지만 길이 울퉁불퉁하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자전거 타기가 너무 힘들다.

반면, 도로는 차가 신경쓰이고 그늘이 없지만 속도를 낼 수 있다.

가장 좋은 길은 주택가 앞 도로들. 차도 별로 없고 적당히 그늘도 지고 매끄러운 도로.

포키가 아침부터 축 쳐져 있다. 아침에는 물을 줘도 안먹고 늘어졌다. 너무 걱정되었다..

내 욕심에 포키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이 여행이 맞는 건지...ㅠㅠ

편의점에 이렇게 큰 컵에 탄산음료를 담아 먹을 수 있게 판다.

0.81달러의 행복.

오늘 도착한 일리니 주립공원 캠핑장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샤워실이 있어서 개운하게 샤워를 했다.

어제는 가스불을 못켜서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오늘은 가스불 켜는데 성공해서 컵라면을 먹었다..

낙엽 치울 힘도 없었다.

조금 쉬다가 샤워를 했다.

포키는 여전히 기운이 없어서,

평소엔 내가 사라지면 불안해하는데

이날은 내가 가던말던 텐트 안에서 자더니,,

조금 후 돌아오니 일어나서 다가오는 나를 보며 꼬리를 흔들고 있다.

이제 조금 기운이 난 것 같아 같이 캠핑장 산책을 했다. 평소처럼 이곳저곳 냄새도 맡고 응아도 했다.

안도감과 함께 혼자 괜시리 코끝이 찡해졌다.

고마워 포키야, 그리고 미안해..

일리노이강이 바로 옆에 있어서 밥먹고 산책가야지 했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람.. 포키가 기운이 없는데.

포키가 텐트 안에서 불안해하지 않고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나도 포키 옆에 있어야지.

천천히. 쉬엄쉬엄. 포키를 위해서라도.

그게 나를 위한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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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니 주립공원 캠핑장(10달러): 샤워실, 화장실, 충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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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서 출발했어요."

"그럼 오늘이 첫번째 날인가?"

"아뇨, 세 번째 날이에요. 제가 좀 느려요."

"Slowly but steady is the best. 느리더라도 꾸준한게 최고란다."

-캠핑장 주인 아저씨와의 대화 중-

1편 --> https://blog.naver.com/hhlss__/221105945248

2편 -->https://blog.naver.com/hhlss__/222677373233 

 

[Youcanflyhigh]

여성분이신가요?

자전거 횡단 정말 대단하십니다

[pokipaw]

네 여자입니다🙂 감사합니다!

[Skyrim Khajiit]

블로그보니 포키가 연로했네요;;;

[pokipaw]

넵ㅠㅠ세월이 빠르네요

[노마드리드]

으어..!!! 미국 횡단이라니.. 저의 소싯적 꿈을 현실에서 실행중 이시군요

[pokipaw]

오오 같은 꿈을 꾸셨었군요! 여행은 이미 몇년전 마치고 돌아왔어요

[Exclusive]

재밌네요 자주 올려주세용

[pokipaw]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산광역시]

포키 밥그릇에 기대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네요 ㅎㅎㅎ 항상 안전라이딩 하시길 !

[pokipaw]

ㅎㅎㅎㅎ감사합니다~~

[젠주흐트]

엇. 저는 펜실베니아 사는데 찐동부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를 패스하고 시카고에서 시작하시다닠ㅋㅋㅋㅋ
동부가 오래된 도시라 진짜 볼게 많지만.. 자전거 여행이라면 솔찍히 그거 다 구경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죠..
개까지 데리고 미국 횡단이라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솔찍히 차로 미국 횡단도 힘들듯..;

[pokipaw]

미국에 사시는군요! 맞아요 동부를 못가봐서 아쉬운데, 거긴 나중에 배낭여행으로 가봐도 좋을 것 같아요~^^아니면 나중엔 캠핑카 타고 횡단도 해보고싶어용 ㅎㅎ

[현달구지]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저는 상상만 했던 일을 직접 하셨네요.

[스폰지초밥]

블로그에 미국횡단기 언제완료되나요
애타게 기다리고있습니다~~ㅎㅎ

[라우 르 크루제]

무슨 여행견문록 보는 듯 했네요.
잘 보고 갑니다.

[저비스]

와 진짜 대단하신 분...

[아틴]

헐....진짜 대단하시다. 멋있어요!!

[열혈빠꾸jp]

책으로 내세요. 제가 꼭 살게요

[라뱅쓰리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대단하세요~

[jox8]

ㄷㄷㄷ 자건거 미국 ㄷㄷㄷ 차로도 무지하게 함들탠데 대단하시네요

[진격의2회차]

개를 데리고 다니는게 가능한가요?

[피올리체]

잘 보고 있습니다. 존경스러워요~!

[Midnight 00]

남자인 저도 힘들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구나 혼자서 애완견 포키까지 케어해야 하다니 ㅎㄷㄷㄷ;;; 방금 블로그 들어가서 보고 있는데 너무 재미 있네요~

[아마쿠스]

직접 가신 작성자님도 대단하시고... 잘 따라가준 포키가 대견하네요

[꼭지]

여행기 기억이 잘 안날텐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ㅎㅎ

[게키리스]

요즘 삶의 의욕을 점점 잃어가는 느낌이드는데 선생님글읽고 힘을내 봅니다!! 나이따!!

[비전문가]

저는 걸어서 느릿느릿 여행 중인데 캠핑장 아저씨 말이 참 와닿네요.

[SKY만세]

진짜 대단하시다..이런 멋진 추억을 평생 간직하신다는 게 부럽네요

[rule-des]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Dream_Seeker]

포키가

[루리웹-1315975834]

[하루노아]

포키 귀여워~

[Lifeisbeaten]

좋은 여행이네요.. 부럽...

[부들부들™]

멋집니다! 건강주의하시고 날씨 주의하시고 잘 다녀오세요!

[캡파유져]

횡단을 끝마치시고 그 결과물인 튼실하고 건강한 하체가 기대됩니다 ㅎ

[라젠드라]

와우... 굉장해요

[레전설미중년]

대단하십니다. 안전이 최고, 건강이 최고입니다.
조심히, 안전하게 완주하시길 기원합니다.

[crazyhorse79]

명언이네요. 느리더라도 꾸준함..

[커스텀메이드]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