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블로그에 올린 글을 살짝 수정한 글입니다. 참고 부탁드릴게요 ^^)
(http://blog.naver.com/yyyooouu/220197525471)
일본에는 <소닉 툰>이란 이름으로 12월에 출시하게 되는 Wii U용 <소닉 붐: 라이즈 오브 리릭>과 3DS용 <소닉 붐: 섀터드 크리스탈>이 TV 시리즈 방영과 비슷한 시기에 미국과 기타 영미권 국가들에 출시했습니다만...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두 게임 모두 평가들이 썩 좋지 않을 뿐더러, 특히나 Wii U로 출시한 <소닉 붐: 라이즈 오브 리릭>(이하 RoL)은 2006년에 있었던 그 악몽이 떠오를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당장 내리기 어렵습니다. TV 시리즈는 확실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충분하다고 생각되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리즈이긴 하나 그 이상의 연령대가 보더라도 가끔씩 웃을 수 있을 정도로 괜찮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게임 쪽은... 저한테 Wii U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갖고 있는 3DS도 일본판이라 <소닉 붐: 섀터드 크리스탈>(이하 SC)의 데모는 12월 3일이나 되어야 출시되니... 네, 전혀 해보지 않은 게임을 갖고 평가할 수는 없겠죠. 다만, 플레이 영상을 보건대 RoL보다는 확실히 SC가 '소닉 게임'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어 보였습니다.
제 여담이 길었습니다만, 일단 <소닉 붐> 프랜차이즈에 대한 제 의견을 적어보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글을 발견해서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영국의 소닉 팬들이 운영하고 있는 'The Sonic Stadium( http://www.sonicstadium.org )' 이라는 사이트에서 현재 <소닉 붐> 프랜차이즈 전체에 대해 '도대체 뭔 일이 있던거야?'라는 질문에 대해 이것 저것 그럴듯한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세가나, 빅 레드 버튼이나, 그 어디에서도 '이래서 이렇게 됐습니다'라는 공식 성명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 100% 확신할 수 있는 내용들은 아니지만,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신빙성 있어 보입니다.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위에 언급한대로 상황 자체가 정말 '2006년의 악몽'의 재현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해당 글의 번역입니다.
(원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The Spin: Sonic Boom - What the Heck Happened?)
- Part 1: http://www.sonicstadium.org/2014/11/the-spin-sonic-boom-what-happened-part-1/
- Part 2: http://www.sonicstadium.org/2014/11/the-spin-sonic-boom-what-the-heck-happened-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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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아래의 내용은 'The Sonic Stadium'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다른 운영진들의 공식 입장 역시 아님을 밝힙니다. 이 글의 목적은 해당 주제에 대한 토론과 토의를 이끌어내기 위함입니다.
이 글은 <소닉 붐> 시리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글은 <소닉 붐> 게임들에 대한 리뷰가 아니며, 해당 리뷰는 다른 운영진이 작업 중입니다. 이 글은 <소닉 붐> 시리즈의 개발 과정에 대해, 그리고 <소닉 붐>의 결과물이 다르게 나타났을지도 모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 것입니다.
(▲ <소닉 붐> 프랜차이즈 대표 로고)
<소닉 붐>이 발매한 이후, 개발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모두가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개발과정이 뭔가 끔찍하게 잘못 돌아갔다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뭔 일이 있었던거야?'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당최 누구를 탓해야 할 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제가 조사를 해 본 결과, 찾아낸 증거들과 자료들이 너무나 많아서 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우선 '짤린 컨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 '빅 레드 버튼(역주: RoL을 제작한 외주 개발사)'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가능성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 나가겠습니다.
위에 언급한대로 매일같이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추후에 이 주제를 가지고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만, 일단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가지고 이야기하겠습니다.
또한, 나중에 다른 증거가 나타나서 지금 제가 보여드리려는 증거들의 의미가 없어져 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당장 '빅 레드 버튼'에서도 아무런 공식 발표가 없고, 스테픈 프로스트 씨 (역주: <소닉 붐> 프랜차이즈 홍보 총괄 겸 세가 미국지사 프로듀서)로부터도 아무런 언급이 없는 현재, 아래의 내용이 일단 제가 내린 결론들입니다.
Part 1: Cut Content (짤린 컨텐츠)
게임 상에서 짤린 컨텐츠들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몇몇은 발표된 적도 있었고, 몇몇은 심지어 일부 행사에서 '플레이 가능한' 형태로도 존재했고... 솔직히 좀 놀라울 지경입니다. 이 파트에서는 짤린 컨텐츠들 중 게임 자체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큰 것들부터 시작해서, 유저들로 하여금 <소닉 붐>이라는 프랜차이즈 자체를 잘못 이해하게 만든 내용들을 풀어보겠습니다.
- RoL에 스틱스가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
(▲ <소닉 붐> 발표 초기 당시 포스터)
이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당시 모든 사람들이 환장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저 캐릭터는 뭐지, '마린(역주: <소닉 러시 어드벤쳐>에 나온 캐릭터)'인가? 새로운 캐릭터인가? 도대체 누구야? 왜 저 메인 캐릭터들이랑 함께 있는거지?
사실, 아직도 이 질문에 대답하기가 어려운게, 게임에서 이에 대한 대답을 전혀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틱스'라는 캐릭터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를 떠올려보십시오. 그 당시에는 꽤 큰 이슈였습니다. 세가 블로그에도 따로 글이 올라오고, 이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영상이 따로 소개될 정도였으니까요. 스틱스가 공식 발표 되었을 당시의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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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스는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야생적'인 새로운 캐릭터이며, 이번에 새로이 소닉의 친구들 사이에 끼게 됩니다.
에이미가 스틱스를 문명 사회에 가까이 갈 수 있게 도와주면서 둘은 금방 절친이 되었고, 스틱스는 친구가 위험해 처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친구를 구하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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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내용이 언제 설명이 되었던가요? RoL이나 SC 어디에서도 이런 내용은 설명되지 않습니다. 여담으로 게임 내에서 아무도 '리릭'이란 캐릭터를 모르기 때문에 SC는 이제 그냥 아예 평행 세계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역주: RoL 내용 자체가 '리릭'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만나고 그를 저지하기 위한 이야기)
TV 시리즈요? 아마도요...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RoL의 시점 자체가 소닉과 친구들이 스틱스를 처음 만나는 시점입니다. TV 시리즈는 그 이후 이야기입니다. 그럼, 이게 도대체 언제 일어나는 일이란 말인가요?
무슨 일일까요? 짤린 컨텐츠일까요? 아니면 아예 홍보가 잘못된 것일까요? 그렇게나 중요하게 스틱스와 에이미가 절친이고 에이미가 스틱스를 도와준다는 홍보를 했음에도, 두 개의 게임 중 그 어디에도 이러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 일본 공식 홈페이지에서의 스틱스 소개 페이지)
사실 RoL에서 스틱스는 그냥 NPC에 불과합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가득한 마을에 있는데다가, 유저들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스틱스가 문명화하는데 도움이 필요한 캐릭터라고 주장한다면 믿음이 가질 않습니다. 그녀는 마을 안에 떡하니 있으니까요. 그럼 도대체 그 '반사회적'인 내용이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RoL에서의 스틱스의 역할은 정말 너무 작아서, '스틱스가 과연 이 게임에 있을 필요는 있는걸까?'라는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다음 파트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겠지만, 스틱스가 RoL에서 아예 등장할 계획이 없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TV 시리즈와 SC와의 연계를 위해 억지로 개발 말미에 집어넣었다는 셈이 되죠.
- 짤린 허브 월드 (역주: 스테이지들을 잇는 '마을' 같은 개념)
여러분들 중 몇 분이나 이 이미지를 기억하시나요?
(▲ <소닉 붐> 발표 초기 스크린 샷)
우선 짚고 넘어갈 것이, 위의 스크린 샷이 실제 게임 스크린 샷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정말 죄송하지만, 이건 그냥 거짓말이자 속임수입니다. 이에 대한 논의들이 수도 없이 오고 가는 중입니다.
그럼 어쨌든 이게 속임수 맞지 않느냐라고 한다면... 그게 속임수가 맞긴 맞는데... 저 지역이 실제로 존재하긴 했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구요? '빅 레드 버튼'이 공개했던 영상에 저 이미지와 같은 곳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역주: 아래 영상은 <소닉 붐>이 공개되기 이전에 '크라이 엔진 3' 테크 데모 영상으로 공개했던 영상)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에이, 이건 몇 년이나 지난 영상인데... 이미 예전에 개발 취소한 부분 아냐?' 사실, 그건 또 아닌게, 2014년 2월까지도 이 부분이 플레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세가에서 공개한 아래의 영상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5분 47초 지점에 잠깐 나옵니다.
아까 그 허브 월드랑 비슷하게 보입니다.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모습과 주변의 디테일을 보세요.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영상에 나온 그 부분이 Wii U로 동작하는 모습이 아니라 윈도 7 PC에서 동작하고 있었다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적어도 2월까지는 저 허브 월드가 완성된 상태로 게임에 들어갈 예정이었다는 것이 되는데... 그래서 이건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그로부터 몇 달 뒤에 이런 상태로 남게 됩니다.
(▲ E3 당시 데모 플레이 영상입니다. 본문에서 언급하는 내용은 맨 처음의 타이틀 화면만 보시면 됩니다.)
2014년 E3 행사 때 Wii U로 보여진 그 허브 월드입니다. 이제는 그냥 타이틀 화면의 뒷 배경으로만 남았네요. 그럼 이게 실제 게임 상에서는 존재하는가? 네, 존재합니다.
여기 그 허브 월드...의 일부분입니다.
(▲ 위의 그 스크린샷과 비교하니 느껴지는 심각한 격차)
유튜브 영상을 캡쳐한 것이기 때문에 이미지 화질은 많이 떨어지지만... 세상에나, 그런 걸로는 변명이 되질 않을 것 같습니다. 보세요, 아까 보였던 그 디테일들은 온데간데 없고, 수준급 그래픽은 사라졌고, 디자인 자체도 바뀌었습니다. 마치 살이 다 벗겨지고 그냥 뼈만 남은 모습이네요.
아래에 다른 컨셉 아트와도 비교해보세요. 그래픽적으로 훨씬 낫고, 디테일도 훨씬 살아 있는 모습입니다.
(▲ 스크린샷의 오른쪽 위를 중점으로 확인해보니...)
어떻게 된거죠?
- 고대의 땅을 발견했다고?
이 게임의 가장 처음 트레일러에서 이러한 내용이 나옵니다. '고대의 땅이 발견됐다(An Ancient Land Discovered)'. 소닉과 다른 일행들이 각각 '여긴 도대체 뭐지?(What is this place?)', '여긴 파라다이스다(This is paradise)'라고 말하는 부분도 확인할 수 있으며, 스테픈 프로스트 씨와 다른 세가 홍보팀이 지속적으로 소닉과 친구들이 이 잃어버린 땅에 떨어졌다고 홍보해 왔습니다.
그럼 어째서 게임에 이런 게 하나도 없는거죠?
이 비밀스런 고대의 땅은 어디에 있는겁니까? 게임 도입부에서 에그맨이 소닉과 친구들을 쫓는 광경을 보고 있자면 이건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땅'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럼 이 고대의 땅에 언제 들어간다는 말이죠? 게임 어디에도 트레일러에서 보여진 것처럼 그곳에 '떨어지는' 모습은 안 보이는데요?
아, 에그맨이 길을 부숴서 떨어지는 그곳이요? 그게 '고대의 땅'이에요? 그게 아니면 리릭의 무덤에 들어갈 때요? 그러면 언제 어떻게 에그맨은 이 로봇들을 찾아내서 재작동시킨 건가요? 그럼 어떻게...
문제점이 보이시나요?
이 문제점이 다음 문제점을 또 불러옵니다.
- 존재할리가 만무한 소닉, 테일즈, 너클즈의 고대 벽화?
(▲ 게임 상에서 이 문을 열고 리릭의 무덤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고대의 땅 이야기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소닉과 친구들이 과거로 돌아가서 리릭과 마주칩니다. 그게 다에요. 소닉과 친구들이 '고대인'들을 만나는 것도 아니고, 그 외 다른 NPC들과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지도 않습니다. 그럼 고대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소닉과 테일즈를 만나지도 않았는데 벽에 벽화를 남길 수 있었다는 말인가요?
더욱이 바늘두더지 석상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왜 아무도 이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는거죠? 게임 전체에서 소닉이나 친구들 중 그 아무도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게임 전체에서 컷신이 아닌 그냥 플레이 도중 나오는 그냥 대화 중 딱 한 번 언급이 된 것 같습니다. 그 이상은 없구요.
'잠깐, '너클즈' 석상이라고?'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그 석상이 그냥 고대 바늘두더지 종족의 석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게임 제작에 참여한 아티스트들 중 딱 한 명만 개발 과정 상의 이미지들을 공개했는데, 이 석상의 이름이 'Knucks Statue'입니다. 이걸로 너클즈(Knuckles)를 유추해낼 수 있겠죠?
(▲ 확실히... 그런 듯)
하지만, 일단 이들이 고대인이라는 가정을 하고 보도록 합시다. 그럼 이들은 어디 있는 건가요? 게임 상에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데, 컨셉 아트들은 존재합니다. 게임에서도 여러번 언급이 되지만, 한 번도 만나볼 수가 없습니다.
(▲ 고대인 컨셉 아트)
여기 이게 바로 고대인입니다. <소닉 붐> 어디에도 이들이 나타난 적이 없습니다. 그럼 아까 그 석상들이 이들을 나타낸 것인가요? 그렇다면, 왜 서로 다르게 생긴거죠? 혹시 그냥 진짜로 너클즈 석상은 아닐까요?
그러면 왜 게임에서 이들의 존재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이 없는 것일까요? 물론 소닉과 테일즈가 과거로 가긴 하지만, 아무도 그들과 마주치지는 않습니다. 이 벽화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캐릭터도 역시 없습니다.
- '퍼시'가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였다
(▲ 위의 캐릭터가 바로 '퍼시')
이 글 도입부에 제가 짤린 컨텐츠에 대해 놀라울 지경이라고 했던 부분을 기억하시나요? 이 부분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퍼시는 그냥 지나가다 말 거는 NPC가 아니라,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였습니다.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가 아니었다고 해도 특정 미션에서 같이 행동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구요?
(역주: Bygone Island라는 지역에서 퍼시를 만나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면 실제로 게임 상에서 에이미가 그렇다고 말해주기 때문이죠!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에이미로 진행하는 미션이 있는데 거기서 에이미가 실제로 '잘했어, 퍼시!'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미션 중에 에이미 외에 같이 진행하는 캐릭터는 너클즈 뿐인데 말이죠! 퍼시는 그 지역에 있지도 않았고, 오히려 마을에 있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에이미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거죠? 이게 혹시 퍼시가 있던 스테이지의 대화 내용의 남은 부분이라면?
잠시 생각을 해보세요. 이 게임에서는 스테이지를 진행 중인 캐릭터가 같이 진행하는 캐릭터에게 말을 겁니다. 이건 그냥 아마추어스러운 결과물입니다. 이런 부분은 개발진들이 발매 몇 달전에 진작에 발견하고 없앴어야 할 부분입니다. 이대로 발매를 했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죠.
- 리릭은 소닉을 아주 잠깐 만나 놓고, 어떻게 소닉이 그렇게 '뻔하게' 움직일 줄 알았을까?
리릭과의 첫 대면을 보면 그와 소닉 사이에는 수많은 대결을 펼친 길고 긴 역사가 있을 것 같이 보입니다. 그래서 리릭이 소닉의 스핀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이죠.
(역주: 게임에서 리릭을 처음 만났을 때, 소닉이 스핀 공격을 하지만 리릭이 그것을 역이용해 수갑을 풀어낸 뒤, '1000년이 지나도 너의 공격은 여전히 뻔하구나'라는 말을 합니다)
그럼 서로 만난 시간이 1분이 채 안 되는데 어떻게 그렇게 될 수가 있죠? 그보다 오래 대결해 온 다른 적들은 공격을 못 피하는데도요? 제발 '리릭이 그 정도로 훌륭하다' 같은 소리는 하지 마세요, 진짜 그건 아니니까.
말이 되는 유일한 설명은 소닉과 리릭이 여러번 싸웠다는 컨텐츠가 짤렸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증거도 있습니다.
(▲ <소닉 붐> 컨셉 아트 중 하나)
파괴된 주변 모습이나 멀리 보이는 거대한 기계의 모습으로 보아 미래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컨셉 아트입니다. 리릭이 승리한 '안 좋은 미래' (혹은 '안 좋은 과거')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몇몇은 '이걸 갖고 리릭과의 대면이 몇 번 더 있었다는 게 어떻게 증명된다는 거지?'라고 의심을 품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걸로는 물론 증명이 안됩니다. 그러나 게임 상에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소닉이 QNC(역주: 게임 상에 등장하는 도우미 로봇)를 두 번째로 만났을 때 이렇게 말합니다. '너 어떻게 그렇게 아무데서나 막 나타나는거야?(How do you keep popping out of nowhere?)'. 뭐라고, 소닉? 너 얘를 만난 게 딱 한 번밖에 없는데? 한 번 우연히 마주친 것 치고는 이상한 단어 선택입니다. 그럼 어디에서 서로 만났다는 말일까요? QNC는 리릭에게 상황보고를 하던 로봇이었지만, 이것이 제대로 보여지거나 이야기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짤린 컨텐츠가 아니고서는 말이 되지 않죠?
- “소닉과 친구들은 지금껏 함께 활동해본 적이 없다”
(▲ <소닉 붐> 발표 초기 트레일러 중의 장면)
게임이 발표되고 나서, 스테픈 프로스트 씨와 다른 홍보 직원들로부터 나온 얘기 중 하나가, 소닉과 친구들이 서로 함께 활동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서로의 차이점을 제쳐두고 함께 협동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식 언론 보도 상에도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그럼 이런 내용이 게임 어디에서 나온다는 것일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게임 시작하고 대략 10초 정도 후에 잠깐 나오고 다시는 언급되지 않습니다. 에그맨을 상대하는 도입 스테이지에서 에그맨이 소닉이 친구들을 데리고 온다고 놀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소닉이 그에 대해 '너를 상대하는 데 친구들은 필요 없어!(I don't need my friends to beat you!)'라고 대답합니다. 제가 그걸 듣고 바로 든 생각은, '그럼 왜 데리고 온 건데?'
그리고 그게 전부입니다. '소닉이 팀으로써 활동하는 걸 신경쓰지 않는다'라는 암시가 나오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분명 홍보 첫 날부터 그렇게 홍보 팀이 얘기해 오던 부분인데도 말이죠. 그럼 이게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맨 처음 트레일러에 힌트가 있었습니다. 트레일러 상의 오프닝 컷 신을 보면 4명이 모두 적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실제 게임에서는 소닉 혼자만 둘러싸여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제 생각에는 이것 역시 짤린 컨텐츠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소닉이 친구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스토리가 있었다는 힌트가 있다고 한다면 믿으실 수 있을까요? 게임 상에 그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리릭을 물리치고 나면 소닉이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할 마음이 없는 것처럼... 이상하게 행동합니다. 다른 예로, 엔딩 컷 신에서 너클즈의 대사 중에 '우리래! 얘가 우리라고 말했어!(We! He said We!)'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캐릭터들이 협력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모습이 게임 상에서 전혀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당장 게임의 맨 처음 장면에서 봐도 에그맨을 상대할 때 서로 협력하며, 심지어 전략을 짜면서 진행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섀도우가 나타났을 때도 마찬가지로, 소닉이 이전에도 친구들과 같이 많이 활동했다는 것이 암시됩니다. 그럼 왜 홍보 팀에서 이런 내용을 그렇게 수도 없이 말해온 것일까요?
유일한 설명은, 역시 스토리가 많이 짤려 나갔다는 것이겠죠.
- 섀도우는 이 게임에 왜 존재하는가? 그리고 왜 이렇게 못된 캐릭터가 되었는가?
(▲ 일본 공식 사이트 상의 섀도우 소개 페이지)
(역주: 한글 표기법 상 '섀도'가 맞는 표현이나, 그동안 불려온 내력이 있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그냥 '섀도우'라 표기)
이 게임에서 가장 쓸데없이 들어간 케이스로 손꼽히는 섀도우는 실제로 게임에 왜 포함이 된 건지도 의심스러운데다가 이유 자체부터가 말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소닉이 섀도우와 싸우는 것도 그러려니 할 수 있고, 섀도우가 리릭에 대항해서 싸우는 것도 저는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 게임에서 행동하는 방식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먼저 얘기할 것이, 섀도우가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소닉이 친구들과 함께 행동하기 때문에 그가 약해지고 있다'고 조롱하는 건데... 이 말 자체가 지난 10년간의 그의 존재에 대한 모순입니다. <소닉 히어로즈>, <섀도우 더 헤지호그>, 심지어 <소닉 더 헤지호그 '06(역주: <소닉 넥젠>으로도 많이 불림)>에서도 섀도우는 '친구들'과 함께 행동했고 그들을 이용해 이득을 얻고 진행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갑자기 그에 반대로 행동한다구요?
미안하지만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섀도우는 <소닉 어드벤쳐 2>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 빼고는 이런 식으로 행동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말 나온 김에 아래의 인터뷰도 한 번 살펴보실까요?
스테픈 프로스트 씨가 '우리는 이 캐릭터들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한 수많은 인터뷰들 중 하나입니다. 정말요? 이 캐릭터들을 이해한다면서, 도대체 왜...
(▲ 섀도우의 첫 등장 컷 신 중 하나)
도대체 왜 이런 컷 신이 존재한다는 말입니까?
RoL에서의 섀도우는 <소닉 붐> 관계자들이 이 캐릭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준다고 봅니다. <소닉 붐>의 쉴드를 쳐주려고 달려드는 팬들이나, 저를 '섀도우 팬보이(역주: '섀도우 빠'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라고 오해하시는 분들... 아닙니다. 저는 딱히 섀도우의 팬은 아니지만, <소닉 어드벤쳐 2> 이후로 이 캐릭터가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지와 RoL에서의 행동이 그동안의 역사를 뒤집는 행동이라는 걸 알 정도는 됩니다.
또한, <소닉 붐> 쉴더들이 '이건 별개의 시리즈잖아!'라든지 그와 비슷한 얘기를 할 것 같지만, 그건 조금 있다가 얘기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섀도우는 개발 말미에 집어넣은 것 같아 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개발 말미라 함은, 대략적으로 게임 발매 '1년 미만' 전입니다. 스테픈 프로스트 씨도 인터뷰에서 직접 이전의 캐릭터들도 돌아올 것이라 언급했기 때문에, 섀도우도 그 캐릭터들 중 하나였다고 짐작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현재 공개된 컨셉 아트들 중에 전혀 다른 모습의 리릭, 짤린 스테이지들, 완전히 옷을 입고 있는 소닉, 디자인 초기 단계의 테일즈, 에이미, 너클즈 같은 아트들은 확실히 있습니다.
(▲ 메탈소닉(좌)과 섀도우(우)의 컨셉 아트)
그런데 섀도우는 그런 컨셉 아트가 전혀 없습니다. 공개된 것 중에 유일하게 찾을 수 있는 것은 위에 보이는 이 컨셉 아트 뿐입니다. 이러한 내용들이 '섀도우가 왜 본래 시리즈의 모습과 크게 다른 점이 없는지'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냥 팬들을 만족시킨다는 명목 하에 개발 말미에 억지로 집어 넣은 것은 아닐까요?
- 4인 협동 멀티 플레이 모드가 있었다?
(▲ <소닉 붐> 컨셉 아트 중 하나)
최종 발매된 게임에도 분명 4인 멀티 플레이가 존재합니다만, 그건 메인 스토리 모드가 아니라 별도의 챌린지로만 존재합니다. 하지만, 초기 컨셉 아트로 미루어 보아, 4명의 플레이어가 각각의 캐릭터를 골라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4인 협동 멀티 플레이어 모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최종 발매된 게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냥 개발 초기부터 삭제된 기획일지도 모릅니다. 컨셉 아트 하나만 가지고 그걸 증명할 수도 없을 뿐더러, 개발 초기 테스트에서 해보니까 불가능했다거나 기술적으로 콘솔의 한계에 부딪혔다거나 할 수도 있으니까요.
4인 멀티 플레이 컨셉 아트만으로 이를 증명할 수 없다면, 캐릭터 초기 디자인 컨셉 아트를 한 번 살펴보시죠.
(▲ 디자인 초기 당시의 소닉)
이제 위의 이미지와 아래의 이미지, 그리고 4인 멀티 플레이 컨셉 아트와 함께 비교해 보세요.
(▲ <소닉 붐> 컨셉 아트 중 하나)
디자인이 최종 결정된 디자인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너클즈가 벨트를 차고 있는 부분 같은 것을 빼면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림의 스타일을 보지 마시고, 전체적인 디자인 자체를 보세요. 최종 디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이 4인 코옵이 그냥 개발 초기 당시에 짤린 컨셉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4인 코옵 모드가 개발 도중에 고려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컨셉 아트 역시 존재할 수가 없죠. 더구나 게임 특성 상, 4인 코옵 모드가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지 않나요?
- 이게 별개의 시리즈라면, 왜 그렇단 느낌을 받을 수가 없는걸까?
(▲ <소닉 붐> 발표 초기 당시 공개된 캐릭터 디자인)
질문 하나 드려볼까요? 팔과 다리에 칭칭 감은 스포츠 테이프, 옷, 그리고 캐릭터 디자인을 제외하면 이게 다른 시리즈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다른 게 없다고 봐도 됩니다.
캐릭터들이 행동하는 방식도 본가 시리즈와 다를 바 없고, 성우들도 똑같고, 캐릭터들끼리의 대화나 행동도 똑같고, 이전에 서로 겪은 일들도 본가 시리즈와 다를 것 없어 보이고, 이전 게임들에 대한 언급들도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별개의 내용이라는 느낌을 어디에서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어떻게 별개의 시리즈라는 말이죠?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겉모습밖에 없습니다. 두 가지 예외점으로는 섀도우가 당최 이 게임에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너클즈가 멍청하다는 점, 그 두 가지 뿐입니다. 본가 시리즈와 이렇게나 많이 의지하고 있으면서 '이게 내 특징이지, 그래서 난 달라'라고 말할 수가 있을까요? <소닉 붐> 프랜차이즈 그 어디에도 '난 본가 소닉 시리즈가 아니다'라고 보여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럼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발표 첫 날부터 스테픈 프로스트 씨와 다른 직원들은 '이 시리즈는 다른 시리즈다'라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홍보해 왔는데 말이죠. 캐릭터 디자인이 다른 점 이외에 다른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게 어떻게 다른 시리즈가 된다는 말입니까?
Part 2: Big Red Panic Button (빅 레드 '패닉' 버튼)
파트 1에서 짤린 컨텐츠를 다뤘고, 이번에는 빅 레드 버튼과 세가의 역할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 <소닉 붐>의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세가의 공식 발표 내용에 따르면 <소닉 붐> 프랜차이즈 자체의 공식 발표는 2011년 2월에 됐습니다.
하지만, 이건 거짓입니다.
새로이 발견한 증거에 따르면, <소닉 붐>은 2010년 6월에도 개발 중이었습니다. 세가가 발표하기 거의 1년 전의 일입니다. 아래가 그 증거입니다.
(▲ 빅 레드 버튼의 아티스트 빌라리얼 씨의 페이스북 글)
빌라리얼 씨는 빅 레드 버튼의 컨셉 아티스트로, 지금은 다 지워졌지만 페이스북에 수많은 초기 컨셉 아트들을 올리곤 했습니다. 이 글이 흥미로운 점이, 아이탄 자나 씨(Eytan Zana)를 향해 감사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나 씨는 현재 빅 레드 버튼에서 근무하고 있지 않지만, LinkedIn 프로필에 따르면 2010년 6월 당시에는 일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었냐구요? '미발표 프로젝트들의 컨셉 아티스트'였습니다.
<소닉 붐> 제작에 확실히 참여한 사람이 2010년 6월에 그가 속한 '팀' 전체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페이스북 글이 바로 위의 이미지입니다. 별다른 조사를 더 하지 않아도 이 증거들이 연결된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이전부터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The Sonic Stadium의 운영진 중 한 명이 2009년 당시 빅 레드 버튼에서 근무하고 있던 또 다른 컨셉 아티스트를 찾는데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찾을 수가 없긴 하지만, 그의 홈페이지에는 RoL의 컨셉 아트가 수도 없이 있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중요한 점이, '개발의 시작 지점을 어디로 잡아야 하느냐'입니다. 기획이나 디자인이 시작되는 시점? 아니면 게임의 프로그램 코딩이 시작되는 시점? 이게 중요한 이유가, 코딩을 제외하면 2011년이 시작점이 맞을 수도 있는데, 실제로 프로젝트가 진행된 시점은 그보다 한참 전이기 때문이죠.
- <소닉 붐>의 개발이 2009년부터였다고?
솔직히 말하자면,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소닉 붐>의 개발이 2007년부터 시작됐을지도 모르는 증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SegaBits의 운영진 중 한 명인 Barry The Nomad가 전(前) 세가 미국지사장 사이먼 제프리 씨와의 흥미로운 인터뷰를 발견했습니다. 지난 3년 간의 본가 소닉 시리즈와 <소닉 붐>에 관련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이 보입니다.
이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몇 가지 자료들을 더 본 이후에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그래야 이해가 되거든요.
- '빅 레드 버튼'은 뭐하는 회사인가?
(▲ 빅 레드 버튼 사원들의 단체 사진)
빅 레드 버튼은 2009년부터 존재해왔는데, 그들이 무엇을 해왔는지에 대해서 알아내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전(前) 사원 개개인의 웹사이트와 LinkedIn 프로필을 확인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빅 레드 버튼은 소규모의 개발사였습니다. 얼마나 작았냐구요? 대략 14명 남짓이었습니다. 근무 당시 닌텐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던 전(前) 빅 레드 버튼 프로듀서 겸 프로젝트 매니저가 말하길, 시작 당시에 14명만이 있었고, 이 사람이 65명까지 인원 수를 늘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소닉 붐> 개발이 시작된 시기에 대한 위의 증거를 고려했을 때, 그 당시 RoL의 개발에는 고작 14명만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 빅 레드 버튼이 개발한 게임은 무엇이 있었나?
아무것도 없다고 봐도 좋지만, 이건 엄밀히 말하면 사실은 아닙니다. 개인 웹사이트들과 LinkedIn 프로필들을 검토해 본 결과, 몇몇 미발표 프로젝트들이 있었지만, 이들 중에 실질적으로 발표된 작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RoL이 그들이 완성해서 발표한 최초의 게임입니다.
- 빅 레드 버튼 대탈출
지금부터 다룰 이야기는 그 정보가 여러군데서 나왔습니다. 그 정보들로부터 나온 주장은, 6~7월 사이에 빅 레드 버튼 사원들이 대규모로 퇴직을 권유받았거나 스스로 퇴사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신빙성 있는 증거로는 크리스챤 센 씨가 올린 글에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그는 자의로 퇴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역주: 크리스챤 센은 세가 새턴 시절 개발 취소됐던 <소닉 익스트림(Sonic Xtreme)>의 수석 개발자 중 한 명으로, 이번 <소닉 붐>의 제작에 참여한다는 정보가 올라와 한 때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 크리스챤 센 씨의 글)
그가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퇴사하게 된 건지에 대해서 추측할 생각은 없지만, 확실한 것은 빅 레드 버튼에서 수많은 사원들을 짤랐다는 것입니다. NeoGaf(역주: 해외 유명 비디오 게임 포럼)에서 어떤 개발자가 올린 글에 의하면, <소닉 붐>은 7월에 골드행(역주: 게임 개발이 완료되어 디스크 프린팅을 한다는 뜻)을 했다고 하며, 그와 동시에 많은 사원들이 퇴사했다고 합니다.
그 증거가 어디 있느냐면, 다름아닌 빅 레드 버튼 홈페이지에 있습니다. 해당 홈페이지에는 2014년 2월까지도 채용 공고가 나 있었습니다. 채용 분야는 '수석 전투 디자이너'였습니다. 그 공고가 2014년 7월까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이쯤되면 알 수 있는 것이 3가지가 나옵니다.
1. 소위 '대탈출'이라 불리는 기간과 맞아 떨어진다.
2. 전투가 중심 초점인 게임이 7월까지도 수석 전투 디자이너가 없었다.
3. 채용 공고를 미루어 보아, <소닉 붐>은 6개월 동안 수석 디자이너 없이 개발되어 왔다.
아마도 '에이, 그건 다른 게임 얘기겠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럴리가 없는 것이, 이 채용 공고를 통해 취직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 사람은 마크 버논으로, 그의 LinkedIn 프로필을 보면 그가 2월부터 빅 레드 버튼에서 전투 디자이너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실로 볼 때, 빅 레드 버튼에는 수석 전투 디자이너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투 디자이너 자체가 별로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굉장히 놀라운 일입니다. 전투가 중점인 게임에 발매 1년 전부터 수석 디자이너를 비롯해서 알 수 없는 숫자의 디자이너들이 부족했다니요. 여러 평가들이 이 게임의 전투에 대해서 혹평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우리는 수석 레벨 디자이너 채용 공고 역시 2014년 2월까지 나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이거 정말 <소닉 붐>이랑 관련된 채용 공고 맞아?'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 채용 공고의 세부 사항을 한 번 보세요.
- 캐릭터의 특성과 게임의 목표에 걸맞는 미션과 레벨(스테이지)을 구성할 수 있는 사람.
- 레벨 디자인의 경험이 있는 사람. 3인칭 액션이나 캐릭터 플랫포머(역주: 마리오, 소닉 시리즈 같은 장르) 관련 경험자 우대.
- 협동 플레이에 대해 알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
확실히 <소닉 붐>을 가리키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다른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전부 크라이 엔진(역주: RoL의 기반 엔진이 크라이 엔진 3)에 대한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빅 레드 버튼에서 대규모 퇴사가 있었음이 전(前) 사원들로부터 확인이 되었지만, 심지어 한창 개발 중에도 수석 디자이너 자리가 비어 있었다... 게임의 최종 퀄리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크라이 엔진 3 & Wii U
(▲ <소닉 붐> 발표 초기 당시 스크린 샷)
* 이 섹션을 포함한 다음 두 섹션에 대한 제 자료는 좀 한정적이라 무조건 믿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계속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주제는 크라이 엔진 3와 Wii U의 궁합입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대화가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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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크라이 엔진 3는 Wii U가 감당하기 버거워!
B: 아냐!
A: 맞다고!
B: 아니라고!
* 30분 후에도 똑같은 얘기 반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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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Wii U가 실질적으로든 이론상으로든 크라이 엔진 3를 성공적으로 돌릴 수 있는지 알만한 기술적인 지식이 없습니다.
하지만, 특정 하드웨어에서 특정 엔진이나 운영체제를 어떻게 하면 돌릴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은 있습니다. 특히 게임 엔진 쪽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일을 할만한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문서화된 내용과 '지식'이 있어야 하죠.
여기서 빅 레드 버튼의 가장 큰 문제점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전에 크라이 엔진 3 개발진들은 Wii U에서 '성공적'으로 돌아가는 빌드를 만들긴 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와 EA를 둘러싼 이유 때문에 아무것도 실질적으로 공개된 내용이 없었습니다.
(역주: EA 얘기는 필자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이 사실을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소닉 붐>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게임 스튜디오에서도 Wii U로 크라이 엔진 3를 이용해 개발해 발매한 적이 없었다는 뜻이 됩니다. 이 사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한 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딱 한 팀만이 이 엔진을 Wii U에서 돌렸다는 것을 문서화했습니다. 바로 엔진 개발자들이죠. Wii U에 크라이 엔진 3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커뮤니티 활동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Wii U에 크라이 엔진 3를 사용했을 때 예상되는 문제점이나 다른 유의점 같은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야기를 더 이어 나갈 필요가 있을까요? 여기 아무런 도움이나 문서화된 자료도 없이 다른 사람의 엔진을 다른 사람의 하드웨어에 사용하려는 한 팀이 있습니다. 그 팀은 14~65명으로 구성되어 있구요... 아무런 문제 없이 이 일을 성공시킬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걸로 Wii U에서의 크라이 엔진 3에 대한 결론을 어떻게 내릴 수가 있을까요? 돌릴 수 있을까요? 어쩌면, 빅 레드 버튼이 아주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내긴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된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개발자들이 연구하고 사용해야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여기서의 문제점은 빅 레드 버튼이 아무런 지원없이 Wii U에 크라이 엔진 3를 사용한 첫 개발진이라는 점이고, 문제점은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아무런 문제없이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다면 그 기대 자체부터가 글렀다고 봐야겠죠.
사실, 수석 프로그래머 Carl-Henrik Skarstedt의 LinkedIn 프로필을 살펴보면 게임을 돌리기 위해 엔진 자체를 처음부터 뜯어 고쳐야 했다고 합니다. 이미 이런 용도로 사용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죠.
- 이런 종류의 게임에 크라이 엔진 3가 적합한가?
이 질문은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명확한 대답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이 엔진이 이런 종류의 게임을 돌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크라이엔진 3가 RoL 같은 플랫포머 게임에 적합한가'라는 의미라면 정답은, '이 엔진은 그런 용도로 디자인 되지 않았다'가 되겠습니다. 밥 라페이 씨(역주: 빅 레드 버튼 수장) 본인으로부터 나온 말입니다.
이 문제는 Wii U로부터 나옵니다. 영상 2분 40초부터 보시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 세가가 크라이 엔진 3의 능력을 보고 감탄했다.
- 이 엔진은 캐릭터 플랫포머용이 아니지만, '수정할 수 있었다'.
- Wii U에 맞게끔 디자인 된 엔진은 아니다.
- 오히려 PC에 더 적합한 엔진이었기 때문에 최적화해야 했다.
- 이 엔진은 화면 분할에 적합하지 않았다.
여기 두 가지 문제점이 보입니다.
1. Wii U 게임패드를 활용한 화면 분할 때문에 Wii U에는 적합하지 않다.
2. 캐릭터 플랫포머에 적합하지 않다.
이 사실이 Wii U가 이것을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 이것이 한 번도 응용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엔진이 최적화가 되지 못했고, 테스트되지 못했고, 이론적으로도 증명이 되질 않았죠.
그래서 요점만 말하자면, 적합하지 않습니다. 좀 더 길게 설명한다면, '그게... 테스트하고 연구하는 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가 되겠죠. 하지만 빅 레드 버튼에게 이러한 시간과 노력을 쏟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죠.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으니까요.
- 이건 Wii U 독점 타이틀인데 왜 하필 크라이 엔진을 사용한 것인가?
자, 이제 좀 더 모호한 내용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세가와 빅 레드 버튼의 영상들을 보면, <소닉 붐>은 현재와는 달리 훨씬 더 높은 기준을 가지고 제작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개발 중인 게임의 모습을 보면 현재보다 더 나은 그래픽과 퍼포먼스를 제외하고 중요하게 볼 점이, 파트 1에서도 언급했지만 Wii U에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윈도 7 PC에서 동작 중이라는 점입니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아주 기초적으로 설명하자면, 이건 그리 흔치 않은 일은 아닙니다. 몇몇 콘솔 독점작들도 그 시작은 PC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PC로 한참 개발하다가 나중에 콘솔 독점으로 변경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빅 레드 버튼은 분명 크라이 엔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개발사이며, 세가의 믿음을 얻어내어 2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낸데다가, 크라이 엔진 3 테크 데모 영상을 통해서 팬들의 믿음까지 얻어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엔진을 잘 알고 있고, 능력도 있었고, 엔진의 취약점도 잘 알고 있었던 개발진이 어째서 PC나 다른 콘솔이 아닌 Wii U 독점 타이틀을 개발하게 된 것일까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 독점 계약
모두가 알다시피, 세가와 닌텐도는 3개의 소닉 게임을 독점 타이틀로 출시하겠다는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계약이 다음과 같이 이뤄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 계약이 속전속결로 이뤄진다.
- 회사 내의 모든 사람들이 이 계약에 대해서 안다.
- 회사 경영진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 하는 일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다.
자, 생각을 해봅시다. 잠재적 가치가 수십억 달러가 되는 한 회사와 똑같이 잠재적 가치가 수십억 달러가 되는 다른 회사가 서로 각자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을 놓고 거래를 하려고 합니다. 이에 더해서, 거래가 세계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닌텐도가 유럽 전 지역에 그 게임을 발매할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거래, 협상, 세부 사항, 계약서 서명... 이런 것들은 모두 다 제대로 이뤄지려면 최소 몇 주에서 최대 몇 달이 걸리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뤄지는 동안, 회사의 다른 부서들은 다른 거래도 진행하고, 자기 할 일들을 하고 있죠. 거래 끝날 때까지 그냥 회사 전체가 일을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자, 이제 두 번째 중점입니다. 이런 종류의 거래는 회사에서도 최고 경영진들이 하게 마련이고, 거래 내용 자체도 그들에게 한정적일 것입니다. 한 가지 여쭤볼까요? 세가 내에서 혼자 열심히 그냥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는 한 명의 프로그래머가 이런 대규모 거래에 끼어들 수 있을까요? 물론 안 될 겁니다.
그렇다면, 아직 밝힐 수 없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게임 개발진들은 이런 거래 때문에 생길 문제점에 대해서 어떻게 토로할 수 있을까요? 안 하겠죠, 의견이 묵살될테니까요. 특히나 그 개발진들이 빅 레드 버튼 같은 외주 업체라면요.
이제 다른 질문을 해볼까요? 회사 최고 경영진이 회사 내에서 돌아가고 있는 일들에 안다고 가정한다고 쳐도(제발 알고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들이 기술적인 세부 사항까지도 알고 있을까요?
한 회사의 CEO가 최신 게임 엔진에 대한 기술적인 세부 사항을 과연 알고 있을까요? 이사진은 어떨까요? 인사과 직원은요? 아마 모를겁니다. 그래서 이 경영진들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해도, 당장 문제되고 있는 기술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거래를 맺은 그 경영진이 크라이 엔진 3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가정해도, Wii U에서 크라이 엔진 3를 사용했을 때 생길 문제점에 대해서는 알리가 없죠.
이 독점 계약이 이뤄진 시점이요? 2013년 5월 17일입니다.
세가가 <소닉 붐>을 발표한 시기는요? 2011년이죠.
빅 레드 버튼은 아마도 2012년 중반이나 연말 쯤에 이 거래에 대해서 알았을 겁니다. 게임 개발이 그 당시 얼마나 진행됐을까요?
당신이 개발진의 수장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무엇을 했을까요? 할 수 있는게 있었을까요? 세가가 원하는대로 게임을 만들어 주기로 계약한 상황에서 뭘 더 할 수 있었을까요? 정답은 '아무 것도 없었다'입니다.
회사의 높은 사람이 거래를 성사시켰기 때문에, 당신은 이제 그 기준에 따라서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드웨어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되게 해야 합니다. 선택권이 없습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계속해서 언급한 '당신'이 바로 빅 레드 버튼입니다.
- 그럼 이게 다 엔진 탓인가?
그건 아닙니다. 빅 레드 버튼은 이 게임에 있어서 거의 모든 부문에서 실패한 건 사실이니까요. 심심한 레벨 디자인, 전투 디자인, 시점 문제, 링 한계 시스템 문제, 아주 많은 버그들, 수없이 반복되는 캐릭터들 간의 대화...
엔진이 최적화가 잘 되서 원래 의도대로 작동했다고 해도, 다른 문제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빅 레드 버튼에게 이 게임을 만들 능력이 있었는지 그 자체에 대해서 의문이 생깁니다. 이따가 나올 '신경은 쓰고 있었는지'에 대한 섹션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 빅 레드 버튼에게 다른 문제점들이 있었는가?
대탈출에 대해서는 이미 위에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다시 요약하자면... 빅 레드 버튼은 한 때 14명의 사원만 있는 상태였고, 개발하고 있던 게임의 하드웨어를 Wii U로 바꿔야할지 조차 처음에는 알지 못했고, 개발 도중 핵심 사원들이 없는 상황에도 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개발 과정 자체가 매끄럽지 못했다거나 내부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추정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 엔딩 이후 크레딧 중에 'Special Thanks' 부분을 보면, 전(前) 빅 레드 버튼 사원들의 이름이 많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중에서 랍 플라스카 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플라스카 씨는 빅 레드 버튼에서 프로듀서로서 활동했는데, 그곳에서 소위 대탈출이 있기 전까지 대략 2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그의 LinkedIn 프로필을 보면, 그가 지냈던 다른 직장에 대해서는 꽤나 자부심을 가지고 작성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만... 빅 레드 버튼에서의 생활을 '뼈빠지게 일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부분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빅 레드 버튼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사람은 그 때의 생활을 그렇게 표현했을까요?
- 빅 레드 버튼이 이 게임에 대해 신경은 쓰고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긴 하지만, 만일 그들이 진정 신경을 썼다고 가정한다고 해도... 그걸 입증할 증거 역시 없습니다.
이 게임이 심각한 상태로 출시됐다는 아주 사소한 문제는 잠시... 제쳐두고, <소닉 붐>이 발표되고 출시한 이후에 빅 레드 버튼의 행보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빅 레드 버튼의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쪽을 보면, 가장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된 내용이 2014년 E3 트레일러입니다. 정말요? 이게 가장 마지막 업데이트에요? 게임스컴(역주: E3와 더불어 손꼽히는 세계적인 게임 행사) 행사 내용은요? 도쿄 게임 쇼(역주: 역시 세계적인 게임 행사) 행사 내용은요? 예약구매 사은품에 대한 내용은요? E3가 마지막 공지사항이라구요?
심지어 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들은 실제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래픽적인 면에서 완전히 틀렸어요. 이걸 거짓 광고라고 해도 괜찮을까요? 여기에는 실제 출시된 게임에는 없는 짤린 컨텐츠들로 아주 가득합니다.
빅 레드 버튼은 아직도 홈페이지에 이 이미지를 버젓이 올려놓고 있습니다. RoL이 실제로 이런 그래픽의 게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구요!
페이스북 쪽은 어떨까요? 아... 역시 E3 이후로는 업데이트가 없네요.
그러면 트위터는 어떨까요? 여기는 그나마 좀 낫네요. E3 이후로 몇몇 홍보활동을 더 하기는 했네요... 그런데 뭔가 중요한게 빠졌는데... 아 그렇지!... 게임이 출시됐다는 것 조차도 홍보를 안 했어요!
진짜 애처로울 지경입니다. <소닉 4: 에피소드 1 & 2>의 홍보 총괄이었던 켄 발러 씨도 리뷰 폭망 이후에도 계속 얼굴을 비추며 홍보를 했다구요. 계속해서 트위터에 글도 올리고, 블로그에도 포스팅도 하고, 팬 포럼과 공식 포럼에도 계속 나타나 답글도 달아주고, 심지어는 팬들과 게임에 대해서 인터뷰까지 해줬습니다.
빅 레드 버튼은 진심 겁쟁이들입니다. 당신들이 이 게임을 만들었잖아요. 이게 당신들의 첫 번째 발표작인데, 적어도 게임이 발매됐다는 얘기는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을까요? 사실, 게임 출시 이후 취소된 인터뷰가 2개나 됩니다. 이유도 말도 안 되는 것들이죠.
(▲ SegaBits와의 인터뷰 취소 공지. '...스케줄에 문제가 있어서...')
스케줄에 문제가 있었다구요? 잠시 생각을 좀 해봅시다. 누군가 다이어리나 일정표에 체크만 해뒀으면 이런 일이 생길리가 없지 않나요? 혹시 이 때만 그런 건 아닐까 싶었지만...
(▲ RadioSEGA와의 인터뷰 취소 공지. '...밥 라페이가 인터뷰를 취소했다...')
아니었네요.
뭐가 그렇게 무서운겁니까? 게임이 발매됐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고,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 그에 대한 설명도 하고 싶지 않다는 겁니까? 당신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 스튜디오인데다가 이게 당신들의 첫 작품이잖아요. 당신들에게 미래가 있길 바란다면 그림자 속에 숨지말고 나와서 어떤 질문이 됐든 받아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지금 현재로써는 당신들이 이 작품에 대해서 아무런 신경도 쓰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다가, 스테픈 프로스트 씨도 아무런 언급이 전혀 없는 상황인데, 팬들도 딱히 신경 쓸 필요 없는 거 아닐까요?
믿기 힘든 가정이지만 만약 이 사람들이 이 게임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면, 이 사람들은 확실히 기대치에 부응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현재 게임 커뮤니티들에서는 이런 말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전(前) 너티독 사원들인 이유가 있다' (역주: 실제로 한국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 이런 말들에 대해서 저도 직접 쉴드를 쳐보기도 했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말아먹으면 그마저도 불가능해진단 말입니다.
스테픈 프로스트 씨는 이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게임 개발자들이 바로 전(前) 너티독 사원들입니다! <갓 오브 워> 제작진들도 있죠'. 마치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너티독은 A급 개발사고, <갓 오브 워>는 A급 게임이니까(실제로도 그렇고), 그 사람들이 모였으니 당연히 좋은 게임이 나오겠죠!'. 이런 뜻이 아니었다면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었겠죠?
(역주: 본문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덧붙여 드리자면, 빅 레드 버튼은 전(前) 너티독 사원들이 핵심 구성원입니다. 너티독은 플레이스테이션 진영 독점 타이틀들인 <크래쉬 밴디쿳> 시리즈, <언챠티드> 시리즈, 그리고 최근에는 <라스트 오브 어스>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아주 기초 중의 기초적인 '자막 문제'조차 고치지 않으면 어떡합니까?
제가 보기엔 저 자막은 아무래도 '자막들 오타 정도는 봐야되지 않을까?'라는 의미같아 보입니다만.
하지만 오타같은 것은 흔히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니까 그런 문제로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제 글에 오타가 발생한다고 해도 제가 여러분에게 45 파운드 씩 받아가면서 이 글을 읽게 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문법은 어떨까요?
(▲ 이미지 상 자막은 원래 'You guys said you were heroes'가 맞는 문장)
그렇다면 사람들이 보기 편하게끔 텍스트를 정렬하는 건요? 아니면 크레딧 정렬은요?
전혀 아니네요.
그럼 당신들의 개발에 도움을 준 다른 회사의 명칭을 제대로 쓰는 건요?
'Pencil Test Studios'말인가요? 'Studio'가 아니고요?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Pencil Test Studio'라는 회사는 없습니다... 'Pencil Test Studios'는 존재하죠. 이건 사실 100% 확신하기 어려운게, Pencil Test Studios에서는 <소닉 붐>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스튜디오는 확실히 존재하고 현재도 운영 중입니다.
수많은 댓글들을 받기 전에 말씀드리자면... 네, 이게 그냥 단순한 오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세요. 문제점과 실수가 너무 많아서 한 두가지 봐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잖아요? 이런 부분들은 아주 기초적인 것들입니다. 이와 더불어 이미 언급한 그 외 큰 문제점들을 봤을 때, 이 사람들이 이 게임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이런 실수를 하면 지적을 받는데 45 파운드짜리 게임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죠.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시다. 어떻게 해야 '오타'나 '단순한 실수'같은 것들이 '아예 신경을 안 썼다'거나 '능력이 부족했다'는 증거가 되는 건가요?
또 다른 증거로, 아주 놀랍게도 특정 세이브 파일이나 특정 해킹도 필요없이 유저들이 테스트 레벨과 그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오늘날의 게임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입니다. 특정 세이브 파일을 이용하지 않고서 테스트 레벨에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 도대체 몇 개나 되나요? 게임 상의 오류를 활용한다고 해도, RoL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 도대체 몇 개나 됩니까?
그러고 나서 이 게임의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3D 게임의 10~15년 역사가 거꾸로 흘러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너무 많은 것들이 잘못됐거나 잘못 적용됐습니다.
그리고 또 게임 중에 수도 없이 나오는 대사들은 또 뭡니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에요? 이 문제에 대해서 스테픈 프로스트 씨는 심지어 그 빈도 수를 줄이겠다고 언급까지 했었는데요.
(역주: 직접 플레이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캐릭터들이 정말 링 먹는 것부터 스프링타고 뛰는 것까지 쉬지도 않고 떠듭니다.)
(▲ 스테픈 프로스트 씨가 대사 빈도 수를 줄이겠다고 언급한 내용)
발매하기 전에 이런 내용을 수정할 마음이 아예 없었나요? 물론 옵션에 대화 자체를 끄는 것은 있지만, 그걸 가지고 문제를 고쳤다고 말하기는 어렵죠. '수도꼭지에세 물이 새길래 아예 수도 공급을 끊었어. 문제 해결!'이라 말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요?
- SC 및 TV 시리즈와 RoL과의 관계
파트 1에서 저는 RoL에만 중점을 두고 이야기 했습니다... 지적 당해도 달리 할 말 없는 부분이죠.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소닉 붐> 프랜차이즈에서 RoL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TV 시리즈는 여기 영국에는 1년 뒤에야 나올 예정이고, 현재까지 딱 두 국가만 게임과 TV 시리즈 모두를 즐길 수 있고, 그 중에 딱 한 국가만 게임과 TV 시리즈 외에 장난감 같은 상품이 제공됩니다.
나머지 국가들은 게임만 즐길 수 있습니다. 이게 현재로써는 이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이죠.
(역주: Wii U도 정발이 안 된 대한민국은 아예 저 나머지 국가들에도 해당이 안 되고... 아 잠깐 눈물 좀... ㅜㅠ)
이제 RoL과 다른 게임 및 TV 시리즈와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제가 찾아본 자료에 따르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건지요? 왜냐면 RoL, TV 시리즈, 그리고 SC는 별다른 공통점을 찾을 수도 없거니와, 아예 시작 시기 자체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로 나눠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소닉 붐>이 처음부터 <소닉 붐>이었는가? & 모두가 함께 협업을 했었는가?
최근 공개된 여러 컨셉 아트들 덕분에 <소닉 붐>이 한 때 두 가지 코드 네임으로 불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아폴로', 그리고 '소닉 오리진'입니다.
(▲ 리릭의 초기 컨셉)
(▲ 게임 속 세계 지형 초기 컨셉)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세 번째 이름이 또 있습니다. <소닉 붐>이 발표되고 난 직후에 공개된 아래의 사진을 보세요.
(▲ 왼쪽에 보면 캐릭터 원화들이 가득 있지만, 그것보다 저 뒤를 볼 필요가...)
보세요, 스틱스도 있고 리릭도 있네요... 하지만 뒤쪽을 보면 뭔가 흥미로운 것이 보입니다.
(▲ ...'Sonic... ???')
저 로고는 뭐죠? 아무리 봐도 '붐(Boom)'이나 '아폴로(Apollo)'나 '오리진(Origins)'로는 보이지 않는데요. 하지만 이게 그냥 넘길만한 내용은 아닌게, 스테픈 프로스트 씨가 이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 로고가 무엇이든간에, 중요한 점은 <소닉 붐>이 저 정도로 개발 후반부에도 <소닉 붐>이라고 불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게 다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걸까요?
아래의 인터뷰 내용을 볼까요?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자면,
- TV 시리즈는 이미 수년간 개발이 진행돼 왔다. 현재의 <소닉 붐>으로써 시작하지 않았다.
- <소닉 붐> 프랜차이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서로 협업한 적이 없었다. 라이센스 쪽 따로, TV 시리즈 쪽 따로, 게임 쪽 따로. <소닉 붐>이라는 프랜차이즈가 모두를 모은 격.
RoL도 개발 중이었고, TV 시리즈도 따로 개발 중이었고... 둘이 아예 서로 다른 존재였다...?
그럼 먼저 시작한 쪽이 어느 쪽이죠?
가장 정답에 근접하게 말씀드리자면, RoL이 먼저였습니다. 인터뷰에 의하면, TV 시리즈가 <소닉 붐>으로 바뀌기 한참 전부터 RoL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문제점은 TV 시리즈와 RoL이 가지는 공통점이라고는 아주 기본적인 내용말고는 없다는 점입니다.
아래의 내용이 이 둘의 차이점입니다.
- RoL에서 에그맨에게 배드닉(로봇 부하들)이 없는데, TV 시리즈에는 아주 많다.
- 리릭의 부하 로봇들이 TV 시리즈에는 전혀 안 나온다.
- 리릭이 TV 시리즈에 등장하지 않는다. (일단 시즌 1에는 안 나온다고 밝혀졌습니다)
- RoL에 나오는 장소들 역시 TV 시리즈에는 없다.
- TV 시리즈와 SC에서는 스틱스가 확실하게 자리잡은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RoL에서는 그냥 평범한 NPC로 등장한다. (이 부분은 금방 다시 다룰 겁니다)
- RoL에서는 '에너빔'이라는 요소가 있는데 TV 시리즈에서는? 1화에서만 사용되고 그 이후에는 나오지 않는다. 추후에는 나올 가능성이 있겠지만, RoL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다룬 요소인데 TV 시리즈에서는 나오질 않고 있다.
- TV 시리즈 1화에서 보면 테일즈가 RoL에 등장한 비행기를 타고 나오지만, 금방 부서지고 다른 비행기로 대체된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냥 원래 비행기를 고치면 될 것을, 아예 다른 비행기를 새로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의문이 풀릴 것들이 많지만, RoL이 TV 시리즈보다 이전에 일어난 프리퀄이기 때문에 서로의 핵심 요소들이 공유되지 않는 부분이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제가 보기엔 게임 개발 말미에 급하게 추가한 내용들이 이런 공통점 부재 때문에 추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TV 시리즈 1화에서 게임과 연결하고자 급하게 추가한 내용들처럼요.
이미 개발이 한참 진행된 게임이 있고, 그와 상관없이 따로 제작 중인 TV 시리즈가 있는데, 서로 이미 만들어진 세계관을 어떻게든 이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이건 제대로 일이 풀릴리가 없습니다. 단지 아주 기초적인 공통점만을 지니게 되겠죠.
- 어떤 협업이 있었는가?
(▲ <소닉 붐>이 한창 홍보 중일 때 공개된 스크린샷)
아래의 자료만 가지고 봤을 때는 별다른 협업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 이미 언급한 점들로 미뤄봤을 때, RoL은 현재와는 아주 다른 게임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SC는 여기서 어떻게 끼워맞춰야 할까요?
SC는 일단 따지고 보면 'What if' 스토리입니다(역주: 평행세계라서 직접 연계는 되지 않는 스토리). 후속작도 아니고 프리퀄도 아닙니다. 그럴 수가 없습니다. 게임 내용 상 RoL과 논리적으로 이어질만한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래와 같은 점들도 고려해야 합니다.
SegaBits와의 인터뷰에서 산자루 게임즈(역주: SC 개발팀)는 빅 레드 버튼과의 협업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는데요, RoL과의 협업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협업 자체는 TV 시리즈 제작진인 OuiDO!와 많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SC와 TV 시리즈 간 공통점으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스틱스가 확실하게 자리잡은 캐릭터로서 등장.
- TV 시리즈에 등장하는 지역들이 게임에도 등장.
- TV 시리즈에서의 전투 장면을 보면 RoL에서의 느릿느릿한 전투 장면과 다르게 '스피드'를 중점으로 다룬다.
이 세 가지만 보더라도 이미 RoL보다는 SC가 TV 시리즈에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협업이 빅 레드 버튼이 아니라 TV 시리즈와 거의 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냥 딱 놓고 비교해봐도 확연히 드러나는 점입니다.
'RoL이 2007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는 전제에 이어서, 그냥 프랜차이즈 내에서 연계성을 위해 RoL에 몇 가지 수정을 급히 했다는 것에 대한 증거가 또 있습니다.
위에서도 봤던 스테픈 프로스트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상기해봅시다.
- TV 시리즈는 이미 수년간 개발이 진행돼 왔다. 현재의 <소닉 붐>으로써 시작하지 않았다.
- <소닉 붐> 프랜차이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서로 협업한 적이 없었다. 라이센스 쪽 따로, TV 시리즈 쪽 따로, 게임 쪽 따로. <소닉 붐>이라는 프랜차이즈가 모두를 모은 격.
이로써 SC와 TV 시리즈가 서로 협업을 했기 때문에 연계되는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고, 그런 것이 없던 RoL은 당연히 연계되는 것이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TV 시리즈가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RoL 역시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써 시작했을지 모릅니다. <소닉 붐>이라는 프랜차이즈가 생기면서 어떻게든 서로 이어보려고 했다가 실패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파트 2 초반에 언급했던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봐야겠습니다.
- 2007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파트 2 초반에 제가 이 게임 개발이 2007년부터 시작됐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죠. 현재까지 제가 이야기한 내용들을 되짚어봅시다. 컨셉 아트가 만들어진 시기, 여러가지의 프로젝트 이름들,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협업. 그리고 다음의 내용까지 더해보겠습니다.
SegaBits의 운영진 중 한 명인 Barry The Nomad가 발견한 내용을 보면, 그 당시에는 모를 수밖에 없었지만 <소닉 붐>이 실제로 정말 2007년부터 기획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만한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 '사이먼 제프리'라는 인물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몇 분이나 계실지 모르겠네요. 사이먼 제프리 씨는 '12살 이상 유저들에게 소닉은 멋진 캐릭터가 아니다'라는 망언을 했던 전(前) 세가 미국지사장입니다. 그는 다른 세가의 IP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말을 했던 인물인데, 이에 대해서는 조금 후에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2007년에 사이먼 제프리 씨는 CVG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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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닉이라는 캐릭터 자체와 지적 자산에 새로운 변화를 주려하고 있습니다. (중략) 지금이 소닉을 재탄생시키고 다시 한 번 신선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특정 콘솔 외에 다른 콘솔에 게임을 발매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XBOX360과 플레이스테이션 3쪽 타이틀들이 잘 팔리긴 했지만요. 소닉은 아직 사랑받을만한 캐릭터입니다. 아직 관심갖고 지켜보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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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해보자면,
- 소닉 게임을 특정 콘솔 독점으로 개발한다.
- 소닉을 재탄생시킬 시기다.
- 소닉이라는 IP를 다시 신선하게 바꿀 것이다?
뭐가 떠오르시나요?
이에 대해서 부정하시기 전에, 2000년대 중반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당시 세가는 수많은 IP들을 이식 발매하거나 아예 리부트하기도 했습니다(역주: '리부트'란 지금껏 발매된 게임들과 연계되지 않게 아예 새롭게 처음부터 시작하는 개념). 예를 들자면, , , , 그리고 가 있습니다. 분명 발표되지 않은 취소된 프로젝트들도 있을 것입니다.
(▲ 2008년 발매작 )
상황이 이랬는데, 소닉이라고 해서 왜 고려가 안됐겠습니까? 이 당시 세가는 거의 이식 재발매와 리부트에 집착하고 있을 정도였는데 말이죠.
이제 2010년으로 넘어와서, 세가가 <소닉 붐>을 제작하고 있다는 또 다른 힌트가 나타납니다.
세가 유럽지사 CEO 마이크 하예스 씨는 CVG와의 인터뷰에서, '한동안 보지 못하셨지만, 이제 조만간 <소닉 히어로즈>와 비슷한 개념의 멀티플레이 타입의 게임을 보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소닉 히어로즈>와 비슷한 멀티플레이 타입의 게임이라... 어떤 것 같으세요?
그러고 나서는... 아무 언급도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한동안 아무런 말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2010년부터 개발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증거 자료가 있었죠?
이제부터 아래까지의 내용은 Barry The Nomad의 의견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2007년부터 <소닉 붐> 개발의 시작이 싹트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소닉 언리쉬드>, <소닉 컬러스>, <소닉 제네레이션즈>, <소닉 로스트 월드>, 그리고 그 외의 다른 게임들을 만나왔지만 <소닉 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소닉 붐>이 발표된 이후 있었던 인터뷰에서의 내용을 기억해봅시다. 몇몇 초기 디자인들을 소닉 팀에게 제안했는데, 그들이 고개를 저으며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는 이야기를...
(▲ 실제로 소닉 팀 사람들 몇몇은 '화면을 제대로 응시하기조차 어려워했다')
- 2007-2008년 / 프로젝트 아폴로:
프로젝트 아폴로는 시작 단계에서는 완전히 다른 형태였다고 합니다. 2007년, 세가 미국지사장 사이먼 제프리 씨는 위에 언급한대로, 소닉에 대한 자신의 비젼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언급과는 정반대로 2008년에 <소닉 언리쉬드>가 플레이스테이션 2를 포함한, 사실상 거의 모든 플랫폼에 출시됐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요?
세가 본사와 소닉 팀과의 의견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증거는 수차례 나온 바 있습니다. 와 라는 책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세가 본사에서 해당 아이디어를 거절했습니다. 이라는 책에서도 나와 있지만, 소닉과 관련된 제품이나 작품을 개발하려면 본사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건 그렇게 됐습니다. 세가 본사에서 안 된다고 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무마됐죠.... 하지만 그대로 끝은 아니었습니다. 2010년 마이크 하예스 씨의 언급이 그 증거입니다. '<소닉 히어로즈>와 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했었죠. <소닉 붐>이 공개된 첫 날, 가장 많이 비교된 게임이 뭐였는지 아세요? <소닉 히어로즈>였습니다.
- 2009년 / 소닉 오리진, 프로젝트 아폴로 개발 허가
세가 본사로부터 거절 당한 이후에도 이 프로젝트가 아예 폐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가 미국지사 사람들은 이 아이디어를 꽤나 좋아했고, 그대로 밀고 나가고 싶어했습니다. 본사에 끈질기게 부탁한 결과, 허가가 내려졌습니다.
이 당시 사정이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만, 컨셉 아트들과 LinkedIn 프로필들과 마이크 하예스 씨의 언급으로 미뤄보건대, 세가 미국지사에서 <소닉 히어로즈>스러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 2009년(?)-2011년(?) / OuiDo!의 등장
TV 시리즈의 개발 시작점을 말씀드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들로 보건대, <소닉 붐>으로써 시작하지 않았고, 이미 수년간 제작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죠. 이 때까지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팀 간에 협업은 전혀 없었고, 라이센스 자체도 서로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 애니메이션 팀은 아마도 <소닉 붐>이라는 세계관과는 별개로 하고 싶은대로 작업의 자유가 주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모으자고 결정하게 되고, 결국에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됩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아마도 세가 측에서는 게임 하나만 가지고는 소닉이라는 IP를 새롭게 재탄생시키기에 부족하다고 여겼던 것일까요?
2011년-2013년 / <소닉 붐>
이제 두 팀 모두 <소닉 붐>이라는 하나의 프랜차이즈 아래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어느 정도 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빅 레드 버튼과 OuiDO!가 같은 세계관 안에서 작업하고 있긴 했지만, OuiDO!에 주어진 제작에 대한 '자유'와 두 회사의 지역적 거리 상 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부터 두 작품 간 차이점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2013년 후반, 빅 레드 버튼은 세가가 닌텐도와 독점 계약을 맺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에 따라 RoL을 Wii U에 맞춰서 수정하기 시작합니다. RoL과 TV 시리즈를 이을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점점 사라져 갑니다.
- SC의 등장
(▲ SC의 트레일러 중 한 장면)
두 프로젝트가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서로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그 둘을 이어보고자 하는 시도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두 번째 게임을 기획합니다.
SC의 개발 허가가 내려지나, SC의 개발 시작이 늦어서 다른 파트들보다 개발이 부족했기 때문에 TV 시리즈와의 협업을 좀 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에 SC에서 스틱스가 제대로 등장하고, 지역과 기타 다른 요소들이 TV 시리즈와 제대로 들어맞게 됩니다. 비록 'What if' 스토리이긴 하지만, RoL과 TV 시리즈와의 연계를 도울 작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캐릭터 디자인을 제외하고 RoL과 SC가 가지는 공통점은 뭔가요? 에너빔과 리릭 뿐입니다.
이것 역시 고려해봅시다. SC에 대해서는 발매와 가까워져서야 비로소 정보들이 공개됐습니다. RoL과 같은 시기에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죠. 당시에 SC의 개발이 RoL만큼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홍보할만한 자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TV 시리즈와의 연계가 더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죠.
...뭐, 적어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볼 수는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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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번역 내용입니다.
본문에서는 파트 3도 추후에 다룰지도 모른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만일 업데이트 된다면 최대한 시간을 내서 번역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번역할 시간이 마땅치 않다면 링크라도 걸어드리겠습니다.
상당히 길었는데, 어떠셨나요? 생각보다 상당히 놀랍지 않나요? 번역문 상에서도 언급된 <소닉 더 헤지호그 '06>도 이와 똑같진 않지만 개발 과정이 엉망진창이었다는 점은 비슷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 '소닉 팬'도 사실상 얼마 없고, 게임에 대한 정보만 나오면 '망한 게임이네', '록맨이랑 같이 관짝에 들어갔네', 등등 오히려 안티가 더 많아진 상황입니다. 워낙에 안티들이 더 많이 활동하는 정보화 시대라서 그냥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팬의 입장에서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소닉 로스트 월드>에서 주춤하긴 했지만, <소닉 컬러스>를 기점으로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는데 이번 <소닉 붐> 게임들 때문에 완전히 다시 침체기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남아 있는 것이, 소닉 팀이 현재 <소닉 붐>과는 별개로 다음 작품을 제작 중이기 때문에... 아마 닌텐도 독점도 <소닉 붐>을 기점으로 끝났기에 다음 작품은 XBOX One이나 플레이스테이션 4 쪽으로도 기대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제발 잘 뽑혀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소닉 붐> TV 시리즈는 끝나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고, 팬분들은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좋겠고... 관심이 없으시던 분들도 다음 소닉 팀의 신작 덕에 관심을 가지실 수 있게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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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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