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또 하나의 해외 문화재 환수 성공
이번에 국내로 돌아온 문화재는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孝明世子嬪 冊封 竹冊, 이하 ‘죽책’)’이다. 이 죽책은 프랑스에서 개인이 소장하던 중 지난 해 경매에 나온 것이 발견돼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을 활용한 매입 작업을 통해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이 죽책은 강화도 외규장각에 소장되던 중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발견 이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의 강한 환수 의지와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 마련 및 지원 노력 등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져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립고궁박물관 김연수 관장은 “오늘은 152년 만에 돌아온 귀중한 우리 문화재를 만나는 날”이라면서 “병인양요 당시 약탈됐던 이 문화재는 글씨의 쓰임새와 새긴 상태 등이 전형적인 조선왕조의 작품으로 예술성을 보여주며, 어려운 상황에서 힘써주신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및 국외소재문화재 재단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문화재 환수에 필요한 비용을 라이엇이 전액 지원했나?
전액 라이엇 게임즈에서 부담했다.
● 해외 문화재를 돈으로 구입할 경우 문화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규장각 보물 중 돌아오지 않은 것은 물론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오늘 돌아온 죽책도 실은 소실된 것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일로 숨어 있던 문화재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여담이지만 프랑스 쪽에선 이 죽책의 가치를 잘 몰라서인지 꽤 낮은 추정가에 올라왔다.
● 낮은 추정가란 얼마였는지? 또 계약 금액 및 최종 비용은?
경매사는 초기 제시액을 1000~1500 유로로 추정했다. 그리고 계약 금액은 16만 유로, 총 비용은 19만 5천 유로였다.
경매사를 통해 구입을 했지만 응찰을 한 것은 아니고, 문화재청을 통해 경매 중지를 요청했다. 이 경우 협상을 통해 상승한 가격에 구입하게 되는데, 그렇게 한 이유는 지금까지의 국외 경매 참가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추정가와 관계 없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며,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딜러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 분명하기에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경매사들은 자신이 잘 모르는 상품은 무조건 낮게 쓰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해서 높은 가격에 팔리면 그것이 자신의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국외 반출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는지?
반출 허가를 받고 프랑스 정부의 반출 절차를 준수하기 위해 2017년 6월 경매에 나왔고 7월 계약을 했지만, 허가 과정에서 8월 휴가까지 겹쳤다. 또 프랑스 정부는 문화재 반출 허가가 들어올 경우 자국 내 박물관에 의견을 묻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린다. 봄에 계약하면 가을 혹은 해를 넘긴 겨울에 가져오게 된다고 하더라. 단, 문화재 반출 허가에 특별히 걸리는 사항은 없었기에 외교적 노력 없이 정상적으로 처리됐다.
● 라이엇 측에는 어떤 이점이 있는 것인가?
문화재와 관련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어떤 이익을 바라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 회사의 모토는 플레이어를 중심에 두는 것이었는데, 한국 사회에서는 어떤 식의 기여가 가능할까 고민하다 게임이 문화라는 점에 착안, 장기적으로 한국의 문화 유산을 알려 나가자는 생각으로 문화재청과 협력하게 됐다. 또 게임은 젊은 연령대의 이용자가 많다 보니,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