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키운 반려동물이 있어요
모란앵무,이름은 레몬이인데
이 소중한 아이가 많이 힘들어 해요
사실 몇 년 간은 평범한 반려동물과 주인 관계였어요
며칠에 몇번씩 밥주고 물주고 청소해주면서 종종 같이 놀아주는 정도로요
그러다 작년 10월 애기 부리에 영구적인 장애가 생겼고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없게 됐는데
그때부터 제가 하루 서너번 꼬박꼬박 이유식을 직접 먹이면서 지극정성으로 돌보게 됐어요
그리고 11월, 운이 나쁘게도 기낭염에 걸리게 됐어요
기낭염은 호흡계 질환인데 이 녀석이 부리로 받았던 스트레스가 심했고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한 사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돼서 세균 감염으로인해 발병하게 됐어요
그 후로 지금까지 서너번의 고비를 넘기며 병마와 싸우고 있지만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어요
그간 들었던 병원비, 병원 왔다갔다한 교통비, 하필 앵무새같은 특수동물들을 진료하는 병원이 흔하지가 않아서 군포까지 가야 했는데 대충 자차로 1시간 거리였어요
거기다 날이 춥다보니 호흡계 질환에는 치명적일 수 있어 대중교통은 이용할 수 없었고요
대부분 자차로 이동해야 했죠
급할 땐 차를 렌트하기도 했기에 교통비에만 적지 않은 돈이 나가게 됐어요
거기다 아무래도 호흡계 질환이라 아기 스스로 호흡이 어려워 산소발생기도 별도로 대여했는데 그것까지 포함하면 한 200만원 좀 넘게 들어간 것 같아요
당시 주말에 알바하면서 벌었던 돈 전부 쏟아부었죠
그것도 모자라 부모님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3월쯤부터는
아시다시피 코로나 문제가 심해졌고 더이상 주말에 일할 수가 없게 됐어요
아기를 돌보면서 일할 수 있어 적은 돈이지만 꾸준히 나갔던 건데
이젠 그마저도 없게 됐죠
사실 다닐 수 있다 해도 그럴 수도 없게 됐어요
상태가 악화 되는 바람에 말그대로 24시간 옆에서 돌봐야 됐거든요
뭐 사실 그전부터도 그랬어요 주말에 일나가는 날이랑 꾸준히 받던 정신과 진료 받는 날이 아니면 항상 곁에 있었거든요
쭉 그러다보니 사람 안 본 지도 꽤 됐죠
날짜 감각도 둔해지더니 벌써 4월인 것도 실감이 안 나요
그렇게 긴 시간을 가까이서 지내다보니
사랑 이상의 감정이 생긴 것 같아요
그냥 가족이고 제 자식 같았고요
녀석도 아는 건지 저에대한 의존도도 높았어요
화장실 5분 잠깐 가는데도 애타게 울어요
그리곤 자해까지 하면서 절 찾는데
급한 마음에 와서 안아주면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어요
알고보니 원래 그렇대요
두려워서 그만큼 애타게 찾는다네요
그런 녀석을 두고 어딜 갈 엄두도 나지 않았고
병원 갈 일 있을 때나 급할 때만 최대 2시간 정도만 밖에 있다 그전에 무조건 집으로 들어왔어요
이렇게 돌보면서 이런저런 모습을 보니 저도 책임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우울증이나 강박증으로 괴로웠을 때 가장 많이 있어준 녀석이기에
모든 걸 줄 만큼 돌보고 있어요
그렇게 늘 마음 단단히 먹고 지내왔는데
슬슬 녀석이 많이 힘들어 해요
어제 오늘도 벌써 두번이나 고비가 왔었는데
부등켜 안고 울고 빌어서 그런지 다시 견뎌주긴 했지만
정말 죽을 것 같아 너무나도 두려웠어요
지금은 겨우 안정 시키고 지금 제 품에서 재우고 있고요
세상 모르게 자고 있어요
이 녀석은 우울증으로 꺼져 가던 제 마음 속에 따뜻한 불씨를 심어주었어요
홀로 고통스러워 하던 저에게 조건없는 무한한 사랑을 줬어요
하지만 이젠 두려워요 이런 녀석을 보낸다는 게요
이젠 돈도 없어서 입원도 시켜주질 못 해요
약이랑 밥을 먹이면서 돌보는 게 다예요
헌데 지금은 밥도 잘먹질 못 해요
이 녀석도 때가 된 걸까요
저도 슬슬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결코 쉽지가 않네요
(IP보기클릭)112.154.***.***
말로는 쉽습니다...자연의 섭리인거죠. 죽을때가 되면 죽는건데..문제는... 이게 말은 이해하지만 그게 가까준 존재일경우에는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아파오죠. 아는것과 받아들이는건 좀 다른이야기같습니다. 무슨말이 도움이 될까합니다. 다만..너무 자신을 힘들게 하지마시고..식사는 챙겨가시면서 슬퍼하시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바쁘게 사는것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바쁘게 살면 슬퍼하거나 힘들어할 틈이 없었습니다..
(IP보기클릭)124.56.***.***
앵무면 되게 오래사는 동물인데 10년이면 어린상태아닌가요
(IP보기클릭)121.145.***.***
일단 나무위키에는 모란앵무 수명이 일반적으로 6~10년이라고 되어있네요
(IP보기클릭)125.176.***.***
무언가 정말 소중한 것, 그게 사람이던 동물이던, 내가 정말 아끼는 존재가 없어진다는 것은 굉장히 슬픕니다. 전 아버지가 20년 전에 돌아가셨을때 "가슴이 아프다" 라는 말을 처음으로 이해했거든요. 물리적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나고나니, 슬픔은 가셨지만, 가슴 한켠에 상처는 남아있습니다. 아프진 않지만 가끔 생각하면 애리기는 합니다. 하물며, 자식같은 존재가 떠나간다고 생각하면 그 슬픔은 제가 헤아릴 수준이 아닐 듯 합니다. 옛 성인의 말씀 중 회자정리, 거자필반 이란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기초수준의 한자 입니다만, 저 같은경우,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고 나서 저 8글자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 이 말이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작성자 님에게 슬픔을 이겨내시라는 말보다는, 슬픔과 함께 하시되, 그걸 인생의 좋은 추억으로 남기시길 바랍니다. 펫로스증후군이라는 말도 있으니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IP보기클릭)175.125.***.***
대형종이 오래살지 소형 앵무는 수명이 길지 않습니다.
(IP보기클릭)112.154.***.***
말로는 쉽습니다...자연의 섭리인거죠. 죽을때가 되면 죽는건데..문제는... 이게 말은 이해하지만 그게 가까준 존재일경우에는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아파오죠. 아는것과 받아들이는건 좀 다른이야기같습니다. 무슨말이 도움이 될까합니다. 다만..너무 자신을 힘들게 하지마시고..식사는 챙겨가시면서 슬퍼하시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바쁘게 사는것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바쁘게 살면 슬퍼하거나 힘들어할 틈이 없었습니다..
(IP보기클릭)124.56.***.***
앵무면 되게 오래사는 동물인데 10년이면 어린상태아닌가요
(IP보기클릭)121.145.***.***
루리웹-1799380034
일단 나무위키에는 모란앵무 수명이 일반적으로 6~10년이라고 되어있네요 | 20.04.14 14:39 | |
(IP보기클릭)175.125.***.***
루리웹-1799380034
대형종이 오래살지 소형 앵무는 수명이 길지 않습니다. | 20.04.14 21:06 | |
(IP보기클릭)122.45.***.***
(IP보기클릭)125.176.***.***
무언가 정말 소중한 것, 그게 사람이던 동물이던, 내가 정말 아끼는 존재가 없어진다는 것은 굉장히 슬픕니다. 전 아버지가 20년 전에 돌아가셨을때 "가슴이 아프다" 라는 말을 처음으로 이해했거든요. 물리적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나고나니, 슬픔은 가셨지만, 가슴 한켠에 상처는 남아있습니다. 아프진 않지만 가끔 생각하면 애리기는 합니다. 하물며, 자식같은 존재가 떠나간다고 생각하면 그 슬픔은 제가 헤아릴 수준이 아닐 듯 합니다. 옛 성인의 말씀 중 회자정리, 거자필반 이란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기초수준의 한자 입니다만, 저 같은경우,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고 나서 저 8글자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 이 말이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작성자 님에게 슬픔을 이겨내시라는 말보다는, 슬픔과 함께 하시되, 그걸 인생의 좋은 추억으로 남기시길 바랍니다. 펫로스증후군이라는 말도 있으니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IP보기클릭)182.228.***.***
(IP보기클릭)112.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