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17년도.
소녀전선이 여러모로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을때의 이야기다.
사이트에서 한 중국인의 의뢰가 들어왔음.
자신은 소녀전선 중섭 유저이다.
한국에는 자신이 뽑고 싶은 캐릭터의 그림을 그리거나 의뢰하면 이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미신을 들어서 알고있음.
그러니 몇가지 캐릭터 작업을 해줬으면 함.
그때까지 확밀아나 페그오같은 게임을 해본 적이 없던 나는 신선한 문화 충격을 받았었음.
그렇구나 싶어서 비교적 저퀄로 여러 그림을 뽑아내기 시작했음.
ntw, g11같이 상당한 희귀종에 속하는 캐릭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도 그냥 재미라고 생각했는지 큰 기대를 갖지 않았었음.
g11 그림 완성 1시간 후 쯤 진짜 뜨기 전까진.
그는 놀랍다 대단하다 등의 영어를 쏟아내며, ntw 외의 다른 그림도 내게 주문했음.
그리고 그림 대충 마감하고 한 시간쯤 지나 다음 날이 되어 일퀘 겸 라이플식을 돌린 그의 손에 정말로 ntw가 들어가버림.
그는 흥분의 도가니가 되어 이제는 돌리려면 자원을 퍼먹여야하는 기관총까지 뽑으려고 했음.
좀 불안했지만 그가 원하던 mg5 캐릭터를 그린 다음날에, 그가 모든 메시지를 대문자로 쓰며 흥분하는 것을 지켜본 나는 그 불안함이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되었음.
그는 소녀전선 내에서 더 이상 뽑을 캐릭터가 없자, 자신이 하고 있는 붕괴나 세븐나이츠 등의 다른 게임까지 끌고 오는 광기를 선보였음.
놀랍게도 완성 족족 당일 혹은 늦어도 다음날에 해당 캐릭터를 먹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음.
그가 정말 만족한 듯이 후에 50달러 팁으로 얹어 주고 나서야 가챠 커미션은 끝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신이 있었다기보단 그냥 인디언식 기우제가 아니었을까?
소녀전선에서 굳이 돈 쓸 필요가 없는 부분이 자원인데도 그가 자원을 여러번 지르는 것을 보면, 그냥 그만큼 돈을 썼기 때문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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