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습니다.
엔딩을 보고 난 뒤가 본편이라는 세계수답게, 이야기가 그리 쉽게 끝나주지는 않는군요.
설마 최종보스를 쓰러뜨린 뒤에 또 최종보스를 쓰러뜨린 뒤에 또 최종보스가 있을 줄이야.
14미궁은 답파했지만, 이제부터 13미궁으로 되돌아가 또 보스를 잡아야 됩니다. 후......
우선, 미궁 이야기입니다.
14층을 시작하면 항해왕녀가 다짜고짜 동료로 들어옵니다. 보행회복이니 아이템줍기니 이것저것 해주는데
삐끗하면 깩하는 제6계층답게(14미궁이지만) 그런 자잘한 게 큰 도움이 되어주진 않습니다.
어느정도 진행하면 실 쓰고, 어느 정도 진행하면 실 쓰고, 이것의 반복이죠. 내가 피크닉이나 할 걸 왜 히로익을 해서.
그리고 브로트, 너 브라콘 짓거리 관두고 집에가라 그냥.
이번 미궁은 또 영당입니다. 영당 지겹습니다.
신주쿠 내놔 신주쿠.
5층 던전이지만 벽의 위아래 넓이 합쳐서 실질 10층짜리 미궁답게, 구제 조치인지 지금까지의 제6계층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름길이 많습니다.
아틀라스답지 않은 친절 설계입니다. 고마워, 아틀라스. 하지만 영당 좀 작작 내 줬으면 좋겠어. 영당 지겨워. 신주쿠 내놔 신주쿠.
4층의 꽤 어려웠던 FOE퍼즐과 5층의 파인애플과 사자의 연계기는 무서웠습니다. 이게 세계수지.
하지만 그것도 어째저째 돌파해서 보스 방 앞, 일단 적당히 110쯤 된 멤버들로 덤비고, 귀여운 아가씨랑 인사 한 번 하고
1턴에 뭐가 뭔지도 모르고 끝장나고, 아 안되겠다 싶어서 레벨업 노가다로 돌입.
3용이니 호박이니 하는 것들이랑 싸울 때도 한 번도 안 썼던 DLC를 써서 130은퇴 130 5명을 맞춰서
전멸과 리트라이를 반복하며 현실 시간으로 사흘 걸려서 때려잡았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하메로 얍삽하게 잡는 공략방법도 있는 모양이었습니다만, 처음 스토리 시작할 때 멤버들로 일단 한 번 이기고 싶었거든요.
서브클래스는 바꿨지만, 히어로, 임페리얼, 메딕, 거너, 팔라딘이라는 초기 구성을 그대로 써서 깼습니다.
이번 보스는 3턴마다 뿅뿅 전체 속성브레스를 쏴오는 3룡이 강화판이라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자기가 치명적인 공격을 해오면서 자기가 스스로 복구할 턴을 짤깍짤깍 주는 친절한 놈이죠. 고맙기도 해라.
밤에 가면 패턴무작위에 회복예고 없음이래서, 이 멤버론 안되겠다 싶어 그냥 순순히 낮에 갔습니다.
보스에게만 딜을 집중하면 추후 조금씩 튀어나오는 유령이 파티를 전멸시키는군요.
소환되는 유령은 기본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지만, 4마리가 모이고 턴이 종료되면 진짜 아무 것도 못하고 떡잎이 뜹니다.
팔라딘의 완전방어로 쌩까고 딜이나 넣자 했지만 방어조차 뚫고 들어오네요. 망함.
그래서 보스 HP는 호박사막의 저거넛보다 3만 정도밖에 안 많지만, 실질적으로는 그것보다 몇만 더 많다고 봐야 합니다. 부하들을 재깍재깍 제거해야 되거든요.
게다가 후반이 되면 놀랍게도 1턴에 유령을 4마리 소환해버리는 폭거를 저지릅니다.
HP 얼마 안 남았다 싶어서 본체에 극딜했더니 유령을 전부 먹고 6만 회복해서 되돌아오네요. 망함.
히어로의 브레이크를 마지막까지 아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ㅎㅎ
전열에 히어로/닥터마구스, 임페리얼/조디악, 후열에 메딕/프린세스, 거너/쇼군, 팔라딘/하이랜더 구성입니다.
지금까지는 선제 조명탄에 힘입어 메딕도 지팡이 들고 때리기에 참가했지만 이번 보스가 버프디버프 지우기를 '턴 소모 없이' 사용해오는 바람에 그 전법은 봉인.
상태이상도 봉인도 마땅찮은데다 데미지 소스 거너가 상태이상이나 쓰고 있긴 곤란해서 그냥 딜로 찍어누르기로 합니다.
우선 히어로, 방패 스킬로 팔라딘을 보조하면서 레지먼트레지먼트레지먼트, 진형이 무너지면 닥터마구스 스킬로 메딕을 보조합니다.
극악 회복패턴을 레지먼트/잔상레지먼트로 그냥 돌파할 수 있어서 남들 다 정비하는 동안 딜을 넣어주네요.
임페리얼, 드라이브드라이브드라이브입니다. 회복 패턴동안 강제배열을 시전할 시간을 곱게 받아서 그냥 생각없이 본체를 때립니다.
과열된 동안, 후열에 소환되는 전멸 예고장을 지우기 위해 무기 스킬로 전체데미지도 먹이고 하면서 생각없이 딜링에 치중합니다.
메딕, 다른 딜러들이 못 하는 걸 합니다. 에어리어 힐로 손해 복구, 딜레이 힐로 가드 보조, 상태이상/봉인 회복, 버프, 디버프, 죽으면 리저렉션.
힐 데자뷰가 수시로 지워지는 건 둘째치고 데자뷰 따위를 쓸 턴이 없습니다. 서브프린세스는 방패 장착과 공격의 호령만을 위해서만 선택했네요.
거너, 새 떨어뜨리기와 가사재생, 카이샤쿠 등 자잘한 서브 패시브를 달고 그냥 도탄만 난사합니다. 가끔은 도탄으로 안 죽은 유령도 난사로 치웁니다.
메딕이 멈추거나 아가씨가 회복 자세를 취하거나 하는 틈에는 드럭 불렛을 쓰거나 아이템을 쓰거나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고정 포대네요.
팔라딘, 블러드 베일 믿고 속성 가드와 풀 가드, 라인 디바이드로 쉴새없이 얻어맞고 틀어막습니다. 힐 가드와 리커버리 가드, 블러드 웨폰으로 보조합니다.
상대가 회복자세 취하는거 보고 실드플레어 누른 뒤에 다음턴(속성공격이 안 날아오는 턴)에 실드플레어 쏘니까 혼자서 7발을 반격해내네요.
이제 남은 건, FOE퍼즐을 답파하느라 그동안 무시했던 14미궁의 FOE들을 마저 도감에 등록하고, 13미궁에서 최종보스 때려잡고, 디노게이터를 상대하는 거네요.
와, 신난다. 마지막 두 개 때문에 마음이 꺾이겠어.
그리고, 여기까지 했는데 숨겨진 직업은 해금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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