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을 적기 앞서 먼저 이 게임을 추천해 주신 루리웹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https://bbs.ruliweb.com/game/76953/read/9414653
체험판을 하면서 가졌던 실망감이 컸기에
댓글 적어주신 분들이 아니였으면, 솔직히 이 게임은 거를 뻔 했네요.
출시 후 뒤늦게 플레이 하면서 역시 선입견이라는 건 참 무섭구나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1회차에 리스(빛), 안젤라(빛), 듀란(빛)으로 아니스까지 클리어하고
2회차엔 케빈(암흑), 샤를로트(암흑), 호크아이(암흑)으로 막보까지 클리어 했습니다.
(아니스는 어차피 동일해서 안했어요.)
3회차를 할 지 안할지는 모르겠지만, 2회차만으로도 저는 만족감이 큰 게임이 아니였나 싶네요.
저에겐 드래곤 퀘스트, 파판, 크로노 트리거, 영웅전설 시리즈 만큼이나 재밌게 했던 게임이 바로 성검전설 시리즈 였습니다.
개인적으로 2를 더 재밌게 하긴 했지만, 3도 정말 재밌게 했던 게임이지요.
그때는 마땅한 공략본도 없어서 PC통신의 RPG관련 게임 게시판에서 TXT로 된 매뉴얼을 다운받거나 유저들끼리 팁을 얻거나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그런 PC통신이요. 퇴마록이 한창 유행했었죠. ㅎ)
아마 그때 게임 월간 서적들 중에서 공략을 다룬 잡지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암튼 지금 생각하면 그런 것도 게임 외적으로 하나의 좋은 추억거리가 아닌가 싶네요.
그 당시엔 일어를 전혀 몰라서 스토리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 재밌게 했는데,
25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다시금 한국어로 하면서 느껴지는 재미와 감동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만큼 굉장했습니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 종종 JRPG 게임들에 대한 평가들을 보면
옥토패스 트래블러나 니노쿠니2도 그렇고 스토리가 별로다 말이 많은데,
성검전설 시리즈도 스토리만 보면 그렇게 대단한 게임은 아닐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 게임을 소위 서사라던가 내러티브라고 불리우는 요소만으로 평가할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겐 다소 유치할 수 있고 개연성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6명의 인물들이 속해 있는 상황과 사연 속에서 펼쳐지는 악에 대항하는 선의 투쟁은
뻔하디 뻔한 용사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재미와 감동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평가절하 될 만큼 스토리가 엉망진창인 것도 아니고 말이죠.)
별거 아니지만 체험판의 세이브가 연계가 되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초반에 다소 지루 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안해도 되서 말이죠.
요즘 게임들과는 다르게 쓸데없는 사이드 퀘스트들 없이
주요 스토리만 따라가면 되기에 담백하게 편안하게 플레이 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전투는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겠지만
파판7 리메이크나 니노쿠니2만큼의 화려함이나 타격감은 부족해도
직관적인 전투 UI라던가 각각의 캐릭터를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재미는 분명 있었습니다.
(처음엔 드퀘11 처럼 오토 전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유명 성우들의 풀보이스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리메이크 판의 장점중 하나인데
개인적으로 스기타 토모카즈(죽음을 먹는 남자)라던가 친숙한 성우들이 많이 있어서 좋았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OST 였습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어레인지된 곡들은 과거의 감동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느낌으로 게임에 몰입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감초같은 역할을 해준 요소였습니다.
(원작의 OST가 궁금하신 분들은 https://www.youtube.com/watch?v=Sz07wNL1plU 여기에서 들으실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선인장을 찾으면서 해금되는 부분들도 좋았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만큼 심플한 장비와 아이템
요일별로 강화되는 마법이 달라지며
크게 빛과 어둠으로 나눠지고 거기서 또 분화되는 전직 트리
유저들 각자 구미에 맞게 세팅하면 되는 링크 어빌리티를 비롯해 직관적이고 간단한 육성 요소
그리고 6명의 주인공들이 가진 총 3가지의 스토리라인등이 성검전설3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었습니다
AI가 엉망이라 작전에서 설정해도 제대로 적용된 느낌을 못받는거나
게임을 진행중에 갑자기 시간/요일이 바뀌면서 몰입을 방해한다던가
링크 어빌리티 프리셋이 없기에 필드전 / 보스전 / 앵벌이 등 세팅을 바꿔줘야 한다거나
특기 숏컷이 4개 밖에 없다거나
스위치에서 로딩이 길고 잦다거나 등등
별거 아니긴 하지만, 리메이크 하면서 좀 더 개선해 줬음 좋았을텐데 하고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TMI
저는 스위치로 하면서 전혀 불편함은 없었고 자기 전에 간단히 누워서 하기에도 좋았습니다.
물론 로딩이 좀 길다거나 그래픽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크게 거슬릴만한(=몰입에 방해될 만한) 부분은 아니였습니다.
(플레이 하면서 발생하는 간헐적인 크래쉬로 인한 강제 종료 에러는 아쉽긴 했습니다.)
스위치로도 충분히 아무문제없이 즐길 수 있으니, 플랫폼 선택 고민 중이시라면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그리고 제가 이런 저런 게임들 많이 해 본 JRPG 매니아이자 게이머로써
성검전설3 리메이크가 너무 쉽다는 얘기가 게시판에 많아서,
얼마나 쉽길래 그럴까? 좀 걱정이 되긴 했는데,
1회차에 HARD로 해보니 그렇게 쉽다고 느낄만한 게임이 아니여서 좀 놀라긴 했습니다.
몹들보다 평균 레벨이 2~5정도 낮아서 그런것일 수도 있었겠지만,
노가다를 딱히 할 필요없이 적당히 텐션을 유지할만큼 잘 레벨이 설계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때문에 이번 리메이크 작품이 레벨이 너무 쉽게 되어 있다거나 레벨 디자인이 엉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2회차에 300% 경험치로 몹들보다 레벨이 10~20이상 차이가 나니 확실히 쉽긴 쉽더군요.)
그리고 이번 리메이크 작에 클래스4를 비롯해 아니스 팰리스가 추가되어
원작 팬들은 물론 신규 팬들 모두 만족시킬 만한 추가 컨텐츠였지만
반복 노가다 느낌도 강해서 개인적으로 임팩트가 크진 않았습니다.
정든 캐릭터들을 계속 더 할 수 있어서 좋긴 했습니다만...
원작에서는 미라쥬 팰리스를 했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이번 리메이크에서도 최악이라는 말들이 많아서 쫄았는데,
의외로 길을 헤멜만한 요소도 없고 금방 클리어되서 허무할 정도였네요.
간단히 공략을 적자면...
빛나는 문을 다 공략하고 중앙 석상을 만져서 중앙 문으로 들어간 뒤
길을 연결해주는 빛의 보주를 통해 계속 가다가 다른 것들과 차이가 있는 쪽으로만 가면 됩니다.
2회차 까지 하며 느낀 점들을 두서없이 늘어놓았는데
의외로 만족스러운 게임이었고 여운도 꽤 남는 게임이네요.
만약 저처럼 체험판만 해보고 실망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꼭 한번 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리메이크판 하고 나니 원작도 다시 해보고 싶어지는 마음도 들어서
스위치로 구매해뒀던 성검전설 콜렉션도 다시 다운해서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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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너무 이뻐용!)
별거없는 소감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막상 써놓고 보니 간단한 소감이 아니여따!!! +__+;;
++
스탭롤 스킵 패치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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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쪽은 이미 봐서 아마 제가 안 본게 듀란 안젤라 루트 같은데 맞죠? | 20.05.10 21: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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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에 리스가 주인공이었으면 듀란-안젤라 루트 안보신게 맞는거같습니다 ㅋㅋㅋ; 제 1회차 멤버랑 똑같아서 당연히 듀란-안젤라 루트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죄송해요 아무튼 꼭 3회차도 하시길 바래요! | 20.05.10 22: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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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3회차도 시간날 때 해볼 생각입니다~! | 20.05.10 2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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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도 홍련쪽 스토리가 젤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꼭 해봐야겠습니다. :) | 20.05.10 22: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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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뻔하지만 연출이나 설정이 그래도 제일 납득이 가더라구요. 리스 호크아이쪽은 적세력부터 뭔가 나사빠지고 케빈샤를로트는 쥔공들이 호불호가 심하고 역시 메인은 안젤라 듀란이구나 싶습니다 | 20.05.10 22: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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