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는 동안에도 캐릭터가 돈을 벌어온다.” 캐릭터 사업의 부가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구다.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이라면 매일 적어도 한 번은 볼 ‘카카오프렌즈’와 맛집 포스팅에 곁들이면 신뢰도가 수직 상승하는 ‘라인프렌즈’. 이 둘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캐릭터 사업에 대한 업계에 관심은 부쩍 높아졌다. 이미 주황버섯이나 다오, 배찌 등 인기 캐릭터를 지닌 넥슨은 물론이고 넷마블도 서둘러 ‘넷마블프렌즈’를 론칭했다. 다들 노란 공룡밖에 모르지만.

3N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조금 독특한 행보를 보여준다. 흔히 생각할 법한 ‘엔씨프렌즈’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스푼즈’로 캐릭터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실제로 이들의 공식적인 데뷔 장소였던 지난해 5월 아트토이컬쳐 2018 부스 어디에서도 엔씨소프트 로고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게임사의 캐릭터라는 수식 없이 ‘스푼즈’가 독립적인 디자인 브랜드로 자립하길 바란 엔씨소프트의 선택이었다. 자사 게임을 이용한 크로스 프로모션도 의도적으로 자제하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의 의도가 맞아떨어졌는지, ‘스푼즈’는 꾸준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아트토이컬쳐 2018에서 눈도장을 찍은 이후 롯데월드타워와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팝업스토어도 성황리 운영했고, 인기 아이돌 뉴이스트W와 콜라보레이션도 했다. 그리고 오는 27일(토)에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향후 6개월간 운영될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했다. 과연 어떤 귀엽고 재미있는 굿즈가 준비되어 있을지, 개장 하루 앞서 내부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TIP. ‘스푼즈’ 캐릭터 소개

‘스푼즈’ 캐릭터는 총 다섯 명으로 북유럽 발트해에 위치한 신비한 스푼즈 섬에 산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디저트용 스푼처럼 생겼으며, 폰당 초코산에는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슈가파우더 만년설이 쌓여 있다. 산 꼭대기에는 거대한 체리가 놓였고 아래로는 싸느르르 침엽수림을 가득하다. 이외에도 친구들이 살아가는 슬라임 주택가와 스푸니 항구 등도 볼거리다.

- 비티(BT): 유유자적 떨뿜뿜 양.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탈을 지녔으며 가끔 순시간에 부풀어오르기도 한다.

- 슬라임(Slime): 이름 그대로 슬라임인데 얼굴과 손이 달렸다. 부드럽고 달콤한 것이 있는 곳에 어느 순간 나타난다.

- 신디(Cindy): 민트로 만든 건 뭐든지 좋아하는 민트초코 요정. 기분에 따라 커다란 눈이 여러가지 색으로 반짝인다.

- 디아볼(Diabol): 수줍음 많이 타는 악마. 소심한 성격 탓에 웃는 가면을 쓰고 다니며 정리벽이 있어 늘 청소를 한다.

- 핑(Ping): 비티가 낚시 도중 건져 올린 아기 용.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를 포커페이스인데다 늘 옆얼굴만 보여준다.

개장을 하루 앞두고 막바지 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다 함께 작은 기쁨, 좋은 맛, 달콤한 기록을 만나러 가보자.

과연 민트색을 베이스로 한 깔끔하고 산뜻한 인테리어다.

한 켠에는 BT 둘이 티타임을 갖고 있다. 이름이 아니라 종족명이었나 보다.

작은 피규어 그런거 아니다. 엄청나게 크다. 이마아안큼.

90년대 미국풍으로 설정된 장식들, 아쉽게도 전부 비매품이다.

IT HAS TO BE, 하이ㄴ…가 아니라 스푼즈켄!

물론 작은 피규어를 포함하여,

구매 가능한 굿즈도 한가득 있으니 지갑을 두텁게 하고 가자.

뭔가 꿈이고 희망이고 동심이고 잃어버릴 것 같은 굿즈가 섞여 있는데?

술은 안 팔면서 술잔은 팔고 있다. 로고는 복고풍으로 디자인됐다.

문뜩 스카이림에서 머리만 모으던 어떤 게이머가 떠올랐다.

인형, 옷, 문구류까지 굿즈하면 떠오르는 건 다 있다. 약간 뻔하긴 하지만.

엎드린 채 고개만 돌려서 웃으면 귀여운 게 아니라 무섭다는 좋은 예.

이외에도 수많은 인형들이 유저 여러분의 간택을 기다린다.

지하 1층과 1층은 굿즈, 2층은 카페다. 우선 지하 1층으로 향한다.

층계 옆으로 전시된 감각적인 일러스트. 진주 귀걸이를 한 비티.

지하는 락커룸 컨셉이었다. 어이, 라인프렌즈샵은 두 블럭 아래라고!

여기서 파는 굿즈가 더 많다. 동전 지갑, 핸드폰 케이스, 타올, 러그 등이다.

공부도 안하면서 문구류만 보면 탐난다.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아저씨 하나.

항상 느끼는 거지만 진짜 귀여운 디자인은 언제나 아동용이다.

"저기요, 손에 든 거는 계산하고 가셔야죠." "아… 옙."

이제 2층으로 올라가자. 이곳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가로수길이 잘 내려다 보이는 훌륭한 전망을 자랑한다.

 당연하지만 역시 술은 없었다. 아주 아주 살짝 기대했는데.

동화에 나올 것 같은 다과도 가득하다. 기자 입맛에는 너무 달았지만.

굿즈샵에는 티타임 스태츄가 있으면서 정작 카페에는 병원 컨셉이!?

마치 담배인삼공사가 금연 공익광고하는 걸 보는 기분이다.

정말이지 믿고 내 몸을 맡길 수 있을 것 같은 친근하고 신뢰가는 표지판.

"걱정하지말고 이 약 좀 잡숴봐~." (※ 설정상 악마다.)

따스한 봄, 신사동 가로수길 스푼즈 스토어로 나들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