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에서 방영되고 있으며 웨이브와 넷플릭스등 OTT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되고 있는 드라마 <고려거란전쟁>과 동시기를 다룬 웹툰 작품이 있다. 웹툰 <칼부림>의 작가로 유명한 고일권 작가의 작품 <별을 품은 아이>가 바로 그 것이다.
2022년 관악 우수창작 문화콘텐츠 지원사업 <창작만개>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 웹툰은 주인공 강감찬을 중심으로 고려와 거란간의 전쟁 시기와 전간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시즌 1은 6차 고려거란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며, 시즌 2는 2차 고려거란 전쟁과 그 이후 감찰어사 이인택의 강감찬 탄핵건을 재해석, 각색한 작품이다.
두 작품은 모두 동일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 중 한 명 역시도 강감찬으로 동일하다. 그러나 두 작품은 공통점이 많은 만큼 차이점 역시도 존재한다. 그 중 하나로는 주인공의 적대자, 또는 반대 진영측 주연으로 등장하는 인물 -소배압(蕭排押)의 외형적 모습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소배압이라는 인물은 우리에게 있어 흔히 6차 고려거란 전쟁, 더 세부적으로는 귀주 대첩(귀주 대전, 귀주 전투) 당시 거란군의 최고 지휘관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따지자면 그는 오랜 시간 거란을 위해 봉사해 온 뛰어난 무장인 동시에 관리로서 덕망이 높은 목민관이자 행정가였다. 요사에 이르길 거란의 내정에 있어서 소배압은 이렇게 평해진다.
"소배압은 정사가 관대하고 너그러우면서도 결단이 훌륭하여 제부(諸部)가 존경하고 사랑하였으메, 민들이 풍족해지니 당대의 여론이 이를 아름답게 평하였다."( 排押為政寬裕而善斷,諸部畏愛,民以殷富,時議多之.-요사 권88 열전 제18 소배압 열전)
그런 그에 대한 작품적 묘사는 차치하고서, 필자는 본 글에서 <고려거란전쟁>과 <별을 품은 아이>에서의 소배압의 외형적 이미지의 차이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먼저 <별을 품은 아이>에서의 소배압의 외모와 연배는 아래와 같다.
고일권, 별을 품은 아이 中
<별을 품은 아이>의 소배압은 사납고 날카로우며 흉흉함을 드러내는 인상에, 강감찬과 비교하여 젊은 인상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여 절대 새파란 애송이와 같은 인상은 아니다. 40대 무렵의, 장수로서 한창 전성기 무렵을 달리고 있는 시기의 인상. 관록과 혈기를 동시에 지닌, 위엄과 야성을 동시에 품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야성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신의 관록과 교활함으로 그 야성을 제어할 줄 아는 인간의 상이라 할 만 하다.
한편 <고려거란전쟁>의 소배압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中
<고려거란전쟁>에서의 소배압의 외형적 연륜은 강감찬과 대비되는 젊은 인상이기 보다는 강감찬과 비슷한 연배로서 그와 대치하는 노신(老臣)으로 묘사된다. 노회한 공신으로서 자신이 지닌 관록으로 분위기를 휘어 잡아 관료들과 무장들을 선도하며 위로는 황제를 공경하고 아래로는 자신이 지닌 무게로 좌중을 따르게 하는 모습, 충언을 아끼지 않으며 다른 장수들에게 조언하고 그들을 황제의 분노로부터 두둔하는 모습은 그가 지닌 무게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그는 별을 품은 아이의 잘 벼려진 검과 같은 소배압과 반대로 사납고 날카롭기 보다는 무거운 철퇴와 같다.
실제의 소배압의 외견적 이미지는 두 작품의 소배압 중 어디에 더 가까울까. 아마도 <고려거란전쟁>의 소배압이, 외형적인 모습에서는 조금 더 가깝지 않을까 한다.
소배압은 몰년은 기록되어 있으나(태평 3년, 1023년) 생년은 기록되지 않은 인물이다. 다만 그는 통화 초년(983년), 즉 성종이 즉위함과 동시에 친위세력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좌피실상온에 임명되어 조복(阻卜) 토벌에 참전함으로서 그 관직 경력 및 군사 경력을 '공식적으로' 처음 시작하였으므로 그의 대략적인 연배를 추정할 수 있다.1
피실군은 황제의 어장친군의 일획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지휘관 중 한 명인 좌피실상온의 직을 맡았다면 이 때에 이미 소배압의 연배는 적지 않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통화 4년, 송태종의 옹희북벌에 대항하여 소배압은 상당한 군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소배압에게 최대로 배치된 군대의 규모는 홍의궁 하의 궁위군에 배치된 궁위분규군과2 남피실, 북피실군, 예랄군, 사리군으로 이루어진 잘 짜여진 정예 기동군이었으니, 당시 그가 이미 이 시기에도 상당한 위치에서 군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보건대 2차 고려거란전쟁(1010~1011) 혹은 6차 고려거란전쟁(1018~1019) 당시의 소배압의 나이는 <별을 품은 아이>에서 드러나는 중년의 용장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며, 이를 고려해 보자면 <고려거란전쟁>에서의 노회한 노장으로서의 모습이 보다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아무리 못해도 50대 중반 정도는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말이다.
물론 소배압이 989년 위국공주와 혼인하여 부마도위가 된 것을 고려하여 그의 나이가 생각보다 어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3 그러나 그의 동생 소항덕과 월국공주간의 혼인 사례를 보았을 때에도 알 수 있듯 이런 결혼은 남성의 나이와 상관 없었고 여성이 성인이 아니더라도 상관이 없었기에 이것으로 그의 나이를 판가름할 수는 없다.4 오히려 그의 본격적인 역사 등장 시기를 생각해 보자면 고려거란전쟁 때 이미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노년의 나이일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별을 품은 아이>에서 소배압이 사료를 통한 추정 나이보다 상당히 젊게 묘사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미 70세가 넘은 나이의 노장 강감찬과 강렬한 대비효과를 주기 위하여 일부러 그의 나이를 각색한 것이 아닐까 한다. 즉, <별을 품은 아이>는 소배압의 연령대를 각색, 노장 강감찬에 대해 비교적 젊은 용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임으로서 대치, 대비의 효과를 주었다면 <고려거란전쟁>은 둘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같은 노장이자 충신으로 묘사함으로서 두 사람의 라이벌리와 동질성을 부각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에게 있어 <별을 품은 아이>와 <고려거란전쟁>, 두 작품은 모두 각자의 매력과 재미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한 작품은 담담하고 담백하며, 한 작품은 눅진한 느낌을 품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작품 내의 여러 요소들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 다른 각색을 하면서 저마다의 주제의식을 강화하고, 독자들을 작품의 세계로 이입시킨다.
두 작품을 감상하면서 이상과 같은 소소한 차이점들을 염두에 두고 감상한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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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요사』 권88, 열전 권제 18 소배압 열전, 統和初,為左皮室詳穩,討阻卜有功. 물론 이 이전부터 훈련이나 군사경험등은 존재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본기와 권94의 야율속살 열전을 살펴본다면 이 때의 원정은 야율속살과 함께 진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2.『요사』 본기를 기준으로 한다. 소배압 본인의 열전에는 영흥궁 소속의 궁위분규군으로 기술된다. 『요사』 권11, 본기 권제 11, 통화 4년 5월 기묘.
3. 『요사』 권12, 본기 권제 12, 통화 7년 4월 을묘.
4.『요사』 권 88, 열전 권제 18 소항덕 열전의 統和元年,尚越國公主,拜駙馬都尉,遷南面林牙의 구절을 보자면 소항덕은 통화 원년(983년)에 월국공주와 혼인했다. 그런데 월국공주는 996년에서 997년 사이에 병으로 죽었으며, 『요사』 권 65의 공주표를 보자면 21세로 죽었다. 그렇다면 소항덕과 결혼할 당시의 월국공주의 나이는 8세 가량에서 많아야 9세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소항덕은 이 시기에 이미 관직을 수행하고 있었고, 결혼 직후 남면임아에 임명되었다. 이는 당시의 공주와 부마도위간 혼인이 상대측 연령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정략혼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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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가 있다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고 추천도 함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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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천추태후에 나오는 소배압에 대한 평가는 없어요??? ???: 우리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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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쥬얼 진짜 미쳐날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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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빌까진 아니고 홍화진에서 거란답지 않게 너무 지체된건 맞는듯ㅇㅇ 3차에선 아예 초전부터 다 망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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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베가 수부타이 제자 포지션이였다고 들은거 같은데 맞나 암튼 당시 몽골도 사령관빨 오지긴 했던듯함 장남도 전쟁기계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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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임 수부타이가 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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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지슬레이어
비쥬얼 진짜 미쳐날뛰심 | 23.11.27 00:5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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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천추태후에 나오는 소배압에 대한 평가는 없어요??? ???: 우리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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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fghhas
| 23.11.27 01:0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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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8113711173
제베가 수부타이 제자 포지션이였다고 들은거 같은데 맞나 암튼 당시 몽골도 사령관빨 오지긴 했던듯함 장남도 전쟁기계였고 | 23.11.27 01:0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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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우리는 존나🥵
거꾸로임 수부타이가 후임 | 23.11.27 01:1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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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ㄱㅅ | 23.11.27 01:1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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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8113711173
반대구나 암튼 잘배워서 진짜 미친 용병술의 대가였다던데 | 23.11.27 01:0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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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은고등어
날빌까진 아니고 홍화진에서 거란답지 않게 너무 지체된건 맞는듯ㅇㅇ 3차에선 아예 초전부터 다 망했고 | 23.11.27 01:0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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