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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작에 대해서는 위 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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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작에 대해서는 위 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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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에 대해서는 위 글로

경식 비행선의 아버지 페르디난트 폰 체펠린 백작
아마도 역사책을 피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위가 바로 백작일 것임.
이유야 당연하지만 백작은 실질적인 권력의 핵심층으로 관료의 우두머리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음.
백작의 어원을 찾아보면 라틴어 COMES로 가게 되는데 뜻은 관료를 의미함.
공작의 어원인 라틴어 DUX가 군사 지휘관을 의미하는 것을 생각하면 COMES는 문관이라고 생각하면 편함.
로마 제국은 망했지만 게르만족은 뭔가 체계적으로 보일려고 로마 제국의 관직을 자칭하곤 했는데
프랑크 왕국에서 이를 공식적인 체계처럼 만들어서 왕(REX) - 공작(DUX) - 백작(COMES)라는 기본적인 틀이 탄생함.
공작은 보통 유력한 부족장을 포섭하면서 준 반면 백작은 왕인 자신에게 충성하는 부하에게 지방을 통제할 목적으로 작위를 줬고
백작은 관료층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나중에 이를 세습하면서 세습귀족의 모습을 가지게 됨.
예를 들어 과거 프랑크 왕국에서 분할된 프랑스의 경우 카페 왕조의 시조인 파리 백작 위그 카페와 별개로
지방에 아키텐 공작이나 부르고뉴 공작이 있는 걸 보면 대충 파악할 수 있음.
너무 두루뭉술한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왕과 제후(Prince나 Fürst), 공작, 남작을 제외한 나머지 작위는 백작에서 파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백작은 다양한 역할을 맡았고 상황과 역할에 따라 분할되면서 다양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음.
먼저 변경백(Markgraf/Margrave)의 경우는 왕이 국경 일대를 방어하기 위해 지역에 대한 군사 지휘권을 준 백작에서 시작함.
그래서 보통 변경백은 그냥 백작보다 높게 쳐줬음.
다만 일본에서 서양의 작위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중국 주나라의 오등작에 대입하면서
공작보다는 낮지만 백작보다는 높은 변경백을 '후작'으로 번역했음.
영어의 마키스Marquess, 프랑스어의 마흐키Marquis는 독일어 Markgraf의 라틴어스럽게 만든 Marchio에서 온 단어로
영국 후작인 Marquess가 드믈게 Q를 쓰는 이유가 바로 프랑스어에서 온 단어이기 때문.
그다음은 궁정백(Pfalzgraf/Count Palatine).
궁정백은 과거 프랑크 왕국에서 유래하는데 나라에 수도가 정해져있지 않고 왕이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통치를 하다보니
왕이 부재할 떄 왕이 주요 도시에 가진 궁궐을 관리하고 해당 도시에서 영향력을 가진 사람에게 준 작위가 바로 궁정백임.
궁정백은 수도가 생기면서 사라졌지만 왕을 가까이서 모실 수 있었다는 이점때문에 라인란트 팔츠의 비텔스바흐 가문은 크게 성장해
나중에 선제후 자리를 가질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음.
백작은 아니지만 백작과 관련이 깊은 자작(Viscount)은 독일 지역에서는 없는 작위였음.
자작은 비유하면 백작이 부재할 때 백작을 대신해서 해당 지역을 관리하는 사람에서 시작하는데
이름부터 백작에 버금가는 자라는 것부터 자작은 제대로된 작위라기 보다는 직위에 가까웠지만
일본이 서양의 작위를 번역하면서 오등작에서 '자'가 빈다는 이유로 끼워넣었다고 함;;
재미있게도 서양에서도 자작위는 뭔가 붕뜨는 느낌이 강했는지 자신이 자작이라고 자칭하는 사람도 많았고
영국에서는 남작 다음가는 작위로 하사하기도 했던 모양.
예를 들면 부용 공작의 아들이었던 튀렌 자작 앙리 드라투르 도베르뉴는 본인 별명이 튀렌이었는데 자작을 붙인 경우고
영국의 호레이쇼 넬슨은 아부키르만 해전으로 나일 남작위를 받고 트라팔가 해전에서 전사후 넬슨 자작으로 추존되었다.
신성로마제국에만 존재했던 Reichsgraf와 Landgraf가 있는데 전자는 보통 제국백, 후자는 방백(方伯)으로 번역함.
라이히스그라프는 황제가 백작 작위를 하사해서 제국의회에 참석할 권리를 가진 백작을 말하며
란트그라프는 지방의 유력 세력인 공작을 견제하기 위해 지방에 영지를 받고 간 백작을 말함.
란트그라프는 신성로마제국 후기에만 가도 이름만 보이는 수준이지만
라이히스그라프도 마찬가지로 황제의 힘이 약해지면서 유명무실해졌지만 실제로는 백작보다 위로 쳐주는 경우가 많았는 듯?
백작은 핵심 관료층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당연히 설명이 길어질 수 밖에 없음.
프랑스의 경우 시작은 공작 아래였지만 점차 왕의 권력이 강화되면서 왕의 직속 신하인 백작도 같이 강해지게 되었음.
그래서 프랑스의 주요 귀족은 대부분 백작(Comte)임.
다만 프랑스는 절대왕정을 이룬 나라 답게 13세기쯤부터 백작의 권리였던 재판권과 화폐발행권, 전쟁할 권리를 빼았으면서
그냥 고위 귀족이 되어 버림.
독일은 위에서 수많은 백작의 종류만 봐도 알겠지만 지방마다 하나씩 있는게 백작임.
물론 지방에 큰놈은 공작이고 작은 놈은 남작인 만큼 왕이 그만큼 지방을 통제할 필요가 컸던 이유도 있음.
사실상 독일에서 백작은 '지방 제후를 자칭할만한 수준을 가진 최소 작위'처럼 변해갔고
독일에서 왕족급으로 취급받아 귀천상혼의 대상이 되지 않는 가문인 슈탄데스헤어(Standesherr)가 최소 백작인 걸 보면 알 수 있음.
물론 지방 왕초인 공작이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백작을 임명하기도 했음.
영국의 경우 설명이 조금 복합한데 영국에서 백작을 지칭하는 단어는 Count와 Earl 두개가 있음.
카운트는 대륙의 백작을 지칭하면서 지방을 통치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해서 카운티의 어원이기도 함.
한편 얼은 덴마크 왕인 크누트 대왕이 잉글랜드에 들여온 작위로 고대 노르드어 Jarl에서 온 단어임. 뜻은 족장
그래서 과거 잉글랜드에서 노섬벌랜드 백작, 웨식스 백작같은게 다 얼임.
얼이 백작급으로 격하된 이유는 노르만인의 잉글랜드 정복 이후인데
프랑스식 작위체계를 사용한 노르망디 공국은 기존 잉글랜드의 유력자인 얼보다 자신들이 임명한 둑스를 더 상위로 쳤고
결과적으로 영국에서 공작이 백작보다 위로 가면서 얼은 자연스럽게 지위가 내려가게 되었음.
(참고로 Duke를 처음 받은 사람은 콘월 공작 흑태자 에드워드.)
러시아 제국은 독일의 귀족 체계를 따라갔기 때문에 공작, 백작, 남작만 존재했는데
폴란드의 경우는 초기 백작의 특징인 관료라는 특색이 끝까지 남아서 폴란드에서 백작은 세습작위로 남지 못했음.
참고로 러시아에서 귀족의 자식은 전부 귀족으로 작위까지 따라갔음.
영국은 작위를 받는 자식말고는 전부 귀족이 아니게 되고 독일의 경우 작위를 받은 자식 빼고는 그냥 귀족인 반면
러시아는 예외적으로 자식도 아버지의 작위를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함.
이전보다 긴 글을 읽는다고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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