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가 좌천되자 군자들은 한중왕(유비)이 대업을 이루지 못할 줄 알았다.
대저 한중왕과 조조를 비교하면,
토지는 조조만큼 넓지 못하고, 백성들 수는 조조만큼 많지 못하고, 용병술은 조조만큼 능하지 못한 데 반해
한중왕이 의지할 것 단 한 가지는 신의일 뿐이었다.
그런데 대적을 쳐 없애기도 전에 먼저 황제에 올랐으니, 천하에 신의를 밝힌다는 뜻이 어디에 있는가.
비시의 의논은 시세와 사리를 보는 것이 매우 밝았는데, 소열제(유비)가 그 의논을 따르지만 않았다면 그래도 이해할 수 있지만
불쾌하게 여기고 좌천시켰으니, 장차 어떻게 인심을 복종시킬 수 있겠는가?
소열제가 군사를 일으킨 뒤로 세 가지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오 나라 미녀에게 빠져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것을 잊은 채 오 나라 막부의 빈객으로 있는 것을 달게 여긴 것이 그 한 가지요,
당초에는 머리를 풀어헤친 채 산에 들어가겠다고 맹세했다가 결국에는 군대를 돌려 몰래 촉 지역 전체를 빼앗은 것이 그 두 가지요,
형주를 얻느냐 잃느냐 하는 것은 실로 왕업의 흥패와 관계되고
오 나라와 위 나라가 서로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사면에서 적의 공격을 받는 곳인데
관운장 한 사람이 지키다가 끝내 맥성에서 패하게 된 것이 그 세 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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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사실로만 유비를 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