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전염병 사태, 학카르의 징표를 전파하자
2000년대 중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겼던 와우저라면 ‘오염된 피’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줄구룹 마지막 우두머리인 혈신 학카르의 강력한 디버프가, 사냥꾼들의 펫을 매개로 대도시까지 퍼지며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전무후무한 디지털 전염병 사태. 시스템상 ‘오염된 피’는 혈신 학카르를 통해서만 풀 수 있었기에 블리자드가 직접 등판할 때까지 그 누구도 이 전염병을 근절할 수가 없었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발 의도와는 무관하게 벌어진 버그성 소요였으나, 덕분에 학카르는 전염병의 대명사로 와우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모두가 설을 쇠느라 정신없던 지난 5일, 카드 게임 ‘하스스톤’에 갑작스런 혈신의 저주가 내렸다. 사실 저주라고는 해도 학카르의 날개가 그려진 멋진 카드 뒷면을 무상으로 주는 기분 좋은 이벤트다. 그런데 누가 전염병의 대명사 아니랄까봐 배포 방식이 약간 특이하다. 먼저 국내 서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소수에게 ‘학카르의 징표’ 카드 뒷면이 주어지고, 이를 장착한 유저가 다시금 다른 상대와 대전을 치를 때마다 전염병처럼 추가 배포가 이루어지는 식. 벌써 이틀간 상당수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기자 또한 조금 늦게나마 전염병 전파에 힘을 보탰다.
최초 감염자는 게임을 켜자마자 '학카르의 징표' 뒷면이 들어온다.
팍팍 퍼트리라고 획득과 동시에 즐겨찾기 뒷면으로 등록해버린다.
다만 기본 덱의 뒷면까지 마구 바꾸지는 않으니 직접 교체해주자.
오, 루리웹~, 그으↗ 상대느은↘!!
핫하, 나와 대전하면 '학카르의 징표' 뒷면을 준다고. 설레지? 신나지?
…는 첫 판부터 '학카르의 징표' 감염자끼리 마주쳤다. 불-편-
초반 필드를 장악한 뒤 인성ㅈ…이 아니라 위협을 시전하는 중.
핵심 카드인 공작 켈레세스는 오늘도 두문불출. 실종 신고 내야할 듯.
어쨌든 이기긴 이겼다. 사실 '학카르의 징표' 전파와 대전 승패는 무관하지만.
전염 당한 쪽 시점. 최초 감염자와 동일한 안내 문구가 출력된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