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전 <한우리>.. 싸고 믿을만 하기로 알려진 국전에서도 유명한 가게죠
그렇지만 한우리에서도 당하신 분들 많습니다. 루리웹에도 게시판 찾아보면 사례가
꽤 보이는데 루리웹 모르는 일반 소비자분들 당하신 경우까지 생각해보면 꽤 될 것
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저의 체험은 아마 그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야기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군 복무로 루리를 오래쉬었더니 ID정지당해서
이제야 씁니다.)
1. 국전을 가다
2006. 12. 25 2년을 군에서 보내고 처음맞는 사회에서의 크리스마스에 여친이 선물로
위닝10을 사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함께 국전으로 떠났습니다. 2년만에 아무
정보도 없이 오프라인 구매를 하려니 조금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가격도 안정적이고
친절하며, 무엇보다 소비자 기만행위가 드물다는 국전의 소문을 믿고,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진 한우리 매장에 들어갔습니다.
역시 크리스마스라 국전, 손님 많습니다. 한우리는 특히나 빽빽하더군요.
위닝10 신품이 없어 중고를 구매하고 최신 데이터 패치를 위해 미리 가져간 제 메모리
카드를 주며 패치를 부탁했습니다.
"아저씨 메모리카드 가져왔는데 위닝 패치 좀 해주실 수 있죠?"
"네, 손님. 메모리카드 이리 주세요."
직원이 메모리카드를 가져간 뒤 한참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데이터 카피는
잊었는지 다른 손님을 상대로 판매에 열심이었습니다. 대목이라 그러려니 하고
묵묵히 기다렸습니다.
한참을 기다리자 다른 점원이 제가 뭔가 용무가 있는 것을 눈치채고 무슨일이냐고
물어봅니다.
"아.. 위닝 데이터 패치 좀 부탁했거든요"
라고 제가 대답하자 그제야 '야, 이 손님 데이터 패치 어떻게 됐어'라고 하며 환기시
켜줍니다. 그러자 아까 판매 중이던 점원과 교대하고 메모리카드 패치 작업을 하는
듯 했습니다.
패치는 금방 끝났습니다. 메모리 카드를 받아들고 돌아가면서 기다린 것은 잊고 집에
돌아가 게임을 즐길 생각으로 들 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
다. 뭐라 형용키 어려운 느낌의 정체는 집에 돌아온 밤 게임을 하기위해 플스를 구동
하면서 깨닫게 됩니다.
2. 메모리 카드가 바뀌다
위닝을 하다 잠시 쉬려고 철권5를 기동하였습니다. 그런데 데이터가 없으니 새로 작성
하겠다는 메세지가 나옵니다. 순간 뭔가 이상함을 느꼈고 타이틀 화면에서 그 동안 쌓
아둔 파이트머니가 제로임을 확인하고는 메모리 카드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메모리카드 데이터 정보를 확인해 본 저는 경악했습니다.
설마했지만 메모리카드가 바뀌어 있던 것입니다. 그제야 저는 국전에서 돌아오면서
제가 느낀 안좋은 예감의 정체를 깨달았습니다. 손님의 부탁을 받고도 무신경한
점원의 일처리에 대한 실망감과 그로인해 벌어질지도 모르는 실수에 대한 저의 불안
한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한우리 측에 사정을 말하고 제 메모
리 카드를 찾아오면 되는 것이기에 별로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매장측에서 보관
하던 패치용 데이터 보관 메모리카드를 실수로 저한테 준 것이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늦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문제는 다음 날 일어났습니다.
다음 날 오전 11:00 경, 사정을 말하고 제 메모리카드를 돌려받기 위해 한우리 오프라
인 매장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따르르릉~' 하는 송신음 없이 갑자기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송신음을
기다리며 할 말을 가다듬고 있다 깜짝 놀랐습니다.
"예, 한우리입니다."
"아.. 어제 거기서 위닝10 산 사람인데요. 제가 데이터 카피를 했는데 메모리 카드가
매장 것과 바뀐 것 같은데요?"
"아.. 그런 일이 있습니까? 잠시만 기다리세요. 야 XX야 손님이 메모리 카드 땜에
전화했대"
딸까닥
"여보세요?"
"여보세요? 제가 어제 위닝 샀는데 사면서 패치 때문에 메모리 카드 맡겼거든요?
근데 집에 와보니 다른 거랑 바뀐 거 같아서요"
"아..... 그러세요? 아.... 손님. 그럼 저희가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
직원은 난처한 목소리였습니다. 처음 전화 받은 직원보다 어린 것 같았는데 자신의
실수를 느낀 모양이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뜸 어떻게 해드리면 되냐니. 전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아.. 전 제 메모리 카드를 돌려받았으면 하는데요."
"메모리 카드에 스티커 붙여놓으셨나요?"
"아뇨. (스티커 붙여놨음 바뀔 일도 없지요) 그렇지만 메모리 카드 데이터 확인 해
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
메모리 카드가 바뀐 것도 모르고 있었단 말인데 조금 실망했습니다. 매장 측 데이터
보관 메모리카드가 없어져서 곤란을 겪었을 것이고 따라서 바뀐 제 메모리카드를
찾아놓고 제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네에.. 그럼 원래 들어있는 데이터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제가 2년 동안 군에 있어서 데이터는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메모리 카드에 들어있는 데이터를 다 외우고 다니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철권5랑 버파4 데이터가 있을 걸로 기억됩니다. 위닝6도
있을 거에요"
"아 네.. 손님 그럼 제가 메모리 카드를 찾아볼 테니 10분쯤 후에 다시 전화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10분 후 11:20분 경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역시나 송신음도 없이 갑자기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예, 한우립니다."
"아.. 네 아까 메모리 카드 땜에 전화 건 사람인데요"
"아 네.. XX야"
딸까닥
"여보세요? 손님 제가 확인 해 봤는데 철권이랑 버파랑 있는 메모리가 없는데요.
철권 데이터 들어있는 메모리는 있는데...
아마 다른 손님 거랑 바뀐 것 같은데요."
"매장 측 것이 아니라 딴 손님 거랑 바뀌었다고요? 그럼 찾을 수도 없잖아요?"
직원이 난처한 듯 했습니다.
"네... 그렇죠"
난감했습니다. 다른 손님이면 누군 줄 알고 찾겠습니까. 설사 찾는다 해도 그 사람이
먼 곳에 살면 만나기도 힘들 텐데.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어떻게 매장 것도 아닌 다른 사람 것과 바뀔 수 있는지...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최대한 원래 제 것과 비슷한 카드를 찾아보고 안 되면
그냥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혹시 철권 데이터가
들어있다는 메모리가 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확인해 보고 제 것이 아니면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저기.. 그 철권 데이터 들어있다는 메모리 카드에 또 뭐뭐 들어있나요?"
"네?"
"아.. 제가 착각했을 수도 있으니 그 철권 들어있다는 메모리 카드 내용 좀
불러주세요. 제가 확인해 볼게요"
"아.. 그게.."
직원이 귀찮은 기색을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전화 음질이 안 좋아졌습니다.
치이이익~~
"치이...손님...전화가.. 좀.. 그렇네요..치이..전...화....다시...주시....겠어요?"
"네...치이.. 그러죠"
3. 한우리 전화를 가려 받다.
가끔 저희 전화기가 잡음을 내는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마하고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시 전화달라던 매장이 통화중입니다. 그 동안 손님 전화가 왔으려니 생각했습니다.
치미는 울화를 담배 한 대로 달래고 다시 전화를 거니 여전히 통화중이었습니다.
상담이 길어지는 걸로 생각하고 통화가 끊나면 바로 연결하려고 그 때부터
5분간격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매장은 여전히 통화중이고 바보같이 재다이얼을 반복하다가 보니 시각이
11시 50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무려 30분 가량을 재다이얼만 누르고 끊고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퍼뜩 의심이 들었습니다. 직원의 태도로 보아 매장측에서 고의로 제 전화를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화 걸 때 송신음이 안 가는 것도 수상하고 휴대전화도 아닌데 통화중 갑자기
잡음이 심해진 점과 30여분씩이나 계속 통화중이라는 점도 수상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제 휴대전화를 꺼내 매장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네, 한우립니다."
전화가 됩니다.
"여보세요?"
뚜우- 뚜우-
전화를 받고 제 목소리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휴대전화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역시나 또 통화 중입니다.
고의로 제 전화를 피하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그것도 뭔가 기계조작을 통해
원치 않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면 차단하는 모양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여친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의 일을 말하고
전화를 걸어보라고 했습니다. 여친이 점심 식사중이라 식사 후 회사전화로
걸어보고 연락을 주기로 했습니다.
초조하게 20여분이 지나고 제 휴대전화로 여친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회사전화로 전화를 걸자 매장에서 전화를 받길래 전화가려받지 말라고 항의하자
그런 적 없답니다. 메모리 카드 땜에 전화 건 사람 여자친구라고 하자 저랑 얘기 다
끝났다고 하더라네요. 여친이 루리웹에 올려서 이 사실을 알릴거라고 하자 맘대로
하라고 했답니다.
듣고는 기가 찼습니다. 제가 무슨 피해 보상을 요구한 적도 없고 메모리 카드만
찾으면 되는데 그것도 사실 못찾으면 포기하려고까지 마음을 먹었는데 중간에
얘기하다말고 지들 난처하고 귀찮으니까 전화 끊고 얘기도 하지 않으려 하는
심보가 괘씸했습니다.
전화 가려 받아 놓고 발뺌하고 해볼테면 해보라며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를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4. 서비스는 소비자가 만드는 것
이제 한우리 전화 안 받는다고 불만이신분들은 그 이유를 아셨을 겁니다. 지네
귀찮으면 통화중으로 만들어버리고 안 받는 매장입니다. 단지 업무에 바빠서 전화
받을 여유도 없어 수화기를 내려놓는 게 아닙니다.
고객 불만은 통화 중으로 조작해서 배제하고 신규 고객으로 보이는 전화는 받는
소비자 기만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행위를 응징하기 위해 이제 한우리와 거래를 끊습니다.
하지만 한우리 측에서는 눈하나 깜빡하지 않겠지요. 여전히 최고의 국전 비디오
게임매장의 하나일 것입니다.
제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이고 곧 여러분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것입니다.
하지만 친절과 서비스는 받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매장측은 자선가가 아니기에 소비자가 조금의 틈만 보이면 손해볼 짓은 안 하려고
합니다. 그 와중에 피해보는 것은 소비자이고 법적 대응까지 가지도 못할 사소한
피해는 모조리 소비자가 가슴을 치며 감수해야합니다. 억울한 마음에 게시판에
올리는 글도 지극힌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으로 여겨져 '나와 상관없는 일'로
'당한 자의 넋두리'로 치부되기 일쑤입니다. 심지어 '내가 겪어보니 안 그렇던데'라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것으로 보이는 이런 사례도 하나하나가 모이면 하나의 판
단의 객관적 잣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며 또 소비자가 이를 토대로 항의와 불매
등의 현실적 행위를 실시함으로써 비로소 매장측의 반성과 서비스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 역시 제 체험이 여러분들의 사고에 도움을 주어 합리적인 경제행위로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이를 단순한 하소연으로 치부할 것인지 가치부여의 기준으로 활용할
것인지는 자유입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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