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한자교육 贊反(찬반)
-초등교 한자교육-찬성
한글전용론과 국한혼용론의 갈등은 디지털 시대의 문자정책에서 통합하여 새 틀을 짜야 한다. 필자는 양자를 통합하는 통합 관점을 주장한다. 먼저, ‘일상 언어생활’에서는 한글전용이 대세이다. 그러나 ‘전문 언어생활’에서는 한자 이해 능력이 필요하다. 語文學(어문학), 歷史(역사), 韓醫學(한의학), 法學(법학), 科學(과학) 등 전문 언어생활에서는 전문지식과 전문용어를 알아야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옛것을 알고 새것을 창조해야 할 대학생들이 1970년대까지 나온 혼용체 신문과 논문을 읽지 못해서야 학문의 계승은커녕 무슨 학문의 창조가 가능하며 국가 경쟁력이 갖추어지겠는가.
따라서 우리의 학문과 전통 문화를 발전시키려면 한자 이해 능력이 필요하다.한글전용론자라도 한자교육 필요성은 인정하므로 양자는 전혀 대립할 이유가 없다. 단지 중학교부터 한자교육을 하느냐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을 하느냐가 견해차인데 이것은 당사자들이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음 이유에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합의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한자는 우리가 100년 전까지만 해도 享有(향유)해 온 전통 문화 유산이며 국한혼용체 문화는 아직까지도 생활 주변에 통용되므로 인 만큼 민족문화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세계화 시대에는 전통 이해를 위한 한자교육이 필요하다. 오늘날 한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대신 영어가 차지하고 영한혼용체가 범람, 우리의 문자 문화 상황만 더 악화됐다.
둘째, 한글전용을 하더라도 한자 이해 교육을 공교육이 제공해야 한다. 일부 초등학교에서 교장 裁量(재량)으로 한자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한자그리기 수준에 머물 뿐이며 裁量교육은 任意(임의)교육이라 교육효과가 없다. 중고교의 한문과목도 선택과목으로 감소 추세인데 이는 우리의 문화 자멸을 초래할까 우려된다.
셋째, 최근 중국어, 일본어 학습을 위해 한자 과외도 극성이라는데 한자 사교육 감소를 위해서도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필요하다. 어려서 가르치지 않아 대학생들이 국한혼용체 논문을 못 읽고 새삼 한자학습을 하는 비극적 현실을 볼 때 사교육비 감소를 위해서라도 그러하다.
넷째, 언어나 문자습득은 13세 이전이 유리하므로 초등학교 때 500∼1000자 정도의 한자 학습은 성인기의 학습보다 쉽다. 자기 가족, 親知(친지)와 級友(급우)들의 한자 이름만 제대로 익혀도 수백 자는 익힌다. 한글전용을 하는 북한도 초등 5, 6학년에서 500자를 가르친다. 일상생활에 아무 불편이 없는데 왜 어려운 한자를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느냐고 하지만, 왜 어려운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가르치는가. 우리가 한자나 영어를 배우는 것은 일상 언어생활 외에 전문인으로서 전문 언어생활을 대비함이다.
다섯째, 동아시아 한자문명권에서 우리가 생존하려면 중국과 일본의 한자문명을 알아야 하므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早期(조기) 한자교육은 필요하다. 그리하여 서양권을 제어하려면 영어를, 동양권을 제어하려면 한자를 가르쳐 우리 자녀들의 경쟁력을 어려서부터 길러 주어야 한다.
여섯째, 국어 사용 능력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 요즘 학생들은 한자어의 뜻을 제대로 몰라 당뇨병(糖尿病)을 ‘뚱뚱하면 걸리는 병’으로 알고, 문외한(門外漢)-무뢰한(無賴漢),곤혹(困惑)-곤욕(困辱), 수하물(手荷物)-소화물(小貨物)을 혼동하며, 수직선(垂直線)·수평선(水平線)의 ‘수’자나, 서정시(抒情詩)·서사시(敍事詩)의 ‘서’자가 각각 같은 줄 알고, 전자파(電磁波·electromagnetic wave)와 전자파(電子波·electron wave)를 혼동하는 등 한자어 구사력이 낮아 학습과 글쓰기에 심각한 장애를 보인다. 학력 저하도 여기서 기인한다. 바른 어휘력을 갖추고 학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필요하다.
한자교육을 한다고 한글문화가 毁損(훼손)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문화 多邊化(다변화) 시대에 한글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면서, 한자 이해 교육으로 한문문화를 한글문화로 再創造(재창조)하여 우리의 문화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이제 專用(전용)과 混用(혼용)이라는 對峙(대치) 論理(논리)는 버리고 ‘한자를 바로알아야 한글專用도 바로한다’는 것을 命題(명제)로 삼고 한자교육 强化(강화) 방안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글 민현식 서울大 國語敎育學 敎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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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한자교육-반대
‘전국 한자교육 추진 총연합회’에서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시켜달라고 대통령께 건의서를 올렸다.
이 건의서 내용에 따르면 한자를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젊은이들을 ‘반문맹’으로, 이 시대를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위기보다도 더욱 심각한 문화위기’로 진단했다. 우리의 글로 불편을 느끼지 못하면서 언어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지식인들을, 한자를 모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반문맹으로 비하시킨 까닭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또 21세기의 지식 정보화 시대를 잘 이끌어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과연 한자를 많이 공부한 사람들에 비해 미래를 이끌어갈 지식 정보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겠다.
아울러 세계 역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산업사회를 거쳐서 지식 정보화 시대의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한 이 시대를 ‘IMF의 경제위기보다도 더욱 심각한 문화위기’로 진단한 근거가 타당한 논거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설령 문화위기라 해도 그 원인이 한자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논거는 설득력이 없음을 밝힌다. 한자를 모르기 때문에 지식산업 시대에 있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자를 배우면 컴퓨터를 잘하고 과학이 발달하는지 묻고 싶다.
동북아시아 한자문화권 시대의 부상을 앞두고 한·중·일 3국의 교류를 위해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중국의 여행한 경험에 따르면 거리 간판에서부터 출판물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한자 지식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심지어는 우리 대학으로 유학 온 중국의 대학원생들이 한문으로 된 중국의 옛날 책을 거의 읽지 못하는 현실을 필자는 자주 목격했다.
건의서를 쓴 분은 그러한 경험이 없었는지 묻고 싶다. 만일 그러한 경험이 있음에도 썼다면 이 주장은 거짓이고, 경험이 없어서 썼다면 몰라서 쓴 내용이다.
‘한자를 배격하였기 때문에 일본식 한자어에 의존하고 있다’는 주장에는 웃을 수밖에 없으며, 한자를 배우지 않아서 뜻이 통하지 않는다는 내용에도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나 ‘한자를 교육해야 하는 중요 사항’을 한글로 적으면 뜻을 모르고, 한자로 적어야만 뜻을 안다는 주장에 어떻게 동의할 수 있겠는가?
건의서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당대의 최고 지성들이 모두’라는 표현과 더불어 ‘일부의 한자교육 반대 의견’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렇다면 당대 최고의 지성 모두가 서명했는지, 서명하지 않은 더 많은 석학과 각계의 지성인들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성인이 못되며 과연 반대 의견이 일부인지 묻고 싶다. 필자는 얼마전 KBS의 쟁점토론에 토론자로 참여한 바가 있다. 토론 당시 반대 의견이 6만3993명(65.1%)으로 찬성 3만4363명(34.9%)보다 훨씬 많았는데 무슨 근거로 반대하는 사람이 일부인 것처럼 썼는지 모르겠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언어의 본질과 교육, 통일 이후의 언어 문제를 생각해서도 한자 교육은 절대 안된다. 이미 뜻을 알고 그래서 자유롭게 사용하던 낱말을 가지고 한자로 이렇게 써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올바른 국어교육이 아니며, 한자교육만을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자유롭게 쓰던 낱말을 단지 시험만을 위해 한자로 배우느라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헛고생했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 그런데 어떻게 똑같은 잘못을 어린 학생들에게 되풀이시킨단 말인가?
다음은 가정경제를 위해서도 안 된다. 사교육비가 가정의 경제에 주름살을 주고 있는 이 상황에서 한자를 교육하고 시험과목에 넣으면 논술·구술·영어·피아노 등 그 이름을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과외에 또 하나의 과외 열풍이 일어날 게 뻔하다. 이 부담을 IMF로 찌든 가정에 부담시킬 수 없기 때문에도 한자 교육은 더더욱 안 된다.
한자교육을 주장하는 근거 중에는 한자조어를 늘리자는 내용도 있는데 이것은 남북 언어의 이질화를 재촉하는 주장과 같다. 지금도 남북의 언어 이질화가 심각한 지경인데 통일을 준비하는 마당에 이질화를 재촉하는 정책에 어떻게 반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주장한다. “초등학교 한자교육 절대로 안 됩니다”라고.
/글 조오현/ 建國大 國語國文學 敎授
-초등교 한자교육-찬성
한글전용론과 국한혼용론의 갈등은 디지털 시대의 문자정책에서 통합하여 새 틀을 짜야 한다. 필자는 양자를 통합하는 통합 관점을 주장한다. 먼저, ‘일상 언어생활’에서는 한글전용이 대세이다. 그러나 ‘전문 언어생활’에서는 한자 이해 능력이 필요하다. 語文學(어문학), 歷史(역사), 韓醫學(한의학), 法學(법학), 科學(과학) 등 전문 언어생활에서는 전문지식과 전문용어를 알아야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옛것을 알고 새것을 창조해야 할 대학생들이 1970년대까지 나온 혼용체 신문과 논문을 읽지 못해서야 학문의 계승은커녕 무슨 학문의 창조가 가능하며 국가 경쟁력이 갖추어지겠는가.
따라서 우리의 학문과 전통 문화를 발전시키려면 한자 이해 능력이 필요하다.한글전용론자라도 한자교육 필요성은 인정하므로 양자는 전혀 대립할 이유가 없다. 단지 중학교부터 한자교육을 하느냐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을 하느냐가 견해차인데 이것은 당사자들이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음 이유에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합의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한자는 우리가 100년 전까지만 해도 享有(향유)해 온 전통 문화 유산이며 국한혼용체 문화는 아직까지도 생활 주변에 통용되므로 인 만큼 민족문화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세계화 시대에는 전통 이해를 위한 한자교육이 필요하다. 오늘날 한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대신 영어가 차지하고 영한혼용체가 범람, 우리의 문자 문화 상황만 더 악화됐다.
둘째, 한글전용을 하더라도 한자 이해 교육을 공교육이 제공해야 한다. 일부 초등학교에서 교장 裁量(재량)으로 한자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한자그리기 수준에 머물 뿐이며 裁量교육은 任意(임의)교육이라 교육효과가 없다. 중고교의 한문과목도 선택과목으로 감소 추세인데 이는 우리의 문화 자멸을 초래할까 우려된다.
셋째, 최근 중국어, 일본어 학습을 위해 한자 과외도 극성이라는데 한자 사교육 감소를 위해서도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필요하다. 어려서 가르치지 않아 대학생들이 국한혼용체 논문을 못 읽고 새삼 한자학습을 하는 비극적 현실을 볼 때 사교육비 감소를 위해서라도 그러하다.
넷째, 언어나 문자습득은 13세 이전이 유리하므로 초등학교 때 500∼1000자 정도의 한자 학습은 성인기의 학습보다 쉽다. 자기 가족, 親知(친지)와 級友(급우)들의 한자 이름만 제대로 익혀도 수백 자는 익힌다. 한글전용을 하는 북한도 초등 5, 6학년에서 500자를 가르친다. 일상생활에 아무 불편이 없는데 왜 어려운 한자를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느냐고 하지만, 왜 어려운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가르치는가. 우리가 한자나 영어를 배우는 것은 일상 언어생활 외에 전문인으로서 전문 언어생활을 대비함이다.
다섯째, 동아시아 한자문명권에서 우리가 생존하려면 중국과 일본의 한자문명을 알아야 하므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早期(조기) 한자교육은 필요하다. 그리하여 서양권을 제어하려면 영어를, 동양권을 제어하려면 한자를 가르쳐 우리 자녀들의 경쟁력을 어려서부터 길러 주어야 한다.
여섯째, 국어 사용 능력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 요즘 학생들은 한자어의 뜻을 제대로 몰라 당뇨병(糖尿病)을 ‘뚱뚱하면 걸리는 병’으로 알고, 문외한(門外漢)-무뢰한(無賴漢),곤혹(困惑)-곤욕(困辱), 수하물(手荷物)-소화물(小貨物)을 혼동하며, 수직선(垂直線)·수평선(水平線)의 ‘수’자나, 서정시(抒情詩)·서사시(敍事詩)의 ‘서’자가 각각 같은 줄 알고, 전자파(電磁波·electromagnetic wave)와 전자파(電子波·electron wave)를 혼동하는 등 한자어 구사력이 낮아 학습과 글쓰기에 심각한 장애를 보인다. 학력 저하도 여기서 기인한다. 바른 어휘력을 갖추고 학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필요하다.
한자교육을 한다고 한글문화가 毁損(훼손)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문화 多邊化(다변화) 시대에 한글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면서, 한자 이해 교육으로 한문문화를 한글문화로 再創造(재창조)하여 우리의 문화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이제 專用(전용)과 混用(혼용)이라는 對峙(대치) 論理(논리)는 버리고 ‘한자를 바로알아야 한글專用도 바로한다’는 것을 命題(명제)로 삼고 한자교육 强化(강화) 방안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글 민현식 서울大 國語敎育學 敎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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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한자교육-반대
‘전국 한자교육 추진 총연합회’에서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시켜달라고 대통령께 건의서를 올렸다.
이 건의서 내용에 따르면 한자를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젊은이들을 ‘반문맹’으로, 이 시대를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위기보다도 더욱 심각한 문화위기’로 진단했다. 우리의 글로 불편을 느끼지 못하면서 언어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지식인들을, 한자를 모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반문맹으로 비하시킨 까닭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또 21세기의 지식 정보화 시대를 잘 이끌어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과연 한자를 많이 공부한 사람들에 비해 미래를 이끌어갈 지식 정보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겠다.
아울러 세계 역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산업사회를 거쳐서 지식 정보화 시대의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한 이 시대를 ‘IMF의 경제위기보다도 더욱 심각한 문화위기’로 진단한 근거가 타당한 논거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설령 문화위기라 해도 그 원인이 한자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논거는 설득력이 없음을 밝힌다. 한자를 모르기 때문에 지식산업 시대에 있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자를 배우면 컴퓨터를 잘하고 과학이 발달하는지 묻고 싶다.
동북아시아 한자문화권 시대의 부상을 앞두고 한·중·일 3국의 교류를 위해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중국의 여행한 경험에 따르면 거리 간판에서부터 출판물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한자 지식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심지어는 우리 대학으로 유학 온 중국의 대학원생들이 한문으로 된 중국의 옛날 책을 거의 읽지 못하는 현실을 필자는 자주 목격했다.
건의서를 쓴 분은 그러한 경험이 없었는지 묻고 싶다. 만일 그러한 경험이 있음에도 썼다면 이 주장은 거짓이고, 경험이 없어서 썼다면 몰라서 쓴 내용이다.
‘한자를 배격하였기 때문에 일본식 한자어에 의존하고 있다’는 주장에는 웃을 수밖에 없으며, 한자를 배우지 않아서 뜻이 통하지 않는다는 내용에도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나 ‘한자를 교육해야 하는 중요 사항’을 한글로 적으면 뜻을 모르고, 한자로 적어야만 뜻을 안다는 주장에 어떻게 동의할 수 있겠는가?
건의서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당대의 최고 지성들이 모두’라는 표현과 더불어 ‘일부의 한자교육 반대 의견’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렇다면 당대 최고의 지성 모두가 서명했는지, 서명하지 않은 더 많은 석학과 각계의 지성인들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성인이 못되며 과연 반대 의견이 일부인지 묻고 싶다. 필자는 얼마전 KBS의 쟁점토론에 토론자로 참여한 바가 있다. 토론 당시 반대 의견이 6만3993명(65.1%)으로 찬성 3만4363명(34.9%)보다 훨씬 많았는데 무슨 근거로 반대하는 사람이 일부인 것처럼 썼는지 모르겠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언어의 본질과 교육, 통일 이후의 언어 문제를 생각해서도 한자 교육은 절대 안된다. 이미 뜻을 알고 그래서 자유롭게 사용하던 낱말을 가지고 한자로 이렇게 써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올바른 국어교육이 아니며, 한자교육만을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자유롭게 쓰던 낱말을 단지 시험만을 위해 한자로 배우느라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헛고생했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 그런데 어떻게 똑같은 잘못을 어린 학생들에게 되풀이시킨단 말인가?
다음은 가정경제를 위해서도 안 된다. 사교육비가 가정의 경제에 주름살을 주고 있는 이 상황에서 한자를 교육하고 시험과목에 넣으면 논술·구술·영어·피아노 등 그 이름을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과외에 또 하나의 과외 열풍이 일어날 게 뻔하다. 이 부담을 IMF로 찌든 가정에 부담시킬 수 없기 때문에도 한자 교육은 더더욱 안 된다.
한자교육을 주장하는 근거 중에는 한자조어를 늘리자는 내용도 있는데 이것은 남북 언어의 이질화를 재촉하는 주장과 같다. 지금도 남북의 언어 이질화가 심각한 지경인데 통일을 준비하는 마당에 이질화를 재촉하는 정책에 어떻게 반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주장한다. “초등학교 한자교육 절대로 안 됩니다”라고.
/글 조오현/ 建國大 國語國文學 敎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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