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스퀘어 에닉스의 액션 RPG '파이널 판타지 XVI' PC 버전이 스팀에 론칭 됐다. 작년 6월 PS5 버전이 발매된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의 이식이다. 이를 기념하여 동사의 게임 디렉터 타카이 히로시로부터 PC 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스퀘어 에닉스 제3 개발사업본부(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III) 소속으로 '파이널 판타지 V', '사가 프론티어', '라스트 렘넌트' 등에 참여했으며, FF 시리즈 최신작 파이널 판타지 XVI에서는 디렉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 PC 이식까지 1년 여가 걸렸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PS5 버전을 마무리한 후 본격적으로 PC 버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만, 애초에 PC 버전 개발 팀을 따로 꾸리지 않았기 때문에 DLC와 PC 버전 개발을 병행했습니다. 특히 엔지니어분들은 DLC를 작업하며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PC 버전도 함께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스케줄 조정에 상당해 애를 먹었죠. 게다가 PS5는 메모리가 비교적 충분하고 SSD 속도도 상당히 빠른 반면, PC 버전은 그보다 더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과 최적화 작업에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 PC에서는 듀얼센스 외에도 다양한 컨트롤러를 사용할 수 있지 않나? 타 컨트롤러의 특성을 살린 연출도 존재하는가?

컨트롤러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PC 버전에서는 「Razer Sensa HD Haptics」를 지원합니다. 앞으로 발매될 「Razer Sensa HD Haptics」 기기를 사용하시면 고도의 촉각 피드백을 통해 더욱 몰입감 넘치는 게임 체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액션성이 상당히 높은 게임인데, 마우스와 키보드로도 이를 무난히 즐길 수 있을까? 아니면 역시 패드를 권하고 싶은가?

PC 버전을 구축할 때부터 마우스 & 키보드 조작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을 필수 조건으로 생각했습니다. 물론 패드를 통한 조작은 PS5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Dual Sense 컨트롤러를 가지고 계신다면 햅틱 피드백도 체감하실 수 있지만, 둘 중 어느 쪽을 더 추천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마우스 & 키보드 조작에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고, PC 게임을 즐겨 하는 팀원들의 테스트 플레이 등과 같은 과정도 거쳤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손맛을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 데모 버전을 해보고 최적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후 패치를 하기도 했지만, 본편에서 좀 더 개선의 여지가 있는가?

물론입니다. 특히 스터터링에 대해서는 팀 내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었던 만큼, 해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작업 덕분에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최적화 문제가 해결되었고요. 그리고 이미 체험판에 업데이트 Version1.01이 배포되었습니다만, PC 버전 본편 발매와 더불어 체험판에도 해당 문제를 개선하는 업데이트 Version1.02를 배포할 예정입니다. 본편에서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는 체험판에서도 확인이 가능하실 것입니다.

● 콘솔 게임이 PC로 이식될 경우 고사양 PC에서 무제한 프레임, 그래픽 향상 등을 기대하는 이가 많은데, 본작은 어떠한가?

PC 버전은 유저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플레이하실 테니, 가능한 다양한 옵션에서 선택하실 수 있도록 그래픽 설정을 준비했습니다. 최대 프레임을 240fps까지 늘리고, 각종 업스케일링(NVIDIA DLSS3, AMD FSR, Intel XeSS) 기술도 선택하실 수 있죠. 해상도를 네이티브 4K로 고정할 수도 있으니 고성능 PC를 가지고 계신 유저분께서는 꼭 설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 데모 버전이 울트라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부분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대응이 가능할 듯 싶은데, 혹시 그런 계획이 있는가?

저 역시 울트라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길 바랐고, 실제로도 검토를 거듭했습니다만, 아쉽게도 현재 울트라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할 예정은 없습니다. 본 작품은 클라이브의 이야기를 로딩 없이 쾌적하게 체험한다는 부분에 주력했습니다. 배경에도 공을 들여, 화면 곳곳에 다양한 오브젝트가 배치되어 있는데요, 로딩 없이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카메라가 장면을 전환하는 순간에 오브젝트를 바꾸는 등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 무척 많습니다. 이 과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울트라 와이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시야를 확장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와이드를 지원하지 않은 대신 PC 버전에서도 PS5 버전과 다름없이 로딩 없는 쾌적한 플레이를 즐기실 수 있죠. 이 문제는 쾌적한 게임 체험과 울트라 와이드 지원이라는 두 요소 간의 등가교환이라 생각해 주시고, 부디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스팀 덱과 게이밍 UMPC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들에 대비한 구상도 있는가?

본 작품의 PC 버전이 폭넓은 환경에 대응하도록 개발하는 게 이번 목표 중 하나였던 만큼, 스팀 덱 지원은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스팀 덱으로도 플레이 하실 수는 있겠지만, 쾌적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적화가 진행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는 상태입니다. 개발자로서 마지막까지 최적화에 힘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파이널 판타지 XVI의 주요 캐릭터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자화자찬 같아 쑥스럽지만 다들 입체적이고 자연스러운 캐릭터성을 가진 인물들이라 모두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굳이 한 사람을 꼽자면 '바이런'을 가장 좋아합니다. 성격이나 분위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거든요. 바이런이 처음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 지금도 눈물이 글썽글썽합니다(웃음). 참고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가브'입니다.

● 끝으로 지금까지 PC 버전을 기다렸을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PS5 버전 발매 이후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드디어 PC 게이머 여러분께도 '파이널 판타지 XVI'을 선보이는 날이 왔습니다. PS5의 이식작이라는 점에서 최적화 등과 같은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가능한 많은 PC 게이머 여러분께서 플레이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제작했습니다. 부디 클라이브의 이야기와 발리스제아의 세계를 마음껏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