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즈 온리 유는 티아라의 보석을 하나 취한 우마무스메기도 하지만, 동시에 유명한 스트리머다.
“난 힘들게 트레이너와의 사이를 좁히려는 애들을 이해하지 못 하겠어. 왜 그 쉬운 걸 못 하는 걸까.”
“딴 애들이 들으면 그거 기만이라고 한다.”
“그런가? 그냥 솔직하게 돌진하면 끝 아니야?”
그리고 가장 빠르게 트레이너와의 사이가 종이 한 장보다 더 가까워진 우마무스메기도 하다.
왜 지지부진하게 시간 질질 끄는 걸까, 그냥 돌직구 꽂으면 해결되는 건데.
오늘도 러브는 방송에서 다른 우마무스메들의 익명 연애 상담을 받는다.
“토요일의 가교군과 함께하는 저스트 채팅! 앗, 선 넘는 채팅은 매니저가 밴 하니까 다들 주의해 줘?”
‘상담자가 기만하다니 이게 게임이냐?’라는 소리를 들으며.
-⏲-
뭐, 물론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다.
담당 우마무스메가 중등부인데 인터넷 방송에서 유명인이라니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당연히 트레이너한테서 들만했지. 그런데 딱 한 주 동안 방송하는 걸 본 후, 바로 답이 나왔다.
“승인, 지원 필요하면 말해.”
“엑, 정말로?”
그걸로 고난, 끝.
행복, 시작.
애초에 트레이너도 20대 후반이다. 그래서 인터넷 방송 문화에 대해선 나름 잘 알고 있는 부류였고, 혹여나 좀 저질스러운 방송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게 인터넷 방송이란 카테고리에 얼마나 다종다양한 부류가 많은가. 만약 조금이라도 그렇고 그런 거라면 오히려 제지를 가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직접 매우 건전 그 자체인 걸 일주일 동안 확인한 끝에 오히려 지원해 주겠다고 엄지를 올렸다.
이러면 다른 애들 취미보다 더 건전할 수도 있는 거지 않은가.
당장 크로노 제네시스가 하는 취미가 뭐더라.
“러브 미, 러브 유! 오늘은 시작이 약간 늦었네, 승부복 디자인이 막바지라 그런가 할 일이 많았어.”
승부복 초안도 방송에서 조금 공개하는 등의 맛보기도 보여주며, 팬들 더 끌어모으고 점점 시청자 수가 많아지니 팀원 중에서도 초청해서 게스트로 초청해 방송하기도 하고….
다만 의외였던 것이 있다면.
“방송 중에 실례, 러브, 내일 훈련 스케줄에 급히 변동이 생겨서 알려주려고 왔어.”
“앗, 그 정도야 뭐. 어라아?”
그녀의 트레이너가 한번 우연히 화면에 잡힌 순간, 갑자기 채팅방의 화력이 대폭발했다는 거다.
솔직히 말하자.
러브즈 온리 유의 트레이너는 솔직히, 아니 좀 많이 잘 생겼다.
‘대체 이런 외모로 왜 여태 다른 애들한테 안 잡혀간 걸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게다가 성격도 아주 좋다. 담당 우마무스메가 뭘 하든 평판에만 문제가 안 생기면 절대적 자유 의지 존중이라는 기조까지 있다.
음, 벌써 합격 목걸이를 걸어줘야겠는데.
아무튼 알음알음 그녀의 트레이너, 즉 ‘가교군’에 대한 소문은 이미 퍼져있었는데 방송 2주 차에 잠시 트레이닝 일정 조정을 알리고자 얼굴을 슬쩍 비추자, 채팅방은 대폭발했다. ‘트레이너 떴다!’, ‘카메라, 카메라를 돌려다오!’, ‘소문보다 더 쩔어’ 등등 온갖 글이 화끈하게 도배되는 모습은 러브도 당황할 정도였으니까.
채팅 매니저한테 수습을 부탁하는 가운데, 문득 러브즈 온리 유의 머릿속에 번개 같은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다.
‘아예 주 1회나 월 1회 정도는 가교군하고 같이 저챗을 할까?’
아아, 컨텐츠의 여왕이시여.
그녀는 여기에서 방송을 흥하게 할 각을 보았다.
-⏲-
결과야 뭐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대성공 그 자체.
물론 처음 제안을 받을 당시 그녀의 트레이너는 ‘난 그리 재미있는 사람이 아닌데 정말 괜찮은 거 맞아?’라고 몇 번이고 되물었지만, 정작 방송에 나오니 만담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컨텐츠가 뽑혔다.
아 물론 의도치 않게 추가된 컨텐츠도 있다면.
“내일은 쇼핑하러 가야 하지?”
“쇼핑이라기보다는 장비 수선하러 가는 게 맞긴 한데, 뭐 그렇게 불러도 되지.”
“헤헤, 가교군하고 또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겠네.”
염장이다.
데뷔하기 전부터 모든 것에 대한 허가를 다 받은 상태니, 가까워지는 속도가 남다른 탓에 주변 시선을 딱히 신경 쓰지 않는 이 듀오는 채팅방이 불타든 말든 주말에 있을 스케줄을 의논하기도 했다. 심지어 누가 봐도 데이트 같아서 ‘크아아악 나의 가교군을 빼앗아 가지 말아다오!’라는 피눈물 나는 절규가 올라오든 말든 깔끔히 무시하고 말이다.
누가 니 가교군이야? 가교군은 러브 꺼야.
L’arc의 후속 프로젝트에 소속되어 원정 레이스를 다녀올 때면 휴방을 하기도 했지만, 다녀오면 두 사람의 사이가 훨씬 더 끈끈해져 있으니 보는 시청자들은 속이 타들어 가 냉수가 마려웠다. 그래도 뭐, 가교군 얼굴 보는 걸로 대리만족하긴 했다만, 이미 떠나간 기차란 느낌이 점점 더 강해지지.
그래서 그걸 알아채고 이탈하는 걸 막기 위해서 시리즈 끝낸 팀원들을 초청하는 컨텐츠를 아예 정규 시리즈로 만들기도 했다.
이것도 꽤 쏠쏠했고.
특히 2주에 한 번씩 초청되어 오는 아몬드 아이와 그 트레이너의 게임 컨텐츠는 좋은 반응이었다.
‘대체 왜 시간이 흘러도 아이쨩은 겜 실력 안 늠? 연기 아님?’하고 아몬드 아이를 왕창 긁어대기도 했지만, 그건 아몬드 아이가 태생적 겜존못인 걸 우째.
비정기적으로 은퇴한 우마무스메가 출현하기도 하고, 데어링 택트랑 같이 산행하기도 하는 등의 방송도 했지만, 결국 인기 최고는 가교군과의 방송이었다.
중앙의 경주 우마무스메들 외모가 평균 이상을 넘어서 연예인 수준인 거야 뭐 유명하지만, 트레이너 외모까지 그에 걸맞은 게 어디 보기 흔한 일인가.
“그래도 요즘은 조금 선 넘는 채팅이 많단 말이지.”
방송이 끝난 후, 쉬고 있는 러브즈 온리 유는 다소 불만스러운 듯이 말했다.
“‘가교군은 내 남편’이라는 채팅을 가교군이 나올 때마다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가교군은 내껀데.”
“하하.”
그녀의 말에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중등부 내내 시리즈를 달린 후 고등부에 들어가자마자 드림 트로피로 들어간 애의 투정이기도 했지만, 애초에 조금씩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이 방송의 공범자인 입장에서 솔직히 할 말이 없었다.
애초에 부정하는 입장이라면 ‘고등부 진학 기념 ASMR’ 같은 거 허가 안 해줬겠지?
물론 불티나게 잘 팔리긴 했다만, 뭐 아무튼 그런 거다.
처음 허가해 준 시점에서 가교군하고 러브는 일심동체라는 소리지.
“그래서 다음 주 게스트는 정해졌어?”
“아, 다음 주는 합방이야. 골드 쉽 씨하고.”
“아 골드 쉽. 걔도 꽤 크게 하더만.”
파◉튜브였나 아마.
그 이름을 떠올린 가교군은 편하게 기대앉았다.
이제 일상이 된 방송과 트레이닝의 교차.
뭐, 남들은 비일상이라 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 쉬는 날이면 그가 도리어 담당한테 무슨 일 생긴 거 아닌지 더 우려하게 되었으니까.
“이런 생활 썩 나쁘지 않을지도.”
“응?”
“아무것도 아냐. 내일 외출해서 뭐 살지나 준비하자.”
팀의 우마무스메와 트레이너 사이 중 가장 무난하게 전진해나가고 있는 두 사람은 그렇게 다음날을 위해 전진해 나갔다.
결말은 다른 이들과 비슷할지라도 과정이 다르면 아무튼 된 거 아닐까?
오늘도 팀 YOUR TEAM NAME HERE의 결혼 은퇴율 1위 자리는 더욱 공고해졌다.
개노답 팀 중 가장 순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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