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모피어스로 세계를 들끓일 정도의 반향을 불러일으킨 테크 데모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라는 제목으로,
4gamer 에서 하라다 카츠히로 프로듀서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의 번역문입니다.
오랜만의 장문 번역이라 조금 어색한 부분도 있을 테니 유저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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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 남코 게임즈의 철권 팀이 제작하고 VR 대응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이하 VR HMD) '프로젝트 모피어스' 테크 데모로써 엄청난 주목을 받는 '섬머 레슨'. 4gamer 편집부에서는 반다이 남코 게임즈에 인터뷰를 요청하여 회사에서 체험을 하는 한편, 이것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미 인터넷에 게재되어있는 체험기와 인터뷰와 상당한 부분이 일치하지만, 여기서는 약간 기술적인 이야기도 포함해서, 이 작품이 어떠한 계기로 탄생하게 되었는가를 하라다 카츠히로 씨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여 작성하였다. 또한, 인터뷰에 도움을 준 타마키 아야 씨는 하라다 씨와 철권 팀에서 본 작품의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 시선에 따라 태도가 변화. 캐릭터는 렌즈의 일그러짐을 계산하고 제작.
4gamer : 그럼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하라다 : 잘 부탁드립니다. 우선 실제로 즐겨보신 부분부터 시작하고 싶군요. 캐릭터가 여러 가지를 질문해오는 것에 대해 화면에 'yes', 'no'라고 출력이 되는데, 이것은 플레이어가 직접 고개를 끄덕이면 yes, 좌우로 흔들면 no가 되기 때문에 한 번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4gamer : 알겠습니다. (대답하면서 앞으로 나간다) 어라? 캐릭터가 절 피하는데요?
하라다 : 자세 제어에 관해 힘을 좀 쓰고 있다 보니, 캐릭터는 어떠한 자세에서도 플레이어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 플레이 도중에 책을 찾아주는 이벤트가 있는데, 만약 발견했다면 책을 눈으로 가리키고 있어보시죠. 캐릭터가 책을 집어줄 거에요.
4gamer : 가리킨다고요? 아, 손이 아니라 시선으로 조작하는 것이군요.
하라다 : 그렇습니다. 시선이죠. 기본적으로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컨트롤러와 같은 인터페이스 계열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 책장에 있는 책 중에서 어떤 것인지 찾지 못하는 모양이다. 빨간색 책을 찾았으면, 거기에 시선을 고정시켜서 가르쳐주자.
4gamer : 음? 이번에는 캐릭터가 왠지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하라다 : 기본적으로 캐릭터는 이쪽의 시선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캐릭터가 싫다고 느끼면 현실과 똑같이 싫어하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데, 예를 들어서 눈을 피하지 않고 얼굴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화를 내요. (웃음) AI가 '이 사람이 어디를 보고 있다'라는 정보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이죠.
타마키 : VR HMD로 봤을 때 화면의 중심이 어디인지를,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시선을 보내는 장소로써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라다 : 그게 눈 표정에 나온단 말이죠.
4gamer : 그렇군요. 그렇다면 캐릭터가 이렇게 피하는 것 때문에 VR 계열에서 자주 있는, 소위 말해 '숨어드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겁니까?
하라다 : 그렇게 되지 않도록 설계한 상태이긴 합니다. 단, 억지로 고속 돌진으로 다가오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실제로 눈을 가린 것처럼 화면이 암전되죠.
4gamer : 호오...
하라다 : VR이라고 하면 굉장한 게임을 상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탈 것이라든지, 자신이 직접 급격한 행동 변화를 일으키든지, 수평선 & 지평선을 기울이든지, 이런 것을 VR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제작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입니다. 섬머 레슨은 플레이어 자신이 그다지 많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시선만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에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4gamer : 옆에 앉았을 때, 얼굴부터 해서 귀가 보이는 부분, 뒷모습까지 제대로 보여서 그런지, 정말로 '옆에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건 입체감과는 또 다른 감각이네요.
하라다 : 여성 캐릭터로 할지 어떨지도 꽤나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어요. 그 이유로써 하나를 언급하자면, 조형 난이도가 높다는 것. 데생이라고 하면 보통 여성을 고르지 않습니까? 이건 보통 정물화를 그리는 것보다 곡선의 수준이 차원을 달리한다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 남성이라면 조금만 인상을 쓰고 있게 하면 충분히 멋져 보이는 반면에, 소녀는 페이셜 애니메이션에서 위화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선 보통의 노력 갖고는 도저히 안 됩니다. 귀여운 그 모습 그대로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움직임에 부드러움을 표현하거나 전체적으로 신체 비율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은 정말 어려워요.
하라다 : 그렇습니다. 곰이라든가 캥거루 같은 녀석들과 같이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도입하면 현장감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없어요. 결국 최종적으론 인간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여성을 선택함으로써 페이셜 애니메이션이라든지, 모델링이 어떻게 보여질지를 확실하게 해두면 나중에는 어떻게든 응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4gamer : 얼굴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험을 얻게 되셨나요? 일본인의 취향이 들어맞는 귀여운 캐릭터라고 느꼈습니다.
하라다 : 인간의 얼굴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합니다. 사진을 보고 '어라, 얘 원래는 더 귀엽게 보이는데.'라고 생각한 적은 없으신가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귀여움이라는 것이 조형이 아니라 표정에서 나오는 겁니다. 조형만이라면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추가함으로써 그제서야 비로소 캐릭터의 이미지가 구축되죠. 스크린샷으로 보면 의외로 귀엽게 안 보인다거나 신의 한 수와 같은 상반된 반응이 있기도 하니, 이건 실제 인간의 사진을 보는 반응과 별 다른 차이가 없네요.
4gamer : 만약 이것을 해외에 출시한다면 해외용 모델링도 고려하고 있으십니까?
하라다 : 모델은 버전에 따라 교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자막 시스템도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영문판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해요.
4gamer : 플레이어가 보는 각도 같은 것도 참고하면서 만들고 계시는지요?
하라다 : 그것도 노하우가 있어서, 저희가 보통 게임에서 사용하는 모델링과 애니메이션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전혀 물건이 나오질 않습니다. VR HMD에서 보는 영상은 특수 렌즈를 통해 출력되는 것인데, 영상 자체를 조금 일그러뜨려서 출력하고 있죠. 그것도 계산을 한 뒤에 출력을 시켜야 되는 번거로운 방법을 이용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평면적인 스크린샷과 실제로 체험하는 것은 인상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타마키 : VR HMD는 대부분 그렇습니다만, 일반적인 화면에서 출력하는 것과는 다르게, 렌즈를 1회 통과하기 때문에 시야각이 어느 정도 되는가가 하드웨어에 고정 기준이 잡혀있습니다. 저희는 이것에 맞추어야 하죠. 보통 애니메이션 풍 캐릭터라면은 시야각을 좁혀서 영상의 깊이와 캐릭터의 코와 같은 것이 대두되지 않도록 합니다만, 이 모델은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 게임 스크린샷(왼쪽)과 그것을 그래픽 툴로 둥글게 뭉갠 스크린샷(오른쪽).
실제로 보이는 모습은 다르지만, 꽤나 둥글게 왜곡시켜도 그렇게까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끔 캐릭터 디자인이 되어 있다.
4gamer : 얼굴 표정에서도 꽤나 입체감이 느껴졌습니다. 스크린샷에서는 만화풍으로 보였습니다만, 실제로 체험하고 나니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들더라고요. 그런데, 캐릭터가 실제보다 조금 작게 보였습니다만, 스케일링을 통해서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는 것인가요?
하라다 : 예를 들면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는 작더라도 거인으로 보이고,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그 느낌이, 스케일이 제대로 느껴지죠? 그 정도로 하지 않으면 방 안에 있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들었거든요.
4gamer : 시야에 딱 맞추려고는 하지 않으신 건가요?
하라다 : 그렇게 하려고 하니, 지금의 렌즈에서는 무리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안구라는 것이 별도의 광학수단의 집합체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려면 또 다른 방식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3세대 정도가 지난다면 망막조사(망막에 직접 영상을 투영하는 디바이스)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것이겠지만, 그때가 오지 않는 이상은 어렵습니다. 개인 차이 같은 것도 고려하기 시작하면 시선을 두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걸 끝낸다고 해도 다음은 망막조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 정도 수준까지 하지 않는다면 그 특유의 위화감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무리일 거에요.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변화는 없습니다만.
4gamer : 3D TV라든가, 3D TV 대응 게임에서 심도 조정이 있죠? 그러한 체험 감각에서 스케일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보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지금 결정하신 그대로 가는 것이 괜찮을려나요?
하라다 : 3DS의 3D 기능과는 완전히 그 기본 골자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화각(시야각)을 변경하면 묘사 범위를 축소시켜야 되기 때문에 처리에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죠. 그러면 안 보여야 될 부분이 보이거나, 보여야 될 부분이 안 보이거나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처리 능력에도 변동이 생기기 때문에 프레임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워져요. VR에서는 프레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게임이라도 좋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맞추지 않으면 그 게임의 미래는 조금 힘들어지겠죠.
방의 크기도, 강의실과 교실에서부터, 광장, 초원까지 여러 가질 테스트해봤었는데, 스케일의 초점이 상당히 어긋났었어요. 비교 대상물이 가까이에 있지 않으면 스케일 자체를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넓은 지역은 현장감을 느끼기에는 부적합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한 연구 결과로 가장 최적화된 대상으로 '모두가 체험했을 법한 일본인의 방'을 재현하면 이러한 공간이 됩니다. 이 책상이라든지, 에어컨 같은 것들이 있음으로 현실과 유사한 체험을 하며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4gamer : 잘 어울려서 차분한 인상을 준다고 할까, 자신의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네요. 책상의 디테일에는 꽤나 놀랐습니다.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 책상 위에 있는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놓여있다(실제로는 더 많다).
시계는 자명종이 달린 형태지만, 전자음이 울리는 최근 제품과 유사하게 되어 있다.
참고로, 이 화면은 소녀가 질문하는 것에 대해 YES 혹은 NO로 대답하는 장면이며,
고개를 어느 쪽으로 흔드느냐에 따라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타마키 : 방 안의 물건들은 여성 디자이너가 제작해서, 인형이라든가 자그마한 것들이 배치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소한 것이 은근히 중요해요. 가능한 한 정보량이 많은 공간인 쪽이 현실감을 더욱 더 느낄 수 있으니까요.
4gamer : 그런데 이 아이, 상어를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닌가요?
타마키 : 그건 제작한 디자이너의 취미에요. (웃음) 침대 아래에도 커다란 상어 인형이 있죠. 아, 그리고 시계도 움직입니다.
4gamer : 세세하네요. 그리고, 왼쪽 다리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게 조금 신경이 쓰이는데...
하라다 : 남성 격투가라면 상처가 있는 것은 기본이고, 코가 부러진 흔적 같은 것이 있는 것을 재현한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소녀가 어딘가 다쳤다는 것을 표현하는 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했는데, '적어도 반창고 정돈 붙여라'라고 철권을 제작할 때에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무도 안 붙였어요. 이제 와서 겨우 실현시켰습니다. 옛날에는 텍스처를 좌우대칭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만 붙이는 것을 다들 싫어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는 해도, 어째서 반창고 하나 붙이는데 20년이나 걸린 걸까요. (웃음)
타마키 : 그 이전에 할 게 엄청나게 많잖아요!
(일동 웃음)
- 실제로는 어려운 VR. 3D 게임을 VR HMD에 대응하게만 만들어서는 제대로 성공할 수 없다.
4gamer : 섬머 레슨은 체험해보면 눈 앞의 정보만이 머릿속으로 가득 들어와서 실제 자신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는 잊어버리게 되는데요.
하라다 : 일단 더미 데이터로서 플레이어의 무릎 같은 걸 표시해두고는 있습니다. 그게 의외로 중요한 부분이에요. 만약 VR HMD로 구동할 수 있는 레이싱 게임을 제작한다고 쳤을 때, 핸들을 쥔 손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죠? 그렇게 연동되는 부분이 현실과 같다고 느끼게 해주는 중요 요인입니다. 그게 없다면 '어라, 내 손 어디갔어?' 라고 생각할테고요.
4gamer : 체험이 사실적인만큼 자신의 신체도 보여졌으면 하는 것이군요.
하라다 : 신체이거나, 조종석이거나, 콕핏이거나, 어떤 것을 표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에 의해 모든 것이 달라지므로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게임을 그대로 VR HMD에 이식해도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수고가 많이 들고, 여기에 이식해도 괜찮을까 안 괜찮을까 하는 적합성을 판가름할 수 밖에 없게 되요.
저도 이 VR HMD를 처음에는 여러 가지 실수를 범하였어도, 상상하여 '이런 것도 할 수 있다, 저런 것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계속 진행하다 보니, 실제로 '이건 좀 아니다'라고 깨달은 것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때로는 거꾸로 생각하여 갈 필요도 있습니다.
'컨텐츠가 전부 3D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VR HMD에 맞추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거의 없었습니다.
4gamer : 이후에는 '철권7'이나 '에이스 컴뱃'에서 게임 특전 같은 걸로 카즈야를 모피어스로 본다든지, 보너스 같은 걸 획득할 수 있다든지, 그건 또 그거대로 재밌을 것 같습니다.
하라다 :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한번 만들어봤었는데, 역시 전용으로 만들지 않은 소프트가 아니면 좀 그렇더군요. 모피어스 대응 소프트라는 생각도 떠오르긴 한데, 일반적인 호환 방법으로는 안 됩니다.
4gamer : 그래도 이번에는 '철권7' 개발팀이 참가하고 있으므로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철권7' 가정용 이식판이 나올 때 모피어스가 있다면 특전으로써 카즈야의 기술을 모피어스 시점에서 즐기거나 할 순 없는 걸까요?
하라다 : 이미 테스트해본 내용입니다만, 그다지 좋은 결과는 안 나왔어요. 아마도 지금 생각하시는 것과 꽤나 상반된 체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상상하고 있는 것은 머릿속에서 꽤나 보정을 거치고 나오는 것이므로, 그 사실을 포함하여 현실로 만들어내지 않는 한은 무리에요. 평범하게 만들면 '아니,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라는 감상이 절로 나올 겁니다. 이럴 바에는 화면의 사각을 신경쓰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간 듯한 느낌으로 캐릭터와 격투를 펼치는 게 오히려 좋을지 모르겠네요.
4gamer : 에이스 컴뱃은 의외로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합니다만?
하라다 : 그 상태 그대로라면 절대로 안 어울려요. 수평선이 거침없이 회전하면 반드시 멀미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아마도 멀미를 안 할 사람이 없을 걸요? 체험자 전원을 토하게 만들 자신이라면야 얼마든지 있습니다.
▲ PS3 에이스 컴뱃 인피니티. 위와 같이 수평선이 기울어져 있는 것은 VR HMD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4gamer : 처음으로 전투기에 타본다는 체험은 할 수 있잖습니까. (웃음)
하라다 : 뭐, 그건 그렇군요. 기기를 360도 회전시킨다면야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몸을 고정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 되겠죠. 물론, VR HMD 전용으로 게임성을 고친다면야 꽤나 높은 현실감을 체험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4gamer : 모피어스로 'EVE : Valkyrie'는 어떻습니까?
하라다 : 그것은 우주공간이고, 지면이 없는 것과 더불어 여러 가지 요소가 잘 고려되어 있어요. 제대로 된 물건이죠.
▲ EVE : Valkyrie 오큘러스 리프트 데모
4gamer : 확실히 우주라고 하면 별로 멀미를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트 코스터(언리얼 엔진 4의 리프트용 데모인 UE4 Rollercoaster)에선 착용한 사람이 고꾸라지고 했던 걸 본 적이 있네요.
▲ 오큘러스 리프트의 UE4 Rollercoaster. 지평선이 기우는 것은 있어도 레일이 수평으로 계속되므로 위화감을 느끼긴 어렵다.
타마키 : 모두가 꽤 놀라거나 웃거나 했습니다만, 그런 것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제대로 의식하지 않고 만들지 않으면 위험한 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 제트 코스터도 실은 대부분의 장면에서 수평을 유지하고 있어요. 실물처럼 이상하게 돌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체험면에서는 제대로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4gamer : 그리고 반다이 남코 게임즈에는 '릿지 레이서'가 있을 텐데, 릿지 레이서의 리플레이 모드를 VR HMD로 즐기는 방법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타마키 : 차량에게는 어울리겠네요. 수평이동을 하니까.
4gamer : 그렇다면, 현재 가장 어울리는 것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차량 운전이라는 정도가 되려나요?
하라다 : 적용 범위는 의외로 넓습니다. 원칙적으로 '안 하는 것이 나은 게임이 몇 가지 있다.'라고 생각하는 쪽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수평선과 지평선을 15도 이상 기울이는 것이라든지요.
또, 안 하는 것이 나은 것이라는 말의 맥락으로 진행된다면, VR HMD로는 인간을 '놀라게 할 수 있는' 호러 게임과 같은 것을 만드는 거냐고 할 정도로 의외로 어떤 의미로는 간단합니다. 무섭게 하는 것과 놀라게 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이기 때문에, 무서울지 어떨지는 연출이나 세계관에 달린 것입니다만, 놀라게 하는 것은 오감을 기반으로 헤아려 알 수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위험을 인지하고 몸을 움츠리고 굳게 되어버리는 아날로그 체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디지털 체험에선 그러한 이벤트를 연달아 일으키게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반응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상태가 되었을 때에 체험하는 위치에서 흔들린다든지, 기울어진다든지 하면 놀라기 마련이죠. 그렇다고 한들, 이건 역시 위험합니다.
4gamer : 이해와 그것에 대한 판단도, 작품을 만들 때에는 필요하다는 것이군요.
하라다 : SCE와 처음 이야기를 진행했을 당시에, 우선 '사람을 깜짝 놀래키는' 계열의 작품은 되도록이면 피하자고 하는 가이드 라인을 기반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어서, 그걸 토대로 삼아 제작하였습니다. VR에서 캐릭터가 뒤에서 말을 걸기만 했을 뿐인데 깜짝 놀라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4gamer : 이해가 갑니다. 전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곳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말을 걸면 놀랄 법도 하죠.
하라다 : 나머지는 의외로 단순한 것인데, 3D 모델 뿐만이 아니라, 360도 카메라를 RC카에 부착하여 그대로 달리게 함으로써 바퀴벌레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걸 헬리콥터에 부착시키면 부유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랜드 캐니언의 위에서 낙하하는 것 같은 걸 만들어 보고 싶어요. 현실에서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것인데,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에서라면야 즐겨보고 싶네요.
4gamer : 시야에 보여지는 영상으로써 즐길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자신이 직접 능동적으로 전투에 뛰어든다든가, 격렬한 전투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어려울까요?
하라다 : 구현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임성이 달라지겠죠. 특히 FPS 같은 장르는 VR에 잘 어울린다고는 말하지만, FPS 그 느낌 그대로 하자면 늘 느끼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 됩니다. 시선으로 조준하면 목표물을 향한 시점 잡기야 쉽다고 느끼면서, 보는 족족 맞을 테니 마우스로 움직이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잘 맞게 되겠죠.
4gamer : 그렇게 되겠네요.
하라다 : 그러나, 그렇게 되면 체험의 본래 목적에는 어울리지 않게 됩니다. VR HMD로 하는 경우라고 하면 현실과 똑같이 총을 쏘기 위해 이렇게 자세를 잡고 하게 되겠죠. 자신의 시점은 이렇게 옆으로 둘러보고 싶기도 할 텐데, 보는 것을 무작정 쏘고 싶어하진 않을 거 아니겠어요? 그리고 까다로운 것이 또 뭐냐면, 플레이어가 머리에 쓰고 있는 이 장치만으로 만족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총구가 시선과 함께 따라다니는 것은 이상하고, 그렇다고 별도의 장치로 총을 쥐게 하면 이번에는 반동이 없으면 안 된다고 느낄 거고요.
4gamer :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가 사실적인 만큼, 다른 부분에서도 기술이 그만큼 따라와야 된다는 겁니까?
하라다 : 네, 맞습니다. 제대로 된 주변기기를 원하게 된다는 거지요. 저희들의 게임은 가능한 한 컨트롤러를 사용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무언가를 움직이게 할만한 작업은 안 하고 있습니다. 체험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겁니다.
4gamer :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의 구조라면은 형태가 변하거나 진동의 정도에 따른 것이 있습니다만, 그것을 모피어스에 다시 한번 적용시킬 수는 없으려나요?
하라다 :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주제입니다. PS Move는 일반적인 게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 모피어스에는 딱 어울리는 주변기기라 생각해요. 단지 총의 각도와 같은 걸 확실히 표현하기에는 어렵겠지만요.
4gamer : 파워 글로브 같은 것이 필요한 시점이네요.
하라다 : 그렇네요. 지금 Leap Motion 과 같은 센서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신체에 부착하는 것에부터 카메라로 보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어서 이런 것을 사용하면 손가락 끝의 움직임도 포착할 수 있어서, 팔과 손가락의 트래킹이 가능합니다. MMORPG의 마법사처럼 흉내를 내게 될 수도 있죠.
▲ 오큘러스 VR의 리프트 DK2에 Leap Motion을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와 대응 SDK가 공개중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영상과 같은 정밀도는 볼 수 없으나, 그래도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이다 보니,
VR HMD로 이러한 장비들이 꼭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4gamer : MMORPG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되는데, 아직은 무리입니까?
하라다 : 소프트 면에서는 조금 어렵습니다만, 저희의 경험 상, 현재 VR HMD의 장착시간은 20분이 한계입니다. 저희 게임은 멀미를 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기술을 여럿 집어넣었고,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소프트 구동과 기기가 얼굴에 딱 붙어있다는 점에서 한계점은 반드시 보입니다.
MMORPG는 10~20분으로 했다는 기분이 안 나죠. 실제로 이걸 1시간이나 쓰고 게임을 한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이 안 가요.
4gamer : 그렇게 생각하니 이 데모는 잘 만들어진 것이군요.
하라다 : 이야기를 조금 전으로 되돌리자면, 모든 것이 역산, 거꾸로 계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되고 있으니까 그런 겁니다. VR에서 해야 되는 것을 안 하고 그냥 진행하면 이렇게 됩니다. '우리가 멋대로 상상하는 미래의 이상'은 아직 추구하기엔 이릅니다. 어디까지나 '현재 공개된 기계'에 맞추는 형태로 제작할 뿐이지요.
VR 대응 VR HMD는 아직 휴대폰으로 말하자면 제1세대 수준입니다. 3년 후, 5년 후가 되면은 기계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워지고, 유선에서 벗어나 무선이 되고, 머리가 아니라 눈의 시점, 망막조사까지 되는 걸로 진화되면 드디어 우리가 추구했던 버추얼 리얼리티의 세계가 비로소 시작됩니다. 그때에는 처음으로 '지금까지 언급했던 애로사항'이 없는 게임을 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되네요.
4gamer : 조금 주제에서 벗어나는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반다이 남코 게임즈에게 있어서 SCE는 중요한 클라이언트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VR에는 오큘러스와 같은 비슷한 플랫폼의 물건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라다 : 저는 개인적으로 3년 전부터 VR 관련 일을 해오면서 2년 전부턴 실제로 여러 가지로 검증을 받기 시작해서, 처음으로 만져봤던 것이 바로 오큘러스에요. 오큘러스 리프트는 지금도 건드리고 있고, 오큘러스의 창립자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니메 엑스포에서도 선보인 '소드 아트 온라인' 데모는 저희가 리프트 전용으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섬머 레슨' 개발팀이 만들었어요. 저희는 VR HMD을, 내년이나 내후년의 이야기로 하지 않고, 3년 이상의 앞을 보고 만들고 있기 떄문에 모피어스만 고집하고 있진 않습니다.
4gamer : 장래의 VR 전개를 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 그러시는 건가요?
하라다 : 그렇습니다만, VR로 제일 고생을 하는 부분이 기술적인 부분으로 끝난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어째서 이번에 SCE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드려야겠군요.
오큘러스에도 수많은 데모가 있지 않습니까? 이곳저곳에서 기사화가 되었던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섬머 레슨'은 이렇게 말하면 자화자찬일지 모르지만, 아직 그 누구도 체험하지 못한 단계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죠. 뉴스에 한번 나오자마자 단숨에 유명해지고, TV는 물론이고 신문사에서도 찾아왔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요. 이게 중요한 겁니다.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라고 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일반화'가 진행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 발 짝이지만요. SCE가 VR를 밀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의미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와 같이 SCE가 협력함으로써 일반화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중요한 것입니다.
4gamer : 일반화라는 것입니까?
하라다 : 예를 들어 이러한 신기술은 옛날 같았으면 아케이드 게임이 견인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소프트로 이런 것을 하고 싶으니까 기계는 이게 필요하다든가. 체감의 대부분은 아케이드에서 이루어졌었지만 언제부턴가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콘솔 게임기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주변기기가 출시되지 않아서 어찌보면 조금 축소된 모습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드디어, 새로운 VR이 출시되고, 이 모피어스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모두가 굉장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게임업계에도 크나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4gamer : 그렇습니까?
하라다 : 현재는 업계에서 하나의 중요산업으로 자리 잡았어요. 옛날에는 눈 뜨고도 찾기 힘들었는데 말이죠. 기업으로서도 작았고, 하고 있는 것도 기상천외해서 모두가 개척자로서 인디 회사와 같은 활동을 보여줬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대해 현재 상황을 예로 들어서, 모피어스가 나온다고 했을 때, '기계가 얼마나 팔릴지 아냐고' 그랬어요. 전세계에 처음부터 100~500만 대가 보급되어 있었으면 누구라도 이러한 소프트는 만들었겠죠.
모피어스가 굉장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소프트가 없으면 팔리지 않습니다. 소프트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보면, 기계가 출시되지 않으면 만들 수 없습니다. 100~200만 정도 팔린 시점에서는 어떨까 하고 물어봐도 대답하기는 좀 애매하네요.
4gamer : 확실히 그럴 만도 하겠군요. 3DS 처럼 표준적으로 탑재가 되어 있어도, 초기에는 대응하는 소프트가 없어 문제가 됬었던 적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하라다 : 저희 개발팀은 회사에 VR HMD의 가치를 이해시키는 것조차도 어려웠습니다. 보통 게임이라면 멋진 영상을 2000명의 사원들에게 보여주고, 트레일러를 한 5분 정도 틀어주면 다들 '오오'거리지만, 이거는 그렇게 녹록치 않으니까요. 한 사람 한 사람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긴 하나, 체험 데모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돈이 들어갑니다. 그렇게 되니 아무리 입으로 이렇게 밝은 전망과 미래가 보인다고 떠들어봤자 그것을 제대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영상을 보여주고 나서 프레젠테이션을 했었습니다만, 그게 별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모두들 뭐에 얻어맞은 것처럼요.
4gamer : VR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정말 많죠.
하라다 : 맞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영상을 보여주면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대신에 VR를 체험한 사람의 목소리를 예를 들면 'ㅇㅇ영업부의 ㅁㅁ부장'이 '오오오! 이거 엄청난데! 대단해!'라고 말하며 놀라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서 모두가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평소에 냉정하기 그지없는 그 사람이 대단하다고 말할 정도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사내에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4gamer : 오호라.
하라다 : 거기서 '나도 하고 싶다'라는 의견이 점차 커졌고, 저희 회사 안에서만 해도 이런데 세계는 오죽할까요. 이걸 침투시키기 위해서는 가전제품 판매점에서 체험 코너에 설치하는 것 같은 방법으로는 영 아니었기에, 어떻게 하면 일반화를 시킬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던 와중에 모피어스가 발표된 것이고요. SCE와 협력한다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죠.
4gamer : 세계의 소니이니까요.
하라다 : 3월에 있었던 Game Developers Conference 가 있기 전에 각 메이커에 '이런 게 있어요'하는 발표를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 저는 SCE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가지 해보고 싶은 것이 있으니 내일 기획서를 가져오겠다고요. 그 기세로 시작한 겁니다. 일반화를 시켜보자. 반드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뉴스를 만들어보자, 고 말입니다.
4gamer : 그게 '섬머 레슨'의 시작이군요.
하라다 : 사내에서도 처음에는 20대의 사원들을 제외하고 아무도 납득해주지 않았어요. 그리고 차츰 업계 단위에서도 조금 그렇다는 인식을 느꼈죠. 거기서 저와 SCE가 생각한 것이 바로 데모를 만들어서, 그 데모를 여러 회사에 배포해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전제로 만들었어요. 사내의 분위기도 전환할 수 있었고 말입니다.
4gamer : 당초의 목적은 그것이었습니까?
하라다 : 네. 그리고 만에 하나 발표를 하면 어느 회사라도 그 날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서 질문이 SCE에 쇄도했다고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업계의 높으신 분들이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을 꺼내고 있네요. 국내의 여러 개발자가 '해보겠다'는 말을 하는 것, 이 흐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4gamer : 이것을 다른 게임 개발사에 제공한다고 하셨는데, 이건 소스 레벨이라고 해야 되나 개발팀의 자산이지 않나요?
하라다 : 기본적으로 모두 넘겨주려고 합니다. 노하우를 제공하고 싶어서죠. SDK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 설명서 안에 저희의 노하우를 적어놓았습니다. '이렇게 하는 쪽이 좋다'라는 것을 적어놓아 각 회사에 제공하고 공유함으로써, 점차 이 VR의 개발 진척도를 상승시키고 싶습니다. 이것이 최종적으로는 저희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4gamer : 이익이 된다는 말씀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요?
하라다 : 데모를 배포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냐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이득을 얻을 수 밖에 없습니다. VR를 세상에 내놓고 모두에게 최상의 체험을 제공하고 싶은데, 다른 회사들이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고 하면 언제까지고 시간이 지난들 발전이 없으니까요.
4gamer : 아아, 뭔지 알 것 같습니다.
하라다 : '섬머 레슨'은 여러 사람들을 끌어 들여서 지금까지 이야기 해온 주제를 구체적을 표현한 첫 소프트입니다. 적어도 VR HMD에서 한정적으로 말이죠. 마수걸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폴리곤의 시대에 폴리곤의 장점을 일반화시키는 것을 저희도 열심히 게임센터에서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역시 매니악한 물건이었습니다. 그래도 그게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단번에 알려지자, 모두가 제작하는 게임이 그쪽으로 변했지 않습니까? 플레이스테이션이 일반화를 시킨 거에요. 그러한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이상은 진화할 수 없어요. 기술이라는 게.
4gamer : 그건 참으로 대단한 성과였죠.
단지, 게임을 즐기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이상향이지 않습니까, 가상현실이라는 것이. 그런데 게임 회사의 사원들에게 동의를 얻지 못하였다고 하는 것이 의외입니다. 저 같았으면 생각으로만 그리고 있던 이상향이니까 꼭 진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텐데. 어째서 그런 반응을 보여줬는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하라다 : 이 업계에 몸을 담그고 있기 때문에, 이상향을 생각하지 않고 매상에 대한 것을 생각해서 그런 거에요. 개발비도 몇 천 만, 몇 억이 들 수 있습니다. 그 개발비를 들여 만든다고 한들, 그것이 되돌아오지 않는 한 다음은 없죠. 그게 상업 게임의 기본이지 않겠어요?
4gamer : 그러한 부분은 회사 규모가 클수록 어려운 문제네요.
하라다 : 오히려 일반인이 융통성 면에서는 높을지 몰라요. 10만 엔이나 하는 금액을 보고도 오큘러스 리프트를 구입해서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은, 자금회수 여부에 상관없이 오직 그것만을 보고 달리지 않습니까.
업계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역시, 그리 간단하게는 한 발 짝을 내딛을 수 없습니다. 공감은 해도 다음을 위한 1보를 내딛기 위해서라지만, 세상에 1대도 나와있지 않은 것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요.
4gamer : 그것이 '섬머 레슨'의 반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군요.
하라다 : 조금 예상치 못했던 것이, TGS에서 처음으로 체험한 몇몇 유저가 반응을 보이고, 그것이 점점 파급력을 키워가나 싶었는데, 발표한 시점에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죠. '아무도 하지 않았는데 이 정도야?' 라고 말이에요. (웃음)
4gamer : 정말 대단한 반응이었어요. 올해 최고의 임팩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하라다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개발자로서는 기쁘지만, '철권7'에서 점포 간 통신을 할 때라든가, '폿권(포켓몬과 철권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발표할 때도 엄청 주목 받았었는데, 유독 '섬머 레슨'을 발표할 때만을 다들 기억하고 있어요. (웃음)
(일동 웃음 바다)
하라다 : 최근에 주말 3일간 동안 '철권7' 로케테스트를 진행했었는데, 결과적으론 지금까지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주목받아서 좋았으나 한편으로 불안했어요. 그래서 '아, 그래. 한번 플레이할 때마다 섬머 레슨 1회 플레이 티켓을 준다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했죠. 그렇게 된다면 대기자 수만 해도 엄청날 것 같네요. (웃음) 이 말을 철권 개발팀에게 말하니 녀석들이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상하네?'라고 생각했고요.
4gamer : 진짜로 하셨었습니까?
하라다 : 아니, 안 했어요. (웃음) 그런 일을 진짜로 했다간 정말로 관계없는 사람이 엄청나게 오니까요. 그런 걸 안 하더라도 로케테스트에는 꽤나 젊은 세대들이 생각한 것 그 이상으로 많이 찾아와줬습니다. 대성황이었죠.
4gamer : 섬머 레슨도 뭔가 하나요?
하라다 : SCE 주최로 유저 한정 체험회를 11월 29일, 30일에 걸쳐 양일간 실시합니다.
※ 해당 이벤트의 응모는 이미 종료되었습니다.
- 애니메이션 캐릭터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고차원적인 나머지 지금은 시기상조.
4gamer : 즐기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만약 모피어스로 소위 말하는 캐릭터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에는 캐릭터를 그대로 가지고 오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 좋을까요?
하라다 : 완전히 백지 상태에서부터 시작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면 '소드 아트 온라인' 같은 것은 꽤나 게임에 가까운 물건일려나요.
타마키 : 그 자체가 게임에서 쓰였던 것 같은 작품이죠.
하라다 : 그것을 폴리곤 수 혹은 모션을 증가시켜서 툰 셰이드로 재현하는 겁니다. 저희가 만들었던 그거도 아스나가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데모이지만, 캐릭터를 좋아하면 좋아할 수록 아스나의 행동에 무심코 '오오'라고 탄성을 내게 되지요. 그 외에도 단순히 감상만 할 것 같으면 그대로 이식해서 개발해도 문제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4gamer : 미세 조정이라는 형태가 되겠군요. 아이돌 마스터의 라이브를 VR로 볼 수 있게 된다면 기뻐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을 것 같습니다.
하라다 : 뭐, 아이돌 마스터는 아이돌 마스터니까 크나 큰 문제는 없어요. 문제는 그걸 체험하는 사람이 아이돌 마스터를 전혀 모를 경우죠. 예를 들어 어떤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이걸 체험하고 난 뒤에 감상을 물어보니 '이건 뭐죠?'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귀여운 그림이 나오네'라는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애초의 목적과는 꽤나 초점이 어긋나버립니다.
4gamer : 그렇습니까. 일반화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군요.
하라다 : IP는 가치관으로써 이미 완성되어있는 것과 같은 아이돌 마스터처럼, 고차원적인 존재입니다. 산업 차원에서 봐도 꽤나 수준이 높습니다. 2차원이니까 낮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높아요. 이러한 것을 일반화시키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어머니에게 아이돌 마스터를 보여주고 VR HMD를 체험하게 해도 원하던 평가를 받는 건 무리겠죠.
이것(섬머 레슨)은 그 누가 해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아, 방이구나. 여자애가 있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어.'라는 감상과 같이, 모든 것이 현실과 별 다를 바가 없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래서 그런 겁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타마키 : 꽤나 말싸움 좀 했었어요. (웃음) '애니메이션으로 하지 않으면 빠지겠다'고 할 정도였죠. (웃음)
하라다 : 이들은 젊기 때문에 VR HMD에 대한 지식도 있었어요. 게다가 이런 것을 하고 싶다고 좋은 의미로 공상과 망상이 저 앞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이게 참으로 젊은이들의 장점이라 말할 수 있죠.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실현시키면 일반화가 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윽고 그들이 만족스러워 하는 것이 완성되고, 애니메이션 팬과 아이돌 마스터 팬의 입장에서 보면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것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즐기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도 우선은 일반 대중매체에서도 화제가 될만한 것을 만들어 보자고 해서 '내가 노리고 있는 건 그게 아니다. 너희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VR을 일반화시키지 않으면 무리다. 그걸 위해서는 여러 사람이 흥미를 가질 법한 것을 만들어 이슈화시키고, 세계의 가치관이 이쪽으로 향한 시점에서 '반다이 남코 게임즈라면 아이돌 마스터나 테일즈 시리즈를 개발한 회사에요'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그걸 너희들은 모르고 있잖아.'라고 말했습니다. 결과물은 노렸던 대로 화제로 들끓어오르고 있기도 하고요.
타마키 : 이쪽은 울먹거리며 '저기 하라다 프로듀서, 이거 하고 나면 나중엔 꼭 애니메이션 느낌으로도 만드는 거 맞죠? 하는 거 맞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네?' 라고... (웃음)
하라다 : 툰 셰이드는 나중에 해도 괜찮으니까 난이도가 높은 걸 우선적으로 했지.
4gamer : 잘 알겠습니다. 모든 것은 VR HMD이 일반화되고 나서의 이야기로군요.
하라다 : 그렇습니다. 밟아야 할 단계를 착실히 밟아나가야 뒷탈이 없죠.
타마키 : 꽤나 큰 목소리로 싸우다 보니 '철권 팀의 하라다 프로듀서하고 대판 벌인 것 같던데, 뭔 일 있었어?' 라고 묻더라고요. (웃음)
4gamer : (웃음)
하라다 : 이 녀석들은 '하라다 프로듀서는 지금의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니까. 아니, 그게 아니지. 음.
타마키 : '어째서 이렇게 열심히 말하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시는 건가요?'라고 말하니 '그런 사람들은 이미 VR HMD이 가져다주는 체험의 특징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니까 나중에 해도 상관없어' 라고 하셨죠.
4gamer : 처음으로 오큘러스 리프트를 빌려서 체험하였을 때 저도 또한 느꼈습니다. 미쿠랑 악수하고 싶은 사람들은 사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떨까 하고요.
하라다 :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일반화할 것인가, 얼마나 커다란 화제를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생을 했었으니까 말입니다.
- VR에 대한 열정의 근원은 '아웃런'과 '애프터 버너'?!
4gamer : 이번에 '섬머 레슨'이 탄생하고서 하라다 씨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하고 싶은데, 버추얼 리얼리티 면에 반해 동경심이라고 해야 할까, 언젠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부터 가지기 시작하셨나요?
하라다 : 그건 정확하게 말해서 스즈키 유 씨 때문입니다. '버추어 파이터'가 아니라 '아웃런'이나 '애프터 배너' 쪽입니다만, 체감형 게임이지 않습니까. 당시에 초등학생인가 중학생 정도였었는데....저는 일요일 오후를 제외하고는 비어있는 시간에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기만 해서 게임은 전면금지를 당했었고, 엄하기 그지없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이 저에게는 유독 그렇게 엄하게 대하셨죠. 그래도 저 게임들 만큼은 부모의 눈을 피해 쇼핑 센터 옥상 같은 곳에 가서 정신을 놓을 정도로 열심히 즐겼습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4gamer : 애프터 버너는 더블 크레이들의 안에 들어갔을 때의 고양감이 정말 최고였죠.
하라다 : 당시 저는 그야말로 엄청난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때는 아직 단어로서 버추얼 리얼리티라는 것이 없었지만, 머릿속에 그 현장감만은 남아있어서 현장감은 참 중요한 거구나 하고 생각했죠. 이것이 첫 번째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음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폴리곤 게임의 시대로군요. 특히 FPS 장르가 떠오르네요. 그 중에서도 '메달 오브 아너'가 등장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PC 게임으로 처음 구현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인상깊었습니다. 그 전까지도 FPS는 좋아했었지만, 이것을 플레이함으로써 내가 영화 안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연출이 들어가고, 수많은 병사가 있고, 파도가 일고, 상륙한다. 조준하고 쏜다는 게임의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도 체감형 게임에 어울릴 법한 몰입도를 보여줬습니다.
4gamer : 대강 어림잡아 2000년 쯤의 이야기군요.
하라다 : 다음으로 '콜 오브 듀티'가 출시되고, '배틀필드'가 그런 전철을 밟았죠. 그야말로 옛날에 즐겼던 '애프터 버너'와 같은 세계에 이렇게 뛰어난 묘사력을 기반으로 스토리를 펼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모피어스와 오큘러스가 등장하였고, 마침내 전성기가 시작될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4gamer : 유소년기부터 다짐해왔던 것이 지금 싹을 틔웠군요.
하라다 : 그렇네요. 꽤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데. (웃음)
4gamer :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저희는 어른이기 때문에 자주 잊어버리는 것이지만, 초중학생과 같은 어린 아이들에 대한 영향을 생각하자니 조금 걱정되기도 하네요.
하라다 : 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그만둘 수 없을 정도로 시켜주고 싶습니다. 그걸 즐긴 아이들이 후세대에 좋은 작품을 만들어갈 것이 분명하고요. 다만, 아까 말한 일반적인 부분으로 돌아가자면, 시간 제한이나 연령 제한과 같은 것도 염두를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 VR의 최전선에 위치하고 계신 입장에서, 모피어스가 일반 가정에 보급되고 전용 컨텐츠가 당연시되는 시대는 되도록 몇 년 후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라다 : 저는 3년 이내에 그렇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그래도 3년 정도면 그렇게 괄목할 만한 발전은 없을 수도 있겠군요.
4gamer : 3년 후까진 저도 죽지는 않을 것 같네요.
하라다 : 부디 살아계셨으면 합니다. (웃음)
4gamer : 그럼 앞으로의 목표도 생겼으니, 그 날이 오면 체험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웃음)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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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자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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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떻게 신세계의 신이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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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나는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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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생각보다 현실(기술)과 이상의 접합점에 대한 고심이 많이 엿보이네요. 프로젝트 모피어스나, 오큘러스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쿨하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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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 유저 체험회 이벤트 신청했는데, 어떻게 당첨이 되서 섬머레슨 하러 가게 됐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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