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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사로부터 다과회에 초대 받아 트리니티에 방문하게 된 어느 날.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목적지를 향해 한가롭게 학원 안을 걷고 있을 때의 일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기다려주세요!"
"응? 나 말이야?"
내 뒤에서 한 학생이 어깨로 숨을 몰아쉬며 쫓아왔다. 입고 있는 복장으로 보아 티파티 소속 학생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필사적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하아... 하아... 저, 저기, 샬레의 선생님이, 맞으신, 거죠...?"
"응, 맞아. 무슨 일이려나. 진정하고 차분히 얘기해 줘."
"ㄴ, 네! 으음... 그러니까, 그게, 나기사님과 미네 단장의 말다툼이 격해지는 바람에..."
"어, 나기사랑 미네가...?"
나에게는 둘 다 착실하고 상식적이라는 인상을 품고 있었던 만큼 갑자기 들어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학생의 모습으로 미루어 농담 따위는 아닐 거다.
"후우... 그래서 오늘은 선생님이 오시는 날이라고 나기사님에게서 들었기에 이렇게 선생님을 찾고 있었어요."
"그런거였구나... 좋아, 나머지는 나에게 맡겨줘!"
"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말다툼의 원인은 무엇일까. 조금 생각해 보긴 했지만 두 사람이 감정이 격해질 만큼 대립할 만한 것은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트리니티 학원의 일이라면 그다지 내가 참견할 수는 없고... 그래도 어른으로서, 선생님으로서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대화의 장소를 제대로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안내해줄 수 있을까?"
"네! 이쪽입니다, 선생님!"
그렇다 치더라도 언쟁으로 열기가 올라 다툼이 되다니, 나기사도 미네도 의외로 어린아이 같은 구석이 있구나...
이때의 나는 그런 태평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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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뭘 안다는 건가요!!』
『적어도 나기사님, 아뇨, 나기사씨보다는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럴 리는 없어요!!!』
"...어, 두 사람은 이 방 안이지?"
"ㄴ, 네......"
두 사람이 있는 방 앞까지 온 건 좋지만 문 너머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노성은 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다. 그야말로 금방이라도 총을 꺼내 요란한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불안해질 정도로...
아, 아니, 역시 그렇지는 않겠지?
평소 나기사와 대화하는 모습을 떠올려봐도 그런 물리적인 행동을 할 거 같지는 않고... 뭐, 미카의 입에 롤케이크를 통째로 쑤셔 넣은 적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은 있지만...
그리고 미네도 구호기사단 단장으로서 매일 시민들을 위해 노력할 정도로 착한 건 알고 있고... 뭐, 구호를 위해 폭주하는 일은 때때로... 아니, 비교적 자주있지만...
으음... 그... 하지만...
"저, 저어, 선생님...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아, 분명히... 아마도..."
솔직히 이 안에 들어가는 건 너무 두렵다. 하지만 주위 학생들이 위축된 지금, 이 소동을 가라앉힐 수 있는 건 나뿐이다.
"그럼 갔다 올게..."
"저기... 부디 조심하세요..."
고귀한 희생이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학생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나는 나기사와 미네를 향해 나아갔다...
"두, 둘 다! 진정해!"
결의를 다지고 아직 소란이 가라앉지 않은, 두 사람이 있는 방으로 돌입한다.
""...선생님?""
만약 내 존재가 완전히 무시된다면 어쩌나 했지만 아무래도 둘 다 내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선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부터 시작해야 ――
""선생님, 다행입니다! 들어주세요!!!""
"으, 응. 무슨 일인데...?"
아무래도 내가 찾아가는 것보다 먼저 그쪽에서 얘기를 진행해줄 모양이다. 그건 정말 고맙지만 둘 다 거리가 가깝다.
두 사람은 내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이쪽으로 다가와 나기사는 오른팔, 미네는 왼팔을 잡고 얼굴을 들이대니 양쪽에서 압력이 엄청나다.
"어째서 미네씨까지 이쪽으로 오시는 건가요!!"
"저는 선생님께 이야기를 듣고 싶을 뿐입니다!!! 그게 싫으면 나기사씨가 떠나면 되지 않습니까!!!"
"저도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이 떠나주세요!!!"
"두, 둘 다 일단 진정하고..."
"하지만 미네씨가!!!"
"제가 아니라 나기사씨가 시끄러워서겠죠!?"
"스톱! 일단 스톱!!!"
나를 사이에 두고도 여전히 두 사람의 언쟁이 가라앉을 기미는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할까, 둘 다 평소의 어른스러운 분위기는 어디로 갔는지 꽤 유치한 느낌이 드는데...
이렇게 된 원인, 말다툼의 원흉은 무엇일까...?
"우선 두 사람이 어째서 싸우는지 알려줄래?"
"그건... 미네씨가 '저는 선생님의 취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셔서..."
"...사실이니까요."
"아니에요! 제가 더 잘 이해하고 있어요!"
"아뇨! 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잠깐, 잠깐! 내 취향이라니 대체 무슨 얘기야!?"
아직 이야기의 전모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왠지 내가 원인인 것 같다. 그건 괜찮지만―― 아니, 전혀 괜찮지 않지만, 이쪽에서는 떠오르는 게 없다.
""티타임 얘기입니다!!!""
"...어?"
"선생님은 달콤한 과자와 함께 담백한 다즐링 티를 드시는 걸 좋아하시죠?"
"아니죠? 선생님은 과자만이 아니라 가벼운 식사도 같이 즐기고 싶으시죠?"
"어, 아니, 그게... 어어?"
아무래도 둘 다 싸움의 근원은 『나와의 티타임에서 나오는 물건의 취향』에 대한 것 같다. 하긴 요즘은 두 사람이 티타임에 초대해서 대접받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나오는 건 조금 전에 두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던 것의 경향이 강하다.
나기사는 자주 그녀가 직접 구운 과자를 홍차와 함께 준비해 준다. 홍차 종류는 지금 처음 알았지만. 반면 미네는 과자류뿐만 아니라 샐러드나 샌드위치 같은 걸 함께 내놓는다. 음료는 커피와 홍차를 모두 준비해두어 그날의 기분에 따라 선택하게 해준다.
하지만 어느 쪽이 취향이냐는 질문을 받아도 일률적으로는 비교할 수 없는데...
"예전에 선생님은 티타임 때 나기사가 직접 만든 걸 먹으면 더 이상 시판되는 걸로는 만족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응. 분명히 그렇게 이야기한 기억이 있지만..."
이는 거짓 없는 사실이다. 그녀가 만드는 과자는 모두 매우 맛있다. 정말로 기성품과 비교하기조차 미안할 정도다.
"그래서 오늘 티타임에도 선생님이 충분히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해뒀습니다!"
"!? 무슨 얘긴가요, 선생님!?"
"아니, 그게... 오늘 트리니티를 방문한 것도 나기사에게 티타임 초대를 받아서 ――"
"나기사씨와는 그렇게 자주 티타임을 같이 하나요!?"
"가까워! 가깝다니까!"
"티파티는 매일 그렇게 한가한가요!!?"
"매일이 아니거든요!?"
지금 대화에서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미네가 이쪽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저도 선생님도 그렇게까지 시간이 남아돌진 않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의 비는 시간에 제가 티타임에 초대하든 미네씨와는 상관없잖아요!"
"상관있습니다! 선생님은 구호기사단의 고문으로서 저와 트리니티를 돌아볼 책무가 있으니까요!"
"아니, 아직 고문이 된 건 아닌데..."
미네와는 한번 순회구호에 동행하게 되면서 함께 트리니티를 도는 일이 잦아졌다. 티타임에 초대받는 것도 순회구호가 끝난 뒤부터다.
"거, 거짓말이죠, 선생님?"
"나기사?"
"구호기사단의 고문이 된다니, 그런 이야기 저는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만..."
"아니... 아직 그렇게 된다고 정해지지 않았으니까 듣지 못했을 거야. 당연히..."
"어째서 티파티의 고문이 되어주시지 않나요!!?"
"나는 샬레의 선생님이니까 말이지!? 그건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되거든!?"
이번에는 나기사가 이쪽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어쨌든! 난 구호기사단의 고문이 되진 않았으니까!"
"그, 그랬었나요... 늘 있는 미네씨의 폭주였습니까..."
"늘 있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말 그대로입니다! 어차피 당신은 그런 식으로 항상 바쁜 선생님께 폐를 끼치고 있겠죠!?"
"그, 그렇지 않아요! ...그렇죠, 선생님!!"
조금 전의 모습에서 일변하여 얼굴을 붉히는 미네. 새삼스럽지만, 이 아이들이 이렇게 어린애 같았었나?
"보세요, 선생님도 이렇게 말씀하시잖아요! 게다가 저는 나기사씨와 달리 샬레에 선생님을 도우러 나가 함께 일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바쁘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읏!?"
"아니아니, 바쁘다고 해도 학생에게 무리하게 하면서까지 도움받을 정도는 아니니까..."
"무리라니 그런... 저는 항상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 선생님에게 구호가 필요하다면 손을 내미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
"저기... 나, 나기사, 괜찮아?"
이번에는 나기사가 입을 다물고 말았다. 혹시 샬레의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걸 신경 쓰고 있는 걸까.
그렇다고 해도 지금 트리니티의 정세가 안정되지 않은 것은 나도 알고 있고, 학생회인 나기사가 그렇게 쉽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전혀 신경 쓸 일이 아니지만...
"저, 저기... 아니에요, 선생님..."
"으, 응. 뭐가?"
"저도 사실은 선생님을 위해서 함께 활동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응, 그 마음은 잘 알고 있――"
"그러니 그... 선생님으로부터 평소에 받는 호의를 결코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라..."
조금 전 이 광경을 본 참이다. 하지만 미네보다 한 층 더 키가 작은 그 몸은 아마도 그녀가 지금 안고 있는 죄책감 때문에 더욱 여리고 움츠러들어 도저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
"알고 있으니까! 나기사가 바쁘다는 것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
"그, 그랬었군요... 그렇다면 기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나기사는 사랑스러운 듯이 내 오른팔을 가슴에 껴안고 있다. 기운을 되찾은 건 좋지만, 이 상황은 내가 전혀 진정이 되질 않는다.
"저, 저도 선생님을 항상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응응, 미네도 잘 알고 있으니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번에는 미네가 내 왼팔에 매달렸다. 아니, 저기... 이대로라면 둘 뿐만이 아니라 나도 기운을 되찾아 버릴 거 같은데...
"그러니까 둘 다 일단 조금 떨어져 주면 ―――"
"보세요! 선생님도 이렇게 말씀하시잖아요! 나기사씨, 빨리 떨어져 주세요!"
"왜 저한테만 그러시나요! 미네씨가 떠나세요!"
"저는 괜찮아요!"
"그건 제대로 된 이유가 아니에요!"
"그 조신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셨네요!!! 괴력 고릴라 주제에!!!"
처음 말다툼하던 일 따위는 잊은 듯한 혼란스러운 상태. 평상시 두 사람에게 품고 있던 총명한 이미지는 이제 온데간데없는 참상이다.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 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선생님이니까.
"그러니까 둘 다 진정해!"
"그럼 선생님은 어느 쪽인가요!!!"
"...어어..."
""대답해주세요!!!""
"...그게..."
""대답해주실 때까지 놓지 않을 테니까요!!!""
학생들에게는 가능한 한 숨기지 않고 묻는 말에는 진지하게 대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그 질문에는 답을 줄 수가 없다. 어째서인가 하면 나는 모두의 선생님이기 때문에.
결국 이날은 나기사와 미네, 각자의 멋진 점을 생각나는 대로 꼽아갔고, 두 사람이 만족할 때까지 해방되지 못했다.
소동이 가라앉고 방에서 퇴실한 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의 형언할 수 없는 시선은 한동안 잊을 수가 없었다...
![[블루아카,소설] 나기사와 미네가 선생님으로 다투는 이야기_1.jpg](https://i2.ruliweb.com/img/25/02/25/1953b324cbf4df8a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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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 앞에서 찌그러지던 나기사가 성장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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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단(노도카)의 연락을 받은 체리노가 급습! | 25.02.25 12:5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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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푸딩 먹으러 가세 콤라드." | 25.02.25 13:0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