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메타포: 리판타지 | 출시일 | 2024년 10월 11일 |
개발사 | 스튜디오 제로 / 아틀러스 | 장르 | RPG |
기종 | PC, PS4, PS5, XSX|S | 등급 | 15세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Graz'zy |
※ 리뷰 작성을 위한 최소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보통 뭔가에 지갑을 열까 말까 고민되면 우선 그걸 만든 이나 회사를 살피기 마련이다. 물론 제품 출시 후에야 구매평을 보는 게 가장 확실하겠지만 가끔은 브랜드를 향한 신뢰가 그조차 넘어서기도 한다. 오랜 기간 시장에 형성된 어떤 공고한 인식, 소비자와 쌓은 관계 자체가 바로 브랜드다. 두터운 팬덤을 거느리며 그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 아틀러스답게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일찍부터 하시노 카츠라, 소에지마 시게노리, 메구로 쇼지 세 거장의 신작임을 적극 내세웠다. 출시가 가시화될 즈음 아틀러스 브랜드 35주년 기념작의 위상을 부여하기까지. 첫 공개가 8년 전이라 당초 35주년을 겨냥하진 않았겠으나 어쨌든 시기가 절묘히 맞아떨어져 한층 뜻깊은 작품이 됐다.
어디 그뿐인가.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현대극으로 정평이 난 아틀러스의 본격 판타지 RPG란 점에서도 크게 주목받았다. 소싯적 ‘그로우랜서’나 ‘세계수의 미궁’ 등을 고려하면 판타지 RPG에 도전~ 운운은 살짝 어폐가 있으나 그만치 ‘진 여신전생’과 ‘페르소나’의 존재감이 강하기 때문이리라. 요컨대 ‘페르소나 3·4·5’ 개발진 재결성, 브랜드 35주년 기념작, 아틀러스가 선보이는 판타지 RPG까지 세 후광이 본작을 비추는 중이다. 근래 ‘소울 해커즈 2’가 잘 쳐줘야 범작, ‘진 여신전생 5’도 완전판을 통해 간신히 명예 회복이고 ‘페르소나 6’는 소식조차 없는 만큼 ‘메타포: 리판타지오’ 어깨에 얹힌 짐이 막중하다. 과연 뜨거운 기대에 부응하는, 거장들 명성에 걸맞은 명작이 탄생했을까.
장장 8년이나 기다릴 줄은 몰랐던 세 거장의 야심작 '프로젝트 리 판타지'
'메타포: 리판타지오'란 진짜 이름을 얻고 10월 11일 한국어화 정식 발매됐다
같은 시스템, 그러나 사뭇 다른 여행의 경험을
이야기는 이러하다. 작중 무대인 유크로니아 왕국은 국왕 유트로다이우스 5세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일대 혼란에 휩싸인다. 적통자 없이 비어버린 옥좌를 둘러싸고 신성교 거두 포든과 군부 실력자 루이가 대립하는 가운데, 진즉 죽었다고 알려진 왕자를 구하고자 우리의 주인공이 왕도로 향한다. 수년 전 극악한 저주에 걸린 왕자는 의식을 잃은 채 숨겨졌고 그 치료법은 사건의 흑막이라 추정되는 루이를 처단하는 것뿐이기 때문. 그러나 국왕이 최후에 발동한 마법과 함께 4개월 뒤 특정일까지 가장 많은 국민에게 추대된 자가 옥좌를 차지한다는, 전대미문의 선거전이 펼쳐져 상황은 꼬여만 간다. 결국 주인공 역시 왕권경기회 후보로 등록하며 예기치 못한 여행길에 오른다.
모처럼 판타지 RPG를 만든다더니 곧장 선거라는 현대적인 개념을 들이미는 파란의 도입부다. 이는 ‘메타포: 리판타지오’가 전하고픈 주제의식과 맞닿은 동시에 게임 내적으로 기한을 정하는 장치다. 즉 여느 RPG처럼 배경 설정만 급박하고 실은 양껏 돌아다녀도 되는 게 아니라, 4개월의 한정된 기간이 ‘페르소나’ 시리즈로 친숙한 캘린더 시스템을 통해 흘러간다. 그동안 주인공 일행은 현실의 정치인이 표심 좇아 전국을 순회하듯 이 마을서 저 도시로 옮겨 다닌다. 물론 오픈월드 샌드박스 장르가 아니므로 메인 스토리의 큰 틀은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하루하루 어떻게 보낼지 선택하는 식이다. 서브 퀘스트를 우선하거나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고 낚시, 독서 등으로 소일해도 괜찮다.
국왕 시해, 선거 마법, 왕권경기회 등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출마하게 된 주인공
4개월이란 한정된 기간 동안 왕국 전토를 돌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행길
글로는 확 와닿지 않을 듯싶으나 직접 해보면 “어, 이거 페르소나잖아”란 인상이 대번에 든다. 비단 캘린더 시스템뿐 아니라 동료나 NPC와 쌓아가는 후원자 랭크가 커뮤니티, 여러 액티비티로 육성하는 왕의 자질이 인간 파라미터를 연상시키기 때문. 다만 학교 및 주변 지역에 정주하기 마련인 쥬브나일 판타지 ‘페르소나’와 달리 본작의 모티프는 ‘A Fool’s Journey’ 즉 여행이니까. 똑같은 시스템으로 돌아갈지언정 거기서 얻는 플레이 경험이 사뭇 다를 수 있음을 차츰 느끼게 된다. 생각해보라. 요새 유행인 MBTI서 계획성이 약하다는 P조차 어딘가 떠나기 전 최소한의 일정, 동선은 짜두기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한 학기를 알차게 보낼지 설렘 반 걱정 반의 학생과는 관점이 다르다.
사실 캘린더 시스템은 ‘페르소나’ 시절부터 적잖이 호불호 갈려왔다. 시스템 자체가 어려워서라기보다 모든 콘텐츠를 매듭짓기에 주어진 기간이 넉넉잖다는 불안감 때문일 터다. 요즘처럼 게임이 넘쳐나는 시대에 내 잘못된 선택으로 뭔가 놓칠지 모른다는, 마치 다회차를 강요하는 듯한 행태가 불편할 수 있다. 필자 역시 모르는 바 아니나 되려 그 지점이 하시노P가 거장이라 불리는 이유임을 짚고 싶다. 엄청난 커뮤니티 분량과 지역마다 다른 액티비티, 서브 퀘스트를 충분한 자유가 보장되는 가운데 너무 남아돌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빠듯이 안배하기란 예사 솜씨로 불가능하다. 본작의 4개월간 선거전도 ‘페르소나 5’ 한 한기와 비견될 유연하며 탄탄한 레벨 디자인을 자랑한다.
캘린더, 후원자 랭크, 왕의 자질 등 '페르소나'와 같은 토대에 다른 경험을 쌓았다
너무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안배된 유연하며 탄탄한 레벨 디자인이 돋보인다
악마전서에 못잖은 매력, 열네 가지 아키타이프
그렇다면 게임의 또다른 축인 전투는 어떨까. 이 역시 하시노P 스스로 ‘진 여신전생 3’서 창안하여 시리즈의 새 전통이 된 프레스턴 시스템을 재차 채택했다. 저마다 베기, 찌르기, 부수기부터 화염, 얼음, 번개, 바람, 빛, 어둠까지 아홉 속성에 내성 혹은 약점을 지녀 그걸 노리거나 노려짐으로써 파티 전원의 행동 횟수가 가감된다. 다만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경우, 동료 악마를 모으고 합체시키는 대신 내면의 영웅상 아키타이프로 변신하여 싸우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최초 각성 시 심장을 뽑는 연출과 스킬 발동에 맞춰 등장하는 모양새가 꼭 ‘페르소나’스러우나 실제론 자못 무난한 클래스 시스템이다. 클래스 계통은 총 14개로 열네 명의 후원자와 관계를 맺으며 차츰 해금된다.
전사 스트롤, 기사 휠켄베르크처럼 몇몇 동료이자 후원자가 각 클래스를 대표하는 듯 보여도 이수 조건 및 재화만 허락되면 전직은 일체 자유다. 따라서 MP 부족에 허덕이는 초반을 HP 깎으며 싸우는 격투가로 버틴다든지 전원 도적이 되어 연속 회피를 노리는 게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한번 배운 스킬은 다른 클래스로 가져올 수 있어 최상의 조합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 편. 가령 격투가(HP로 스킬 발동) + 치료사(MP로 HP 회복) + 마술사(적 격파 시 MP 회복)면 꽤 안정적인 무한동력이 돌아간다. 여러모로 어떤 메인/서브 클래스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캐릭터 성능이 완전히 달라지는 ‘세계수의 미궁’이 떠오르는데, 아틀러스 브랜드 35주년 기념작인 만큼 부러 참고했대도 이상하지 않다.
'진 여신전생'과 '페르소나'를 즐겼다면 익숙할, 약점 찌르기 중심의 프레스턴
열네 가지 계통의 아키타이프를 육성, 조합하는 재미는 '세계수의 미궁'과 닮았다
그래서 아키타이프 변신이 악마 동료를 모으고 부리는 것만치 흥미로운가 물으면 대답은 아쉽지만 “아니요”다. 특출함서 무난함으로 내려왔으니 별수 없는 노릇. 덕분에 게임 복잡도를 줄였으나 리플레이 가치와 깊이 역시 얕아졌다. 프레스턴 시스템도 악마 전서가 받쳐줄 때보다 전략성이 줄어든 게, 보스 아무개의 약점을 노리기 위해 누구누구를 기용하자 수준까지 따져볼 선택지가 충분치 않다. 물론 오랜 세월 축적된 악마 전서를 갓 만들어진 아키타이프로 대체하기 힘든 거야 당연하다. 그렇다고 여기서 또 악마들 주워섬겨선 진짜 판타지풍 ‘페르소나’밖에 안될 터. 악마 설득, 합체라고 누구나 좋아한 건 아니니 좀 더 포용력을 갖춘 대중적인 게임이 되었다고 선해할 수 있겠다.
패스트 & 스쿼드 배틀 시스템은 그 명칭처럼 실시간과 턴제 전투가 병존하는 식이다. 파티 전력에 따라 적이 약함/보통/강함 세 단계로 분류되어 조무래기는 필드 액션만으로 가볍게 쓸어버린다. JRPG서 곧잘 지적되는 턴제 전투의 피로감을 줄여보잔 취지인데, 사실 니혼 팔콤 등 다른 회사가 더 먼저 골몰한 바라 아주 새로운 시도까진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수고로움과 보상 사이의 균형으로, 만약 패스트 배틀을 반복 수행(몇몇 적은 리젠된다)하는 편이 스쿼드 배틀보다 쉽고 빠름은 물론이고 보상까지 짭짤하면 문제가 커진다. 다행히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적 난도에 따른 보상을 절묘히 맞춰 어느 한쪽이 버려지는 일은 없다. 실시간 액션 와중에 선공만 얻어맞지 말자.
악마 설득, 합체보다 좀 더 대중적인 시스템이나 그만큼 특출난 재미까진 없다
패스트 & 스쿼드는 전반적으로 수고로움과 보상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춘 편
출발점이 된 물음, 우리는 왜 판타지에 열광할까
본작처럼 ‘거장의~’란 수식이 붙었을 때 우리는 두 가지 상반된 기대를 품기 마련이다.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보여줄까 혹은 기존에 잘하던 걸 얼마나 더 발전시킬까. 앞서 살펴봤듯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명백히 후자다. 하시노P 본인의 대표작 ‘진 여신전생 3’와 ‘페르소나 3·4·5’는 물론 ‘데빌 서머너’, ‘소울 해커즈’ 나아가 한 지붕 식구인 ‘세계수의 미궁’까지 가까이서 정수를 그러모았다. 대충 괜찮아 보이는 요소끼리 뒤섞고 덧댄 게 아니라 본래부터 하나였던 것마냥 무척 견고한 구조로 말이다. 따라서 호사가들이 “바로 이 지점이 놀랍다!” 호들갑 떨 도드라진 뭔가가 있다기보다 그저 전체적으로 너무 잘 만들어져 훌륭한 게임이다. 1회차 50시간이 훌쩍 넘는 풍성한 분량도 반갑다.
스토리 역시 큰 흐름에선 그간 하시노P가 추구한 이야기의 연장선상이다. ‘진 여신전생 3’의 창세, ‘페르소나 3·4·5’서 학생들 각자의 결말, 그리고 금번 ‘메타포: 리판타지오’까지. 어느 베스트셀러 제목을 빌리자면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 묻는 것. 훈계가 아닌 위로와 격려의 언어로. 과거 아틀러스를 등진 ‘진 여신전생의 창조주’ 오카다 코지, 이토 류타로, 카네코 카즈마와 바통을 넘겨받은 하시노P 체재는 게이머를 향한 시선의 온도차가 크다. 초대 ‘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이 1980~90년대 유행하던 ‘요수도시’나 ‘마계학원’처럼 세기말 감성의 산물인 반면 하시노P가 만들고픈 게임은 TGS 인터뷰서 밝혔듯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과정은 몰라도 결과적으로 맑고 훈훈한 이야기다.
완전히 새로운 뭔가를 좇기보다 기존에 잘하던 걸 더욱더 잘하려 애쓴 작품
시선의 온기는 '페르소나'와 비슷하나, 이번에는 어른이 공감하기 쉬운 이야기들
‘메타포: 리판타지오’가 아직 ‘프로젝트 리 판타지’던 시절 컨셉 비디오에 ‘ReTHINK FANTASY’란 문구가 나온다. 하시노P도 “왜들 그렇게 판타지에 열광할까”하는 궁금증이 하나의 출발점이었다고 술회했다. 우리는 왜 평소 판타지 소설을, 영화를, 게임을 즐길까. 다 큰 지금이야 시간 죽이기에 가깝지만 아무 작대기나 꼬나쥐고 엑스칼리버라 외치던 어린 시절을 반추하면 역시 어떤 동경, 낭만이 깔렸지 싶다. 물론 요즘은 ‘엘든링’ 같은 다크 판타지도 인기가 있으나 그 또한 나름의 미덕과 영웅상은 존재한다. 여기서 본작은 ‘판타지 속 영웅상이 얄팍한 대리만족에 불과한가, 실제 삶을 변화시킬 힘이 되어주지 않는가’ 화두를 던진다. 비록 멋들어진 망토와 검과 마법이 없더라도 말이다.
선거전이 메인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나 의외로 자칫 민감할 소재는 건들지 않는다. 근래 한창 불탔던 능력주의나 군국주의, 쾌락주의, 세대갈등 등을 두루 비판하긴 하는데 ‘곤란한 사람은 누구든 돕는다’가 지극히 주인공스러운 공약이라 그렇지 정치적 담론을 설파하려는 게 아니다. 아틀러스 작품이 정치 소재를 자주 쓰는 건 그만큼 우리네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일 뿐. 살짝 아쉬운 점은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라 ‘페르소나’의 축제나 방학처럼 숨돌릴 구멍이 부족하고, 모든 관계가 주인공 중심이라 그 외 동료끼리 이렇다 할 서사가 없다는 것. 주나에 대한 휠켄베르크의 팬심이나 하이자메가 바질리오(정확히는 종족인 파리퍼스)를 꺼린다고 지나가듯 알려줄 따름이다.
현실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거기로 나아갈 힘을 주는 것이 판타지의 역할
함께 여행 중임에도 주인공 외 동료간 서사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 건 옥의 티
아틀러스의 전력투구, 그러나 그래픽은 아쉽다
서두에서 세 거장을 운운해놓고 줄곧 하시노P만 언급했다. 그도 그럴 게 하시노P가 본작의 시나리오 초안을 쓴데다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이자 디렉터까지 겸했다. 즉 엄밀히 말해서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하시노 카츠라의 게임이 맞다. 다만 소에지마 시게노리와 메구로 쇼지, TGS 인터뷰도 합석한 이세 코우지 리드 UI 디자이너, 게스트 아티스트인 코다 카즈마, 야마시타 이쿠토, 히무카이 유지와 수백 년을 넘어 일방적(…) 콜라보가 성사된 히에로니무스 보스, 그리고 여러 성우의 호연이 없었다면 이처럼 멋진 작품이 탄생하지 못했을 터다. 중요한 장면마다 삽입된 애니메이션 컷신 역시 발군의 작화로 상대적으로 아쉬운 인게임 연출을 가려준다. 그야말로 아틀러스의 전력투구다.
특히 소에지마 시게노리가 그려낸 유려한 캐릭터 디자인은 본작이 그저 판타지풍 ‘페르소나’로 전락하지 않도록 붙든 수훈갑이다. 아무래도 의상 선택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현대극이 그에게 족쇄였나 싶을 만치 각양각색 디자인을 쏟아냈다. ‘프로젝트 리 판타지’ 시절 컨셉 아트를 보면 좀 더 전형적인 중세 갑주, 천옷서 출발한 듯하나 차츰 1960년대 패션 시류인 스윙잉 런던으로 시대상을 끌어올렸다. 메구로 쇼지 또한 새롭게 종교 음악에 도전하되 장중한 오케스트라로 꽉 채우는 대신 불경 랩을 삽입하는 등 고전미와 세련미를 넘나든다. 결국 하시노P뿐 아니라 소에지마 시네노리, 메구로 쇼지까지 세 거장 모두 스스로 추구하는 판타지 RPG에 천착하여 이윽고 훌륭히 완성시킨 셈이다.
소에지마 시게노리의 솜씨 덕분에 파티창이 무슨 패션쇼 런웨이를 방불케 한다
뿐만 아니라 UI, OST, 성우 연기, 애니메이션 컷신까지 흠잡을 데 없는 만듦새다
반면 막상 보여지는 비주얼의 감흥이 덜한 건 그리 인상적이지 못한 그래픽, 불안정한 프레임레이트 탓이다. 솔직히 필자야 그래픽에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일각의 볼멘소리가 충분히 공감된다. 어두운 세계관의 표현인지 최적화를 위한 요령인지 몰라도 우중충한 색감, 미묘한 필터가 낮은 텍스처 품질과 영 안 좋은 작용을 일으킨다. 모처럼 ‘신세기 에반게리온’ 야마시타 이쿠토까지 기용한 장갑 전차의 경우, 여행이란 테마를 극대화하려 앞뒤 갑판을 개방했을 터다. 그런데 이 갑판에 올라 광활한 풍경을 바라보며 감탄한 게이머가 과연 존재할까. 본인이 그렇다면 댓글로 달아주기 바란다(…). 요컨대 그래픽이 좀 떨어질 순 있으나 그게 작품이 전하려는 경험을 훼손할 지경이니 문제란 거다.
끝으로 난이도, 편의성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소싯적 아틀러스 작품은 고난도 JRPG의 대명사였고 거기서 시쳇말로 ‘부심’을 느끼는 올드팬도 많다. 그러나 최근 아틀러스의 경향은 게임성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최대한 풀어줄 건 풀어주는 식이다. ‘페르소나 3 리로드’ 롤백이나 ‘진 여신전생 5 벤전스’ 상시 저장, 구름 위 시야 등은 올드팬에게 자못 파격적인 기능이었다. ‘메타포: 리판타지오’도 이 기조를 이어받아 버튼 하나로 언제든지 배틀 리트라이가 가능하다. 덕분에 몇몇 확률기가 사실상 확정 발동하는 등 악용될 여지야 있으나 어쨌든 편해진 게 사실. 캘린더 시스템 역시 꽤 설렁설렁 진행했음에도 올 서브 퀘스트, 올 커뮤니티 후 열흘 넘게 남을 만큼 말미를 넉넉히 줬다.
최소한 '유로트럭' 수준은 되어야 할 텐데, 아니면 애초에 밀폐형으로 만들던가
'페르소나 3R', '진 여신전생 5V' 그리고 본작까지 나날이 편의성이 좋아지는 중
아틀러스 브랜드 35주년에 더없이 잘 어울려
종합하자면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뭇 게이머의 뜨거운 기대에 부응하며 거장들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 만한 웰메이드 판타지 RPG다. 개인적으로 아틀러스 최고작이라 여기진 않으나 근래 내놓은 게임들 가운데 가장 낫다는 건 두말할 필요 없으리라. 뭣보다 ‘페르소나’, ‘데빌 서너머’, ‘소울 해커즈’ 같은 ‘진 여신전생’ 계보를 넘어 ‘세계수의 미궁’까지 섭렵함으로써 과연 아틀러스 브랜드 35주년 기념작다운 상징성을 갖췄다. 그 만듦새가 기념 취지에 너무 잘 맞아떨어져 장차 ‘메타포 2’가 나올 수 있을까, 아니 나와도 될까 싶을 정도다. 하기야 그간의 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지금 당장 착수해도 40주년 기념작조차 아슬하니 괜찮나. 일단 엔딩서 소위 후속작 ‘떡밥’은 어느 정도 뿌려뒀더라.
앞서 TGS 인터뷰를 통해 마주앉은 하시노P는 거장이라면 으레 연상될 거들먹거리거나 고집스러운 기색 없이 푸근한 동네 아저씨 같았다. ‘진 여신전생’이나 ‘페르소나’와 유사성을 따져 물은 필자에게 그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어 한계까지 밀어붙인 작품이 ‘메타포: 리판타지오’라 설명했다. 그의 대답을 믿는다. 부러 덜 만들거나 자투리를 잘라내지 않았으리란 거다. 물론 완벽한 게임이 아닌 바에야 뭔가 덧대고 확충할 여지는 늘상 존재한다. 그때는 부디, 부디 뭇 게이머가 납득 가능한 방식과 가격을 택하기 바란다. 당장은 진짜 나올지 어떨지도 모를 완전판에 대한 반감으로 제쳐두기 아까운 명작이다. 모쪼록 거장의 35주년 결산이자 이정표를 직접 확인하길 추천한다.
아틀러스 팬이라면 두말할 필요 없고, 아니라도 추천하고픈 웰메이드 판타지 RPG
아직 가정에 불과한 '더 골든 매니악 로열 벤전스 뭐시기' 때문에 제쳐두진 않길
작성 및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IP보기클릭)110.12.***.***
아 진짜 페르소나 시리즈 좋아해서 해보고 싶은데 그놈에 확장팩장난질에 심히 고민중임 ㅠㅠ p5충격은 강했다 ㄹㅇ
(IP보기클릭)182.172.***.***
아틀러스는 그들이 잘하던 것을 다시 했을 뿐이죠. 그래서 더욱 걱정이 됩니다. 완전판 과연 안낼까요?
(IP보기클릭)121.129.***.***
님은 그러세요 난 완전판 살게요
(IP보기클릭)27.35.***.***
더 골든 매니악 로열 벤전스 뭐시기 가 슈레딩거의 고양이마냥 미확정이면 좋겠는데 그간의 경험으로 볼때 95%정도는 신뢰가 가는 회사라 그냥 기다리겠습니다.
(IP보기클릭)14.47.***.***
그래픽의 아쉬움은 저만 느끼는건 아니군요.. 아트워크의 미려함과 우월함을 동시에 깍아먹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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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의 아쉬움은 저만 느끼는건 아니군요.. 아트워크의 미려함과 우월함을 동시에 깍아먹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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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늘 해봤는데 재미는 유튜브에서 보던것보다 직접 하니깐 배이상으로 재밌구요. 그래픽은.... 좀 너무한거 같습니다... 주인공 빼곤 그래픽이 영... | 24.10.18 12:31 | |
(IP보기클릭)58.78.***.***
(IP보기클릭)222.107.***.***
저도 스팀덱으로 하려하는데 글자 보기 편하실까요? 어떤분이 작아서 힘들다고 하셔서.. | 24.10.16 09:28 | |
(IP보기클릭)106.101.***.***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원래 폰트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만 폰트 바꾸고 좀더 자막읽을때 몰입이 되더라구요 폰트 사이즈 보다는 글꼴이 좀 별로더라구요 저한테는 | 24.10.16 09:33 | |
(IP보기클릭)118.235.***.***
폰트변경은 따로 방법이 있는건가요? 아님 게임자체에서 변경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 24.10.16 21:00 | |
(IP보기클릭)58.78.***.***
게임자체에서는 안되고 따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적용해야합니다 네이버에 메타포 폰트변경 검색하시면 확인 가능합니다 | 24.10.16 21: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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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페르소나 시리즈 좋아해서 해보고 싶은데 그놈에 확장팩장난질에 심히 고민중임 ㅠㅠ p5충격은 강했다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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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러스는 그들이 잘하던 것을 다시 했을 뿐이죠. 그래서 더욱 걱정이 됩니다. 완전판 과연 안낼까요?
(IP보기클릭)14.42.***.***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지금은 완전판 꼭 나와야 됨 | 24.10.16 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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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든 매니악 로열 벤전스 뭐시기 가 슈레딩거의 고양이마냥 미확정이면 좋겠는데 그간의 경험으로 볼때 95%정도는 신뢰가 가는 회사라 그냥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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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겜은 무인판을 사고, 완전판을 또 사는 것. 왜냐면 회사 자체가 판매량이 낮으면 완전판을 안 내고 유기하기 때문이다. | 24.10.16 10:17 | |
(IP보기클릭)121.129.***.***
조이멘맨777
님은 그러세요 난 완전판 살게요 | 24.10.16 10:55 | |
(IP보기클릭)39.7.***.***
3년뒤에 우리는 신작하고 있을테니 님은 이거 하셈 | 24.10.16 14:55 | |
(IP보기클릭)121.129.***.***
5년 넘은것도 아직 사놓고 못한거 많아요 | 24.10.16 14:58 | |
(IP보기클릭)220.70.***.***
아틀라스 게임 별로 안 해본 사람이 착각하는 것 완전판 발매한 게임은 진여신전생 3 녹턴, 5 벤전스 3 포터블, 4 골든, 5 로열이 다입니다. 3fes는 확장판(DLC) 개념이었고 에피소드 아이기스도 이 계열이었죠. 4f가 완전판이 아니란 건 안 해본 사람들만 모르는 점이죠. | 24.10.18 15: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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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데빌 서바이버가 3ds로 완전판이 나왔다는 건 님이 모르는 점이죠. 별개로 4f는 개인적으로 완벽한 후속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틀라스 역대 최고였던듯. | 24.10.24 09: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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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제가 누락했는데 사실 그로우랜서도 팬디스크 형태로 존재는 했고 3ds에 오맂널작이 하나 더 있긴 했죠 | 24.10.24 10: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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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빌서바 오버클럭, 브레이크 레코드도 완전판이면 딥스저도 완전판이게... | 24.10.27 18: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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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러스 : 그래서 더 예쁜 여케릭을 추가해서 완전판을 3년후 출시 하겠습니다. 퍽~ | 24.10.17 14: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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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솔직히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엔딩 본 게임은 절대 다시 안하고 회차 플레이도 안하는 입장에서 세이브 연동 안되는게 너무 큼 | 24.10.20 19: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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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층으로 돌려보내주긴 하는데 계속이러다간 쫄깃함을 넘어가면 불쾌함으로 바뀔수도 있을거 같네오. | 24.10.18 08: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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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이거 스포 아닌지 ... | 24.10.28 12: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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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시스템은 페르소나랑 비슷합니다. | 24.10.30 22: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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