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언너나이트 인버스 Exe:Late[st] | 발매일 | 2017년 7월 20일 |
제작사 | 프랑스빵 / 아크시스템웍스 | 장르 | 대전 격투 |
기종 | PS4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비한국어화 | 작성자 | RunningRock |
현실의 존재를 집어삼키는 괴물, 『허무』. 『허무』에 삼켜진 자는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위탄자<인버스>』로 각성하게 된다.
일상이 뒤틀리고 괴이가 창궐하는'허무의 밤'―――― 자신만의 목적과 이유를 가진 이들이 지금, 같은 장소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
1998년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퀸 오브 하트는, 두 개의 작품을 합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게임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성인용 게임 제작사인 리프의 명작,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투 하트의 캐릭터들과 기존의 대전 격투 게임 아스카 120%의 시스템을 합친 결과물이었죠.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는 동인 게임이었기에 가능했던 이 조합은, 단발성 기획으로 끝나지 않고 몇 차례의 개선을 거쳐 완성판이라 할 수 있는 퀸 오브 하트 99 SE로 거듭나기에 이릅니다. 퀸 오브 하트 99 SE는 웬만한 상업용 대전 격투 게임 못지않은 볼륨과 완성도를 자랑하며, 그에 걸맞은 상당한 인기를 누린 명작이었습니다.
이 업계에서는 전설입니다. |
와타나베 제작소――훗날 '프랑스빵'으로 이름을 바꾼 이 제작사는 그밖에도 많은 게임을 만들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은 누가 뭐래도 역시 멜티 블러드일 것입니다. 맞습니다. 옛날에도 잘 나갔고 요즘은 어째 더 잘 나가는 듯한 괴물 같은 회사, 타입-문의 출세작 월희를 캐릭터와 세계관의 기반으로 삼은 바로 그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동인으로 시작하여 아케이드 게임 센터로, 나아가 콘솔과 PC로까지 진출한 특이한 케이스이기도 하죠.
물론 그 과정이 마냥 꽃길이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시대에 역행하는 도트 그래픽이 눈에 밟힌다거나, 대체 언제까지 같은 게임을 우려먹을 셈이냐는 등의 비판을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패치 또는 버전 업을 해올 수 있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꾸준히 고정적인 수요와 인기를 유지할 저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타입-문의 이름값과 열렬한 추종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몇 개의 큰 회사가 대부분의 파이를 나눠 먹고 있는 각박한 장르 안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구축하고 충직한 팬들을 그러모았다는 점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성과입니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Actress Again - Current Code. 기, 길어…… |
그럼 이쯤에서 현재로 시점을 옮겨서…… 2017년 7월, 프랑스빵은 오리지널 대전 격투 게임인 '언더나이트 인버스 Exe:Late[st](이하 UNI Es)'를 PS4로 출시하였습니다. 한국의 게이머들에게는 제목부터가 생소하기 짝이 없을 이 작품은 신작이면서도 신작이 아닌 그런 물건입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멜티 블러드의 업그레이드가 마침내 종언을 고하였을 무렵, 아케이드 게임 센터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후속작이기 때문이죠. UNI Es는 그 세 번째 버전입니다.
Exe:Late[st] 버전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는 총 17인. |
열화와 같은 무관심 속에서 발매되었던 Exe:Late. |
전작의 완성도를 근거로 삼아 후속작의 만듦새를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만, 한국의 아케이드 시장이 사실상 멸망(…)하고 난 뒤에 출시된 데다가 타입-문과는 관련이 없는 작품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던 모양입니다.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암담한 수준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두 번째 버전인 언더나이트 인버스 Exe:Late가 H2 인터렉티브를 통해 스팀으로 발매된 적이 있습니다만, 직접 즐겨본 유저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아니, 애초에 이 게임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로군요. 마이너한 장르 안에서도 마이너한 축에 드는 게임이다 보니.
곳곳에서 중2의 기운이 물씬. |
한글화 작업을 거치지 않고 일본어 버전 그대로 발매되었다는 점은 그런 이유에서 더욱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낯선 무언가와 친해지고 싶을 땐 이야기만큼 좋은 가교가 또 없는 법이건만, 추가로 금전과 인력을 투입하기엔 기대되는 수익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어쩌면 이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서의 가장 큰 장애물이란 장르 특유의 높은 문턱이나 캐릭터간의 밸런스 같은 문제가 아닌, 언어의 장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과의 싸움이 주된 콘텐츠라고는 해도, 등장인물 각자의 사연이나 사정은 둘째 치고 어떤 이유에서 벌어진 싸움인지조차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해지기만 할 뿐입니다.
악의 조직 『망각의 나선<암네시아>』(웃음). |
와따시 니혼고 와까리마셍 |
이런 물건입니다. |
답답한 기분은 다른 대전 격투 게임에선 찾아보기 힘든 특징 중 하나인 크로니클 모드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연대기를 의미하는 모드의 이름은 '하나의 큰 줄기 안에서 서로 얽혀 있는 여러 캐릭터를 순서대로 조작하며 메인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는 모드'가 아닐까 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킵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대전 격투 게임 중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V, 데드 오어 얼라이브 5, 철권 7 등이 이런 방식으로 구성된 즐길 거리를 제공한 바 있었습니다.
22개의 챕터 중, 처음에는 하나만 빼고 전부 잠겨 있다. |
하이도가 아닙니다. 하이도입니다. |
하지만 경험에 의거한 추론이 무색하게도, 이 모드의 실체는 다소 생뚱맞기까지 한 대전 격투 게임 속의 비주얼 노벨입니다. 전투라고는 전혀 없이 오직 스탠딩 일러스트와 텍스트, 성우들의 연기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총 10번의 전투를 치르면서 자신이 고른 캐릭터의 스토리를 진행한 뒤 엔딩을 보게 되는 아케이드 모드와는 별개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기 전 시점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등의 이야기를 소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물은 전형적인 비주얼 노벨. |
아케이드 모드 쪽이 본편이라고 할 수 있다. |
우연히 '허무의 밤'에 휘말려 죽을 뻔한 위기를 겪고, 이를 계기로 힘을 얻게 된 주인공 하이드. 하이드를 구해준 은인이자 영원히 끝나지 않는 삶을 살며 허무의 밤으로부터 질서를 수호해온 소녀, 린네. 상반된 목적을 지니고 충돌하는 두 조직―허무의 밤을 이용하여 야망을 이루려 하는 『망각의 나선<암네시아>』과 허무를 섬멸하여 평온을 유지하고자 하는 『광륜<리히트 크라이스>』. 여기에 건방진 후배들을 지도해주러 참전하셨다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여성에 이르기까지. 마치 이 세상 모든 중2병을 한 자리에 모아둔 것만 같은 인선을 자랑하는 17인의 주역들 중 일부와 격투에는 참여하지 않는 조연들이 등장하는, 꼼꼼히 다 읽으려면 적어도 대여섯 시간은 가뿐히 잡아먹을 것이 명백한 분량을 과시하는 비주얼 노벨이 들어 있는 겁니다.
바사라와 프리맨과 제다를 섞어놓은 듯한 캐릭터, 카마인. |
냉정한 관점에서 볼 때 크로니클 모드는, 그저 순수하게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고 싶었을 뿐인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무시하자니 손해 보는 느낌이 들고 다 읽어보기엔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운 계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라이트 노벨스러운 내용과 분위기 역시 취향을 심하게 타는 편이기도 합니다. 다만 '하지 않는다'와 '할 수 없다'의 차이는 극명한 까닭에, 선택권 자체를 박탈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아쉬움이 딱히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챕터의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분위기도 각양각색. |
각종 일러스트는 후에 갤러리 모드에서 다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이라면, 한국판만의 특전인 가이드북을 함께 제공한다는 것일까요. 기본적인 시스템과 각각의 캐릭터들이 보유한 기술의 커맨드 등은 특별히 제작된 오리지널 가이드북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캐릭터를 조작하는 보다 자세한 방법과 공방의 기초는 튜토리얼 모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션 모드는 각 캐릭터가 보유한 다양한 콤보들을 단계적으로 연습해볼 수 있는 훈련의 장입니다.
사용되는 버튼은 총 4개로, A/B/C는 각각 약/중/강 공격에 해당합니다. EXS(이그지스) 액션이라 불리는 D 버튼의 용도는 직접적인 공격이 아닌 몇 가지 특수한 기능을 구사하는 것입니다. D의 용도가 좀 더 다양해졌다는 점이 다를 뿐 멜티 블러드와 똑같다고 할 수 있는 구성이죠. 인터페이스도 마찬가지여서, 딱히 멜티 블러드가 아니더라도 대전 격투 게임을 좀 해본 사람이라면 별도의 지식 없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체력 게이지야 굳이 말할 것도 없고, 화면 하단에 위치하고 있는 EXS 게이지의 역할은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대전 격투 게임에서 습관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기 게이지와 동일한 것입니다.
친절함이 넘쳐나는 튜토리얼 모드. |
손이 점점 꼬여가는 심화 학습 |
EXS 게이지는 상대방을 공격했을 때, 혹은 공격을 막거나 맞을 때마다 축적됩니다. 상대방과의 모든 상호 작용이 게이지를 축적시켜 주기 때문에 차오르는 속도는 꽤 빠른 편이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당연히 공격입니다. 열심히 축적한 EXS 게이지는 일반적인 필살기를 강화해서 위력을 증폭시키는 EX 필살기와 일종의 초필살기라 할 수 있는 인피니티 워스, 그리고 인피니티 워스보다도 한 단계 더 강한 기술인 인피니티 워스 이그지스트를 사용하는 데 쓰입니다.
EXS 게이지가 절반(100%) 이상 차 있을 때 공격 버튼 3개를 동시에 누르면, '베일 오프'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베일 오프의 효과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공격력이 상승하며, 본래는 게이지 200%를 필요로 하는 인피니트 워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게이지 소모량이 최소 절반인데다 어차피 콤보에서의 연결 없이 단독으로 큰 기술을 적중시키기는 어려운 만큼,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기능임이 틀림없습니다. 베일 오프를 발동하는 순간에는 상대를 멀리 날려버리는 충격파를 뿜어내기 때문에, 공세로부터 벗어나는 용도로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멜티 블러드의 '강제 개방'과 거의 같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일반 필살기의 강화 버전인 EX 필살기. |
보다 화려한 연출과 함께 큰 대미지를 선사하는 인피니티 워스. |
그리고 인피니티 워스 이그지스트. '체력 30% 이하'라는 까다로운 조건인 만큼, 강하다. |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UNI Es의 토대는 멜티 블러드의 복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냥 캐릭터가 바뀌고 그래픽이 좋아진 멜티 블러드 아닌가?'라는 의문을 품게 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것입니다. 우선은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시간보다 날아다니는 시간이 더 길다고 해도 좋을 만큼, 2단 점프와 공중 대시 등을 이용해 다채로운 기동이 가능했던 멜티 블러드와는 달리 공중전의 비중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을 큰 차이점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2단 점프를 구사할 수 있는 캐릭터는 한 명밖에 없고, 공중에서 막을 수 있는 공격은 장풍 계열의 기술뿐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어서, '어설트'라 불리는 빠른 활공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앞으로 전진하며 D을 입력하면 낮은 높이로 상대를 향해 빠르게 뛰어들고, 공중에서는 비스듬한 각도로 떨어지듯이 파고드는 대시의 형태로 움직입니다. 어설트를 활용하여 상대의 가드를 흔드는 작업은 여전히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전법이죠.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공중에서 막을 수 있는 기술이 한정되어 있고 체공할 수 있는 시간도 크게 줄어들었으므로, 전투의 양상은 오히려 멜티 블러드보다는 소점프 및 중점프가 맹공의 핵심이 되었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와 같은 게임에 더 가까워졌다고 보는 편이 바람직하겠습니다.
다양한 컷인 연출을 감상할 수 있다. |
>▽< |
아울러 멜티 블러드에는 없었던 시스템으로, 이 게임의 공방에서 매우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화면의 하단 중앙에 위치한 GRD(그리드) 게이지입니다. 여러 개의 마름모가 이어져 있는 형태를 띤 이 게이지는 걸어가든 뛰어가든 어설트를 사용하든지에 상관없이 앞으로 나아가거나 실드를 써서 상대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냈을 때 차오르며, 뒤로 물러나거나 상대의 공격에 맞으면 줄어들게 됩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자연히 조금씩 늘어나고 D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더욱 빠르게 축적할 수 있습니다만, 숨 쉴 틈 없는 난전 속에서 멀뚱히 서 있기란 아무래도 힘든 일이겠죠. 그리고 중앙에 있는 원형의 바가 주기적으로 가득 찰 때마다, 어떤 식으로든 GRD 게이지를 더 많이 채워둔 쪽이 '그리드 보팔'이라 불리는 특수한 효과를 누리게 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리드 보팔 상태에서는 기본기의 효과와 위력이 강해지고, 자신이 취하고 있던 어떤 동작이든 강제로 취소해버리면서 남은 GRD 게이지를 EXS 게이지로 전환시키는 특수한 기능인 체인 시프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체인 시프트의 용도란 기본적으로는 공격을 더 이상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강제로 콤보를 연장시키거나, 반대로 공격이 막혔을 때 생기는 경직을 없애는 것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IV의 세이빙 캔슬, 길티 기어 시리즈의 로망 캔슬과 비슷합니다.
콤보를 필살기로 마무리할 때처럼 베일 오프를 기본기에서 연결시킬 수도 있게 되는데, 이를 크로스캐스트 베일 오프라 부릅니다. 크로스캐스트 베일 오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EX 필살기나 인피니트 워스를 제한 없이 연속으로 사용하는 무시무시한 콤보가 가능해집니다. 베일 오프의 충격파로 상대방을 높이 띄워 올린 다음, 이런저런 큼직한 기술들을 팍팍 뿜어내서 순식간에 엄청난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시간과 손놀림이 허락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죠.
레버 한 바퀴 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기술의 커맨드는 매우 쉬운 편. |
엥 이거 완전 폴나레…. |
그리드 보팔 상태에서 크로스캐스트 베일 오프를 사용한 뒤, 인피니티 워스로 마무리!
GRD 게이지를 축적시키는 조건과 그리드 보팔이 가져다주는 혜택은 얼핏 돌격과 근접전에 유리한 캐릭터를 우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원형의 타임 바가 한 바퀴를 도는 주기는 의외로 꽤 빠른 편이라서, 양측의 실력이 비등한 경우에는 한 라운드 안에서도 적지 않은 횟수의 그리드 보팔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쪽의 플레이어가 연속으로 그리드 보팔의 효과를 누리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원거리에서의 견제 위주로 싸우게끔 설계되었거나 상대적으로 기동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들에게, 게임의 시스템 자체가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허나 실전에서의 양상은 이를 테면 압도적인 리치나 변칙적인 공격으로 상대의 접근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식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밸런스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할 정도는 아닙니다. 공격에 치중한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해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만큼 역으로 반격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적극적인 방어에 해당하는 실드는 예측에 실패해서 공격을 허용할 경우, 잠시 동안 GRD 게이지가 봉인되어버리고 EXS 액션을 쓸 수 없게 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유일한 모으기 캐릭터인 바티스타. |
마음은 유리로 되어 있을 것 같다. |
다시 말해, 그리드 보팔을 위시한 이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공격적인 플레이어나 공격적인 캐릭터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고른 캐릭터의 뚜렷한 개성을 잘 살릴 수 있는 플레이어를 위한 것에 가깝습니다. 상이한 성향을 지닌 캐릭터들이 보색을 이루듯이 공존하고 있기에 힘의 균형이라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장르 특유의 속성을, 그리드 보팔과 같은 부가적인 요소가 보완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완벽한 밸런스라는 것은 존재한 적이 없고 존재할 수도 없다지만, 그런 한계 안에서 순수한 실력이 승패를 가르는 대전이 될 수 있게끔 노력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죠.
덕분에 주력으로 삼을 캐릭터를 고르는 단계에서 흔히 느끼곤 하는 성능과 밸런스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캐릭터를 억지로 쓰는 것도,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캐릭터를 붙잡고 있는 것도 고역이기는 매한가지니까요. 이 게임 특유의 오그라드는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면, 17명 가운데 디자인이 멋있어서든 목소리가 좋아서든 적어도 하나쯤은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을 겁니다. 아마도 자본력과 기술력의 차이 때문일 도트 기반의 그래픽이다 보니 복장을 갈아입히거나 하는 호사를 누릴 수는 없습니다만, 대신 수십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컬러링이 준비되어 있으니 그 정도로 만족해주시길.
컷인 연출에도 컬러링이 반영된다는 점이 매력적. |
같은 캐릭터라도, 복장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중요). |
노숙자드리프터란 이명으로도 불리는, 그 소녀도 참전. |
다만 처음부터 전부 다 고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캐릭터의 컬러링을 비롯해서 각종 커스터마이징에 관련된 선택지를 해금하기 위해서는 IP라 불리는 포인트를 벌어야 합니다. IP는 튜토리얼과 미션, 아케이드 등 게임 내에 마련된 각종 모드들을 통해 획득할 수 있습니다. 타임 어택 모드의 목적은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10번의 승리라는 조건을 완수하는 것이며, 스코어 어택에서는 같은 조건을 완수하면서 최대한의 점수를 뽑아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서바이벌 모드에 대해서는…… 딱히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색다른 무언가가 없이 기존에 발매된 여느 대전 격투 게임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요소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살짝 아쉬운 감이 없지 않으나, 싱글 플레이를 위한 콘텐츠에 추가적인 동기를 부여해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부분입니다.
스코어 어택 등의 모드로 IP를 획득해서… |
다양한 요소들을 해금하고, 입맛대로 설정해둘 수 있다. |
UNI Es는 분명 잘 만든 대전 격투 게임이지만 쉽고 친절한 게임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속도가 빠른 편이고, 싸우는 내내 쉴 새 없이 눈을 굴리며 손을 움직여야 하죠. 금방 배울 수 있는 게임이라며 권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지독한 기만이 될 것입니다. 초보자를 위한 발판은 잘 마련해두었지만, 실전에서 일방적으로 얻어맞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인지의 여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니 말입니다. 개발사의 전작이 어떤 게임이었는지를 고려해보자면, 아마도 초보자가 행운의 힘을 빌려 실력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생각은 처음부터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대신 프랑스빵은, 연습에 투자한 시간이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덧붙여 멜티 블러드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둘 중 어느 한 시리즈라도 재미있게 즐겨본 적 있는 게이머라면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분을 느끼며 금방 익숙해질 수 있을 겁니다. 저 두 작품을 적절히 잘 섞어 놓았다는 말이, 이 게임의 성격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표현이 될 테니까요. 이 게임을 한 번쯤 눈여겨볼 가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로딩이라곤 전혀 없는, 화려하고 호쾌한 혈투의 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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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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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라노벨+중2+대전격투에서 한글화를 뺐다는 얘기잖음?? 근데 솔까 이런 중2중2 스러운 놈을 한글화 안해주면 누가 사려나... 블블 한글화 안하고 발매한거랑 똑같은 짓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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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듣기만큼은 완벽한 우리들이 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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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와 같은 무관심..ㅋㅋ 퀸오하 99는 왠지 지금도 찾아보면 멀티 돌아가고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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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를 베어 찢는 거친 신의 포효 (레이징 로어) 이런 정통파 중2는 오랜만이라서 오히려 신선할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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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판으로 했는데 게임 자체는 깔끔하게 잘 뽑혔습니다. 근데 중2 테이스트 때문에 스토리 모드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중2 특유의 자기들만 아는 고유명사 가지고 대화하는 스킬 때문에, 한글화를 했는데도 스토리 이해가 안갑니다. 그리고, 싸구려 라노벨처럼 대부분의 여캐가 주인공에게 반해서 들이대기 때문에, 오타쿠 망상 보는거 같아서 보기가 괴롭습니다. 블레이블루 정돈 재밌게 봤는데, 이건 왠만한 내공 아니면 손발 퇴갤 체감할 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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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는 차가운것~ | 17.08.12 14: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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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라노벨+중2+대전격투에서 한글화를 뺐다는 얘기잖음?? 근데 솔까 이런 중2중2 스러운 놈을 한글화 안해주면 누가 사려나... 블블 한글화 안하고 발매한거랑 똑같은 짓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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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쿤
일본어 듣기만큼은 완벽한 우리들이 사겠죠? | 17.08.07 2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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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 17.08.09 16: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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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를 베어 찢는 거친 신의 포효 (레이징 로어) 이런 정통파 중2는 오랜만이라서 오히려 신선할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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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판으로 했는데 게임 자체는 깔끔하게 잘 뽑혔습니다. 근데 중2 테이스트 때문에 스토리 모드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중2 특유의 자기들만 아는 고유명사 가지고 대화하는 스킬 때문에, 한글화를 했는데도 스토리 이해가 안갑니다. 그리고, 싸구려 라노벨처럼 대부분의 여캐가 주인공에게 반해서 들이대기 때문에, 오타쿠 망상 보는거 같아서 보기가 괴롭습니다. 블레이블루 정돈 재밌게 봤는데, 이건 왠만한 내공 아니면 손발 퇴갤 체감할 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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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은 블레이블루보다 훨씬 낮아서, 초보도 그럭저럭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커맨드는 왜 이렇게 괴상하게 꼬아놓은게 많은지.... 레베 앞으로 모으고 뒤 + 버튼 커맨드나 레버 위 모으고 아래 + 버튼 커맨드는 이 게임에서 첨 봤네요. | 17.08.09 21:25 | |
(IP보기클릭)49.1.***.***
프랑스빵 작품은 아니지만 레버 앞으로 모으고 뒤와 위모으고 아래 커맨드는 아르카나 하트 시리즈란 격겜에서 츠즈라 사키란 캐릭터가 먼저 채용한 전적이 있습니다. 네 방향으로 모으기 커맨드가 전부 존재하는 특이한 캐릭이었죠. | 17.08.09 23:30 | |
(IP보기클릭)118.46.***.***
사실 멜티블러드의 정신적 후속작인데다가 가벼운 라이트노벨 느낌 스토리로 보라고 말 그대로 중2병 테이스트를 의도적으로 때려박아서 만들었다고 공언한 바 있죠...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다거나, 쓸데없이 거창한 이름을 붙인다거나 등등. | 17.08.10 05: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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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는 블블급은 아니지만 썩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그 길티기어보다 극 공격자 유리인 사양이라 맞는 입장에서 취할 행동이 별로 없구요, 장풍이 없거나 리치가 짧으면 접근하기도 힘듭니다. 까지가 이번 엑셀레이트 에스트까지의 이야기였고, 지금 패치된 이후로는 잘은 모르겠네요. 그래도 공격자 극 유리인건 변함없습니다만 조금은 밸런스가 조정되었단 이야기는 들어본 듯 합니다. | 17.08.11 20: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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