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라는 장년의 한 남자가 치열하게 살다가 삶을 마무리하는 점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로열티를 지키며 갱단을 위해 희생하는 그 모습이 가슴이 찡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테마는 좋은데 또 한가지 아서가 착한 심성을 찾는 부분의 이야기 구조가 좀 아쉬었네요.
게임내 아서가 성장하는 핵심 테마는 착한 심성을 되찾아 간다는 건데...
중요한 건 그러면서 갱단이라는 자신의 삶의 방식을 버리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스트라우스에게 쌍욕하며 내쫓으면서 자기는 또 열차 털러가서 죄없는 경비원들 쏴죽이죠. 어느쪽이 더 중한 범죄이고 악한 일인지는 말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는 살인 강도를 밥먹듯이 하면서 게임 후반에 채무자 몇명 도와주면서 스트라우스를 욕하는 건 위선자의 모습일 뿐입니다.
결국 그놈이 그놈이지만, 게임에서는 아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더치의 폭주와 마이카의 배신을 이야기의 장치로 활용합니다. 더치와 마이카가 미쳐가는데 오직 아서만이 조직을 위해 충성을 다하니 좋은 놈이고 그의 삶은 숭고하다는 것이죠. 저도 이 부분이 참 좋았고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그러나 조직을 위해 희생하는 것과 아서가 착하게 살려고 하는 것 (흑인 수녀와 대화에서 나오는 사랑을 나누는 삶)은 명백하게 다른 주제입니다. 아서가 조직을 위해 충성을 다한들 착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드한 성인 서부물에서 갑자기 수녀와 사랑을 이야기하니 양주에 설탕탄 느낌입니다.
물론 그런 모순을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착한 아서가 사는 갱단의 삶이다! 차라리 이 부분을 주제로 택했으면 더 깊이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치가 레데리1에서나 2에서나 똑같이 내뱉는 명대사가 있습니다.
“사람의 본성(nature)는 어쩔 수가 없다. 바꿀 수가 없는 거다. 그런데 본성대로 살아가자니 세상에는 거역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마치 중력과 같이 말이지.”
1과 2 양 작품에서 똑같은 장면(절벽 점프씬)에서 똑같은 대사를 하는 만큼 이 부분은 락스타가 강조하고 싶은 주제였을 겁니다. 꼬우면 쏴죽이고 서부로 가자! 미국은 이런 서부 시대는 끝나고 강력한 정부의 통제를 받게됩니다. (마치 중력과 같은 거스를 수 없는 사회의 흐름) 더치나 아서 같은 무법자의 삶의 방식은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뉴욕의 갱단을 다룬 영화 갱스오브뉴욕에서도 이 부분이 잘드러납니다.
여기서 아서가 갖고 있는 갈등 - 착한 심성과 무법자로서 살 수밖에 없는 본성-의 갈등을 심도 있게 그렸다면 더치의 대사와 맞물려 더 다가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의 본성이 변할 수 있는가? 그런 주제를 잘 그려낸 게임으로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라는 게임이 있었죠.
결론은, 그냥 조직을 위해 헌신하다 죽은 한 남자의 감동적인 이야기 한 테마로만 갔거나, 아니면 착한 천성을 찾아가지만 무법자로서 살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라는 주제 쪽을 더 세게 갔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런 주제는 메리제인 퀘스트 외에는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었네요. 나쁜 짓은 하지 말아야지.... 근데 사람은 쏴죽인다 이런 흐름이라 좀 안타까웠습니다.
조금만 쓰려 했는데 장문이 되어버렸네요;;; 마지막으로 레데리 재밋게 하신 분들 ‘용서받지 못한 자’라는 영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