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이 더워요. 엄청 더워요. 제발 열돔을 뚫고 비가 왔으면...
다음달 전기세는 얼마나 나오려는지...
나름 여러번 고치고 만든 이번 작품입니다.
뭐, 매번 그러는 중입니다만,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월영전은 루리웹 활협전 게시판에서만 연재되고 있는 2차창작, 팬픽입니다. 본작의 스토리에서 따와 개인이 만든 것이니 본작과는 아무런 연관관계가 있지 않습니다. 별개의 작품입니다. 월영전은 활협전이 아닙니다.
저는 활협전의 본 스토리를 존중합니다.
계속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공자가 무대위에 올랐다. 둘다 서로를 잘 모르는 상황이라 어떤 무공이 오가고, 어떤 합이 오갈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 둘 다 무기를 숨기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실 오라기 처럼 피부를 스쳐지나가 흘러내리는 땀을 식힌다. 손가락이 움직일까? 무기를 들까? 무엇이 먼저 움직이지? 한 순간도 긴장감을 놓치지 못 하게 하는 분위기가 주변을 잠식한다.' 제길... 아무리 초출이라 하지만 모용세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내가 먼저 가야하는가? '' 빈틈이 전혀 없잖아... 과연 무림에서 이름 날리는 비협이라 이건가... 공아탄영무(孔牙彈影武)가 얼마나 먹힐지 모르겠군. '대치가 오랫동안 계속되자 긴장감보다는 주변 관람객들에게는 지루함이 가득했지만, 무림인들의 눈에는 한치의 수도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팽팽함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용상은 난생처음 당포의가 식은 땀을 흘리며 대치 중인 모습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감에 천상검을 꽉 쥐어버리고 말았다.' 저정도로 팽팽하다니... 첫 수가 중요하다지만 탐색전이 이리도 긴장되는 것은 처음이구나. 어떻게 할겁니까, 당포의? '팽소월도 마음은 비슷했다.' 비아가 저리 긴장하는 건 처음봐. 나랑 대련할 때랑은 전혀 다르잖아. 이것이 익숙함과 낯섦의 차이인건가... 내가 출전할 때는 어찌해야할지... '그리고 탐색이 끝난 찰나의 순간, 당포의와 모용비의 생각은 일치한 듯 보였다.' 지금! '' 지금이다! '모용비는 오른 검지 손가락을 튕겨 지탄(指彈)을 날렸고, 당포의는 오른 엄지 손가락을 튕겨 금전표(金錢表)를 날렸다.팅! 팅!서로가 부딪힌 자리에는 금전표만이 바닥에 덩그러니 떨어졌다.첫 수가 발동되었다.둘의 생각은 드디어 물러서지 않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탄지공이라고?! 그럼 뭐야, 나랑 수가 비슷할 것 같은데...? 이것까지 같으려나? '' 암기술... 같은 원거리 기술이라... 그렇게 나오시는 겁니까? '서로의 첫 수가 맞부딪히자 그동안의 긴장감이 어디로 갔는지 거의 동시에 고요했던 바람을 가르고 근접전으로 돌입했다.송곳과도 같은 당포의의 주먹이 눈 앞으로 다가오자 모용비는 온몸의 모든 감각이 소름돋듯 곤두서는 것을 느끼고는 어느새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의 사라진 궤적을 읽은 당포의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 금전표를 날렸고, 공중에 떠있는 모용비의 탄지공과의 충돌로 맑은 쇳소리와 함께 금전표가 튕겨져 나갔다.팅!"윽! 태양을 등지다니! 약았어!"공중으로 뛰어올랐던 모용비는 오늘따라 유난히 밝게 불타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그늘 속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손가락을 당포의를 향해 가리키고 있었다."공아탄영무(孔牙彈影武). 잠영난탄(潛影亂彈)!"보이지 않지만 음습하고 예리한 그의 탄지공이 손끝에서부터 공기를 찢고 천둥번개의 끝자락처럼 수십가닥으로 뻗어나왔다. 하지만 당포의의 귀신같은 본능도 만만치 않았다. 그의 손끝에서 뻗어나오는, 복잡하고 수많은 궤적의 탄지공을 하나도 남김없이 읽었고, 특유의 보법과 경쾌한 몸놀림으로 전부 피해냈다. 그 모습을 본 모용비는 감탄했다."쉽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과연 비협입니다!"그 말을 하고는 공중에서부터 그대로 다리를 들어올려 마른하늘에 벼락을 내리꽂듯 당포의에게 내리찼다.퍽!당포의는 양손을 교차해, 둔탁한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그의 발을 막아냈다. 뒤이어 모용비의 몸을 그대로 아래로 흘려보낸 뒤, 두 손을 지면에 짚고 뒷발을 뻗어 모용비의 안면을 정확히 노렸다.퍼억!"윽!"당포의의 발끝은 비어 있는 모용비의 안면을 정확히 강타했고, 그가 타격에 주춤하는 틈을 타 다시 한번 몸을 휘둘러 원심력을 이용해 휘돌려차기를 반복했다. 기세에 눌린 모용비는 서둘러 안면의 방어를 굳히기 시작했고 이는 당포의의 뜻대로 흘러가는 중 이었다. 이윽고 회심의 마지막 발차기로 간격을 벌렸고 거친 바람 소리와 함께 당포의의 모습이 사라졌다."윽. 어, 어디...?!"휙 휙!당포의는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경공으로 모용비의 사각(死角)을 교묘하게 파고들었고, 그의 시각에 당포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다.' 역시 비협. 바닥을 딛고 있는 것인지, 공중을 떠다니는지도 모를 정도로, 옷가지가 서로 스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이것이 당문이 가지고 있는 경지인가? 굉, 굉장하다...! '그의 역령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모용비는 서둘러 범위 무공을 사용하려는 찰나, 자신의 뒤에서부터 귀에 가깝게 속삭이듯, 당포의의 목소리가 조용하고 섬뜩하게 들려왔다...."안되오.""크윽!!"퍼억!무엇인가 하려는 것을 확인한 당포의는 결코 얕지 않았다. 재빨리 다리를 걸고 뒤로 넘어지는 그의 등을 하늘을 향해 걷어차 공중에 띄웠고, 그의 위로 빠르게 뛰어올라 발을 높게 뻗어 자세를 잡고 그대로 내리찍었다."포의식(布衣式) 당문비기! 암격(暗擊)!!""윽!! 다, 당했...!"쾅!!가까스로 양손을 교차하여 발차기는 막았으나 그대로 단단한 바닥으로 떨어져 지반의 충격을 그대로 받아버렸다."크학!!"추락의 충격이 그대로 온몸을 지배해 모용비의 정신이 반쯤 나가버렸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정신상황에서 한걸음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중한 목소리에 반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모용랑!!""이익!!"소월의 목소리 덕분에 겨우 정신줄을 붙잡은 모용비는 얼굴을 잔뜩 찡그린채 자신에게 떨어지는 당포의의 두 번째 암격을 겨우 막아냈다.쾅!!이미 지면에 닿은 상태에서 막은 것이라 이전 타격과는 가벼웠으나 고통스러운 것은 매한가지였다."크윽...!"모용비는 서둘러서 다음 타격기를 기다렸지만 후속이 오질 않아서 잠시 굳어있었다. 이상했다. 다음을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감았던 한 쪽 눈을 슬쩍뜨고 주변을 살폈다."모용 공자! 일어나시오!"그때 반대편에서 당포의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의 말마따나 고통을 잔뜩 머금은 표정으로 겨우 일어섰다. 멀찍이 서있던 여유로운 당포의의 표정에 기분이 언짢아졌다."당 대사형. 어째서 계속하지 않고...?"당포의는 그의 물음에 여전히 여유롭게 손가락으로 금전을 튕기며 답했다.팅! 탁!"대회의 목적을 위해서요. 대련이잖소? 본협이 가르침을 주었으니 이번엔 그쪽이 가르침을 줄 시간 같소만?"확실히 누굴 이기고 말고를 떠나서, 그 장소는 대련의 장이었다. 일방적이지는 않았지만 확실하게 당문의 무력을 몸소 몸으로 받았으니 당포의로서는 적당했다고 봤고, 그 이상의 공격을 삼가했다. 모용비는 입가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내고 미소를 지었다."과연... 굉장하십니다. 장문대리인께서도 굉장하셨지만 역시 당문 대사형, 비협의 경공 역시 소리가 하나 나지않아서 당황했습니다. 정말 당문은 굉장하군요. 여러모로 배우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감격이 있을지 궁금하군요."당포의는 두 손을 공손히 모아 그의 평가에 예를 담아보냈다."당문을 대표해서 감사드리오. 그래도 본협은 모용가의 실력을 확실히 마주하고 싶은데 괜찮겠소?"모용비는 그의 바램에 아쉬움을 줄 수는 없었다. 입안에 머금고 있던 응어리진 침을 바닥에 뱉고는 두 팔을 허리춤으로 숨겼다. 그리고 크게 한숨쉬고는 심법을 사용해서 서서히 단전에서부터 공력을 모으기 시작했다.고오오오...고요한 바람이 천천히 모용비의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바람을 느낀 당포의도 뒷짐을 지며 어찌 나올지 머리 속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상대는 탄지공의 달인이다. 내가 일부러 간격을 주긴 했지만, 내가 과연 그것을 뚫고 공자의 턱 밑까지 들어갈 수 있을까? '..."비협께서 일부러 간격을 주셨는데 제가 본격적으로 맞춰드리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이번엔 결코 쉽게가지 않겠습니다. 모용세가의 대표로서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가문에 먹칠을 할 것이니, 탄지공의 극의까지는 아니더라도 힘을 다 해보겠습니다.""하하! 이거 들켰군요. 그럼..."당포의는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했고, 여전히 뒷짐에 손을 빼지 않은 상태로 자세를 취했다. 당포의의 특유의 오만인지, 자신감인지 모를 것이었지만 표정만큼은 진지함을 내비치고 있었다."어서 오시오."당포의의 낮은 음의 목소리가 모용비 속의 귀신을 불러들였고, 그것에 걸맞는 표정으로 손끝을 당포의를 향해 들어올렸다."지고칠연탄(指高七聯彈)."탄지공이 손끝에서 방출되었는지 안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어찌되었든 탄지공 자체는 발동된 듯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부리던 손가락을 내리고는 자세를 고쳐잡았다. 마치 또다시 근접전을 하려하는 듯, 달릴 자세를 하고 있었으니 당포의가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어딘가 이상했다.' 뭐지? 탄지공이 내쪽으로 오지 않았다. 방출된 것 같긴 한데 전혀 모르겠어. 게다가 그렇게 당하고 다시 근접전을 준비한다고? 무슨 꿍꿍이지? '쾅!!"뭣!?"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모용비는 어느새 당포의의 앞으로 다가왔다. 방금의 폭발음은 모용비가 사용한 경공과 연관이 있었고 곧바로 걷어찰 기세를 보여 당포의는 그쪽으로 방어를 펼쳤다. 그때 모용비의 가려진 눈빛에서 불안함이 엄습해왔고 그것은 그의 의도대로 다른 방향에서 적중했다."지고칠연탄. 제일(第一)번째.""뭐, 뭣?! 윽!"퍽!!방어를 펼친, 정반대의 위치에서 탄지공이 날아들어와 당포의의 비어있는 안면을 강타했고 크게 동요하자 굳히고 있던 방어마저 풀려 당포의의 정면이 비어버렸다. 그틈을 파고들어 모용비는 각법을 펼쳤다."지심연오무(地心燕五武). 반월각(反月脚)!"크게 휘두른 모용비의 반월각이 당포의의 비어있는 가슴팍을 파고들었다.퍼어억!한번의 발길질에 자세가 크게 무너졌고 다음 수를 피하기위해 서둘러 그 간격을 벗어났다."크윽...! 대, 대체 뭐가 어찌된...?!"...발길질로 자세가 크게 질러져 진로가 바뀌었을 틈이었는데 어느 순간 모용비는 자신의 눈 앞에 도착해있었다. 이어서 또 다시 각법을 사용하려하자 이번에는 방금전의 탄지공의 비밀을 알고자 방어를 굳히고 두 눈을 크게 떴다.' 분명 제일번째라고 했어. 앞으로 여섯발 남았는데 어떻게든 알아내야...! '..."좋은 눈빛이십니다, 당 대사형. 또 갑니다!"모용비의 반월각이 호기롭게 방어를 굳힌 몸통쪽으로 휘둘렸고 그것을 막았다고 생각했을 찰나."제이(第二)번째."퍽!그 목소리와 함께 당포의의 이마에 탄지공이 강타했고, 그 여파로 고개가 크게 젖혀졌다. 자세는 또 다시 무너져 빈틈이 만들어졌다. 정말, 걷어차기 좋은 열린 틈이었다."당포의!!!"퍼억!!꽤나 둔탁한 소리를 내며 빈틈을 고스란히 내준 것 처럼 보였으나 모용비가 식은 땀이 날만한 일이 일어난 듯 보였다...."후우... 두 발째는 많이 아팠다고?""설레발치지 마십시오.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당포의는 반사적으로 누군가의 필사적인 목소리를 듣고 날아가던 정신을 재빨리 되잡고서는 그의 각법을 아슬아슬하게 막아낸 것이었다. 그의 이마는 붉게 달아올랐지만 상처가 나지는 않았다. 대련의 일환으로 모용비가 힘조절에 신경 쓴 지고탄이었기 때문이다.각법을 막은 양손을 그대로 높이 공중으로 던져버리고 재빨리 뒷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바닥에 던져 터뜨렸다. 연막이 사방으로 빠르게 흩어지고 당포의는 그 안에 몸을 숨겨 모습을 감췄다. 공중에 떠있던 모용비는 그대로 연막안으로 떨어졌고, 이윽고 지고칠연탄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모두가 그 정체를 보았는지 관람의 함성소리가 사라지고 모용비가 서있는 장소에 모두 시선이 집중되었다.모용비의 머리 위로 소리없이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지고탄의 궤적이 모두에게 보인 것이다.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탄지공을 자기마음대로 조종가능한 경지는 도통 보기 힘든 광경이었고, 마치 이기어검(以氣馭劍)의 경지로 보일 정도였다. 심지어 하나씩 발사하는 섬세함이 요구될 정도로 정교한 무공을 그가 지녔다는 사실이었다. 모용비는 머리를 긁적이며 상황파악을 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무공의 비밀이 탄로난 것에 대해 한숨 쉬었다."까다롭긴 하군요. 설마 연막을 쓰시다니."연막 속에 모습을 감춘 당포의의 목소리가 낮게 깔려들려왔다.[ 굉장하군요. 하지만 다시 돌아와 제 무대로 들어오셨으니, 같은 수는 안통할 겁니다. ]모용비는 즐거움에 미소 짓고 있었다."뭐, 괜찮습니다. 같은 수는 안쓸거니까요."그렇게 이야기햐고선 다시 집중하여 숨을 고르며 진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바람이 모용비의 발 밑에서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더니 주변의 연막을 순식간에 모두 걷어냈다. 당포의가 모습을 드러내자 재빨리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시선과 손가락을 그의 위치로 옮겼다."잠영탄(潛影彈)!"모용비는 왼손가락으로 당포의를 가리켜 탄지공을 날렸고, 그가 경공으로 다가오려던 순간 멈칫하여 그것을 피했다. 자신의 순간적인 기억력과 짧은 시간 안에 관찰력으로 인해 또 다시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왼손? 여태 사용한 오른손이 아니라? 그렇다면...? '무언가 낌새를 느낀 당포의는 잠영탄이 날아온 반대 방향으로 돌진하기 시작했고, 모용비의 왼손이 또 다시 잠영탄을 쏘아내는 그 순간을 파악하고 다시 한손으로 땅을 짚으며 피해냈다. 그러나.퍽!..."제삼(第三)번째."잠영탄은 피했지만 모용비의 조용하고 보이지 않는 지고칠연탄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제삼번째 지고탄이 당포의의 발목을 정확히 맞췄고, 그의 소리없이 다가오는 경공을 차단시키는데 가까스로 성공했다."크윽...! 살초였다면 다리가 절단났겠군. 설마 양손을 전부 쓸 줄이야. 하긴, 탄지공이 한쪽 손가락만 쓰이리라는 법도 없고. 내가 얕았군. 모든 손가락을 다쓴다는 생각으로 받아내야지 안되겠어. 보통 내기가 아니야."모용비는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탐색은 그만하고 좀 더 타격을 노리게 되었고, 왼손가락 끝으로 잠영탄을 난사하며 집요하게 그의 움직임을 봉했다. 당포의는 다리를 당한 첫 순간 이후, 어떻게든 지고탄을 유도해 그를 움직이게 하려했지만 모용비는 끝까지 그것을 아끼며 요지부동이었다.모용비의 눈빛은 먹잇감을 찾고 있는 독사의 날카로운 눈빛이었고, 이번 합에서 최대한 그의 전투불능을 노렸다. 하지만 비협은 그 이름과도 같았다.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찌저찌 성공했지만, 연속된 동일한 공격은 단조로워 보이기 쉬웠다. 점점 거리를 좁히는 당포의가 어느덧 자신의 앞으로 도달하자 단조로움에 변화를 주려 오른손을 움직였다."제사(第四)번째!!"지고탄이 당포의의 눈 앞에 당도한 순간.파앗!!그는 보이지 않는 지고탄을 손을 휘둘러 단숨에 와해시키고는 바로 모용비의 코앞까지 다가가는 데 겨우 성공했다. 하지만 어째선가 또다시 불안함이 엄습해 왔다. 자신이 바로 눈앞까지 다가왔건만 모용비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젠장, 뭐가 더 있나? '....모용비 역시 속으로는 다급했었다.' 큭... 이리되면 이판사판이다. 당 대사형을 끌어들인다! '최대한 다급하고 위태로워보이는 속마음을 감추기위해 극한으로 외부로의 감정을 배제한 것이었고, 어쩔 수 없이 심리전을 건 것이었다. 당포의도 마찬가지로 아직 확실한 정보가 없는 상대에게 결정타를 보이느니 차라리 이지(二枝)를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모용비는 오른손을 움직여 나머지 지고탄들을 움직이려 했고 당포의는 그에게 완전히 다가가기 직전, 발을 뻗어 간격을 벌린 후 연막을 터뜨려 숨었다.펑!"소용없습니다!"모용비는 나머지 지고탄을 연막 안으로 보내 바람을 일으켜 연기를 와해시켰고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했던 당포의는 그자리에 없었다."암쇄각(暗碎脚)!""윽...! 또!?"모용비의 시야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당포의의 무거운 기세의 각법에 이전, 사각을 노리고 들어온 사례를 떠올려 순간적으로 방어를 했지만, 자신이 밀려 날아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무겁게 들어오는 암쇄각에 의해 걷어차인 방향으로 손 쓸 틈도 없이 날아가 버렸고, 절대 그 상황을 놓칠 당포의가 아니었다."운정답보(雲頂踏步)!"당포의는 모용비가 속수무책으로 날아가는 궤적을 따라 허공을 박차고 들어갔다. 그리고는 금전표를 꺼내들어 양손에 하나씩 튕겨 날렸다."수상영영사(水上映影射)!"두개의 금전표의 위아래 사이길이가 마치 거울에 반사된 것 같은 혼동스러운 모습으로 모용비쪽으로 날아갔다. 모용비는 암쇄각으로 강한 충격을 받긴 했으나, 반격의 순간은 절대 놓치지 않았다. 손가락을 펴고 간담 싸늘한 공력을 당포의를 향해 방출했다."탄영심심(彈影心審)!"손가락에서부터 방출된 탄지공은 날아오는 금전표를 튕겨냈고, 순식간에 수십 갈래로 퍼져 당포의를 마치 그물처럼 덮쳤다."탄지공이 금전표에 난반사(亂反射), 확장되어 날아오다니, 이 무슨 천라지망(天羅地網)도 아니고!! 큭!"차마 그것을 피할 겨를이 없어 양손을 교차하여 그대로 파고들었다. 역시 살초는 아닌지라 머리카락이 베이거나 옷가지가 찢겨나가는 정도로만 끝났다. 모용비는 그 사이에 회복을 했는지 바닥에 손을 짚고 가볍게 몸을 멈춰섰고 늦을세라, 다가오는 당포의를 향해 손바닥을 벌려 공력을 모았다.' 갑자기 장법이라고? 속임수인가? 그럼 이쪽도...! '당포의도 경공을 멈추고 양손바닥을 바닥에 짚고 강하게 밀어올려 공중으로 뛰어올라 입안에 감추고있던 바늘형 암기를 준비했다. 그런데 모용비가 사용하는 것은 장법이 아니었으니 당황하여 시야가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더 이상 당황할 것 없이 그것을 크게 뜨고 정공인지 변칙일지를 확인하기 위해 끝까지 지켜보았다."탄영광아절교(彈影廣牙絶橋)!"손바닥에서 쏟아져나온 것은 장법이 아니라 다섯손가락에서 방출되는 탄지공이었고, 다섯 갈래의 궤적으로 매섭게 쏟아져나왔다. 그것을 본 당포의는 재빨리 날리려던 암기를 잠시 치운 뒤, 허공에서 몸을 휘둘러 가까스로 다섯줄기의 궤적을 피해내고 자세를 고쳐잡아 모용비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한 손바닥을 입을 막듯 가리고 재빠르게 암기를 입에서부터 쏘아냈다.' 구중교찰표(口中巧札鏢)! '바늘같이 얇고 작은 암기가 공기를 찢어가며 모용비에게 날아갔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그의 왼쪽 얼굴을 스쳐갔을 뿐이었고, 모용비는 보이지 않은 암기에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이것이 정녕 제대로 된 대련이 맞는건가...? 정말 엄청나군! 소월하고는 매번 일방적으로 지는 대련만을 했었는데, 게다가 당문의 정수를 이렇게나 직접 볼 수 있다니... 난 정말 행운아구나...! '..."켁! 아직도 저리 즐거워하다니, 성정이 나보다 더한 것 같은데?"두근!"윽! 하, 하필 이럴 때...!"당포의는 순간 심장부근에서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껴꼈다. 이를 악물고 주변인들에게 들키지 않으려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그를 집중해서 보고 있던 인물들에게 미세하게 흔들리는 어깨를 들켰기에 의심의 눈초리를 사기 충분했다.' 당포의? 왜 갑자기...? '' 대사형? '당포의는 아무래도 좋았다. 아직 할 일도 남아있었고, 지금은 지금을 즐겨야 했다. 단지, 자신의 몸이 부서지는 것을 숨기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애써 썩은 미소일지언정 대사형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치르리라 생각하며 행동할 뿐이었다.복잡한 심경을 뒤로한 채, 구중교찰표를 날리던 당포의가 다시 모용비의 방향으로 운정답보하여 날파람처럼 다가갔고, 모용비도 그를 경공으로 다가가 맞이했다.서로가 웃고 있었다.쾅!서로의 팔과 팔이 맞부딪혀 풍압이 사방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둘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쏜살같이 주먹을 내지르고, 막고, 피하고를 반복했다. 주변에는 모래먼지들이 그들의 합무(合舞)에 의해 파도처럼 일어났고, 한치 앞도 양보하지 않는 초근접전이 펼쳐졌다.탁! 휙!그때 당포의의 내지른 주먹이 모용비의 손에 의해 잡혔고, 그대로 공중으로 띄워 올려졌다. 공중에 떠오른 그의 모습을 본 모용비는 또다시 식은 땀과 어린아이같은 미소가 지어졌다. 당포의는 공중에 올려짐과 동시에 입에 손이 가있었기에 모용비는 짧은시간 전에 경험한 상황을 본능적으로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구중교찰표(口中巧札鏢)! '퓩! 퓩! 퍽!"윽!"정확히 그의 머리위로 바늘과 같은 암기들이 공기를 가르며 떨어져 내렸고, 모용비는 여태까지 숨겨놓았던 마지막 하나의 지고탄을 이용해 그것들을 튕겨내고 곧장 당포의의 안면으로 쏘아냈다. 당포의는 곧바로 고개를 뒤로 젖혀 날아오는 지고탄을 가볍게 피한 뒤, 그대로 원을 그리고 돌면서 다음 수를 준비했다.주머니에서 금전표를 꺼내들고 양손을 이용해 암기랄 것도 없이 사정없이 모용비에게 날리기 시작했다.휙! 휙! 팅! 휙! 티팅! 팅!폭풍같이 수도없이 몰아치는 금전표의 난사로 심법을 유지하는 것이 슬슬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지고칠연탄의 최대 단점이 내력소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집중력과 섬세한 조종술마저 요구했기에 내력을 너무 쉽게 갉아먹는 것이 문제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당포의는 무림에서 이름 날린 시간이 모용비보다도 오래된 달인이었기에 내력의 조절이 능수능란했다는 것도 한몫 했다. 무림초출이라는 경험은 그것을 조절하는데 아직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당포의의 기세에는 난항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모용비는 계속되는 내력소모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당포의의 계속되는 금전표 난사에 탄지공을 놀릴 속도마저 모자라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공력을 집중해야하는 시간보다 직접 던지는 시간이 더 짧고 간결했기에 내공소모에 있어서도 확연하게 불리했다. 내력을 좀 더 많이 사용한다는 탄지공에는 분명 암기보다 강하다는 이점이 있었지만, 사용자의 내력 양에도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 컸다."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소월의 말대로 내공운기에 심혈을 기울일걸... 이제와서 후회라니...".....' 열... 어라. '' 빌어먹을... 벌써부터 나오지마...! '갑자기 모용비의 안에서 자신 안에 걸려있는 자물쇠를 열어야겠다는 욕망이 들기 시작했다. 정신이 점점 오락가락해지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신을 부르는 무언의 소리에 더는 탄지공에 연연하는 것을 그만두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자신의 가슴 한 구석으로 꽂아 세웠다. 당포의는 의아한 표정으로 금전표를 거두고 그의 유심히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모용세가의 사람은 원래 저런건가? 흐름이 은근 간발의 차이로 끊기는데 의식은 또, 왜 저러지? '....[[ 좋아... ]]순간 온몸에 오싹한 느낌이 퍼져 나가는 것을 느끼고는 재빨리 지면으로 착지해 그를 계속해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뭐지? 갑자기 탄지공을 그만두고 심장부근을 찌른다? 뭐가 더 숨겨져 있는거지? 게다가 호흡도 거칠어. 그리고 이상하게도 내 머릿속으로 누군가가 말을 거는 환청마저 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아. 괜히 온몸의 신경에 날이 서는 군. 보통 일이 아니야. '...모용비는 비몽사몽한 모습으로 겨우 호흡을 하며 원치않는 의식에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온몸을 갈망하는 듯 한 자아에 그만 정신을 놓아버리고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의미없어보이는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헉... 헉... 부족해... 그만... 풀어버려야 겠어... 후우... 후련해지...자... 봉(封)... 앙(殃)... 해..."휙! 탁!순간 모용비의 곁으로 둔탁한 바람소리와 함께 팽소월이 다가왔고, 힘없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고는 아무 말 없이 그를 안아주기 시작했다. 정신을 잃기 바로 직전에 모용비는 겨우 눈을 떴고, 어느샌가 자신을 안고있는 소월을 보고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물었다."...어어? 부...인? 언...제 오셨소?"팽소월은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그에게 속삭였다."이제 됐어요. 대련은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모용랑. 고생하셨어요. 이쯤하시고 소부(小夫)가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잠시 잠드세요.""아... 아... 나, 또......""소부는 괜찮습니다, 모용랑? 이제그만 쉬시지요."...당포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에 분위기만을 계속해서 읽을 뿐이었다.' 뭐야, 이번에는? 그녀가 공자의 분위기가 바뀌는 걸 막아섰다? 무슨 일이지? '모용비는 그녀의 모습에 안도의 미소를 지었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잠에 빠진 듯, 그대로 그녀의 품에 안겨들어 새근새근 숨만 쉬기 시작했다. 모용비가 잠든 모습을 확인한 소월은 그를 등에 업고 돌아서서 당포의를 마주했고, 감사의 예를 다하여 고개를 숙이자 당포의도 맞춰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했다.소월이 먼저 입을 열었다."죄송합니다, 당 대사형. 제 부군께서는 일정 내력 이상을 소모하게 되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주도권'을 빼앗기는 상황이 되기에 무례를 무릅쓰고 난입했습니다. 부군의 모습을 보아하니 만족하는 표정이기에 당 대사형께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이런 기회가 좀처럼 없다 보니 오늘은 예외적으로 불타오르셨군요. 잠시 그를 방에 모셔두고 다시 참석하겠습니다."자기 할 말만 하고는 얼른 모용비를 업고 가는 팽소윌. 그녀의 이야기에 생각해야 할 것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들려왔던 목소리나, 그녀가 일러준 그의 '주도권'. 그들이 무슨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세력이 무림계에서 이름을 지우고 살아가는 것과 연관이 있을까 싶을 뿐이었다.용상이 그들의 모습을 보고는 서둘러 당포의에게 다가왔다. 당포의는 그녀가 다가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진중한 표정은 온데간데 사라졌고 의기롭게 미소지으며 반겼다."어떠시오, 용 소저? 이 정도면 쉽사리 적들에게 지지는 않겠지? 지난번 신도룡의 일은 잊을 수 있을 정도로 보이지 않소?"용상의 표정은 그에게서 무엇인가를 보았는지 그리 좋지 못 했다."어... 내가 뭘 잘못했던가? 상황을 보면 얻은 것도 많고, 건재하다는 것도 보여줬고, 개선할 점도 여럿 확인했는데 말이지?"무언가 갑갑한 눈치를 보이는 용상은 대뜸 당포의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기 시작했다.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낀 것인지 다짜고짜 맥을 짚는 그녀를 보고 그저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별일없...을텐데...""......"용상은 그저 맥을 다 짚고는 뒤돌아 그를 떠날 뿐이었다. 당포의는 어렴풋이 자신의 상태를 눈치챈 모양인듯,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뻥 뚫려있는 새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쾌청한 날씨인데 어째 시원하지 않다. 씁쓸한 표정을 지우려 노력했지만 들통나는 것은 금방이었다.묵령이 다가왔다."대사형."묵령의 표정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마치 설명을 요구하는 듯 한 눈빛이었다. 당포의는 크게 한숨 쉬었다."......어, 소사매도 눈치챘어? 역시 첫번째로 대회장을 불태운 보람이 있는건가? 그나저나 이런 모습은 보이기 싫었는데..."
"......"
당포의는 그저 소사매에게 쓸쓸한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어깨를 탁, 탁, 두 번을 짚고 천천히 무대 밖으로 퇴장했다.
"나중에 가르쳐줄게. 일단 다음 무대를 준비하자. 보는 눈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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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월영전(月鍈傳) (28). 끝.
눈치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용비의 모티브는 박성우 작가의 [천랑열전] 캐릭터인 모용비입니다. 이름과 탄지공, 각법을 위주로 사용하는 캐릭터였지요. 이정도의 설정까지만 가져왔고, 더 깊은 설정은 새로 만들었습니다. 언급은 안했지만 쾌남에 게으른 성격을 넣어봤고, 탄지공의 공아탄영무(孔牙彈影武)와 각법의 지심연오무(地心燕五武)라는 걸 사용하는 캐릭터로 만들어봤습니다.
천랑열전의 오왕(五王)이라는 설정을 버리고 뭔가 나사빠지고 부족한 듯 한 캐릭터를 생각해봤습니다. 맛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적에 워낙에 좋아했던 캐릭터인지라 한번 사용해보고 싶었습니다.
팽소월은 완전 자작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제가 워낙에 소설을 잘 안봐서... 아마 비슷한 캐릭터는 있을 겁니다. 활협전에서는 용상에 가장 가깝지요. 그녀를 모티브로 삼지는 않았지만 캐릭터성은 어떻게 살려야할지 고민하는 중인 캐릭터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