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프가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지 함축해서 보여주는 장면들)
"아니, 임이랑 그 따까리들이 저지른 짓거리 보면
싸이코들 그 자체인데 가프는 왜 정부의 개 노릇을 자처하는 거임?"
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세계정부, 더 정확히는 임과 천룡인 일파들이 저지른 짓거리를 보면
반드시 처단해야 할 절대약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원피스 세계관을 조금만 살펴보면
가프가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원피스 세계관은 대해적시대를 맞이하여
전 세계에서 갖가지 해적들이 난립하고 있는 세계입니다.
해적은 단일 집단이 절대 아니며,
때문에 해적 별로 성향이 천차만별입니다.
물론 해적 중에도 주인공인 밀짚모자 해적단 마냥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 모험가에 가까운 집단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윗짤의 아론 같은 경우가 다수일 것입니다.
아니, 아론 정도면 차라리 양반으로 보일 수준으로 악랄한 해적들도 수두룩하겠죠.
혹자는 지금껏 보여준 세계정부의 만행이
원피스에서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 해적단들의 만행을 아득히 능가하는데
악랄해 봤자 얼마나 악랄할까 하겠지만
해적들이 세계정부의 만행을 뛰어넘지 못하는 건
단지 그들이 그럴 능력이 없어서일 뿐이지
그들이 세계정부보다 착해서가 아닙니다.
그래도 천상금 바치는 것보다는
걍 아론 일당한테 10만 베리 주고 끝내는 게 낫지 않겠냐 싶겠지만
해적 계의 최정상인 사황 수준으로
거점 잡고 자기 영역 수준으로 활동 가능한 해적이 진짜 별로 없습니다.
작중에서도 사황 영토를 제외한 비가맹국 중 상당수는
결국 무법지대로 변해서 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언급이 꾸준히 되는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체제가 굉장히 불안정해요.
흰수염을 예시로 들어보죠.
천상금 같은거 내지 않고도 안전이 보장되고
해적들도 시민들에게 잘 대해주고
해당 영토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체급이 되고
그 깃발이 꽂히는 순간 해당 지역은
절대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엄두도 못 내던 곳이었건만
흰수염이 죽자마자 순식간에 망해버리고 맙니다.
흰수염이 설령 정상결전에서 죽지 않고
천수를 누렸더라도 후계자 계승을 잘 했다면 모를까
결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게 다른 누구도 아니고
사황 중에서도 세계 최강의 해적단 소리 듣던
흰수염 해적단이 맞은 결말입니다.
이렇듯 해적단이라는 것은 그 특성상
한 명의 카리스마와 네임벨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반면에
세계정부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100개가 넘는 국가들을 이끌면서도
800년 동안이나 무너지지 않고 유지해 왔습니다.
안정성 면에서 상대가 안 됩니다.
결국 가프가 해군에 들어가기로 택한 것은
현실적으로 봤을 때 충분히 합리적이라면 합리적인 선택지일 것입니다.
천룡인들이 저지르는 짓들이 인륜을 저버린 미친 짓거리 뿐이지만
동시에 세계정부라는 시스템을 유지시키는 존재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지금의 체제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인데
뒤엎어야 하지 않겠냐고요?
뒤엎는 건 된다고 치죠.
그다음은 어쩌실 겁니까?
체제가 전환될 때 혼란이 언제까지 이어지고 언제 끝나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피가 흐를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찾아 온 안정기에서 체제를 차지한 이가
천룡인보다 정상일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실제로 갓 밸리 사건 등을 통해서
세계정부와 해군의 어둠의 뿌리깊음을 모조리 보고 들은 드래곤조차도
그 모든 만행을 보고도 세계정부와 해군 자체는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가프가 한 선택은 어찌 되었건 현실적으로는 나름 합리적이라고는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름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타협했을지라도
그걸 본인이 진정으로 납득했는지는 다른 얘기죠.
합리적인 것과 옳은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죠.
자기 자신이 세상을 바꿀 만한 위인은 못 된다는 걸 인지하고
합리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지언정
결국 세계정부가 저지르는 만행이 가만 두기에는
도를 넘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실제로 위 장면에서 보이듯이
가프는 생각보다 묘하게 자신감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가프는
손자인 루피에게 해병이 되라고 그토록 독촉했으면서도
막상 해적이 된 루피를 진지하게 제지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위 장면은 루피 일행이
에니에스 로비에서 깽판 벌인 직후의 일입니다.
에니에스 로비가 세계정부에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해군 중장으로서 모를 리가 없을 텐데도
그렇게 심각한 반응은 전혀 안 보여줍니다.
심지어 이후로도 루피 일행을 체포하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대응은 WWE 수준으로 하기까지 하면서
사실상 그들을 보내주죠.
(물론 이 인간이 워낙 괴물 같은 양반이라
당사자들은 그걸로도 죽을 맛이었겠지만)
정상전쟁 때는 좀 진지하게 대치하기는 합니다만,
그나마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루피의 공격을 허용하는 등 무른 모습을 보여주죠.
또한 그 뿐만이 아니라
루피가 해적이 된 게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도
막상 마냥 싫어하지는 않는 듯한 모습도 보여주고는 하죠.
묘사가 어느 정도 나온 루피에 대한 태도와는 달리
아들인 드래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작중에서 크게 드러난 바가 없어서 자세한 것은 불명입니다만,
워터 세븐 편의 위짤에서 그나마 유추해볼 수는 있겠는데,
딱 봐도 그다지 심각한 투는 아닌 걸로 보아
손자에 대한 태도와는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프가 아들과 손자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물론 가족의 정에 물러서가 가장 크겠지만,
그 밖에도 본인이 세계정부의 부패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도 있을 것입니다.
드래곤이나 루피 둘 다 민간인에게 위해를 끼치는 타입도 아니거니와
어찌 보면 이 둘이 세계정부에게 시비틀면서 벌인 깽판은
본래대로라면 가프 자신이 했어야 할 행동일 수도 있으니까요.
아들과 손자가 자신이 했어야 할 일을 대신 해주는 셈이니
가프 본인은 내심 자랑스럽기도 하고 통쾌해 할지도 모르죠.
그 정도로 세계정부가 부패하였음을 알면
왜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를 않냐? 싶겠지만
결국 가프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해군 내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행동한 후지토라를 예시로 들어봅시다.
드레스로자 편에서의 후지토라의 행적을 보면
해군 대장으로서 도플라밍고의 횡포를 보고서
그걸 막을 만한 무력이 있음에도
모든 걸 루피에게 맡기기만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설령 후지토라가 직접 움직여서 도플라밍고를 조진다 쳐도
천룡인의 권력을 움직일 수 있는 도플라밍고를 해군의 이름으로 감옥에 넣으려 해봤자
금방 풀려날 것은 뻔할 뻔 자죠.
덧붙여서 알라바스타 때처럼
세계정부의 은폐공작으로 진실이 가려지는 것은 덤이고요.
그 정도로 도플라밍고의 권력이
해군 대장조차 도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강했다는 것이죠.
때문에 도플라밍고에게 고통받는 드레스로자 민중들을
진정으로 해방하기 위해서는 루피 일행에게 기대를 거는 수 밖에 없었죠.
성공해서 망정이지 사실 작중에서 묘사되듯이
후지토라의 이 행적은 도박수에 가까운 행위였는데,
달리 말하자면 후지토라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런 도박수를 써야 할 정도로
당시에 그에게 제약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이를 보면
어째서 가프가 대장 진급을 거부하는지도 알 수 있죠.
무슨 세계정부 전체를 상대하는 것도 아니고
칠무해 하나 상대하는 데도
중장도 아니고 해군 대장이 저렇게 도박수까지 써야 합니다.
도플라밍고가 천룡인의 권력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걸 감안해도
생각보다 해군 대장이 제약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런데다가 해군 대장은 가프가 그렇게나 혐오하는 천룡인을 보호해줘야 하죠.
이렇게 되면 해군 대장 진급하는 의미가 없죠.
진급한다고 뭐가 크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도리어 천룡인들 경호까지 서줘야 하는데
이러면 그나마 중장 때나마 할 수 있었던 일들마저도 못하게 될 테니까요.
결국 현재의 세계정부 체제를 온전하게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정부 상태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플랜을 짜서 정부를 전복시키거나
(드래곤이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
아니면 천룡인 중에서 그나마 정신 차린 천룡인이 나와서 체제를 이끌어 나가는 것
둘 중 하나 밖에 없는데
전자는 가프 본인이 그런 빅-픽쳐를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 논외라 치면
결국 남은 건 후자 밖에 없는데...
문제는 이 분께서 그걸 눈 뜨고 봐줄 분이 절대로 아니심ㅋㅋㅋ
"뭐야, 이건? 묘스가르드 성? 죽여버려."
"뭐? 해적 소탕 왜 좀 더 제대로 할 수 있을 텐데
왜 안 하냐고?"
"해적들이 깽판 안 치면 늬들이 우리에게 천상금 내려고 하겠냐?"
"걍 적당히 WWE만 좀 해주면 되지."
"아, 이왕이면 아예 전 세계를 바다로 가라앉히면
사람들이 더욱 우리에게 목 매달겠지?"
"세계가 ㅆㅊ나 있으면
다들 우리에게 천상금 바치려고 몰려오는데
뭣하러 세상을 정상화 시킴?"
"크으~ 이게 바로 책임 없는 쾌락이지ㅎㅎ
....................................................................
해방의 드럼... 울려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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