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16일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정말 떠나기 전날까지 아무 계획도 없었는데, 홀린 듯 제주행 비행기를 끊게 되었죠.
특가 시간대가 남아있지 않았다면 가지 않았을 확률이 높았겠지만요^^;;
충동적으로 떠난 거라 일행 없이 혼자 다녔고, 그 덕분에 가고 싶은 곳들을 뚜벅뚜벅 잘 다녔습니다.
잘 알려진 맛집이나 음식을 찾는 대신, 한 군데라도 더 돌아다니는 데 집중!
다녀와보니 그 기간 동안 거진 6만보 정도 걸었더라고요. 하하...
공항 도착 후 용두암 가는 길에 잠시 들른 말머리 소금빌레. 제주 고유의 염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 벤치에 앉아 기~나~긴~ 업무통화를 마친 후 용두암으로 이동했습니다.
용두암 도착. 가까이서 볼수록 장관이었습니다. 사실 기대 안하고 들렀던 곳이라 더 감탄한 것 같아요. 제주공항에서 가까우니 워밍업 겸해서 꼭 들러보세요.
근처엔 기념품가게도 몇 군데 있었지만, 살 건 그닥 없었습니다. 대체 언제쯤 돌하르방에서 벗어날 건지...
세 신인이 내려왔다는 흔적, 삼성혈입니다. 제주도 곳곳을 다니다 보니 어디선 세 신인이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고 어디선 땅에서 솟아났다고 하고... 하나로 통일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적 자체는 크게 볼 건 없지만 고즈넉하게 산책하기 좋으니 쉬어가는 코스로 활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먹거리 천국인 동문시장과 가까우니 한 코스로 묶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놈이 내가 혼자 온 걸 어떻게 알고...??
왠지 혼자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의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의 자연과 문화 등을 골고루 담고 있습니다. 부지는 매우 넓지만 막상 안을 둘러보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는 게 아쉽습니다. 딱 예상되는 만큼의 콘텐츠만 있네요.
저 조개더미에서 민속자연사박물관의 콘텐츠보다 더욱 뚜렷한 제주의 문화가 엿보이지 않나요?
주택가와 골목 골목마다 눈에 선명하게 박히는 풍경들이 즐비하니, 눈을 내내 크게 뜨고 다녀야 합니다.
이래저래 일정을 마무리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취침한 후, 다음날 새벽 6시 반부터 한라산 산행에 나섰습니다.
코스는 관음사 - 백록담 - 성판악.
관음사 코스는 계단이 굉장히 많고, 성판악 코스는 완만하고 더 긴 게 특징입니다.
관음사 입구보다 성판악 입구에 버스가 더 자주 다니니, 성판악-관음사보단 관음사-성판악이 무난하겠죠.
구름을 통과한 적 없었는데 어느새 구름이 발 아래 있었고,
그렇게 염원하던 백록담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물이 더 차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구름이 좀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아쉬움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에서 생기는 이기심일 뿐이겠죠.
지금 이 순간 백록담에게 보내야 하는 건 아쉬움이 아니라 존경과 감탄이어야 할 것입니다.
먼 훗날, 제 자손이 또다시 찾아와 저와 같은 감동을 느끼길 바라면서 말이죠.
백록담과의 만남이 끝난 후 성판악 코스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신발끈을 고쳐 매야 하는 순간입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성판악 숲속을 홀로 걷는 느낌은 매우 신비했습니다.
사방이 흐릿해진 가운데 내 존재마저 점점 옅어지고, 이윽고 안개에 녹아 사라질 것 같은 느낌.
어쩌면, 제가 지나친 수많은 나무들은 제가 숲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안개가 제 몸을 완전히 삼키기 직전, 숲의 틈새를 뚫고 들어온 햇빛이 안개를 태우기 시작합니다.
숲길의 경계를 지나 다시 인간의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아쉽지만 한라산과는 여기서 작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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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제주 도민인데 사진 보고 가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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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계획없이 훌쩍 여행하는게 로망인지라.. 큰 위로가 되네욤~ 부럽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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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계획없이 훌쩍 여행하는게 로망인지라.. 큰 위로가 되네욤~ 부럽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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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모든 계획을 다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 18.06.29 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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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제주 도민인데 사진 보고 가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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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동안 6만보만 걸으시면 됩니다 ㅎㅎ | 18.06.29 1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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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좋았어요. 바위만 덜렁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각 잡힌 모양이라 감탄했죠. | 18.06.29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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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시간 넘게 흡하흡하 했습니다 ㅎㅎ | 18.06.29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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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것이... | 18.06.29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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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은 등반시간 제한이 있으니, 안되겠다 싶으면 하산하는 것도 답이긴 합니다 ㅠ | 18.06.29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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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보고 싶었는데 끝내 안나오더군요 | 18.06.29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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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내려갑니다. | 18.06.28 17: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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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가 있습니다. 물웅덩이에 벌레떼 들끓는 거 보니 내려가래도 안 갈 것 같습니다 ㅎㅎ; | 18.06.29 1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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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벌레들 서식처가 되었군요 백록담이 어떤지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 18.06.29 10: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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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잡고 하나씩 정복해보세요! | 18.06.29 1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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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도 갈 걸 그랬나봐요. 그땐 몰랐습니다 ㅠ | 18.06.29 1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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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고 풍경 제일 좋은 코스 고르라면 영실코스 - 백록담 - 성판악을 고를 듯합니다. 영실코스도 이제 백록담 가는 길이 개방되었다고 하니까요. 단, 이렇게 갈 경우 영실코스에 주차한 차를 찾으러 가야 한다는 최악의 단점이... | 18.06.29 1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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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걸 한 게 아니란 게 오히려 더 힐링되는 느낌이랄까요. 저도 유명 관광지보단 맘이 가는 곳 위주로, 눈이 머무는 곳 위주로 즉흥적인 선택을 했고 지금도 잘 했다고 생각한답니다. | 18.06.29 10: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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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진달래 대피소 매점 폐쇄 모르는 분들이 은근 많더군요(사실 저도 몰랐습니다) 영실코스에서 출발해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게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경우 영실코스에 주차한 차를 어쩔 거냐는 숙제가 남겠죠 ㅠ | 18.06.29 10: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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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사광선 작렬할 때 오르면 난이도가 어마무시하게 상승하죠 ㄷㄷ | 18.06.29 11: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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