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Deutschland über alles"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일어 표현법과
작사 당시 독일 민족의 상황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독일어의 "über alles"는 개인적인 애착, 존경의 뉘앙스가 담긴 '그 무엇보다도'라는 의미의 표현이다.
예컨대 "Ich liebe dich über alles"라고 하면 "그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라는 뜻이다.
즉 "über alles"는 영어로 번역하자면 "more than anyone/anything else"가 더 정확한 번역이다.
오해하듯이 '만물 위에 있는 독일'이라는 위계적 의미가 되려면
"Deutschland über alles"가 아니라 "Deutschland von allem"이라고 써야 한다.
독일 통일의 열망을 담은 구절이다. 당시에는 민족주의 정서가 움트면서 독일어권에서도 통일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었으나,
빈 체제하에서 오스트리아와 주변 열강에 의해 이런 움직임이 억압된 상태였다.
작사자 하인리히 호프만은 이 때문에 독일인의 노래를 지으며 '다른 모든 사안보다 통일 독일 건설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했다.
즉, 여기서의 'Deutschland'는 '새로운 통일 독일', 'über alles'는 '모든 것
(특히 프로이센 왕국, 바이에른 왕국, 작센 왕국 등 독일어권 개별 국가)에 우선하여'라는 뜻이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1절 도입부는 통일 독일,
이후 독일 제국이 성립되며 통일 독일이 달성된 이후에는 이미 만들어진 '통일 독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바뀌어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노래로 자주 불렸다. 어느 쪽이든 이는 독일 민족 내부의 단합을 각성시키는 의미이지,
독일 외부의 국가와 민족을 비하하는 의미가 아니다. 이러한 해석이 옳다는 사실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서독의 국가 제정 논쟁에서도 여러 번 지적되었다.
전통주의자 진영에서 독일인의 노래를 서독 국가로 쓰자고 주장했던 중요한 근거도,
1절이 나치 시대에 국가로 쓰인 전력이 있는데다 당시 독일에서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되던 점,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19세기 중반 기준으로 잡힌 가사 속 독일 민족의 분포 지역이
20세기 정치 지형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가사 액면 그대로라면 동·서독이 다시 통일하여 동프로이센 등 독일 제국의 고토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독일어권 지역을 회복하고 또 나치 독일도 차지하지 못했던 땅까지 차지하자
(예를 들면 스위스의 독일어권 지역)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제기되었다.
1950년대 이러한 치열한 논쟁을 거친 결과 1절이 포기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