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래~볼래~! 무슨 교미 영상인데?!"
이구아나의 교미 영상이야
"이구아나구나!"
"이구아나는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정도로 영리한데다"
"다른 대부분의 애완용 파충류와는 달리"
"채식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어서 애완용으로 많이 길러져"
"사이테스 협정으로 보호받기 때문에"
"사육하기 위해선 충분한 사육환경이 제공된다는 공식 인증을 받아야만 해"
사람의 말을 알아 들을 정도라구?
파충류 치고는 상당히 똑똑한 모양이네?
근데 문뜩 든 궁금증인데
사람은 어떻게 서로 말을 알아 듣는 걸까?
"다양한 설명이 있겠지만"
"소쉬르는 '랑그'와 '빠롤'이라는 개념을 통해 그것을 설명하려고 했어"
"랑그는 사회의 언어체계이고"
"빠롤은 각 개인의 언어수행이야"
"소쉬르는 개개인의 개별 언어수행보다, 사회의 언어체계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고"
"인간에겐 사회의 언어체계를 내재할 수 있는 언어능력을 선척적으로 가진다고 보았어"
"즉, 인간에겐 랑그를 내재화할 수 있는 선천적인 능력이 있으며"
"랑그라는 사회의 언어체계를 통해 서로 간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거지"
랑그라는 게 뭐야?
"언어의 기호는 기표(;표현, 표현된 것)와 기의(;의미, 의미하는 것)로 이루어져 있어"
"'이것은 담배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있는 담배 파이프 그림이야"
"적혀있는 문자(기표)와 실제 내용(기의)이 다르지"
"소쉬르는 다양한 언어를 비교하여"
"기표와 기의가 서로 1대 1로 짝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언어별로 자의적으로 짝지어진다는 것을 발견했지"
"'개'로 들어보면, 한국어에서는 [개], 영어에서는 [dog], 일본어에서는 [いぬ]"
"요런 식으로 같은 기의(;의미)를 두고서도 전혀 다른 기표(;표현)을 하고 있는 거지"
"이것을 '기호의 자의성'이라고 해"
"그리고 기의가 먼저 존재해서 그것에 기표가 붙는 게 아니라"
"기표가 먼저 있고 기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의미도 없어 먼저 표현이 있을 수가 있지?
"컴퓨터의 가장 기본적인 언어인 기계어를 생각해봐"
"1과 0로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전류가 있음, 전류가 없음을 뜻하지"
"그러한 전류의 유무가 처리장치를 거치면서 여러가지 기능과 의미를 가진 프로그램으로 거듭나는 거야"
"마찬가지로 사람의 언어도"
"예컨대 [ㅏ]와 [ㅓ]의 발음상 차이는 구강을 더 벌리느냐 마느냐의 차이지만"
"'감'과 '검'이라는 단어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곧 의미의 차이를 만들어내지"
"다시 말해 의미는 다른 단어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거야"
"때문에 단어가 먼저 있어야 하는 거고"
"그리고 이러한 차이가 쌓이고 쌓여 구조화되면"
"'랑그'가 되는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만들어진 같은 언어권의 사람들은
서로 같은 랑그를 공유하기 때문에 소통이 가능하다는 거구나
근데 의문이 또 생겼어
그럼 어떤 의미가 A 언어에는 없지만 B 언어에는 있다면
B언어에는 그 의미에 우선하는 기표가 있었다는 말이겠네?
"대충 그래"
"예컨대 해초류를 전부 [seaweed]라고 부르는 언어권의 화자에겐"
"'김', '다시마', '미역' 같은 식물은 랑그체계 속에 존재하지 않는 것지"
"김, 다시마, 미역라는 의미가 없는 거야"
차이에서 의미가 생긴다라....
나와 노아쟝의 차이에서는
사랑이란 의미가 발생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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