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5599938
누르하치의 예허 정벌군은 1619년 음력 8월 21일, 예허와의 국경선을 넘어 그들의 두 수도중 한 곳인 서성에 이르렀다.
그 곳은 예허의 두 지도자중 한 명, 부양구가 지키고 있었다.
누르하치는 이미 방비태세가 갖추어져 있는 부양구의 성을 다이샨, 망굴타이, 홍타이지, 아민과 자신의 군대 절반으로 포위했다.
그리고 본인은 나머지 절반의 군대와 피옹돈, 얀팡궈등의 장수들을 이끌고 예허의 또 다른 지도자, 긴타이시의 동성으로 향했다.
누르하치가 동성에 도착해보니, 긴타이시 역시 방비를 갖추어 놓고 있었다. 누르하치는 그것을 보고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즉각 공격을 명령했다.
후금군은 방패차와 사다리를 앞세워 동성의 외성을 빠르게 공략한 뒤, 이후 내성 공격을 앞두고 부대를 정렬시켰다.
그때서 누르하치가 내성을 지키고 있는 예허군에게 외쳤다.
"내 군대가 내성 공격을 앞두고 있다. 예허군은 항복하라."
예허군이 거기에 대응했다.
"우리는 너희들과 똑같은 사내대장부이다. 어찌 항복하겠는가? 이 자리에서 죽으리라."
누르하치는 예허가 항복하지 않자, 드디어 내성 공성을 지시했다.
누르하치가 일단 명령을 내리자, 지금껏 전열을 갖춘 채로 대기하고 있던 후금군이 예허의 성벽을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지난 개원, 철령 싸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잘못을 저질러 누르하치에게 미운털이 박혔던 피옹돈이 그들의 선봉에 섰다.
음력 8월 22일 새벽, 드디어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예허는 상당한 수준의 저항을 하며 후금군의 공세를 안간힘을 다해 막아내었다. 그 공격이 워낙 거세서 선봉에 선 피옹돈조차 위험할 정도였다.
누르하치는 막상 자기가 피옹돈에게 선봉에 서라고 지시를 내렸음에도 피옹돈이 위험해지자 그를 불러들이려 했다.
그러나 피옹돈은 "성의 함락이 눈 앞에 있는데 어찌 물러나겠습니까!"라고 외치며 군대를 이끌고 더욱 맹렬히 진격했다.
그 결과, 머잖아 성의 북벽을 공격하는 부대가 적의 성벽을 거진 부쉈다고 누르하치에게 보고를 보내왔다. 누르하치는 거기에 대해 이렇게 지시를 내렸다.
"북쪽의 군대는 성벽을 뚫었다고 하여 내 명령 없이 함부로 성내로 진입치 마라. 고작 한 두명이 통과할 정도의 입구로 비집고 들어가다간 피해가 커질 것이다."
이후 얼마간 공세가 다시 이어졌다. 머잖아 북벽 공성부대가 다시 한 번 누르하치에게 방어선을 완전히 허물었다는 보고를 올렸다.
누르하치는 부대를 투입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입구가 완성되자, 군대를 북쪽에 집중시켜 적의 방어선을 일거에 무너뜨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