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 게임에서의 일반론을 설파하자면 “보통” 유저들은 게임에서 틀이나 룰이 갖춰진 걸 좋아한다. 그 룰 안에서 즐기는 묘한
속박감이나 제어를 해주는 맛이 게임으로서 선사하는 엔터테인트 중 중요 요소이므로. 대표적으로 본다면 캡콤의 PS2 플랫폼
첫 타이틀로 귀무자가 먼저 나왔었는데 그 기본 컨셉은 전국시대 바이오하자드[이하 BH]-PS 1으로 개발-였다. 탄수에 제한이
있는 액션 면에서 답답한 느낌을 주었던 BH 시리즈와는 달리 큰 대(大)자 칼로 무한정 담금질을 할 수 있던 이 게임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해 줬으나 곧이어 출시된 메빌 메이 크라이[이하 DMC] 체험판에서 불안감을 드러낸다. 프리한 액션을
시원시원하게 발산시키는 이런 게임이 나오면 차후 캡콤이 제작한 타이틀에서는 그렇게나 즐겨 쓰던 BH 시스템도 이제
퇴색하겠구나...라는 것이 당시 대부분의 예측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 DMC1의 히트로 귀무자 2에 가졌던 불안감은
일소에 해결되고, 오히려 판매량과 호응이 갈수록 높아져만 갔다[실제로 귀무자 2와 DMC 2의 판매고는 압도적으로 귀무자 2가
앞섰다]. 그것은 게임으로서 갖는 제약과 룰이 게임의 위치에서 “재미”로서 작용한다는 걸 재차 확인해 주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된 것이다.
DMC의 건방진 젊은이들. 1의 협소한 배경과는 달리 2의 횟집 귀무자.
광활한 필드에서의 전투가 명을 재촉하고 만다. 이 때의 손맛은 쾌감을 넘어서 쾌락의 경지로 승천한다.
쉔무가 나올 때 주목받았던 자유도, 이 점 때문에 당시 별의별 희한한 루머가 나돌아다니고 있었으니...
주인공이 골목에 매복해 있다가 삥을 뜯을 수 있다던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시비를 걸고 두들길 수 있다던가, 상쾌하게 자전거
타고 다니다 지나가던 구멍가계 A를 터미네이터처럼 들이 받을 수 있다던가, 료 방 서랍 안 쪽에 사진기가 있어 절묘한 앵글로
아스트랄한 사진을 찍어 료가 다니는 고등학교 게시판에 전시할 수 있다는 기타 등등...물론 위 루머들 중에 게임 상 나오는 건
하나도 없다. 그런데 비단 이런 것들만이 아니라 유저의 입장이라면 이러저러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것이고 게임에서 그런
것들이 하나, 둘씩 구현이 아니 됐다면, 기대치에 어긋난 만큼 실망도 클 법한 셈이다. 결국은 쉔무가 내세웠던 캐치프라이즈 중
하나인 자유도는 게임에 대한 광고효과로는 상당했을지 몰라도 이것에 오히려 쉔무란 게임의 발을 묶는 경우로 번져나가고 만다.
쉔무 초기 기획 때 있었던 자전거. 이런 드라이브 모드를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 문방구 바닥 정경.
바랬던 유저가 어찌 필자 하나뿐이랴. 예나 지금이나 어린 것들은...
초기 쉔무에 대한 단점들 중 이러한 자유도에 대한 협소함이 크게 불거져 나왔었는데, 명확하게 말하자면 쉔무엔 분명 자유도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꽤 넓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자유도를 갖춘 게임으로서 주는 버라이어티한 재미가 쉔무라는
게임 내에서 그렇게 크게 부각되지 못한다는데 있다.
쉔무에서는 1장 요코스카에서는 배경이-어디까지나 2장 홍콩편과 비교해서-비교적 협소한 편이라 방 안의 서랍 내용물서부터
창고까지 구현시켰고, 이들 중 상당수 물품이 주인공이 직접 잡고 이리저리 볼 수 있게 만들어 놨다. 종류는 몇 안 되지만 게임
상에서 아이템으로 쓰이기도 하는 것들도 있다. 다만, 그 수많은 아이템들 중에서 막상 주인공이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이란
상당수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쉔무 내에서 아이템이란 특정 이벤트 발생을 제외하면 콜렉션으로서의 가치 밖에
없다는 것인데 콜렉터로서의 자부심을 가지는 건 둘째치고 기본적으로 게임 내에서 쉬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게임
아니었나?
퀘스트 모드로 돌아다녀보면, 확실히 마을 전경을 세심한 부위까지 재현시켜 놓았으나 정작 플레이어와 관여된 곳은 적은 편이다.
행동제약 역시 마찬가지로 각 가정집 대문을 두들겨봤자 스토리상에서 언급되는 인물들을 제외하곤 나오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는 쉔무라는 게임이 가진 장대한 스케일이 오히려 큰 단점으로 적용되는 셈이다.
배 여행을 처음 하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처음엔 큰 바다의 스케일에 가슴이 트인 느낌을 갖고 자신의 세계관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며칠 쯤
지나고 적응되면서 바다는 볼 수는 있되 자신이 미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오히려 좁은 배 안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영역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갇혀있다”는 폐쇄적인 개념이 자릴 차지하게 된다. 쉔무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확실히 이전엔 볼 수 없던 큰 필드를 지니고 있지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기대치에 못 미친 게임의 스케일은 체감적으로 협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는 것만이 허락된 크나큰
필드상이니 그 불만감은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세세한 이벤트를 배치한다던지,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든지,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든지 하는 요소들인데, 쉔무가 일반 유저들에게 가장 꺼리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은 사실 여기에 있었다.
말 그대로 날아다닌다, 철완 쉔파. 뭔가 허했던 2장의 엑스트라 모드. 1장의 시어터 모드가
없던 게 감점이다.
@Main & Sub
: 게임 제작과 완성된 게임의 개념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자. 이전 제작 테크놀로지와 용량의 부족으로 시스템의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했던 옛 아케이드부터 현재 플랫폼용으로 제작되는 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까지 통틀어 하나의 고정된 카테고리가 있는데
확실히 따로 정해진 용어를 모르는 만큼 여기서는 메인과 서브라 지칭하겠다.
게임에 있어서 메인이란 무엇일까? 메인은 즉, 게임을 “진행”함에 있어서 따라가는 경로를 말한다. 스토리가 중요 요소로
작용하는 RPG와 시뮬레이션 어드벤쳐를 *14)제외하고 액션이나 게임의 시스템으로 엔딩까지 진행하는 소위 “진행형”게임들은
그 시스템에 맞춰서 엔딩까지 진행하는 스테이지 연결고리가 게임의 메인인 셈이다. 그럼 서브는? 미니 게임이나 숨겨진 코스츔,
특수 아이템 모으기 등의 것들을 제외한 게임의 시스템 진행, 즉 게임 플레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구조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예를 든다면, 메탈기어에서의 메인이란-탱커편 예문 :유조선 잠입->관제실 도달->올가 작살->엔진룸 잠입->
연설장 도달->엔딩감상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축”을 말하는 것이고, 그 서브란 위에 나열한 구조 중에 이르는 게임
시스템 하에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기본 진행을 말한다. 여기서 서브라 한다면, 진행에 이르는 동안 발생하는 발각의 위험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게임 플레이, 발각된 후에 벌어지는 술래잡기, 혹은 목격자 말살 등을 뜻한다.
메탈기어 2 체험판을 통해 확인한다면, 메인라인을 따라 진행하면 클리어 타임은 15~20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MGS 2 체험판은 플레이 타임이 사상 최고였다는 5시간까지 육박했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이런 서브에 대한
세팅이나 구조를 잘 짜 맞춘 데에 대한 결과였고, 코지마 감독이 게임 디렉터로서 높은 능력을 사는 것도 스탭들을 통솔하여
이러한 구조의 연결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메인으로서의 플레이만 하고자 한다면, 20분 만으로도
끝날 게임을 5시간까지 즐기도록 만든, 게임으로서의 엔터테인트먼트를 제시한 게 이 점이다. 그것도 5시간이란 플레이 타임이
유저에게 반드시 플레이해야 할 것으로 강요한 것이 아닌, 유저 스스로 다양한 버라이어티의 재미를 안겨 준 5시간이란 점에
더더욱 그러하다. 간단하게 또 다른 예를 들자면 귀무자에서의 메인은 이나바야 산성 난입!!->포틴브라스 담금질에 이르는 축이고
서브는 환마들을 도살하는 호쾌무쌍한 칼질인 것이다[귀무자1이 간단한 게임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밀리언셀러가 된 가장 큰
이유는-여러 가지 *15)이유가 있긴 하되-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이런 담금질에서 베어 나오는 ㅁㅇ같은 중독성 강한 “맛”이 그
비결이었다].
쉽게 말해 이것이 메인. 요것이 서브(작업 중).
요것이 메인. 이 짓이 서브(요리 중).
어떤 게임이든 게임이라는 장르에 선상에 선 이상 이런 카테고리는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 그 카테고리의 구조를 잘 조합하여
게임으로서의 엔터테인트먼트를 크게 선사하는 것이 “잘 만든”게임이라는 것이다.
쉔무 역시 게임으로 제작된 이상 이 카테고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셈이고 결정적으로 말해서 쉔무는 이 범주 안에 속할 수
없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아직도 쉔무에 이런 카테고리가 없다는 데에 의문이 생긴다면, 이렇게 가정해보자.
귀무자 플레이어가 오늘 밤 간단하게 플레이하고 싶어서 PS를 켰다->캐릭터, 검 레벨이나 진행 상태 등은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결과는? 필드에 나오는 적들을 썰어주면 된다.
FF 플레이어가 오늘 밤 간단하게 플레이하고 싶어서 PS를 켰다->역시 마찬가지로 가타부타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결과는? 필드에 뛰쳐나가 몬스터 사냥하면 된다.
크레이지 택시 드라이버가 오늘 밤 손님들 몇 마리 골로 보내고 싶어 DC를 켰다->*16)이 게임엔 신경 쓸 부분이 없다
--->결과는? 손님 태우고 몇 번 날라주면 된다.
자...그렇다면.....?
쉔무 플레이어가 오늘 밤 쉔무를 하고 싶어 DC를 켰다->.......뭘 하면 되나...?
자세히 생각해 보자. 쉔무란 게임에 있어서 도중에 로드하던, 처음 스타트를 하던 간에 게임의 주축이 되는 서브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가?
타 게임은 이걸 간단히 말할 수 있는데 쉔무는 이 질문에 간단히 대답할 수 없다. 이게 원인이다.
처음 시작 시 막막하지 않은 게임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굳이 말하면 쉔무의 서브라 자신할 수 있는 요소는
쉔무는 그런 차원을 넘어섰다. 오락실 미니게임 정도...?
쉔무란 게임엔 다양한 버라이어티가 있기에 뭘 하든 즐겁다고 말하겠지만, 일반 처음 접하는 유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건 몇몇 소수의 말이 아닌 게임을 접하는 대다수가 겪는 딜레마고 여기서 유저는 돈 주고 산 대가를 찾을 수 있는 “재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카테고리가 복잡하다는 것은 게임이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잘 짜여진 게임에서 복잡하다고 하는
것은 서브라는 요소가 복잡한 것이 아닌, 서브를 세팅하는 시스템 상의 복잡함을 말한다. 잘 생각해 보시라] 게임 구조의 제작
틀을 크게 오판하는 것이다. 그리고 쉔무의 가장 큰 오판은 바로 이 점이다.
생각해보자. 하루, 이틀로 끝낼 게임이 아니라면 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RPG의 플레이 방법인데,
다른 여러 부분의 자유도를 풀어 놓았으면서 정작 가장 필요했던 플레이어가 해 나가고 싶은 "서브"를 배재한다면 그 게임을
즐기는 요소를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겠는가? 전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수련 노가다를 통한 무의 극에 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본 이야기 고리 자체가 방대한 이상, 스토리를 풀어가는 재미로 플레이한다 하더라도 플레이어에게 무엇을
하라는 강요는 있되, 플레이어의 의도완 달리 강제로 진행시킨다면 플레이어는 그만큼 재미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특히나 시간을 통한 게임 시스템 구조는 훌륭했으나 그 시간이 플레이의 걸림돌이 되고만 것이다. 알바는 죽어라하고 시간
채워야 하고, 꼬박꼬박 들어가 자야하며, 사람들 스케줄은 정해져 있지, 오늘 못 가면 반드시 튀어오라는 독촉전화에 시달리며
플레이한다. 홍콩편에서는 이를 해결하고자 “대기”라는 요소를 추가했지만, 이 하나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게임 전반에
걸친 큰 문제였으니까.
안 먹고, 안 씻고, 안 싸는 놈이 잠은 꾸역꾸역 자야하는 피를 토하며 반복 플레이한 전투 및 QTE 끝에 겨우 작렬한
요지경 월드. 이 놈은 외박도 안 한다. 필살-외문정주!!
프리 배틀로 몸 좀 풀려고 해도, 배틀 이벤트는 한참 진행한 뒤에야 발생하며, 퀘스트로 여러 곳곳을 전전한 끝에 도달해도,
슬슬 달아오르려 할 때 적들은 이미 황천길로 간 뒤다.
프리 배틀을 정신이 몽롱할 때까지 하고 싶어도 정작 게임 내에서 그런 짓을 할 만한 것도 없다. 그걸 하기 위해선, 다음
배틀씬까지 진행을 하던가, 게임을 한 번 클리어한 후 엑스트라로 나오는 70인 배틀을 할 수 밖에 없다[이 때문에 홍콩편에서는
돈 내고 내기하는 무도장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유저가 원하는 건 뜬금없이 나타나는 길거리 배틀을 원할 때 하는 것이지
이리저리 룰로 얽매인 부자연스러운 배틀을 원한 건 아니었다].
무도의 극의를 탐구하고자 놀이터에서 죽어라하고 기술을 연마해도, “이만 들어가 자야할 시간”이라는 근성없는 모습만
보이며[From-1장 요코스카], 무도장에서 팔모가질 수십 차례 꺾어버리고 싶어도 가끔씩 들락거릴 때만 상대해주는 “매우(!!)”
약해빠진 후쿠 씨. 매우 건전한 학교였던지 태클 걸 패거리라곤 4마리밖에 없었던 에노키와 떨거지들. 그 외 세외세력들의 무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풀이. 총 빈도수를 찾아보면 꽤 있긴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게임 스케일이나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는
진행 선택의 폭에 비해 상당히 좁다.
미니게임같은 경우도 미니 게임 하나하나는 잘 만들었을지언정 그것이 게임의 사소한 요소로나마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행온 인증서 들고 가서 이네 씨한테 자랑하는 이벤트 하나라도 있던가...?]. 수집욕을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아이템은
다 구비했더라도 거기에 대한 기본 목적성을 부여하지 않는 이상은 그것만 붙잡고 매달리라는 걸 기대하기엔 무모하다. 우리가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했던 건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오락으로 여흥을 즐기기 위한 것이지, 무언가를 달성하거나 수집하기 위해
가는 건 아니었잖은가?[물론 승부욕에 불타오르는 전태일스러운 “전사”들은 논외로 하고]
QTE를 즐기기 위한 유저를 위해 배려한 것이 오락실이나 게임센터에 배치한 “오락실용 QTE"이지만, 도로변에서 캐릭터를 쫓아
다이나믹하게 진행되는 QTE하고 오락실에서 물러터진 쮸쮸바 빨아먹는 듯한 단순 무구한 QTE를 같다고 보는가?
스펙타클한 블록버스터 추격씬을 방불케 하는 이 QTE하고 "최첨단" 인베이더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오락실 용 QTE.
어느 걸 하고 싶나?
이쯤이면 왜 이 게임이 망할 수밖에 없었던 건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7)DC가 사장된 시기가 초기였으며 초기의 킬러
타이틀로 기대작인 쉔무 제 1장에 달렸던 것만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아무리 당대 최고의 그래픽을 자랑하며, 역대 게임음악들
중 최고의 퀄리티로 만들었으며, 각종 여러 장르의 게임에서 즐길 요소를 전부 혼합시킨다 한들 무슨 소용이었던가? 쉔무는
그 방대함과 스케일이 가볍게 손대기엔 버거운 게임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됐고, 정작 플레이어가 하고 싶은 쉔무 게임 내의
요소도 거기까지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는 강압성을 유저에게 부여했다. 결국은 쉔무가 주었던 철저한 현실세계의 재현과
처절한 자유도가 게임으로서의 쉔무를 망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물론 게임으로서 즐길 요소가 수많이 존재하고 그 때문에
아직까지 세간에서 쉔무를 잊지 못하긴 하지만, 그 유저의 영역을 폭넓게 확산시키지 못한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즉,
쉔무를 잊지 못하고 즐기는 사람들은 그에 격찬을 아끼지 않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겐 DC와 함께 공동구매를 하게 만드는
소비욕구를 끌어내지 못한데 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했던 것. 그게 쉔무 실패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차후 쉔무 시리즈가 나와 더욱 넓어진 스케일과 더더욱 다양한 전투 및 프리 이벤트를 삽입한다 해도 이 문젠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쉔무 플레이어는 자기가 원할 때 패고, 원할 때 터지며, 원할 때 쫓아가는 걸 절실히 원하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가장
원하던 “자유”는 바로 이 부분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극단적으로 “망하는 게 당연하다”[사실, 실제로 망하긴 했지만 말이지]는 말을 했던 것도 여기에 있다. 타 사에서는
엄두도 못 낼 최고의 준비란 준비를 모두 다 갖췄으면서 이런 기본적인 요소의 부재로 사그러진 데에 대한 안타까움이 큰 탓이다.
이외에도 쉔무 유저로서 가장 안타까운 점들 중 하나는-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걸 알지만서도-DC가 없는 지금 쉔무를 플레이할
길이 없다는 얘길 많이 접할 때였다[최근 공개된 DC 에뮬 얘긴 잠시 저~따 좀 박아두고]. 그런 갈증을 영문판 쉔무 2를 출시한
XB으로 푸는 유저들도 있지만, 거기서 파생되는 *18)이질감 역시 쉬이 해결될 것이 아니라 본다.
쉔무에서 절실하게 안타까운 사실 중 또 한 가지는 그렇게까지 거대한 필드와 캐릭터를 만들어 놨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게임
내의 요소로 작용될만한 부분은-어디까지나 만든 부분들에 비해-왜소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도부이타에 이르기까지
빌라촌들을 헤집어보면 집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돌아다니다 보면 골목 사이를 통해 숨겨진 던젼같은 부분
또한 적잖게 찾을 수 있긴 하나, 그런 부분들은 한 마디로 게임하곤 전~혀 상관없는 부분들이다. 상당히 정성들여 만든 마을의
구석구석 하나하나의 모습들이 게임의 필드를 구성하는 배경 A, B의 용도로 밖에 쓰이질 않았으니 참으로 아까우면서도
사치스러운 광경이라 할 만하다[타 게임 제작회사들 중 이런 빌라촌만한 필드 하나도 못 만들어 협소한 필드에서만 뛰놀게 만드는
게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또한 쉔무가 종장되지 않고선 이 요코스카 및 도부이타 마을의 전경이 다시 나오기는 힘드니 재활용의 여지도 힘들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럼 이 거대한 필드를 제작한 것이 고작 일회용이였단 말인가? 잘 생각해 보시라...세가가 확실히 대단한 걸 만들어
냈지만, 70억엔의 과소비에 비견될 만한 이런 사치를 부리고도 안 망하길 바란다는 게 더욱 *19)이상하지 않은가...?
처음 봤을 때 심오함의 포스가 느껴졌던 던젼 분위기의 플레이 할 때마다 깨달았다. 개뿔도 없다는 사실을.
짱박힌 빌라촌.
한 가지 더 예를 들자면, 엑스트라 모드의 빈약함에 대한 의견인데, 사실 쉔무 게임 자체가 구비했던 서비스는 거의 파격적이다.
GD를 컴퓨터 드라이브에 넣으면 1막 요코스카 편에서는 엄청난 고퀄리티의 월페이퍼가 담겨져 있었고, 제 3장을 CDP에 넣으면
-적으나마-음악을 들을 수 있을뿐더러 각종 엑스트라 모드에서도 이벤트를 전부 볼 수 있는 시어터 모드서부터 음악을 한데 모아
들을 수 있는 쥬크박스 모드, 튜토리얼 기능을 담당하는 모드에서는 각 캐릭터가 직접 페이스 애니메이션을 통하여 유저에게
설명해 주고 있는 형식으로 담아 놓았다. 국내에서는 쉔무 패스포트 디스크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는 패스포트를 이용할
수가 없어[DC를 인터넷에 연결한다 치더라도 일어를 모르면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안타까움을 선사했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대체적으로 충분한 만족감은 주어졌다. 허나, 홍콩편에서는 이러한 서비스적인 요소가 부실하다고 하여 불만들을 토로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요코스카 편에 비해서 그 양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뿐더러 게임 내의 이벤트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시어터
모드의 부재가 가장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만다. 게임 내에서 했던 미니게임들을 모아 플레이할 수 있게 하였으나 역시나 정작
플레이하고 싶었던 본 게임 내에서의 QTE이라던가, 다대일의 박력 넘치는 프리배틀들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온데간데없다[아이린,
이즈미들과의 전투는 대체 왜 빠진 거냐?].
전작의 배틀에 대한 요구 때문에 홍콩편에서는 무도장이란 곳을 여러 군데 설치하여 VF 식의 링아웃 판정과 각 배틀마다 룰을
세워둔 무도장 모드가 있을 뿐이다. 물론 전작같은 패스포드 디스크라든가, 막대한 세이브 용량 문제 때문에 홍콩편에서는 그
양을 대폭 줄인 것 등의 조절은 하였으나 누차 말하지만 쉔무란 게임이 스케일로 압도하는 이상 그에 뒷받침되는 요소를 적재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홍콩판 70인 배틀이 빠진 것이 무엇보다도 타격이 컸다]. 2의 홍콩편을 컴퓨터 드라이브에 삽입하면,
초기 공개된 트레일러 동영상과 각 캐릭터, 사건들을 웹페이지 형식으로 기록해 둔 매뉴얼이 있다. 트레일러 동영상의 화질은
화질이 매우 안 좋은 관계로 별달리 좋은 말은 떠오르지도 않고, 하고 싶지도 않다. 확실히 쉔무 게임 내의 서비스는 대단한
것이었으며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요소란 요소는 전부 동원했지만, 이런 서비스가 홍콩편에서 많은 부분이 부재가 되었음에 대해서
는 유감이다. 어차피 엑스트라란 요소 자체가 보너스 개념인 만큼 게임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고도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재차 언급하다시피 쉔무는 방대한 량의 게임이다. 서포트를 해 주는 엑스트라 모드 역시 그에 걸맞는 규모를 자랑해야 하지
않았을까? 초기 세가가 DVD를 채택하지 않고 GD라는 매체를 선택한 것도 이 점에서 보면 실수가 아니었을까. 가격경쟁의
탓도 물론 있겠지만, 4장 분량을 1~2장으로 줄인다는 메리트는 큰 메리트라 아니할 수 없으니 말이다.
쉔무가 이렇게까지 크게 오판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스즈키 유 프로듀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는 위대한
크리에이터이며, 독특한 아이디어를 누구보다도 *20)많이 가지고 있고, 그 발상력에서 추진력까지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지만,
아무리 그라 해도 없는 경험의 노하우를 처음부터 지니고 있을 순 없다. 말하자면...스즈키 유가 만든 게임들은 거의 정도가
아니라 전부 다 아케이드 전용 게임이고 플랫폼 기기로 가정용 게임을 만든 건 쉔무가 처음이다. 그것도 크레이지 택시나,
소닉이나, 직접 만든 아웃 러너나, 버파, 행온 등의 원코인-원플레이 형의 게임이 아닌 라인이 구축된 “진행형” 게임을 처음
만들어 본 거란 소리다. 제작 중에도 게임 자체의 볼륨이 방대하다보니 이러한 오판이 생긴 것이고 이걸 다시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쉔무는 다음 시리즈가 언제 나올 지도 모르게 철저하게 패망했다.
@어쩌면 좋소이까...?
: 모 쉔무 유저 중에서 터미네이터만큼 걸리더라도 기다리겠다는 사람을 본 적 있다. 확실히 투자한 건 둘째치고 그만한 게임을
구축해 놓은 이상은 이대로 말아먹기엔 아까운 노릇이다. 그러나 쉔무의 속편에 대한 소식은 아직까지도 불투명하다. AM2 및
스즈키 유의 인터뷰나 기사를 보면 한 번씩은 언급되는 내용이면서도 아직까지 제작에 대한 확답은 없는 실정이다.
최근의 세가 상황을 보면, 한때 최악이라고 할 만큼 부진했던 경영이 *21)흑자로 돌아섰으며 쉔무의 실패로 돌아서서 스퀘어와
연합한 *22)코카콜라도 VF 4의 스폰서로서 다시 세가와 손을 잡은 실정이니만큼 차후 시리즈에 대해서 희망을 가져도 될 듯한
상황이다. 그러나 차후 쉔무 시리즈가 이전 시리즈 그대로 몇 가지만 보강한 채 나온다면, 많은 유저를 끌어들이기는 힘들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쉔무는 확실한 대작이다. 그래서 단, 1장의 실패만으로 DC와 세가의 사장세까지 이어지고 말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쉔무
시리즈가 지녔던 확실한 개성을 가진 채 현재 지니고 있는 대부분의 단점들을 보완한다면, 애초 스즈키 유가 추진했던 *23)3부작
까지도 가능하다는 소리가 된다.
@쉔무 3에 대하여.
AM2의 제작 타이틀 중에서 최근 반가운 소식으로 쉔무 시리즈가 있었다는 것이 최근 공표되어 쉔무 유저들의 갈증을 씻어주고
있다. 그러나 2가 발매된 지 어언 3년이 지났고, 얼마나 걸릴 진 아직 아무도 모른다. 더욱이 쉔무가 밀리언셀러로서 시리즈가
제작될 정도의 판매고를 올리기 위해선 우선, 첫 번째로 쉔무 1 때의 상황처럼 세간을 떠들썩하게 할 이슈로서 부곽 되거나
아니면 다음 차세대 기기로서 승부수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는 언리얼 엔진 3 탑재형의 XB 2 첫 번째 소프트로서 준비를
한다던가. 실제로 쉔무 1 발매직전까지 쉔무의 예상 판매량이 300만장까지 언급될 정도였다면[어지간한 FF 시리즈 일본 자국내
판매량과 맞먹었다] 확실한 준비를 갖춘 채 이 정도 PR 전략은 계획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어떤 루머를 들어보면 세가가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면서 세가의 비밀 프로젝트를 예상하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설마 매트릭스 온라인이 그것일 리는 없겠지.
아니면 우민들의 폭동을 대비한 대외공작이거나...쯧쯧].
게임으로서의 퀄리티 문제 역시 그러하다. 쉔무가 장대한 스케일에 걸맞은 대두될만한 퀄리티를 앉고 돌아온다면야 이렇게
우물쭈물할 것도 없겠지만, 최근 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의 퀄리티로 비교해 본다면, 당장 제작이 가능하다고 하여 쉽사리 내놓는
이상, 이전 유저들만 즐겁게 해 줄 중견 소프트로 밖에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쉔무란 게임에 있어서, 차후의 속편은 유저들이
원한다고 해서 간단하게 나올 만한 그런 소프트가 아니란 소리다. BH 4같은 경우도 베로니카가 출시된 이후 BH의 마지막을
결정하는 대작이라고 소리 소문이 끝없이 퍼졌지만, 캡콤으로서도 기존의 BH 시스템을 답습한 속편으로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최근 BH 4의 제작 소식으로 기존의 시스템에서 훨씬 다양한 패턴의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초기 공개 자료에선 엄브렐라 본사에 잠입했다고 알려졌으나 조만간 이런 것들이 리얼타임으로 굴러다닐 판국이니...
최근엔 엄브렐라는 이미 부도난 회사라 재설정됐다.
현명한 선택이다.
쉔무도 마찬가지다. 쉔무 1막-요코스카 편이 동시대에 있어서 탁월한 스케일과 진행 방식으로 어필을 했다 한다면, 적어도 그
기다림에 걸맞은, 기대치에 준하는 혹은 능가하는 수준으로 출시가 되어야 한다는 셈이 된다. 그게 이제껏 기다렸던 유저들에 대한
답례이자 쉔무 시리즈가 차후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고 이건 어느 게임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당연한 공식이다.
그래픽적인 묘사의 향상뿐만 아니라 게임 시스템의 보완, 더욱 다양한 버라이어티적인 재미, 게임 진행의 경로를 정말로 다양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넓은 선택의 폭. 많은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게임으로서의 포인트 포착 등. 쉔무 3에서 바랄 건 한도 끝도
없으며, 그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전작에서 캐나다로 간 노조미, 미국으로 간 톰, 일본에 남아있는 귀장 등의
캐릭터들이 차후 시리즈에서 어떻게 연관될 지를 생각하면, 그 기대는 한없이 부풀려 진다.
버클리 디스크에서 좌청룡, 우백호로 쌍장풍을 날리는 캐나다 유학 가서 배운 절권도로 드래곤 킥을 연발할 가능성이
모습에 속편에서 가장 기대되는 캐릭터, 쉔파 양. 다분한 노조미 아가씨[사진은 패스포트 알바모습].
남자잖아! 근성을 보여!! / (니가 기어나와 한 판 떠 봐라...) 武의 극에 달한 홍수영 노사 님. 현 쉔무 최강의 무인이지만
배운 도둑질이라곤 도발뿐인 국적 불명의 양갓집 규수 죠이. 버클리에서는 드디어 한 대 맞는다. 누구냐...?
한 가지 다행인 사실은-많질 않아서 그렇지만-외국 쪽에서는 쉔무의 속편 제작을 기원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고 할 정도로
숨은 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런 덕에 스즈키 유 프로듀서도 아직까지 쉔무 시리즈를 포기 못한 상황이다.
상황은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계속 현역으로 활동 중인 스즈키 유 프로듀서와 AM 2 제작진들. 새로운 세가 타이틀이 공개될
때마다 긴장하는 쉔무 유저들.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세가 진영. 세가의 움직임이라면 아마도 PS 2-XB-GC 다음의 차세대
기종이 나올 때쯤 공개되지 않을까...하고 예상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빠르면 2년, 꽤 걸리면 수년, 암울하면 환갑 때쯤이나
나올지도 모를 일이지만, 다음 쉔무에서는-필자를 포함하여 기존 유저들은 할복을 해서라도 하겠지만-좀 더 다른 유저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게임의 폭이 넓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초기 제작 시 만들어 놓은 게임 데이터들은 아직까지 *24)보존되고 있으며 차후의 이야기 역시 구상에 구상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걸 우리가 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란 데에 있지 않을까...?
유카와 전무 주연의 CF처럼 DC가 흉작 철 메뚜기 떼처럼 시장을 쓸어버리진 못했지만 아직도 세가는 살아있다. 거기 하나에
기대를 걸고 차후 쉔무 시리즈까지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세가가 가장 야심만만하게 제시한 쉔무가 많은 이들이
접해보지 못한 채 시장 골목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정말 안타깝다.
아무쪼록 차후 세가의 향로와 쉔무의 전망이 밝길 바라며 자폭 겸 최후의 발악으로 한 마디
.
.
원주민들이여, 깨어나라!! Zieg SEGA!!(퍼~엉!!)
I'll be back...(어느 천년에...) 검에서 겟타 빔이 솟구치는 시츄에이션.
뭔 일이래...하고 벌써 3년이다.
*협찬 : 조교 및 서바이벌 담당 교관 - 사부.
*웹진 개제전담 테크니컬 교관-키지나무
*팬레터, 러브레터, 스팸메일, 탄저균 그 외 화염병, 짱돌, 놋쇠냄비, 밥상, 수류탄 등등 투척 요망 장소->Ani_Berserker@Yahoo.co.kr
: 게임에서의 일반론을 설파하자면 “보통” 유저들은 게임에서 틀이나 룰이 갖춰진 걸 좋아한다. 그 룰 안에서 즐기는 묘한
속박감이나 제어를 해주는 맛이 게임으로서 선사하는 엔터테인트 중 중요 요소이므로. 대표적으로 본다면 캡콤의 PS2 플랫폼
첫 타이틀로 귀무자가 먼저 나왔었는데 그 기본 컨셉은 전국시대 바이오하자드[이하 BH]-PS 1으로 개발-였다. 탄수에 제한이
있는 액션 면에서 답답한 느낌을 주었던 BH 시리즈와는 달리 큰 대(大)자 칼로 무한정 담금질을 할 수 있던 이 게임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해 줬으나 곧이어 출시된 메빌 메이 크라이[이하 DMC] 체험판에서 불안감을 드러낸다. 프리한 액션을
시원시원하게 발산시키는 이런 게임이 나오면 차후 캡콤이 제작한 타이틀에서는 그렇게나 즐겨 쓰던 BH 시스템도 이제
퇴색하겠구나...라는 것이 당시 대부분의 예측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 DMC1의 히트로 귀무자 2에 가졌던 불안감은
일소에 해결되고, 오히려 판매량과 호응이 갈수록 높아져만 갔다[실제로 귀무자 2와 DMC 2의 판매고는 압도적으로 귀무자 2가
앞섰다]. 그것은 게임으로서 갖는 제약과 룰이 게임의 위치에서 “재미”로서 작용한다는 걸 재차 확인해 주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된 것이다.
DMC의 건방진 젊은이들. 1의 협소한 배경과는 달리 2의 횟집 귀무자.
광활한 필드에서의 전투가 명을 재촉하고 만다. 이 때의 손맛은 쾌감을 넘어서 쾌락의 경지로 승천한다.
쉔무가 나올 때 주목받았던 자유도, 이 점 때문에 당시 별의별 희한한 루머가 나돌아다니고 있었으니...
주인공이 골목에 매복해 있다가 삥을 뜯을 수 있다던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시비를 걸고 두들길 수 있다던가, 상쾌하게 자전거
타고 다니다 지나가던 구멍가계 A를 터미네이터처럼 들이 받을 수 있다던가, 료 방 서랍 안 쪽에 사진기가 있어 절묘한 앵글로
아스트랄한 사진을 찍어 료가 다니는 고등학교 게시판에 전시할 수 있다는 기타 등등...물론 위 루머들 중에 게임 상 나오는 건
하나도 없다. 그런데 비단 이런 것들만이 아니라 유저의 입장이라면 이러저러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것이고 게임에서 그런
것들이 하나, 둘씩 구현이 아니 됐다면, 기대치에 어긋난 만큼 실망도 클 법한 셈이다. 결국은 쉔무가 내세웠던 캐치프라이즈 중
하나인 자유도는 게임에 대한 광고효과로는 상당했을지 몰라도 이것에 오히려 쉔무란 게임의 발을 묶는 경우로 번져나가고 만다.
쉔무 초기 기획 때 있었던 자전거. 이런 드라이브 모드를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 문방구 바닥 정경.
바랬던 유저가 어찌 필자 하나뿐이랴. 예나 지금이나 어린 것들은...
초기 쉔무에 대한 단점들 중 이러한 자유도에 대한 협소함이 크게 불거져 나왔었는데, 명확하게 말하자면 쉔무엔 분명 자유도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꽤 넓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자유도를 갖춘 게임으로서 주는 버라이어티한 재미가 쉔무라는
게임 내에서 그렇게 크게 부각되지 못한다는데 있다.
쉔무에서는 1장 요코스카에서는 배경이-어디까지나 2장 홍콩편과 비교해서-비교적 협소한 편이라 방 안의 서랍 내용물서부터
창고까지 구현시켰고, 이들 중 상당수 물품이 주인공이 직접 잡고 이리저리 볼 수 있게 만들어 놨다. 종류는 몇 안 되지만 게임
상에서 아이템으로 쓰이기도 하는 것들도 있다. 다만, 그 수많은 아이템들 중에서 막상 주인공이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이란
상당수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쉔무 내에서 아이템이란 특정 이벤트 발생을 제외하면 콜렉션으로서의 가치 밖에
없다는 것인데 콜렉터로서의 자부심을 가지는 건 둘째치고 기본적으로 게임 내에서 쉬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게임
아니었나?
퀘스트 모드로 돌아다녀보면, 확실히 마을 전경을 세심한 부위까지 재현시켜 놓았으나 정작 플레이어와 관여된 곳은 적은 편이다.
행동제약 역시 마찬가지로 각 가정집 대문을 두들겨봤자 스토리상에서 언급되는 인물들을 제외하곤 나오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는 쉔무라는 게임이 가진 장대한 스케일이 오히려 큰 단점으로 적용되는 셈이다.
배 여행을 처음 하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처음엔 큰 바다의 스케일에 가슴이 트인 느낌을 갖고 자신의 세계관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며칠 쯤
지나고 적응되면서 바다는 볼 수는 있되 자신이 미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오히려 좁은 배 안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영역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갇혀있다”는 폐쇄적인 개념이 자릴 차지하게 된다. 쉔무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확실히 이전엔 볼 수 없던 큰 필드를 지니고 있지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기대치에 못 미친 게임의 스케일은 체감적으로 협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는 것만이 허락된 크나큰
필드상이니 그 불만감은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세세한 이벤트를 배치한다던지,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든지,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든지 하는 요소들인데, 쉔무가 일반 유저들에게 가장 꺼리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은 사실 여기에 있었다.
말 그대로 날아다닌다, 철완 쉔파. 뭔가 허했던 2장의 엑스트라 모드. 1장의 시어터 모드가
없던 게 감점이다.
@Main & Sub
: 게임 제작과 완성된 게임의 개념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자. 이전 제작 테크놀로지와 용량의 부족으로 시스템의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했던 옛 아케이드부터 현재 플랫폼용으로 제작되는 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까지 통틀어 하나의 고정된 카테고리가 있는데
확실히 따로 정해진 용어를 모르는 만큼 여기서는 메인과 서브라 지칭하겠다.
게임에 있어서 메인이란 무엇일까? 메인은 즉, 게임을 “진행”함에 있어서 따라가는 경로를 말한다. 스토리가 중요 요소로
작용하는 RPG와 시뮬레이션 어드벤쳐를 *14)제외하고 액션이나 게임의 시스템으로 엔딩까지 진행하는 소위 “진행형”게임들은
그 시스템에 맞춰서 엔딩까지 진행하는 스테이지 연결고리가 게임의 메인인 셈이다. 그럼 서브는? 미니 게임이나 숨겨진 코스츔,
특수 아이템 모으기 등의 것들을 제외한 게임의 시스템 진행, 즉 게임 플레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구조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예를 든다면, 메탈기어에서의 메인이란-탱커편 예문 :유조선 잠입->관제실 도달->올가 작살->엔진룸 잠입->
연설장 도달->엔딩감상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축”을 말하는 것이고, 그 서브란 위에 나열한 구조 중에 이르는 게임
시스템 하에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기본 진행을 말한다. 여기서 서브라 한다면, 진행에 이르는 동안 발생하는 발각의 위험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게임 플레이, 발각된 후에 벌어지는 술래잡기, 혹은 목격자 말살 등을 뜻한다.
메탈기어 2 체험판을 통해 확인한다면, 메인라인을 따라 진행하면 클리어 타임은 15~20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MGS 2 체험판은 플레이 타임이 사상 최고였다는 5시간까지 육박했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이런 서브에 대한
세팅이나 구조를 잘 짜 맞춘 데에 대한 결과였고, 코지마 감독이 게임 디렉터로서 높은 능력을 사는 것도 스탭들을 통솔하여
이러한 구조의 연결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메인으로서의 플레이만 하고자 한다면, 20분 만으로도
끝날 게임을 5시간까지 즐기도록 만든, 게임으로서의 엔터테인트먼트를 제시한 게 이 점이다. 그것도 5시간이란 플레이 타임이
유저에게 반드시 플레이해야 할 것으로 강요한 것이 아닌, 유저 스스로 다양한 버라이어티의 재미를 안겨 준 5시간이란 점에
더더욱 그러하다. 간단하게 또 다른 예를 들자면 귀무자에서의 메인은 이나바야 산성 난입!!->포틴브라스 담금질에 이르는 축이고
서브는 환마들을 도살하는 호쾌무쌍한 칼질인 것이다[귀무자1이 간단한 게임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밀리언셀러가 된 가장 큰
이유는-여러 가지 *15)이유가 있긴 하되-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이런 담금질에서 베어 나오는 ㅁㅇ같은 중독성 강한 “맛”이 그
비결이었다].
쉽게 말해 이것이 메인. 요것이 서브(작업 중).
요것이 메인. 이 짓이 서브(요리 중).
어떤 게임이든 게임이라는 장르에 선상에 선 이상 이런 카테고리는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 그 카테고리의 구조를 잘 조합하여
게임으로서의 엔터테인트먼트를 크게 선사하는 것이 “잘 만든”게임이라는 것이다.
쉔무 역시 게임으로 제작된 이상 이 카테고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셈이고 결정적으로 말해서 쉔무는 이 범주 안에 속할 수
없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아직도 쉔무에 이런 카테고리가 없다는 데에 의문이 생긴다면, 이렇게 가정해보자.
귀무자 플레이어가 오늘 밤 간단하게 플레이하고 싶어서 PS를 켰다->캐릭터, 검 레벨이나 진행 상태 등은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결과는? 필드에 나오는 적들을 썰어주면 된다.
FF 플레이어가 오늘 밤 간단하게 플레이하고 싶어서 PS를 켰다->역시 마찬가지로 가타부타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결과는? 필드에 뛰쳐나가 몬스터 사냥하면 된다.
크레이지 택시 드라이버가 오늘 밤 손님들 몇 마리 골로 보내고 싶어 DC를 켰다->*16)이 게임엔 신경 쓸 부분이 없다
--->결과는? 손님 태우고 몇 번 날라주면 된다.
자...그렇다면.....?
쉔무 플레이어가 오늘 밤 쉔무를 하고 싶어 DC를 켰다->.......뭘 하면 되나...?
자세히 생각해 보자. 쉔무란 게임에 있어서 도중에 로드하던, 처음 스타트를 하던 간에 게임의 주축이 되는 서브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가?
타 게임은 이걸 간단히 말할 수 있는데 쉔무는 이 질문에 간단히 대답할 수 없다. 이게 원인이다.
처음 시작 시 막막하지 않은 게임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굳이 말하면 쉔무의 서브라 자신할 수 있는 요소는
쉔무는 그런 차원을 넘어섰다. 오락실 미니게임 정도...?
쉔무란 게임엔 다양한 버라이어티가 있기에 뭘 하든 즐겁다고 말하겠지만, 일반 처음 접하는 유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건 몇몇 소수의 말이 아닌 게임을 접하는 대다수가 겪는 딜레마고 여기서 유저는 돈 주고 산 대가를 찾을 수 있는 “재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카테고리가 복잡하다는 것은 게임이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잘 짜여진 게임에서 복잡하다고 하는
것은 서브라는 요소가 복잡한 것이 아닌, 서브를 세팅하는 시스템 상의 복잡함을 말한다. 잘 생각해 보시라] 게임 구조의 제작
틀을 크게 오판하는 것이다. 그리고 쉔무의 가장 큰 오판은 바로 이 점이다.
생각해보자. 하루, 이틀로 끝낼 게임이 아니라면 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RPG의 플레이 방법인데,
다른 여러 부분의 자유도를 풀어 놓았으면서 정작 가장 필요했던 플레이어가 해 나가고 싶은 "서브"를 배재한다면 그 게임을
즐기는 요소를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겠는가? 전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수련 노가다를 통한 무의 극에 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본 이야기 고리 자체가 방대한 이상, 스토리를 풀어가는 재미로 플레이한다 하더라도 플레이어에게 무엇을
하라는 강요는 있되, 플레이어의 의도완 달리 강제로 진행시킨다면 플레이어는 그만큼 재미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특히나 시간을 통한 게임 시스템 구조는 훌륭했으나 그 시간이 플레이의 걸림돌이 되고만 것이다. 알바는 죽어라하고 시간
채워야 하고, 꼬박꼬박 들어가 자야하며, 사람들 스케줄은 정해져 있지, 오늘 못 가면 반드시 튀어오라는 독촉전화에 시달리며
플레이한다. 홍콩편에서는 이를 해결하고자 “대기”라는 요소를 추가했지만, 이 하나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게임 전반에
걸친 큰 문제였으니까.
안 먹고, 안 씻고, 안 싸는 놈이 잠은 꾸역꾸역 자야하는 피를 토하며 반복 플레이한 전투 및 QTE 끝에 겨우 작렬한
요지경 월드. 이 놈은 외박도 안 한다. 필살-외문정주!!
프리 배틀로 몸 좀 풀려고 해도, 배틀 이벤트는 한참 진행한 뒤에야 발생하며, 퀘스트로 여러 곳곳을 전전한 끝에 도달해도,
슬슬 달아오르려 할 때 적들은 이미 황천길로 간 뒤다.
프리 배틀을 정신이 몽롱할 때까지 하고 싶어도 정작 게임 내에서 그런 짓을 할 만한 것도 없다. 그걸 하기 위해선, 다음
배틀씬까지 진행을 하던가, 게임을 한 번 클리어한 후 엑스트라로 나오는 70인 배틀을 할 수 밖에 없다[이 때문에 홍콩편에서는
돈 내고 내기하는 무도장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유저가 원하는 건 뜬금없이 나타나는 길거리 배틀을 원할 때 하는 것이지
이리저리 룰로 얽매인 부자연스러운 배틀을 원한 건 아니었다].
무도의 극의를 탐구하고자 놀이터에서 죽어라하고 기술을 연마해도, “이만 들어가 자야할 시간”이라는 근성없는 모습만
보이며[From-1장 요코스카], 무도장에서 팔모가질 수십 차례 꺾어버리고 싶어도 가끔씩 들락거릴 때만 상대해주는 “매우(!!)”
약해빠진 후쿠 씨. 매우 건전한 학교였던지 태클 걸 패거리라곤 4마리밖에 없었던 에노키와 떨거지들. 그 외 세외세력들의 무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풀이. 총 빈도수를 찾아보면 꽤 있긴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게임 스케일이나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는
진행 선택의 폭에 비해 상당히 좁다.
미니게임같은 경우도 미니 게임 하나하나는 잘 만들었을지언정 그것이 게임의 사소한 요소로나마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행온 인증서 들고 가서 이네 씨한테 자랑하는 이벤트 하나라도 있던가...?]. 수집욕을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아이템은
다 구비했더라도 거기에 대한 기본 목적성을 부여하지 않는 이상은 그것만 붙잡고 매달리라는 걸 기대하기엔 무모하다. 우리가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했던 건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오락으로 여흥을 즐기기 위한 것이지, 무언가를 달성하거나 수집하기 위해
가는 건 아니었잖은가?[물론 승부욕에 불타오르는 전태일스러운 “전사”들은 논외로 하고]
QTE를 즐기기 위한 유저를 위해 배려한 것이 오락실이나 게임센터에 배치한 “오락실용 QTE"이지만, 도로변에서 캐릭터를 쫓아
다이나믹하게 진행되는 QTE하고 오락실에서 물러터진 쮸쮸바 빨아먹는 듯한 단순 무구한 QTE를 같다고 보는가?
스펙타클한 블록버스터 추격씬을 방불케 하는 이 QTE하고 "최첨단" 인베이더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오락실 용 QTE.
어느 걸 하고 싶나?
이쯤이면 왜 이 게임이 망할 수밖에 없었던 건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7)DC가 사장된 시기가 초기였으며 초기의 킬러
타이틀로 기대작인 쉔무 제 1장에 달렸던 것만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아무리 당대 최고의 그래픽을 자랑하며, 역대 게임음악들
중 최고의 퀄리티로 만들었으며, 각종 여러 장르의 게임에서 즐길 요소를 전부 혼합시킨다 한들 무슨 소용이었던가? 쉔무는
그 방대함과 스케일이 가볍게 손대기엔 버거운 게임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됐고, 정작 플레이어가 하고 싶은 쉔무 게임 내의
요소도 거기까지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는 강압성을 유저에게 부여했다. 결국은 쉔무가 주었던 철저한 현실세계의 재현과
처절한 자유도가 게임으로서의 쉔무를 망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물론 게임으로서 즐길 요소가 수많이 존재하고 그 때문에
아직까지 세간에서 쉔무를 잊지 못하긴 하지만, 그 유저의 영역을 폭넓게 확산시키지 못한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즉,
쉔무를 잊지 못하고 즐기는 사람들은 그에 격찬을 아끼지 않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겐 DC와 함께 공동구매를 하게 만드는
소비욕구를 끌어내지 못한데 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했던 것. 그게 쉔무 실패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차후 쉔무 시리즈가 나와 더욱 넓어진 스케일과 더더욱 다양한 전투 및 프리 이벤트를 삽입한다 해도 이 문젠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쉔무 플레이어는 자기가 원할 때 패고, 원할 때 터지며, 원할 때 쫓아가는 걸 절실히 원하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가장
원하던 “자유”는 바로 이 부분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극단적으로 “망하는 게 당연하다”[사실, 실제로 망하긴 했지만 말이지]는 말을 했던 것도 여기에 있다. 타 사에서는
엄두도 못 낼 최고의 준비란 준비를 모두 다 갖췄으면서 이런 기본적인 요소의 부재로 사그러진 데에 대한 안타까움이 큰 탓이다.
이외에도 쉔무 유저로서 가장 안타까운 점들 중 하나는-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걸 알지만서도-DC가 없는 지금 쉔무를 플레이할
길이 없다는 얘길 많이 접할 때였다[최근 공개된 DC 에뮬 얘긴 잠시 저~따 좀 박아두고]. 그런 갈증을 영문판 쉔무 2를 출시한
XB으로 푸는 유저들도 있지만, 거기서 파생되는 *18)이질감 역시 쉬이 해결될 것이 아니라 본다.
쉔무에서 절실하게 안타까운 사실 중 또 한 가지는 그렇게까지 거대한 필드와 캐릭터를 만들어 놨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게임
내의 요소로 작용될만한 부분은-어디까지나 만든 부분들에 비해-왜소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도부이타에 이르기까지
빌라촌들을 헤집어보면 집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돌아다니다 보면 골목 사이를 통해 숨겨진 던젼같은 부분
또한 적잖게 찾을 수 있긴 하나, 그런 부분들은 한 마디로 게임하곤 전~혀 상관없는 부분들이다. 상당히 정성들여 만든 마을의
구석구석 하나하나의 모습들이 게임의 필드를 구성하는 배경 A, B의 용도로 밖에 쓰이질 않았으니 참으로 아까우면서도
사치스러운 광경이라 할 만하다[타 게임 제작회사들 중 이런 빌라촌만한 필드 하나도 못 만들어 협소한 필드에서만 뛰놀게 만드는
게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또한 쉔무가 종장되지 않고선 이 요코스카 및 도부이타 마을의 전경이 다시 나오기는 힘드니 재활용의 여지도 힘들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럼 이 거대한 필드를 제작한 것이 고작 일회용이였단 말인가? 잘 생각해 보시라...세가가 확실히 대단한 걸 만들어
냈지만, 70억엔의 과소비에 비견될 만한 이런 사치를 부리고도 안 망하길 바란다는 게 더욱 *19)이상하지 않은가...?
처음 봤을 때 심오함의 포스가 느껴졌던 던젼 분위기의 플레이 할 때마다 깨달았다. 개뿔도 없다는 사실을.
짱박힌 빌라촌.
한 가지 더 예를 들자면, 엑스트라 모드의 빈약함에 대한 의견인데, 사실 쉔무 게임 자체가 구비했던 서비스는 거의 파격적이다.
GD를 컴퓨터 드라이브에 넣으면 1막 요코스카 편에서는 엄청난 고퀄리티의 월페이퍼가 담겨져 있었고, 제 3장을 CDP에 넣으면
-적으나마-음악을 들을 수 있을뿐더러 각종 엑스트라 모드에서도 이벤트를 전부 볼 수 있는 시어터 모드서부터 음악을 한데 모아
들을 수 있는 쥬크박스 모드, 튜토리얼 기능을 담당하는 모드에서는 각 캐릭터가 직접 페이스 애니메이션을 통하여 유저에게
설명해 주고 있는 형식으로 담아 놓았다. 국내에서는 쉔무 패스포트 디스크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는 패스포트를 이용할
수가 없어[DC를 인터넷에 연결한다 치더라도 일어를 모르면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안타까움을 선사했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대체적으로 충분한 만족감은 주어졌다. 허나, 홍콩편에서는 이러한 서비스적인 요소가 부실하다고 하여 불만들을 토로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요코스카 편에 비해서 그 양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뿐더러 게임 내의 이벤트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시어터
모드의 부재가 가장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만다. 게임 내에서 했던 미니게임들을 모아 플레이할 수 있게 하였으나 역시나 정작
플레이하고 싶었던 본 게임 내에서의 QTE이라던가, 다대일의 박력 넘치는 프리배틀들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온데간데없다[아이린,
이즈미들과의 전투는 대체 왜 빠진 거냐?].
전작의 배틀에 대한 요구 때문에 홍콩편에서는 무도장이란 곳을 여러 군데 설치하여 VF 식의 링아웃 판정과 각 배틀마다 룰을
세워둔 무도장 모드가 있을 뿐이다. 물론 전작같은 패스포드 디스크라든가, 막대한 세이브 용량 문제 때문에 홍콩편에서는 그
양을 대폭 줄인 것 등의 조절은 하였으나 누차 말하지만 쉔무란 게임이 스케일로 압도하는 이상 그에 뒷받침되는 요소를 적재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홍콩판 70인 배틀이 빠진 것이 무엇보다도 타격이 컸다]. 2의 홍콩편을 컴퓨터 드라이브에 삽입하면,
초기 공개된 트레일러 동영상과 각 캐릭터, 사건들을 웹페이지 형식으로 기록해 둔 매뉴얼이 있다. 트레일러 동영상의 화질은
화질이 매우 안 좋은 관계로 별달리 좋은 말은 떠오르지도 않고, 하고 싶지도 않다. 확실히 쉔무 게임 내의 서비스는 대단한
것이었으며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요소란 요소는 전부 동원했지만, 이런 서비스가 홍콩편에서 많은 부분이 부재가 되었음에 대해서
는 유감이다. 어차피 엑스트라란 요소 자체가 보너스 개념인 만큼 게임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고도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재차 언급하다시피 쉔무는 방대한 량의 게임이다. 서포트를 해 주는 엑스트라 모드 역시 그에 걸맞는 규모를 자랑해야 하지
않았을까? 초기 세가가 DVD를 채택하지 않고 GD라는 매체를 선택한 것도 이 점에서 보면 실수가 아니었을까. 가격경쟁의
탓도 물론 있겠지만, 4장 분량을 1~2장으로 줄인다는 메리트는 큰 메리트라 아니할 수 없으니 말이다.
쉔무가 이렇게까지 크게 오판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스즈키 유 프로듀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는 위대한
크리에이터이며, 독특한 아이디어를 누구보다도 *20)많이 가지고 있고, 그 발상력에서 추진력까지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지만,
아무리 그라 해도 없는 경험의 노하우를 처음부터 지니고 있을 순 없다. 말하자면...스즈키 유가 만든 게임들은 거의 정도가
아니라 전부 다 아케이드 전용 게임이고 플랫폼 기기로 가정용 게임을 만든 건 쉔무가 처음이다. 그것도 크레이지 택시나,
소닉이나, 직접 만든 아웃 러너나, 버파, 행온 등의 원코인-원플레이 형의 게임이 아닌 라인이 구축된 “진행형” 게임을 처음
만들어 본 거란 소리다. 제작 중에도 게임 자체의 볼륨이 방대하다보니 이러한 오판이 생긴 것이고 이걸 다시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쉔무는 다음 시리즈가 언제 나올 지도 모르게 철저하게 패망했다.
@어쩌면 좋소이까...?
: 모 쉔무 유저 중에서 터미네이터만큼 걸리더라도 기다리겠다는 사람을 본 적 있다. 확실히 투자한 건 둘째치고 그만한 게임을
구축해 놓은 이상은 이대로 말아먹기엔 아까운 노릇이다. 그러나 쉔무의 속편에 대한 소식은 아직까지도 불투명하다. AM2 및
스즈키 유의 인터뷰나 기사를 보면 한 번씩은 언급되는 내용이면서도 아직까지 제작에 대한 확답은 없는 실정이다.
최근의 세가 상황을 보면, 한때 최악이라고 할 만큼 부진했던 경영이 *21)흑자로 돌아섰으며 쉔무의 실패로 돌아서서 스퀘어와
연합한 *22)코카콜라도 VF 4의 스폰서로서 다시 세가와 손을 잡은 실정이니만큼 차후 시리즈에 대해서 희망을 가져도 될 듯한
상황이다. 그러나 차후 쉔무 시리즈가 이전 시리즈 그대로 몇 가지만 보강한 채 나온다면, 많은 유저를 끌어들이기는 힘들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쉔무는 확실한 대작이다. 그래서 단, 1장의 실패만으로 DC와 세가의 사장세까지 이어지고 말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쉔무
시리즈가 지녔던 확실한 개성을 가진 채 현재 지니고 있는 대부분의 단점들을 보완한다면, 애초 스즈키 유가 추진했던 *23)3부작
까지도 가능하다는 소리가 된다.
@쉔무 3에 대하여.
AM2의 제작 타이틀 중에서 최근 반가운 소식으로 쉔무 시리즈가 있었다는 것이 최근 공표되어 쉔무 유저들의 갈증을 씻어주고
있다. 그러나 2가 발매된 지 어언 3년이 지났고, 얼마나 걸릴 진 아직 아무도 모른다. 더욱이 쉔무가 밀리언셀러로서 시리즈가
제작될 정도의 판매고를 올리기 위해선 우선, 첫 번째로 쉔무 1 때의 상황처럼 세간을 떠들썩하게 할 이슈로서 부곽 되거나
아니면 다음 차세대 기기로서 승부수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는 언리얼 엔진 3 탑재형의 XB 2 첫 번째 소프트로서 준비를
한다던가. 실제로 쉔무 1 발매직전까지 쉔무의 예상 판매량이 300만장까지 언급될 정도였다면[어지간한 FF 시리즈 일본 자국내
판매량과 맞먹었다] 확실한 준비를 갖춘 채 이 정도 PR 전략은 계획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어떤 루머를 들어보면 세가가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면서 세가의 비밀 프로젝트를 예상하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설마 매트릭스 온라인이 그것일 리는 없겠지.
아니면 우민들의 폭동을 대비한 대외공작이거나...쯧쯧].
게임으로서의 퀄리티 문제 역시 그러하다. 쉔무가 장대한 스케일에 걸맞은 대두될만한 퀄리티를 앉고 돌아온다면야 이렇게
우물쭈물할 것도 없겠지만, 최근 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의 퀄리티로 비교해 본다면, 당장 제작이 가능하다고 하여 쉽사리 내놓는
이상, 이전 유저들만 즐겁게 해 줄 중견 소프트로 밖에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쉔무란 게임에 있어서, 차후의 속편은 유저들이
원한다고 해서 간단하게 나올 만한 그런 소프트가 아니란 소리다. BH 4같은 경우도 베로니카가 출시된 이후 BH의 마지막을
결정하는 대작이라고 소리 소문이 끝없이 퍼졌지만, 캡콤으로서도 기존의 BH 시스템을 답습한 속편으로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최근 BH 4의 제작 소식으로 기존의 시스템에서 훨씬 다양한 패턴의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초기 공개 자료에선 엄브렐라 본사에 잠입했다고 알려졌으나 조만간 이런 것들이 리얼타임으로 굴러다닐 판국이니...
최근엔 엄브렐라는 이미 부도난 회사라 재설정됐다.
현명한 선택이다.
쉔무도 마찬가지다. 쉔무 1막-요코스카 편이 동시대에 있어서 탁월한 스케일과 진행 방식으로 어필을 했다 한다면, 적어도 그
기다림에 걸맞은, 기대치에 준하는 혹은 능가하는 수준으로 출시가 되어야 한다는 셈이 된다. 그게 이제껏 기다렸던 유저들에 대한
답례이자 쉔무 시리즈가 차후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고 이건 어느 게임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당연한 공식이다.
그래픽적인 묘사의 향상뿐만 아니라 게임 시스템의 보완, 더욱 다양한 버라이어티적인 재미, 게임 진행의 경로를 정말로 다양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넓은 선택의 폭. 많은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게임으로서의 포인트 포착 등. 쉔무 3에서 바랄 건 한도 끝도
없으며, 그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전작에서 캐나다로 간 노조미, 미국으로 간 톰, 일본에 남아있는 귀장 등의
캐릭터들이 차후 시리즈에서 어떻게 연관될 지를 생각하면, 그 기대는 한없이 부풀려 진다.
버클리 디스크에서 좌청룡, 우백호로 쌍장풍을 날리는 캐나다 유학 가서 배운 절권도로 드래곤 킥을 연발할 가능성이
모습에 속편에서 가장 기대되는 캐릭터, 쉔파 양. 다분한 노조미 아가씨[사진은 패스포트 알바모습].
남자잖아! 근성을 보여!! / (니가 기어나와 한 판 떠 봐라...) 武의 극에 달한 홍수영 노사 님. 현 쉔무 최강의 무인이지만
배운 도둑질이라곤 도발뿐인 국적 불명의 양갓집 규수 죠이. 버클리에서는 드디어 한 대 맞는다. 누구냐...?
한 가지 다행인 사실은-많질 않아서 그렇지만-외국 쪽에서는 쉔무의 속편 제작을 기원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고 할 정도로
숨은 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런 덕에 스즈키 유 프로듀서도 아직까지 쉔무 시리즈를 포기 못한 상황이다.
상황은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계속 현역으로 활동 중인 스즈키 유 프로듀서와 AM 2 제작진들. 새로운 세가 타이틀이 공개될
때마다 긴장하는 쉔무 유저들.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세가 진영. 세가의 움직임이라면 아마도 PS 2-XB-GC 다음의 차세대
기종이 나올 때쯤 공개되지 않을까...하고 예상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빠르면 2년, 꽤 걸리면 수년, 암울하면 환갑 때쯤이나
나올지도 모를 일이지만, 다음 쉔무에서는-필자를 포함하여 기존 유저들은 할복을 해서라도 하겠지만-좀 더 다른 유저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게임의 폭이 넓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초기 제작 시 만들어 놓은 게임 데이터들은 아직까지 *24)보존되고 있으며 차후의 이야기 역시 구상에 구상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걸 우리가 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란 데에 있지 않을까...?
유카와 전무 주연의 CF처럼 DC가 흉작 철 메뚜기 떼처럼 시장을 쓸어버리진 못했지만 아직도 세가는 살아있다. 거기 하나에
기대를 걸고 차후 쉔무 시리즈까지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세가가 가장 야심만만하게 제시한 쉔무가 많은 이들이
접해보지 못한 채 시장 골목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정말 안타깝다.
아무쪼록 차후 세가의 향로와 쉔무의 전망이 밝길 바라며 자폭 겸 최후의 발악으로 한 마디
.
.
원주민들이여, 깨어나라!! Zieg SEGA!!(퍼~엉!!)
I'll be back...(어느 천년에...) 검에서 겟타 빔이 솟구치는 시츄에이션.
뭔 일이래...하고 벌써 3년이다.
*협찬 : 조교 및 서바이벌 담당 교관 - 사부.
*웹진 개제전담 테크니컬 교관-키지나무
*팬레터, 러브레터, 스팸메일, 탄저균 그 외 화염병, 짱돌, 놋쇠냄비, 밥상, 수류탄 등등 투척 요망 장소->Ani_Berserker@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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